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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배호님과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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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디오가이 식구 여러분^^ 설상훈입니다.
말씀드린대로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은 얼마 전 귀국하시고 득남하신 신배호님이십니다.

Bobby Shin 1.jpg

신배호님은 MTSU(Middle Tennessee State University) 를 졸업(Recording Industry 과정)한 최초의 한국인이며 음악 장벽이 높은 Nashville에서 동양인으로서는 매우 드물게 메인 엔지니어로 자리 잡으신 분이십니다. 또한 Michael W. Smith, Don Moen, Avalon 등 전 세계 CCM계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여러 아티스트들과 함께 많은 작업을 진행하신 분이십니다.

2006년 9월 14일 오후 4시 지하철 7호선 먹골역에서 신배호님을 만나 뵈었습니다. 원래는 자택에서 인터뷰를 하면서 장비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고 싶었지만 얼마 전 출산 하신 사모님이 마침 집에 오셔서 부득이 하게도 신배호님 자택 근처인 먹골역 부근 베스킨 라빈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신배호님은 지난 봄 양재동 드림쉐어 스튜디오에서 오디오가이 정모를 했을 때 처음 뵈었었는데 득남을 하셔서 인지 왠지 그때보다 더 젊고 활기 넘쳐 보이셨습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와 엔지니어를 시작하게 된 배경이 어떻게 되시는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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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저의 본적은 전라남도 인데 실제로 태어난 곳은 서울 청계천 가였습니다. 4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중학생 시절에 큰형님의 형수님께서 형님에게 선물하신 예수전도단 2집을 우연히 듣게 되었는데 음악이 너무 좋아서 그 날 밤을 새면서 수십 번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부터 음악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전자공학과를 전공하던 대학생 때 미디에 관심을 갖게 되고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죠. 그 당시 노래방이 처음으로 들어오던 시기였는데 최신 가요를 듣고 미디로 카피 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장비도 구입하고 그랬었습니다. 그런데 매일 가요만 듣고 카피하는 일을 하다보니 ‘내가 지금 무슨 일을 하는건가?’ 하는 회의감이 들어 유학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프로듀서&엔지니어가 되고 싶었지 이런 일을 하길 원하지는 않았었거든요. 유학을 결심하고 팔당댐 근처에 있는 고시원에 들어가 영어 공부 준비를 하고 미국으로 들어가 MTSU에 들어가게 된 것이죠.


Q: Nashville은 어떠한 곳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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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Nashville은 ‘Music City USA’라고 불릴 정도로 음악으로 유명한 도시입니다. 또한 감리교, 장로교 본부 등이 위치해 있는 종교의 도시이며(기독교 음악의 90% 이상이 만들어짐) 또 교육의 도시입니다. 겉에서 보기에는 별로 음악적이지 않고 평범한 도시인 것 같지만 속 안을 들여다보면 세계적인 스튜디오가 즐비합니다. 미국 내 모든 음악의 약 50%는 바로 이 곳에서 만들어진다고 보시면 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들의 음악에 대한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도시입니다.


