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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erry Lang Trio "Private Ga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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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erry Lang Trio
"Private Garden"

디지털의 기술이 날뛰고 많은 레코딩 장비들이 발달 되어가는 동안에도 과거와 크게 녹음방식이 달라지지 않은 장르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클래식 과 스탠다드 재즈일 것이다.

특히 스탠다드 재즈 음악들은 대부분 멀티레코더를 배제한 채 연주자 모두가 부스에 들어가 한번에 같이 녹음하는 원테이크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원테이크 녹으방식에서는 아주 자연스러운 공기감과 더불어 연주자의 눈빛으로 인한 대화등이 더 잘 이루어 지기에 음악적인 완성도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 티에리랭의 피아노 트리오 음반에서는 이러한 원테이크 녹음의 장점을 최대한으로 살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과거에 그리고 최근에도 전혀 듣지 못했던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소리가 음반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자연스러움과 연주시에 번뜩임 그리고 감성을 가장 중요시하는 스탠다드 재즈의 음반들은 대부분 아주 훌륭한 음악적 완성도 위에 사운드의 자연스러움을 캐치프레이드로 내세운 채 특별한 이펙터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멀티트랙 믹싱에서는 빠질 수 없는 것인 리버브와 딜레이는 물론이고 이퀄라이저나 컴프레서같은 다이나믹계 이펙터기기 조차 극히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각 악기들의 음색은 물론이고 공간감까지 모두 녹음시에 한번에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대단히 높은 수준의 마이크 테크닉을 필요로 하는 부분이며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야 훌륭한 사운드 메이킹이 가능하다.

가급적이면 이퀄라이저는 필터 정도밖에 사용이 되지 않고 있는데 어커스틱 악기에 이퀄라이저를 잘못 사용하면 소리가 인위적으로 들리기 때문이다.

특히 원테이크로 녹음하는것이니 만큼 드럼의 소리가 고보로 차단한다 하더라도 피아노 마이크의 소리로 전달되기 때문에 피아노 소리에 이퀄라이저를 사용하면 피아노 마이크에 들어있는 드럼의 소리가 같이 변하면서 이러한 모든 소스들을 페이더로 섞을 때 인위적으로 들릴 수 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펙터의 사용이 제한되고 있기 때문에 각 연주자의 실력과 악기의 컨디션 상태와 공간의 울림이 최종적인 녹음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마이크의 선택과 배치야 말로 녹음과 믹싱을 한번에 해버리는 이러한 녹음방식에서의 키포인트라 할 수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티에리 랭의 음반에서는 지금껏 들었던 자연스러웠던 스탠다드 재즈음반들의 사운드가 이질적으로 느껴질만큼 원음에 근접한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소리가 담겨있다.

클로즈 마이킹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이 공간감과 느낌은 이 천재적인 마이크 테크닉으로 인하여 각 악기의 튜닝의 느낌까지도 그대로 직설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대단히 훌륭한 녹음작품을 만나는 경우 필자는 때론 그림을 보는듯한 환상에 빠지기도 하는데 이 티에리 랭의 음반은 영락없이 인상주의 화가들의 풍경화를 연상시켜주는 음반이다.

아니 오히려 그러한 인상주의류의 그림이 사진처럼 선명하게 다가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사실주의 화가들의 그림처럼 선명하지는 않지만 유화의 흘러내리는 느낌이 그대로 표현된 이 음반의 사운드는 세잔의 그림만큼이나 매혹적으로 다가오는것임을 이 음반을 들어본 사람이라면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트리오에서 리더의 역할을 하는 피아노 소리는 우리가 흔하게 익숙해져있는 하이프리퀀시의 홍수같은 그러한 음색이 아니다.

오히려 눅눅하다고 표현하는 것이 적당하며 이퀄라이저로 필요없이 중고역을 부스트 시켜놓지 않았기 때문에 일관되게 안정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운 소리를 들려준다.

