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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쿠스틱 악기의 녹음[36] -합창녹음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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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주말 합창녹음을 하였습니다.

근래 한 5년간 가장 많이 한 녹음을 꼽으라면

우선은 피아노 녹음. 그리고 재즈트리오 녹음. 마지막으로 합창 녹음일것 같습니다.

피아노 녹음 다음으로 합창녹음을 정말 많이 하고 있는데요.

많이 하고 있는 것 만큼 가장 큰 어려움을 느끼기도 하는 것이 합창녹음이기도 합니다.

 
5-6년 전부터는 안성소년소녀 합창단에서 지휘를 하시고 계신 장인순 선생님과 합창녹음의 한팀으로 참 많은 녹음들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서야. 우리나라 합창에 있어서 어떠한 소리로 만들어야 하는것인지.

합창녹음의 시각은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것인지..

100회가 넘는 녹음과 50여장이 넘는 음반들을 뒤로 하고 이제서야 조금은 알것 같습니다.(이렇게 이야기를 해도 그래도 5년후 10년후에는 그때도 이제야 좀 알겠다..라는 생각이 또 들겠습니다만..^^)

진작에 좀 알았다면 훨씬 더 수월했을텐데..

어찌보면 그간 어떻게 녹음을 했는지가 신기할 정도이더군요.


이번에 녹음을 한곳은 계명대학교내에 아담스채플관입니다.

이곳은 국내에서 음향이 좋기로 소문이 난곳으로.

작년에서도 같은 팀의 녹음이 같은 장소에서 있었으나 그때는 제가 가지 못했는데 이번에 처음 갈 수 있었습니다.

아담스 채플관의 음향 이야기는 잠시후에 하기로 하고

대구 계명대학교라는 곳이 참으로 아름답더군요

여러 클래식 녹음을 하면서 참 많은 국내의 학교들을 가보았는데 저는 이렇게 아름다운 건물을 일괄적으로 지니고 있는 학교는 처음보았습니다.

대학이라는 곳이 늘 새롭게 건물을 짓는데. 다들 유행하는 유리건물들에 비하여 고풍스러운 근대식 붉은 벽돌 건물들이 차분하면서도 묵직한 느낌을 주어.

이곳에 있으면 차분하게 공부하기 참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아담스채플관은 계명대학교 가장 산꼭대기 위에 있어서 장마전의 시원한 바람과 함께(경비 할아버지는 감기걸린다고 안쪽에 들어와있으라 여러번 종용을 하셨습니다만)

아경이 정말 멋지더라구요.

녹음세팅을 하고 아마도 밖에 서너시간은 바람을 맞으며 야경 구경하며. 이런저런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이럴때는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가 없는것이 참으로 많은 시간을 주는것 같습니다.

오히려 이런것들 때문에 시간이 더 없어지는 것 같아요.

계명대학교 아담스채플관은 음향이 좋기로 유명한곳.

이렇게 음향이 좋은곳에서 녹음을 한다는 것은 정말 레코딩엔지니어라는 직업을 하기를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만큼 즐거운 일이지요

아담스 채플관은 사진에서보다 실제로는 훨씬 더 큰. 약 10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입니다.

사진에서처럼 벽이 유럽 성당들 처럼 회벽이 되어있고.

멋진 오르간도 있고요.

전형적인 슈박스 형태에 큰 사이즈까지. 정말 좋은 곳인데...

그런데 바닥이 카페트입니다.

소리가 너무 울려서 바닥에 카페트를 깔았겠습니다만

그냥 돌바닥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넓은 공간이 카페트 바닥으로 되어있어서 그만큼 소리를 흡음하여서.  잔향의 소리가 길기는 하지만 약간 어둡습니다.

그래도 보통 합창녹음을 하는 일반적인 부채꼴 모양의 시트지로 되어있는 교회들에서의 녹음에 비하면 훨씬 더 좋은 소리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천정이 사진에서처럼 아치형으로 되어있어서 소리의 전달을 도움입니다.

이번 녹음의 메인 세팅

요즘에는 합창녹음에서 마이크는 다른 생각은 하지 않고 모두 DPA 로만 우선 세팅하고 있습니다.

매번 세팅할때마다 마이크와 프리앰프를 바꾸면 오히려 정리가 되지 않는것 같아아서..

라지다이어프램 마이크를 스팟에는 사용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당분간은 DPA 와 밀레니아 프리 좋합으로 합창녹음을 계속 진행해보려 합니다.

