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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링이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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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마스터링 컬럼을 맡게된 남상욱 입니다.

잠깐 제 소개를 하면, 현재 미국 LA에 있는 The Mastering Lab에서 마스터링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고, 한국에서 5년, 미국에서 3년, 총 8년 정도 마스터링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The Mastering Lab은 레이블에 속해 있지 않은 독립 스튜디오로서는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마스터링 전용 스튜디오로 올해로서 40년을 맞이하게 되는 유서 깊은 곳 입니다. 마스터링을 하나의 산업으로 또, 기계적 작업이 아닌 창조적 과정의 하나로 정착을 시킨 것이 바로 The Mastering Lab이자 chief engineer인 Doug Sax의 공로라 할 수 있겠구요,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03년 그래미시상식 때 기술공로상(Technical Achievement Grammy)을 받기도 했답니다. 지금까지 이상을 받은 분이 Rupert Neve, Les Paul, George Massenburg 그리고 Ray Dolby이니 이 상의 위상을 쉽게 짐작하실 수 있으시겠지요.

자랑같이 제가 일하고 있는 곳에 대한 소개를 한 이유는, 40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마스터링 산업의 태동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줄곧 정상에서 달려 온 한 거장을 보필하고 또 함께 일하는 과정을 통해 얻게 되는 새로운 시각이랄까 깨달음이 그 어떤 기술적 배움보다도 더 크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서 입니다.

이 컬럼을 통해 제가 나누고 싶은 부분 역시 기술적 디테일 보다는 이런 긴 세월을 통해서만 얻게되는 시각, 생각이 될 것 같구요.

자 그럼, 먼저 몇 개월전 포럼 게시판을 통해 제가 던졌던 질문으로 돌아가 보고자 합니다. 혹 그글을 보지 못하신 분들은 포럼(디지털오디오)에 있는 글을 읽어봐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실제로 올린 글에는 별 내용이 없구요, 많은 분들이 달아주신 댓글들을 읽으셔야 하겠습니다.

대체로 댓글로 올라온 글들을 정리해 보면 매스터링은 크게 두가지로 정리 되는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요리를 비유로 사용하셨기에 저 역시 요리를 빗대 정리해 보겠습니다) 첫째는 요리시가 조리한 요리를 그릇에 잘 담아내는 것이고, 둘째는 향신료, 레몬 등등을 사용해 마지막 입맛을 맞추는 것이라구요. 사람에 따라 짠맛을 느끼는 정도가 다르니, 좀 짠 경우, 레몬을 쳐서 짠맛을 순화시킬 수도 있겠고, 또 좀 매콤한 맛을 좋아 한다면 후추나 고추가루를 사용해 매운 맛을 더해낼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첫번째 요소는 기본적으로 완성된 요리를 있는 그대로 잘 전달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두번째 요소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겠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기본적으로는 이 두가지 측면은 서로 모순된 성질을 갖고 있어서 한쪽을 택할 경우 다른 한쪽의 특성은 약해지거나 거의 무마되어야 하지만, 많은 경우 실제 상황에서는 이 두 특성이 서로 공존하며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차차 이런 이야기들은 나누기로 하구요, 다시 질문을 해 봅니다. 만약, 이 두가지 중 좀더 근본적인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 저는 이 질문에 매스터링의 역사를 잠시 살펴보는 것으로 답을 해 보고자 합니다.

tape machine이 발명되기 전, 최종 믹스(사실 이 때는 믹스라는 말 보다는 레코딩이라고 해야 하겠지요. 하나의 마이크 만을 사용한 모노, 라이브 녹음이었으니까요)는 Shellac이라고 불리는 Lacquer에 저장되었습니다. 코헨 형제의 영화 "오 형제여"를 보신 분이라면 쉽게 상상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혹 보지 못하신 분이라면 한번 쯤 보시면 좋을 영화입니다. OST는 저희가 매스터링을 했구요. 매스터링엔지니어게 주는 최초의 그래미상을 이 음반을 통해 저희가 가져왔답니다)