Q: 엔지니어 공부를 하면서 가장 도움이 되었던 사람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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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현재의 제가 있기에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을 꼽을 수 있겠지만, 일단 제가 내쉬빌에서 일을 막 시작하며 자리를 잡는데 가장 도움을 많이 준 두 사람을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Steve Dady는 MTSU의 마지막 학기에 제가 처음 인턴으로 일할 수 있도록 고용 해준 친구입니다. 졸업 직후에는 동양인 유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자택에서 함께 머물면서 스튜디오에서 엔지니어의 일을 배울 수 있도록 해주었죠. 그분의 집은 2층 구조로 1층은 스튜디오였고 2층은 집으로 되어있는 구조였습니다. 이곳에서 지내면서 메인엔지니어로 가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죠.
그 다음 Paul Mills 라는 분이 있는데 이분은 방금 말씀 드렸던 Steve Dady의 선배로 할리우드와 CCM쪽에서 Producer, Composer, Arranger 및 Engineer로 잘 알려진 사람입니다. 함께 지내던 Steve의 소개로 Paul과 함께 일하게 되었고 그곳에서는 프로듀서의 모든 일을 대행해 주는 Production Coordinator 및 엔지니어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Paul은 제가 음악적 뿐만 아니라 신앙적으로도 본받고 싶은 모델이었기 때문에 그러한 사람과 함께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저에겐 인생사는 법을 배우는 큰 행운이었고, 제가 프로듀서로서 더욱 더 성장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Q: 미국에서 엔지니어 일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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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제가 엔지니어 일을 하면서 99%는 좋았었습니다. 하지만 굳이 힘들었던 때를 말씀을 드리자면 어시스턴트 엔지니어 시절 재정적으로 steve 집에 얹혀살며 많이 어려웠던 시기에, 미국 음악 교과서를 만드는 프로듀서와 함께 작업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남부 사투리를 아주 찐하게 쓰는 할아버지였는데 정말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쉬는 시간은커녕 밥 먹을 시간도 주지 않고 일을 했던 때였던 것 같네요. 지금 같았으면 ‘힘이 없어서 더 이상 못하겠어요~ 뭐 좀 먹고 하죠ㅋ‘ 하며 너스레도 떨었을 텐데 그 때 당시는 막 메인 엔지니어로 넘어가는 단계였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도 못하고 무작정 하자는 대로만 따라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 같이 마른 사람을 황인종이라고 무시하는 것인지 밥까지 굶기며 일을 시킨다는 생각에 서러움이 복 받혀 오르더군요.


Q: 지금까지 작업해 오신 앨범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앨범, 아티스트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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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미국에 ‘Make A Wish Foundation‘ 이라는 자선 단체가 있는데 이 단체는 불치병을 앓고 있는 어린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 그들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는 일을 하는 단체입니다. 보통 아이들은 ’디즈니 월드나 하와이에 가보고 싶어요~ 라던가 대통령과 만나보고 싶어요'등의 소원을 갖는 것이 일반적인 소원중의 하나이죠. 그런데 골수암을 앓고 있던 13세의 ‘Paige'라는 여자아이는 Nashville에 가서 음반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해서 제가 일하고 있는 곳을 찾아왔습니다. 골수에 퍼진 암세포 때문에 다리뼈를 잘라내었기 때문에 또래 다른 아이들 보다 많이 작지만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았던 그런 아이었습니다. 함께 작업을 하면서 ’내가 이 일을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야!‘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죠. 그 아이에게 제가 나름대로 위로를 해주려고 했지만 오히려 저에게 많은 위로를 주고 가더군요.
또 ‘Children of The World'라는 선교단체와 함께 했던 작업이 생각납니다. 이 단체는 각 나라에 있는 고아들과 함께 음반을 만들고 미 전역을 돌아다니며 투어를 통해 모금을 하고 그들을 1년간 양육해서 그 후 다시 자신의 나라에 돌아가 선교사적 사명을 감당하도록 도움을 주는 단체입니다. 저와 함께 ’I love you, Lord'라는 곡을 작업하는데, 오랜 시간동안의 스튜디오 작업의 피로가 쌓여있던 어린이 아이들이 짧게나마 ‘I love you, Lord!'라고 각자 자기 나라의 말로 힘차게 외치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뭉클해지고 보람을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Make A Wish Project.JPG
Make A Wish Project를 진행하면서(맨앞에 앉아 있는 아이가 바로 Paige)