메인 AB는  DPA 4011

그리고 사진 뒷쪽에 아주 멀리 그리고 넓게 앰비언스로 DPA 4011 (무지향성이 아닌 단일지향성)

스팟에는 소프라노 B&K 4011 (DPA 4011에 비해서 피크감이 좀더 적어서 소프라노 스팟에 좋은것 같습니다.)

알토와 테너는 DPA 2011 신형(DPA 마이크중에서는 비교적 좋은 가격을 지니고 있는 제품으로 이때 처음 사용해보았는데 앞으로도 계속 사용하고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베이스는 DPA 4015 (반무지향성) 늘 합창녹음을 하면 실제 녹음보다 메인 마이크로는 베이스의 소리가 약간 작게 들어오기 때문에 베이스에는 반무지향성을 사용하는것이 저는 좋더군요

메인과 앰비언스는 왠지모르게 AB의 경우는 무지향성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것 같습니다.

책에도 대부분 AB는 무지향성을 사용하는경우가 많으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잔향이 많은 공간에는 단일지향성에서도 충분히 많은 잔향이 들어옵니다.

메인 AB 마이크의 경우는 제가 헤드폰을 쓰고 소리를 들으면서 마이크위치를 5cm 10cm 씩 상하좌우로 움직이면서 좋은 포지션을 찾았습니다.

아담스채플관은 참으로 메인 세팅을 잡기가 어렵더군요

5cm만 벗어나도 정신없이 위상이 얽키고 설키고. 이상한 소리로 돌변해버려서 메인 세팅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합창녹음에서 DPA 4011 을 사용하는 이유중에 하나는 우선 소리가 깨끗하고

무지향성은 직접음과 간접음이 거리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원음을 해치는 경우가 있는데

단일지향성은 원음 뒤에 바로 잔향이 따라오는 것으로 녹음이 되기 때문에 콘트롤이 훨씬 더 편합니다.

게다가 합창녹음에서는 피아노 스팟마이크 사용의 비중이 믹싱때 높지 않은데 DPA 4006을 메인에 사용하는것보다 4011을 사용하는 편이 오프액시스로 들어오는 피아노의 소리가 훨씬 더 맑고 깨끗하면서도. 음향역시 4006에 비해 크게 부족함이 없답니다.

4006에서는 피아노의 저음이 너무 붕붕거리에 들어오는 경우도 많고

그래서 DPA 어쿠스틱 이퀄라이저를 사용하면 소리는 밝고 깨끗해지지만 합창 소프라노에서 피크감있는 소리가 들어오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합창녹음에는 4006은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아서 최근에는 거의 사용을 하지 않고 4011로만 사용을 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아주 먼거리에 DPA 4011 이 AB로 되어있습니다.

게다가 좌우로 공연장의 거의 끝까지 벌려져 있는데요.

당연히 홀인더미들이 생깁니다.

하지만 원포인트 녹음이 아닌 여러대의 마이크를 조합해서 사용을 하는 것이니만큼 앰비언스 마이크에서 생기는 홀인더 미들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전체 마이크들을 올렸을때는 위상변위 없이 오히려 깨끗하면서도 좌우로 아주 넓고.

거리가 먼 만큼 깊은 공간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합창이던 오케스트라이던 이렇게 객석에 두는 앰비언스 마이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공간음향이 좋지 않으니 마이크를 가깝게 사용해야한다!~!!

라는 잘못된 지식은 어디서 우리에게 생기게 된것일까요?

이러한 잘못된 속설때문에 거의 몇년은 소비한것 같습니다..ㅜ.ㅜ

공간음향이 좋지 않은 공간에서도 이렇게 객석에 앰비언스 마이크를 두고 믹싱때 적절한 리버르로 함께 믹싱을 하는것이

"깊이감"이 생깁니다.

합창녹음에서 음원과 마이크가 가까이만 있으면 어떻게 믹싱을 해도 절대로 깊이감이 생기지 않고 소리가 평면적이게 되더군요

이 간단한 사실을 깨닫는데 너무나 많은 시행착오를 한것 같습니다..ㅜ.ㅜ

다른 스팟 마이크들의 높이는 비슷하지만 베이스의 경우는 약간 더 높힙니다.

대부분 베이스는 합창단 뒷편에 있으니까요.