하지만 tape machine이 발명된 이후 프로용 기록매체와 가정용 재생매체간의 차이가 발생하게 되지요. 그래서 프로용 기록매체에서 가정용 재생매체로 수록된 음악을 옮기는 과정이 필요하게 되었고, 이 과정을 매스터링(정확히는 프리매스터링)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매스터링의 핵심은 어떻게 하면 프로용 기록매체에 담겨있는 음악을 있는 그대로 가정용 재생매체(vinyl)로 옮기느냐 하는 것이었을 테구요. 처음 얼마동안은 가정용 재생매체, 즉 vinyl만의 독특한 특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에 매스터링 룸은 lacquer를 깍는 lathe와 특별한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지 살펴보는 작은 스피커만으로 스튜디오 한 구석의 작은 공간에 위치하게 되었습니다.
그냥 테입을 플레이 해서 바로 lacquer를 만드는 단순한 형태였던 것이지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 가정용 재생매체는 그냥 플랫한 특성의 매체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고 테입의 내용을 제대로 수록하기 위해서는 몇몇 프로세싱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게 됨에 따라 lathe에 여러가지 부가 기기들이 첨가되기 시작합니다. 물론 이 경우에라도 핵심은 테입에 가능한 가깝게 매스터를 만드는 것이였구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테입을 제대로 옮겨가기 위해 추가된 기기들이 사실은 더욱 소리를 왜곡시키는 주범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많은 분들이 빈티지기기들을 좋아하시지요? 그런데 그 기기들을 좋아하시는 이유가 빈티지기기가 가지는 독특한 컬러를 좋아하시는 것이지 그 기기가 투명하기 때문은 아닐 것입니다.
독특한 컬러란, 튜브회로나, 트랜스포머에 기반한 것들인데, 동일한 부품, 회로가 lathe에도 사용되었음을 생각해 보시면 제가 말씀드리는 부분을 이해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The Mastering Lab(이하 TML)이 처음 만들어 질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바로 이러한 chain에서 발생되는 왜곡을 제거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테입 머신에서 부터 최종 lathe에 이르기 까지 in/out 트랜스포커는 모두 제거 되었고, 튜브 회로 역시 기존의 회로를 제거하고 0.001%의 THD가 나오는 튜브회로를 새로 디자인 하여 사용하였구요, 테입 머신과 lathe사이의 모든 기기는 passive 타입의 기기 였기 때문에 콘솔의 전원이 나가더라도 트랜스퍼에 전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디자인 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현재의 mastering business가 생길 수 있게 된 것은 바로 기존 레코딩 레이블의 매스터링 룸과 차별화되는 회로의 투명함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소리의 개선이나 변화보다는 테입의 정보를 그대로 가정용 재생매체에 담을 수 있게 하는 전체 시그널 체인의 투명함이 독립 매스터링 스튜디오(이말은 다시 말하면, 공짜로 할 수 있는 일을 꽤 많은 돈을 추가로 내야 한다는 말입니다)에 회의적이었던 많은 레이블/아티스트들이 TML에, 또 이후 생기게 되는 매스터링 스튜디오에 발을 끊이지 않게하는 가장 큰 팩터중 하나 였다는 것입니다.

장광설이었습니다만, 이정도면 제가 제기한 질문에 답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매스터링의 두번째 측면에 관한 내용도 곧 올리려 계획하고 있습니다만, 그 글에 앞서 앞으로 한 두번 정도 이 매스터링의 첫번째 측면에 관련된 내용을 더 써보려 합니다. 물론 이 내용은 매스터링 뿐 아니라 레코딩/믹스 스튜디오에서도 한번쯤 생각해 보면 좋을 내용이기도 합니다.

여러분들의 시그널 체인은 얼마나 투명하다고 생각하시는 지요. 일부러 추가하는 왜곡을 제외한다면 불필요한 왜곡이 제거된 시그널 체인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심지어 DAW상에서 믹싱/매스터링을 하시는 경우일 지라도 생각해 봐야할 왜곡점들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런 부분에 대한 대책을 가지고 계신지요?
다음 몇번의 컬럼에서는 이 부분들을 한번 다뤄보겠습니다.

(궁금하신 점이나 커멘트를 답글로 마구 남겨주세요.)


(본 글의 copyright은 저자에게 있습니다. 다른 곳에 사용하실 경우 저자에게 미리 연락을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 게시물은 운영자님에 의해 2017-07-24 15:31:27 마스터링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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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언님의 댓글

좋은글 너무 감사히 읽었습니다. 초보 마스터링 엔지니어로써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글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기대 하겠습니다. 사실 궁금한게 너무 많아서...^^;

상욱님이 말씀하신 체인의 투명함에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제 환경은 프로툴에서 믹스된것을 api 서밍믹서를 통해 정리해
gml 마스터링 이큐와 2030 마스터링 마이나믹 프로세스거처 다시 프로툴로
들어와 daw 상에서 마무리 하는 방식입니다. 조만간 맨리 튜브 마스터링 이큐를 생각하고 있구요.
제 개인적인 요구보단 사장의 취향에 좀 맞춰가는거라 썩 맘에 들진 않지만...
뭐 물주 맘인걸 어쩝니까? ㅡ.ㅡ; 이 모든 과정이 화려해 보이지만 역시 외곡이라는 생각이
늘 듭니다. 화려한 변화를 원하는 클라이먼트들의 요구 때문일 수도 있구요.