Q: 앨범 작업에 있어서 엔지니어의 역할은 어디까지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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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어떻게 보면 한국과 미국의 문화적 차이점이라고 볼 수도 있겠는데요. 한국에서는 엔지니어가 스튜디오 안에서 엔지니어가 편곡자나 프로듀서에게 ‘피아노 파트의 이 부분의 코드가 좀 간 것 같아요.’라든가 엔지니어가 스트링 연주자들에게 ‘지금 비올라가 트랙에 비해서 샾된 것 같아요.’ 등의 발언을 했다면 스튜디오 분위기가 어떻게 변할까 생각해 봅니다. 아마 정말 친한 사이가 아니라면 분위기 삭막해질 수 있겠지요?
그러나 적어도 내쉬빌에서 제가 같이 음악을 하는 친구들은 오히려 그런 코멘트를 좋아하고 반겨주며, 오히려 제가 가만히 있으면 그런 것들에 대해서 열심히 물어 옵니다. 특별히 엔지니어가 오케스트라 악보를 읽을 수 있고, 편곡자와 음악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정말 연주자들이 실수하지 않고 잘 연주 하는가 등에 대해 모니터 해줄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경향을 봅니다.
물론 모든 음악에 오케스트라가 들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 락 음악에서도 기타의 튜닝을 들어서 체크해 줄 수 있고, 기타의 톤에 대해서도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으며 지금 연주한 솔로가 다른 악기와 부딪히는 것은 없는지 체크해 줄 수 있는 엔지니어가 조금 더 프로듀서에게 사랑 받고 자주 같이 작업하자고 불러주지 않을까요?
제 개인적으로는 프로듀서, 편곡자, 연주자의 마음을 음악적으로도 읽어서 그것을 소리로 표현해 줄 수 있는 엔지니어가 좋은 엔지니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음악적 소양이 필수인 것 같구요. 단순히 엔지니어가 ‘버튼 누르는 사람‘이라면 전 따분해서 오래전에 미쳐버렸을 거예요. ^^;


Q: 엔지니어가 갖추어야 할 자질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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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3가지를 순서대로 말씀드릴게요. 첫째, 사람들과의 관계를 얼마나 잘 만들어 가는가? 둘째, 음악적인 자질, 셋째, 기술적인 면이 뒷받침 되는가? 라고 할 수 있겠네요. 보통 이와는 반대로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만 제가 말씀드린 순서대로 교육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물론 기술적인 면과 음악적인 자질은 기본적으로 중요하지만 실제로 일을 하면서 느낀 것은 사람들과의 관계가 정말로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다녔던 MTSU의 학교 이념이 오죽했으면 'Make Round People(둥글 둥글한 사람을 만들어라)' 이겠습니까?


Q: 다루실 줄 아는 악기가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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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기타와 건반 그리고 MIDI를 합니다. 현재 한국에 잠시 들어와서 서울 장신대에서 ‘현대음악 편곡 및 뮤직 디렉터의 역할’이라는 클래스를 강의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악기와 음악을 다룰 줄 아는 것이 엔지니어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절대적인 필요 요소는 아니겠지만 일반적으로 앞서가신 훌륭한 엔지니어 선배님들의 통계를 볼 때 그렇다는 것이죠.


Q: 현재는 어떤 작업을 하고 계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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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요즘에는 아기 보고 있습니다(웃음). 현재는 미국 프로젝트와 한국에서의 일들, 아기 돌보기를 하며 3교대로 번갈아가며 일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일은 미국에서 나올 때 갖고 온 데이터들과 계속 내쉬빌의 마피아 멤버들이 새로 인터넷을 통해 올려주는 음반을 믹싱하고 마스터링을 하고 있구요. 한국에서는 몇 몇 학교 강의, 빛과 소금 잡지에 몇 가지 글쓰기, 지인들 믹싱 도와주기 등을 하고 있고요. 한국에서 제가 직접 프로듀스하고 편곡하는 프로젝트 몇 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Q: 현재 사용하고 있는 장비와 그 이유는? 가장 갖고 싶은 장비 구성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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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Mac G5
ProTools HD Accel 3
192 I/O with Analog output expansion
Coleman Audio Monitoring Section
Yamahaa HS-80M
ESI MIDI Keyboard

PC Dual 3gig
Echo Gina 24/96

현재 한국에서 믹싱과 마스터링을 위한 초 미니 셋업이구요. 그렇지 않아도 미국에서 쓰던 Neve 80 series console의 믹싱 매트릭스를 기반으로 한 rascalaudio의 16채널짜리 Analogue ToneBuss의 초기 모델을 쓰고 있었는데 24채널짜리 새 버전이 이번 주에 준비된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지금 그냥 미국에 두라 그럴까 아니면 한국에 한번 들여와 볼까 고민 중입니다.
그 외에 미국과 한국에 많은 종류의 아웃보드와 마이크들이 있습니다. 한국에 현재 가지고 있는 마이크라고는 Neumann U67과 Royer 122입니다.