가정용의 업라이트 피아노가 아니라 그랜드 피아노에서 피아노를 치면서 연주자가 듣고 있는 피아노 소리에 가장 가깝게 녹음되어 있는 것이다.

팝성향의 음악에서의 피아노는 중역의 어택감이 강하고 초고역 성분이 풍부해서 깨끗하고 화려하게 들리는 것이 일반적이나  여기서는 전혀 다른 지극히 자연스러운 피아노 소리로 마무리를 해놓았다.

피아노를 연주할 때 해머가 현을 튕기는 소리가 마이크로 전달되어 있지 않은 것을 보면 마이크 설치는 피아노와 가깝게 하되 높이를 상당히 띄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자연스러운 소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의 경우 이러한 소리를 빗대어 너무 밋밋하다 또는 색깔이 없다고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음악이라는 것 그리고 음반이라는것의 목표는 사운드가 아니라 바로 음악이다.

이렇게 사운드의 존재감을 줄이면 줄일수록 음악적인 감동을 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소리는 사라지고 음악만이 남는다면 적절한 표현일까?

소리는 사라지고 음악만이 남는다...사실 이보다 이상적인 녹음을 없을 것이다.

이러한 피아노 소리의 또하나의 장점으로는 곡의 스타일이나 템포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이 음악에서의 피아노의 조건인 리더의 역할을 묵묵하게 수행할 수 있다는점이다.

음색의 개성이 너무 강할 경우 다음 트랙의 곡에서 전혀 다른 템포의 곡이 나온다면 오히려 전곡의 강렬함으로 인해서 이번 트랙에 대한 감동이 반감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음악 그리고 녹음면에서도 완성에 경지에 올라 있는 자연스러움이라는 것은 모든 엔지니어가 항상 기억하고 있어야 하는것중에 하나일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피아노에 리버브가 전혀 들어있지 않은 것은 아니다.

피아노의 음색과 더불어 초고역의 자연스럽게 내려가 있는 리버브의 음색을 템포가 느린곡에서는 느낄수 있다.

다음으로 피아노 보다도 필자에게 이 음반 사운드에서 큰 충격을 주었던 것은 바로 드럼의 소리이다.

여기서 들을 수 있는 드럼의 사운드는 기존의 열 개가량의 마이크를 사용해서 드럼을 녹음하던 사람들에게는 정말 필자만큼이나 큰 충격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특히 킥드럼의 음색은 지금까지의 스탠다드 재즈에서도 전혀 듣지 못한소리인데 앰비언스 만으로 전체 드럼을 녹음하고 있다.

하지만 절묘한 킥 드럼의 튜닝(일반적인 킥드럼보다 훨씬 더 가죽을 풀어놓은 상태이다.)은 드럼을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음악적과 사운드 적으로 너무나 환상적인 조화를 들려준다.

물론 앰비언스만으로 녹음하고 있는것이기 때문에 심벌과 킥드럼 사이의 공간감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이 단점으로도 볼 수 있으나 사고의 전환을 하면 장점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전체 사운드에서 가장 고음을 담당하는 심벌같은 경우에는 멀리서 들리게 되면 전체적이 사운드가 너무 어둡게 들린다는 장점이 있다.

킥드럼은 물론이고 스네어와 림샷도 마이크로 인한 룸 앰비언스의 공간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옆에서 연주실황을 듣고 있는 듯 한 느낌을 주고 있다.

베이스의 경우는 비교적 존재감이 적은 편으로 강력한 초저역이라던가 다른 스탠다드 재즈의 음반에서처럼 베이스 솔로일지라도 불꽃튀는 핑거링같은 것을 들을 수 없는 자연스러운 소리이다.

존재감이 그다지 크지 않으면서도 존재하는것 이러한 모순과도 같은 것이야 말로 어쩌면 음악에서 그리고 우리가 그토록 원하는 구극의 사운드에 가장 근접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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