연말쯤 스튜디오 이전과 함께 마스터링 부분에 투자가 있을꺼 같습니다.
상욱님이 일하시는 곳처럼 기술력이 없기에 모든걸 기존에 나와 있는 장비들에 의존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엄청남 투자를 할 수있는 것도 아니고...
비교적 실용적인 면의 체인 경로를 상담들여도 괜찮을지 모르겠습니다.
daw 에서 a/d/a, 아웃보드 등등... 여러가지 생각중이지만 이거다 라고 확신되는 결정이 서지 않고
있습니다.

daw 상의 외곡도 어찌 피해야 할찌, 전원과 선재들의 효율성도 자꾸 의심이 가는군요.
그것들을 체크해나가는 방법도 알려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좋은글 부탁드리겠습니다. ^^

cubefilm님의 댓글

유익한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레코딩 엔지니어가 아니라서 늘 궁금했지만 정확하게 개념을 잡지 못한 부분이 바로 매스터링이었습니다. 대략 땜쟁이 입장에서 '양산에 투입되기 위한 원본을 만드는 과정"쯤으로 이해하고 있었는데 매스터링의 역사부터 설명해주시니 그 흐름을 이해하기가 쉬웠습니다. 다음 글도 너무 기대가 됩니다. 더운 날씨에 건강하세요.

파도님의 댓글

사진으로 처음 뵙는군요 .
앞으로도 좋은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사진에 나와있는 기기는 무었이고 어떠한 용도로 쓰시는건지요?

야전사령관님의 댓글

보통의 consumer 입장에서 원음의 sound 혹은 studio sound에 대하여 엄청난 환상을 가지고있읍니다.특히 LP시대에는 더했읍니다.그래서 cutting에서부터 화학실 전체 공정에서 이를 극복하려고 무진 애를 썼읍니다.하지만 결국 해결을 못본채 CD 시대가 도래하게됐읍니다.초창기 CD는 녹음방법은 Analog 방식이었죠.LP 만들던 Master Tape그대로 play 해서 단순 Mastering 하고 이를 가지고 CD pressing을 했읍니다.이때는 Media를 CD로 하지않고 U Matic(cd 보다 quality가 좋음)을사용했읍니다.공정상 변질이라는 이물질이 별로 들어갈일이 없었죠.그런데 이렇게 생산된 CD와 전에 생산된 LP와의 비교 청취 결과는 LP는 sound가 좋고 CD는 잡음이 없어 좋다는 것이었읍니다.여기에서 그래도 원음의 sound 혹은 studio sound에 가까운쪽은 CD인데 sound 측면에서 LP보다못한 것이 참 이상한 일이었죠.그후 DA AD 변환기가 발전에 발전을 거듭했지만 소용이 없었읍니다.이글에서 제가 말씀드리고자하는 점은 MIX된 original masters는 작업한 그 Studio에서 monitor volume 을 마음대로 control해서(작업 의도도 생각하면서) 들었을때 좋은것이지 consumer 환경으로 바뀌면 잡음없는 LP와 비교가 안된다는 것입니다.MIX된 original sound가 cutting이란 자체가 가지고있는 기능상의 왜곡(전기 에너지가 운동 에너지로의 변환)으로 우리가 듣기에 그야말로 Analog로 들린다는 말이죠.일렉트릭 기타를 라인으로 직접 녹음한것과 기타 앰프를 통한것과의 차이만큼 다른것입니다.마스터링은 sound 측면에서만 볼땐 잡음없고 고역과 저역이 좀더 확장된 LP sound로 가는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비겐하루님의 댓글

넘 잘 읽었습니다~
초보인 저에게는 넘 어려워서 땀 좀 흘리긴 했지만
와~~ 라는 감탄사만 절로 나오네요~
많이 배우고 갑니다~ 꾸뻑!!!

음악은 나의 삶님의 댓글

신선합니다. ^^ 투명도란 말씀...
DAW환경에서 모든 작업들을 하는지라 마스터링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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