Q: 좋아하는 음악 장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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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한동안 Casiopea와 같은 Fusion Jazz를 무척 좋아했었습니다. 한때는 Classic도 무척 좋아했구요. 클래식 중에선 특히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을 좋아했습니다. 미국 유학 초기 시절에는 재즈와 빅백드에 빠지기도 했고요. 하지만 요즘은 특별히 좋아하는 음악은 없어진 것 같습니다. 모두 즐기는 편이죠. 각 음악 장르마다의 장점들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특별히 따지면서 듣지 않게 되었습니다.


Q: 좋은 음반이란 어떤 음반이라 생각하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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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개인적으로 주제(Theme)가 있는 음반이 좋은 음반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프로듀서는 곡 순서에도 신경을 많이 써서 음반에 ‘흐름‘이 있게 만듭니다. 그래야 여러 번 들어도 지루하지가 않죠. 이런 류의 음반으로 “My Utmost Highest Praises" 시리즈와 Max Lucado의 책을 음반으로 만든 앨범인 ”When Christ Comes"를 추천합니다. 편곡, 믹싱 모두 잘 된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Q: 레코딩, 믹싱, 마스터링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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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레코딩 시에는 믹싱을 생각하고, 믹싱 시에는 마스터링을 생각하며 마스터링 시에는 프레싱을 생각하며 작업을 합니다. 많은 작업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을 갖게 되더군요. 미국에서도 소위 프로라는 사람들은 이러한 생각을 모두 갖고 작업하는 것 같습니다. 자신 다음에 작업할 사람을 생각하고 작업하는 엔지니어가 훌륭한 엔지니어라고 생각하고 또 이것이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레코딩 엔지니어는 가능한 믹싱 엔지니어가 잔손질 안하고 바로 믹싱에 전념 할수 있도록 작은 것 하나에도 신경써서 녹음해주고, 믹싱 엔지니어는 마스터링 단계에서 어떤 식으로 곡들 간의 다이내믹 처리가 될까도 생각하고 음반전체를 생각하며 믹싱해 준다면 마스터링 엔지니어도 편한 것 같습니다.

With Alvin Slaughter(Faith).JPG

Alvin Slaughter와 함께


Q: 공부하시면서 많은 도움을 주었던 책을 추천하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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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일본 Jazz 화성학 책인데요 이름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질 않지만 ‘실용음악편곡‘이란 책인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책을 통해서 음악에 대한 저의 눈을 뜨게 해 준 고마운 책이죠.
하지만 중요한 건 ‘어떤 책이 좋다더라‘ 하며 책에만 집착하는 것은 그리 좋은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언젠가 오디오가이 회원이면서 Nashiville의 Korean Mafia인 상욱씨와 나누었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학교에서 배운 것이 실제로 얼마정도 쓰일 것 같느냐는 질문에 저는 넉넉잡고 10% 정도라고 했는데 상욱씨는 놀라면서 나는 1%도 안되는 것 같다고 하더군요. 제가 강조하고 싶은 건 책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실전 경험이 중요하다는 이야기 이겠죠.


Q: 방금 말씀하신 Korean Mafia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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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Korean Mafia는 저와 함께 Nashville에서 작업하는 엔지니어 4인방입니다. 박상욱, 김대우, 정대욱이 같은 조직에 있고요. 저희와 같이 작업하는 미국 친구들이 코리안 마피아라고 불리기 시작해서 그냥 저희도 요즘은 코리안 마피아중에 한명이라고 소개합니다. 믹싱 프로젝트가 있으면 나누어서 같이 하기도 하고, 녹음도 서로 도와가면서 하는 ‘전문 친목 단체’라고나 할까요? 물론 때로 같이 모여 밥도 자주 먹고, 워크래프트도 합니다.


