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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NG "AT THE MOV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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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NG "AT THE MOVIES"

80년대부터 90년대 중반 스팅의 일련의 앨범들이 발매되면서 그의 음반에 담겨있는 신선한 사운드는 많은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가져다 주었다.

새로운 리버브 기법의 사용이라든지 딜레이의 과감한 사용..그리고 러프한 믹싱 밸런스등은 완벽하고 짜맞추어진 음악만을 고집하던 프로듀서와 레코딩 엔지니어들에게  충격을 주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전세계 레코딩 스쿨에서 교수들과 학생들에게 레퍼런스 음반으로서 자주 사용되는 본작의 사운드를 연구함으로서 우리는 진정한 음악적인 믹싱의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쾌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스팅의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인 보이스, 그리고 신비감이 있는 선율은 현재까지도 대중적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음악계에서 녹음관련 일을 하다보면 사람들과 반 농담으로 이러한 이야기를 하곤 한다.

음향계에서 테크놀러지의 도움을 가장 많이 받은 아티스트가 누구인가 하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마이클 잭슨”이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필자는 여기에 “스팅” 이라는 특별한 아티스트의 이름을 조심스럽게 추가하고 싶다.
 
물론 스팅의 음악과 사운드는 마이클 잭슨의 화려하고 완벽한 사운드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

오히려 스팅의 앨범에 담겨진 사운드는 노래녹음이나 악기더빙들을 할 때의 모니터밸런스와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그의 음반에서 가장 눈에 띄이는 것은 곡마다 믹싱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물론 프로듀서가 다르고 레코딩, 믹싱 엔지니어가 다르기 때문에 곡의 느낌이 완전히 비슷할 수는 없겠지만 믹싱 자체의 곡에 대한 해석이 곡마다 제 각각이라는 것이다.(하지만 그의 앨범의 믹스는 대부분 휴퍼잼이 담당한다.)

어떠한 곡은 목소리에 전혀 가공을 하지 않고 리버조차 절제해서 사용해서 믹스한 곡이 있는 반면, 다른 곡은 목소리에 과도할 정도로 고음역을 부스트 시키고 리버브의 사용도 아주 개성 있게 연출한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것은 곡을 듣는 청취자입장에서는 조금 어색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각각의 곡들에서 들려주는 사운드는 그 노래에서의 스팅의 목소리..그리고 악기들의 편곡라인과 너무나도 적절하게 어울리며 곡의 분위기와 매력을 한층 배가시켜준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스팅이라는 비교적 어커스틱한 느낌이 강한 아티스트를 테크놀러지..아니 믹스의 감성에 도움을 많이 받은 아티스트라 이야기 할 수 도 있는 것이다.

스팅의 앨범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우선 공간감이다.

플레이어에 그의 음반을 넣는 순간 우리는 묘하면서도 매력적인 공간감속의 스팅의 보컬사운드를 들을 수가 있다.

면밀하게 모니터링을 해보면 우선 리듬악기의 공간감에 대단히 정성을 쏟은 것을 알 수 있다.

비교적 리듬감이 있는 곡들에서조차 킥드럼이나 베이스기타에 리버브들이 사용되어있다.

자칫 사용하면 전체적인 사운드가 대단히 지저분하게 들릴 수 도 있으나 축축하고 가라앉은 그의 곡 분위기와는 너무도 잘어울리는 매력적인 리버브 사운드를 들려준다.

심지어는 하이햇 같은 악기들에서조차 교묘하게 리버브를 사용해서 전체적인 리듬악기의 공간감의 통일성을 준 것은 여러분들이 반드시 기억하고 있어야 하는 사실 중에 하나이다.

스팅의 앨범에서는 드럼의 킥드럼은 좁은 룸에서 림이나 스네어들은 큰 홀에서 연주하는듯한 부자연스러운 공간감은 들을 수 없다.

킥드럼에는 대부분 게이트 리버브가 사용되어있는데 일부러 게이트의 오픈타임을 넉넉하게 주어 리버브의 게이트되는 소리가 조금만 집중해서 들으면 쉽게 들을 수 있도록 해놓았다.

물론 게이트 리버브를 사용한 것은 리듬감을 잃지 않으면서도 풍성한 공간감을 덧붙이기 위해서 사용한 것이다.

스네어나 림샷의 경우 음색적 으로 하이햇과의 매치가 아주 잘되어있다.