4011을 사용한 앰비언스 마이크

합창단과의 거리는 약 20미터가 넘습니다.

고역이 약간 롤오프 되어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좌우로 펼쳐지고 깊이감이 생기는 멋진 앰비언스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메인 마이크도 여러 높이를 시도해보았습니다만

저는 확실히 높은편이 좋더군요

피크감도 적고요.

그런데 이번에 안사실인데 이번에는 메인 마이크를 지휘자를 기준으로 약간 소프라노쪽으로 설치했습니다.

딱 중앙에 하는것보다 소프라노쪽으로 약간 좌측으로 메인을 설치하는것이 소프라노로와의 거리가 좀더 가까워짐으로 인해서 정위가 뚜렸해지고 소리가 깨끗해지며 피아노 소리도 훨씬 더 좋더군요

꼭 합창의 정중앙을 기준으로 마이크를 두어야 한다는 것도 때에 따라서는 현장에서 직접 소리를 들어보고 판단을 하는것도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 메인 AB 마이크는 약간 소프라노쪽으로 치우치게 세팅을 할 것 입니다.

이번녹음에서 크게 깨달은것이 하나 있습니다.

사실 이것은 꺠달고 아니고를 떠나서 바로 3:1 법칙입니다.

녹음을 하다보면 3:1법칙을 잊을때가 많이 있고 실제는 전혀 다른 소리를 들려줄수도 있으리라 생각이 됩니다만

이것때문에 저는 한 5년은 그냥 소비한것 같습니다.


스팟마이크와 메인마이크의 거리가 반드시 3:1이 되어야 하며

메인마이크와 앰비언스 거리가 반드시 3:1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믹싱을 했을때 소리가 자연스럽게 섞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스팟을 거의 사용할 수 없게 음량을 작게 해야하지요.

이렇게나 단순한 원론적인 3:1 을 지키고 세팅을 하느냐

그렇지 않으냐에 따라서 들려주는 소리의 차이는 정말 크다고생각합니다.


녹음현장에서는 왠지 3:1보다 가까워도 소리가 좋을 것 같아서 그렇게 세팅들을 많이 했습니다만

원포인트가 아닌 마이크를 많이 사용하는 경우는 3:1을 지켜야 마이크를 많이 사용하는 효과를 볼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마이크의 수가 적은 것이 좋습니다.


한때 원포인트 녹음에 지나치게 집착을 한적이 있었는데

아무리 원포인트가 자연스럽고 깨끗한 소리를 얻을 수 있다 해도

이렇게 여러대의 마이크들에서 얻을 수 있는 공간감과 깊이감은 결코 얻을 수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피아노에는 DPA 3521 을 사용합니다.

피아노 리드를 열던 닫던 편하게 세팅을 할 수 있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무난한 피아노 소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앰비언스 마이크와 솔로 마이크는 GML 프리를 사용

그밖에는 메인과 합창 스팟마이크는 밀레니아를 사용했습니다.

녹음이 밤늦게까지 진행이 되었는데 늘 어느상황에서나 안정적인 소리를 얻을 수 있는 조코 블랙박스 레코더

조코는 아주 와이드한 소리는 아니지만 합창녹음에서는 적당히 소리를 듣기 좋게 컨버터가 정리해주는것 같습니다.


최근에 2팀의 합창녹음을 하면서

그간의 녹음했던 모든 합창녹음에 비해서 가장 많이 배웠던것 같습니다.

정말 녹음은 끝이없지만

그래서 이렇게 재미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지난주 주말에 녹음한것이기 때문에 아직 스튜디오에서 들어보지 못했는데 현장에서 녹음한 소리는 별도의 리버브 없이도 아주 좋은 소리와 앙상블을 얻을 수 있었는데 기대가 됩니다.

다음주에는 또 울산에서 합창녹음녹음이 있는데 그때도 같은 세팅으로 한번 녹음해보고 녹음기를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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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amp님의 댓글

울산후기도 기대되네요.
저도 9월중에 합창녹음이 있는데 이글을 참고로 아는지식을 지킬수 있도록해야겠습니다.

사진에 나온홀 정말 이뿌네요 ^^

codename님의 댓글

어딘가했는데..^^ 자주갔던 곳이네요, 클래식,, (피아노,성악)은 따로 장비가 필요없어도 아름답게 들리는게 인상적이였습니다. 작년 말쯤엔 스피커도 메달려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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