Q: 좋아하는 엔지니어나 프로듀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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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앞서 말씀드린 Paul Mills 인데요 음악적, 엔지니어적인 측면에서 뿐만이 아니라, 신앙적인 측면에서도 저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 분입니다. 저의 멘토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에릭 클립톤의 ‘Change the World'를 공동 작곡한 유명 베이시스트 Tommy Sims라는 프로듀서가 있는데 한번은 현악기 녹음을 하는데 상당히 어려운 재즈 화성 브리지에서 어떤 식으로 진행을 해야 할지 여러 사람들이 고민을 하고 있었죠. 그런데 피아노를 잘 못 친다던 사람이 갑자기 부스로 들어가더니 이건 어떠냐며 즉흥으로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을 보며 ’아 바로 저것이 프로듀서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해준 친구도 있습니다.

Don_Moen_Recording_Studio.jpg

왼쪽부터 코리안 마피아의 일원이신 정대욱님, 김대우님, 그리고 Don Moen과 배호님, 그리고 Paul Mills

Q: 앞으로 우리나라의 엔지니어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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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미국과 한국의 여건에 많은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는 정말 수준급의 선배 혹은 동료 엔지니어 분들이 많이 계신 것 같습니다. 엔지니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하기 보다는 엔지니어에 대한 한국의 환경 및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미국과 동일한 환경이었다면 더 많은 발전이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고요. 만약 똑같은 엔지니어에게 한 세션에 한 곡을 믹스하라는 것 보다는, 하루에 한곡만 믹스해도 좋으니 정성들여 작업해달라는 일반적인 작업 환경이 된다면 아마 우리나라가 더 살기 좋은 나라가 되겠죠? ^^;


Q: 엔지니어 지망생들이나 후배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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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다른 나라의 말을 가장 제대로 배울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가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고 습득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엔지니어들의 테크닉이라는 언어만 배우기를 힘쓰기보다는 그런 테크닉을 써서 궁극적으로 표현하려는 음악(문화)를 배우는 것을 병행하는 것이 그 언어를 습득하는데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Q: 요즘 유학을 가려고 준비하는 엔지니어 지망생들이 많은데 이에 대한 견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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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좀 극단적인 표현일 수 있지만 전 어디로 유학을 가든 현지에서 최소 3-5년간 일하지 않고 공부만 마치고 다시 돌아올 생각이라면 처음부터 가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엔지니어 이론이나 실습을 배울 수 있는 훌륭한 환경도 늘어났고, 유학만 덜렁 다녀온 엔지니어보다 한국에서 빗자루부터 잡고 배우기 시작한 엔지니어 분들이 훨씬 더 잘 하신다는 생각 때문이지요.
이렇게 비유해 보지요. 유학을 가면 몸은 그대로 인데 머리만 커져서 돌아가는 사람들을 많이 봅니다. 즉 학교에서 배운 이론이나 지식은 많을 수 있으나, 그것을 실질적인 음악으로 표현하는 경력이나 실력은 많이 부족하다는 뜻이죠. 나중엔 그 커진 머리 때문에 더 많이 힘들어하고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유학이라는 것이 돈이 한두 푼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한국에서도 좋은 길이 있다면 아주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목표가 있으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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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한국에서 지내면서 한국 프로젝트에 대한 애정과 생각을 많이 갖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미국 프로젝트가 99% 이상이었었는데, 앞으로는 미국에 다시 돌아간다 하더라도 1년에 2번 이상씩은 한국을 왔다 갔다 하면서 한국과 미국을 잇는 그러한 프로젝트들도 많이 진행하려고 구상중입니다. 실제로 한국에 몇 몇 레코드 회사들과 학교 등에서 국제적인 프로젝트 및 음악 세미나 등을 열기로 준비 중에 있습니다.