억지로 스네어나 림샷의 마이크에 간섭녹음 되어있는 하이햇 음색을 제거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살려둔 것이 오히려 훨씬 좋게 들린다.

전체적으로 러프한 밸런스를 들려주기 때문에 믹스 또한 대강 한 것이 아닌가 하고 착각을 할 수 도 있는데, 이렇게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면은 반드시 지키고 넘어간 것을 보아서는 오히려 아주 교묘한 믹싱 이라고도 볼 수 있다.

중요한 스팅의 목소리 사운드 메이킹에 있어서는 곡마다 원체 제각각이기 때문에 단정해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포인트는 그 곡에 가장 잘 어울리고, 스팅이라는 가수의 매력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주는 사운드 메이킹 이라는 것이다.

어떠한 곡들의 경우는 목소리부터 드럼 사운드까지 정말로 아주 드라이하게 처리 한것도 있다.

킥드럼은 물론 스네어 드럼에도 아주 짧은 룸 성분의 리버브 만을 사용했을 뿐 리버브의 디케이 타임은 결코 들리지 않게 해놓은 음악도 있다.

이 음악의 경우 스네어의 음량을 아주 크게 키워놓았는데, 목소리가 스네어에 뭍혀서 가사가 잘 않들리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해서 목소리에 중역을 강조하여 조금은 라디오 보이스적인 느낌을 준것도 재미있는 사실이다.

스팅의 목소리라던가 악기들에 사용된 리버브의 성향은 많이 사용되는 렉시콘의 자연스러우면서도 깔끔한 소리는 아니다.

오히려 TC M-5000 이나 야마하 SPX 시리즈의 리버브들이 내주는 소리들로 볼 수 있다.

휴퍼잼과 함께 스팅의 앨범의 믹스를 주로 담당하고 있는 닐 돌프스만은 가수목소리에 소니의 구형 리버브인 MUR-201을 주로 사용한다고 하는데, 스팅의 앨범에서도 그러한 아날로그냄새가 짙은 리버브의 음색을 자주 들어볼 수 가 있다.(실제로 닐 돌프스만은 이승철 4집의 믹스 때에도 이 소니의 구형 리버브를 주로 사용했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는 보컬을 제외한 악기들에 있어서 리버브의 프리 딜레이를 짧게 설정하고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많은 음악들의 경우 믹스다운시 더욱더 깨끗한 소리를 얻기 위해 프리 딜레이를 넉넉하게 설정하는 것이 많으나 스팅의 앨범에서는 프리 딜레이를 10ms이하로 설정해놓은 것도 많다.

특히 베이스기타의 경우가 그러한 좋은 예로 볼 수 있다.

베이스 기타는 킥드럼이나 보컬보다 앞서서 나오는 경우가 전혀 없다.

특유의 공간감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중요한 라인은 명확하게 들리고 있다.

스팅이 뛰어난 베이시스트 이기도 한 만큼 스팅의 앨범에서의 베이스 사운드는 아주 특별하다.

그리고 프레이즈에 따라 베이스의 공진음이 크게 들려 오는 것도 있는데, 이것이 잡음이나 믹스상의 실수로 느껴지기보다는 음악적인 느낌으로 들린다.

단순히 이것을 훌륭한 음악인과 믹싱 엔지니어에 명성에 대한 선입견 일 것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듣는 많은 리스너 들이 공통적으로 공감할 정도로 보편적이라는것이다.

딜레이의 경우도 아주 과감하게 사용되어있다.

"SHAPE ON MY HEART"에서 전주부분의 어커스틱 기타의 딜레이는 정말 콜럼부스의 달걀 으로도 표현할 수 있다.

많은 믹싱 엔지니어들은 이펙터를 사용할 때 들릴 듯 안 들릴 듯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도 현대적인 음악 씬 에서는 이러한 사운드가 트렌드이다.

휴퍼잼이 믹싱한 이 곡은 발매 된지는 오래되었지만 딜레이의 사용에 관해서 많은 믹싱엔지니어에게 음악에서의 이펙터 사용에 대한 해석과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해주고 있다.

휴퍼잼은 같은 솔로악기에 딜레이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남들과 결코 같게 하지는 않는다.

무조건 음악이라는 틀 안에 사운드를 우격다짐으로 집어넣기보다는 음악 그 자체에 많은 비중을 두고 전체적인 사운드와 세심한 악기들의 음색조정과 이펙터사용을 하는것이다.

특히 선율과 리듬이라는 음악의 기본적이 골격에서 다른 믹싱 엔지니어와는 조금 다른 개성이 강한 음악과 음색들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스팅앨범의 믹싱 에서 아주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것은 자연스러움과 부자연스러움의 적절한 조화로움이다.

대부분의 곡들에서 드럼 같은 리듬악기들의 경우 상당히 많은 양의 이퀄라이징과 게이트 등을 사용 해서 곡 분위에 어울리도록 음색을 조절해 놓았다.

이러한 사운드 적으로 탄탄한 리듬악기들을 기본으로 선율악기 중에 하나인 어커스틱 기타 등에는 녹음 시는 물론이고 믹스 시에도 이퀄라이저와 컴프레서를 극도로 자제하여 아주 자연스러운 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중들은 리듬악기의 음색보다는 선율악기의 음색과 멜로디에 더 주의를 기울이며 집중하게 된다.

여기서 우리가 기억하고 있어야 하는 것은 리듬악기에 상당한 양의 음색조정이 가해져 있으면서도 사람들이 집중하게 되는 어커스틱 기타 등은 아주 자연스럽게 처리하여 곡 전체분위기가 자연스러운 것처럼 들리게 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음악과 음향적인 뿐만 아니라 듣는 이의 심리까지 고려한 아주 높은 수준의 믹스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중요한 사실이다.

전체적인 악기들의 밸런스의 경우는 전문에서 밝힌바와 같이 아주 러프 하게 이루어져있다.

경험이 많지 않은 믹싱 엔지니어들의 경우 악기들의 밸런스를 너무 듣기 좋게 만들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이렇게 소극적으로 믹스를 진행하게되면 곡 자체가 가지고 있는 매력이 반감 될 뿐만 아니라 악기들 속에 숨어있는 음악적인 보석을 발견하지 못한 채 그냥 지나쳐 버리게되는 너무나도 아쉬운 일이 생기기도 종종 생기기도 한다.

스팅의 앨범에서는 이러한 실수는 전혀 들어볼 수 없다.

일반적인 악기들의 밸런스는 대부분 하이햇 이나 카바사 등의 리듬을 이끌어 가는 악기의 볼륨이 상당히 큰 편이다.

이러한 악기들의 음량을 키울 경우 정삼각형 적인 음상을 레퍼런스로 생각하는 믹싱 엔지니어들로서는 결코 시도해 볼 수 없는 모험이다.

하지만 반대로 음악이 훨씬 리듬감 있게 들리며 마치 살아서 춤추는 듯 하게 들리기도 하는 것은 비단 필자만의 착각은 아닐 것이다.

이렇게 전체적으로 활기차고 생생한 음량 밸런스를 지니고 있는 만큼 컴프레서에 의한 다이나믹의 변화는 크게 자제하고 있다.

간주에 나오는 색소폰의 경우도 믹싱 시에 페이더로 음악적인 느낌을 추가 한 것도 있지만 녹음 시에 연주자의 느낌을 그대로 믹스까지 유지시켜놓고 있다.

비단 간주의 악기들뿐만 아니라 중간에 곡과 함께 나오는 색소폰이나 어커스틱 기타의 오브리가토의 경우도 다이나믹의 변화가 큰 편이다.

때론 믹싱을 한 음악보다 악기 더빙시의 모니터 믹싱이 좋게 들리는 것이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으로 볼 수 도 있을 것이다.

이번에 소개한 앨범은 스팅의 영화음악만을 편집해서 만든 앨범임으로 마스터링이 되어있다.

하지만 이 곡들이 수록되어 있는 오리지널 앨범의 경우 스팅의 앨범에서 마스터링 엔지니어와 스튜디오의 크레딧을 찾기가 어려울 때가 있을 것이다.

몇장의 스팅의 앨범의 경우 마스터링 과정을 생략한 것이 있다.

그래서 전체적인 음량도 일반 CD에 비해서 조금 작은 편이다.

무엇보다도 한곡한곡 마다의 평균음량이 불균일한 것을 그대로 두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시도라고 생각된다.

스팅의 앨범에서 들려주는 소리는 요즘의 현대적인 사운드와는 조금 거리가 있을런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음악에 관해서 사운드 적으로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는 이렇게나 훌륭한 앨범을 그냥 듣고 지나쳐서는 않될 것이다.


Produced by Sting , Neil Dorfsman
Mixed by Hugh Padgham , Neil Dorfsman , David Tick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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