이 질문을 마지막으로 짧은 인터뷰를 마쳤습니다..^^
앞으로 계획하시는 일들 모두 다 잘 이루어지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베스킨 라빈스를 나오며 배호님의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Bobby Shin 3.JPG

즐거운 추석연휴 보내세요^-^
[이 게시물은 운영자님에 의해 2012-08-06 15:18:40 인터뷰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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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욱님의 댓글

  제 살좀 뜯어가라고 그렇게 부탁/협박을 해도...
고집이 워낙 응아고집 이라서 절대 살이 않찌더군요^^;;

아참.. 인터뷰 하시고 글 올려주신 설상훈님 수고하셨어요~~:)

신배호님의 댓글

  상욱아... 완죤 약주고 병주는 글이구나..  응아고집은 또 첨 들어본다.  여하간 고맙다.  헐헐~

호준형... 글쎄요.  조만간 살찌고 운동하는대 우선순위를 두고 살 날이 조만간 오겠죠?  그런데 그렇게 말씀하시는 형은 좀 찌셨나요???  ㅋㅋ~

아 글고... 수업시간에 아는 '프로듀서'에 대해서 조사해 오라고 했더니 형에 대한 내용으로 레포트를 쫘~악~! 써온 친구가 있더군요.  대단한 분이시라면서요.  그래서 전 학생분이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이 너무 샘나서(?) 그분에게 점수를 5점만 드리기로 결정 했습니다.  물론 몇 점 만점인 과제물이라고는 말씀 못 드리죠.  ㅎㅎ~

신배호님의 댓글

  바쁘시간에 인터뷰 하러 멀리까지 찾아와서 인터뷰와 글정리를 해주신 설상훈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고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월급 주시는 직원을 파송하셔서 오디오 가이를 살찌우고 계시는 운영자 최정훈님께 더욱 깊은 감사 드립니다.  좋은 일 많이 하셔서 복 받으실꺼예요.  ㅎㅎ~

장호준님의 댓글

  그 친구 제대로 아는구만,, 그 리포트 한번 보내주라.  가보로 보관하게..
잊혀진 사람인줄 알았더니.ㅋㅋ

나도 배가 많이 나온다.. 운동량이 걸어다니는 일상생활뿐이니.. 내일부턴 7번이라도 들고 댕겨야겠다..

강효민님의 댓글

  좋은 인터뷰 아주 잘 봤습니다. 배호님 실제로 만나뵌적이 없어서 늘 궁금했었는데 인터뷰를 통해 조금은 해소된것같습니다. 주옥같은 말씀들 많이 도움이 되었고, 특히 엔지니어의 역할에 관한 내용은 굉장히 가슴에 와 닿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세션이야기는 정말 감동입니다 ㅜ.ㅜ
앞으로 하시는 모든일 다 잘되시길 바랍니다.

퍼즐님의 댓글

  배호형님 잘 읽었습니다.
바쁘게 일하시는 모습 보기 좋네요..
앞으로로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좋은 작업 많이 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글을 읽다보니 저도 학교다닐때 선생님이 해주던 얘기가 생각나네요..
'don't be a botton pusher. Be a creative artist.."

신배호님의 댓글

호준형...  그 레포트는 이미 폐기 처분해 버렸습니다.  역사에 남기지 않기 위해... ^^;

효민님...  조만간 한번 뵐 날이 있겠지요.  음악하는 사람들이 다 한다리 건너면 모르는 사람없고, 살다보면 우연찮게도 지나가며 보게되는 것 같고.  언제 뉴욕에 놀러가면 전화드리고 한번 들려도 되겠지요?  ^^;

버드랜드님... 잘 읽으셨다니 저도 감사하고요.

퍼즐님...  예.. 미국과 한국을 잇는(?) 그런 프로젝트들이 힘들어도 누군가 꾸준히 해야 할 일인것 같네요.
저도 퍼즐님 학교 선생님 이야기하고 쌍수들어 동감합니다.  "나는 Button Pusher가 싫어요!"  ^^;

엔젤전설님의 댓글

군복무시절 고문관이었던 신배호가 음향엔지니어가 됐다는 사실이 참 새롭네요...
아묻튼 축하하네..

ODz님의 댓글

이런말이 어울릴진 모르겠지만..

왠지 감동과 전율이 있는 인터뷰입니다..

지금은 미국에 있지만.. 고등학교때까지 저곳을 줄기차게 다녔던 묵동 토박이기도 해서인지

더욱 감회가 새롭네요 ㅎㅎ

앞으로도 좋은 활동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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