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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음향 [29] - 일등병, 이등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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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어디를 이동할때마다 거의 택시를 타고 다녔습니다.

저는 운전면허가 없어요.

늘 습관처럼 그저 편하게, 막히더라도 택시안에서의 조용한 시간이 참 좋았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다시 버스와 지하철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집과 스튜디오가 걸어서 이분거리 내외로 온 이후로는 대중교통. 특히나 버스를 타는 일이 많이 줄어들게 된것이지요.

멀리 마음과 시간의 여유가 있을때 강남으로 넘어갈때는 좋아하는 책을 들고 두근두근 하며 지하철을 타거나

대부분은 그저 택시를 탑니다.


특히나 저는 지하철이나 버스안에서는 누군가와는 통화를 하지 않습니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핸드폰으로 통화를 하면 주변의 소음때문에 전화기의 볼륨을 많이 올려야 하는데.

그렇게 통화를 하고 나면 머리가 띵하며 귀가 욱신욱신 하기 때문에.

이동중에 통화를 해야할때는 대부분 택시를 타서.

택시기사님께 라디오의 볼륨을 줄여달라고 요청드린 다음 택시를 타고 그 안에서 열심히 전화통화를 하기도 하지요.

 
최근에는 서너시에 지하철을 종종 타게 되었는데요.

이때의 지하철의 풍경은 다른시간과는 전혀 다릅니다.

상당수의 많은 사람들이 지하철 안에서 전화기보다는 책을 보고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한창일을 할 서너시간에 여유롭게 지하철을 타는 사람들은 책을 볼 여유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만큼 지하철 안도 붐비지 않고 공기감이 느껴져서 참 좋습니다.

하지만 이밖에 다른 시간들의 지하철에서는 정말 대부분 이라고 해도 될만큼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잠시라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전화기만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너무 싫습니다.
 

사람들은 정말 모두들 바쁘게들 지내고

그리고 약간의 짬이 나더라도 천천히 책을 읽거나 혼자만의 생각에 빠지는 것보다는 게임이나 이와 비슷한 웹서핑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것 같습니다.

정작 본인들은 늘 시간이 없다. 바쁘다.. 일손이 부족하다.. 이야기를 하지만

무엇인가가 계획된것이 자꾸 미루어지고.

꿈꾸던것들이 그저 연기처럼 사라지고 이내 망각의 강에 풍덩 빠져서 모두다 잃어버린후

그리고 또 다시 새로운 꿈을 꾸고 또 이것이 이번에는 이루어질 수 있을 것 같은 기대만 하게 되고.

그러면서 또 시간은 지나갑니다.


 
지금 이순간을 나의 현실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정말 정말 많은 꿈을 현실로 가지고 와서 가지게 되고 또 이루어진것 같습니다.
 

그런데 꿈을 이룬다고 과연 사람은 더 행복한가요?


그리고 왜 "욕심"이라는 것은 머릿속에서 꿈 혹은 "목표" 라는 거추장스러운 이름으로 더나지 않고 나를 지배하게 된것일까요?

과연 나는 욕심이 적은 사람인가 많은 사람인가요?


이글을 쓰면서 블로그에 함께 흘러나오는 정말 아름다운 음악들을 제가 직접 녹음을 하고

이 음악들을 들으면 녹음당시의 아티스트와 나누었던 이야기들. 그들의 모습들. 그 순간의 저의 소리에 대한 고민들이 이따금 다시 생각이 피어오릅니다.



사진에서처럼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레코딩 스튜디오의 주인장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스타인웨이 피아노도 가질 수 있게 되었지요

이것 아마도 60대는 넘어야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거의 20년이나 빨리 내 손자욱을 남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말 사랑스러운 가족과. 감사한 부모님. 또한 오디오가이에서 함께 일하는 정말 든든하고 멋진 식구들과 함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제가 가진 수 많은 녹음 기재자들을 부러워 하거나

혹은 깔끔하고 멋진 스튜디오를 부러워하거나

함께 일하는 식구들의 성실함을 부러워하거나

아름다운 아내와 귀여운 아가들을 부러워합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받고 있는데도  밝고 따듯한 햇살을 받으며 시작하는 하루와. 

한옥집 마당안으로 담기는 달빛을 보며 마무리하는 하루 그 긴시간안에서

그런데 저는 왜 또 다른 누군가와 비교하며 일등병. 이등병에서 헤어나지를 못하는 것일까요?


일등이나 이등,. 그들이 지니고 있는 것에 비하면 제것은 왠지 조금 어설프게 보이기도 하고.. 그들의 것이 훨씬 더 크고 좋아보여서

이렇게 많은 것을 지니고 있는데도. 제것이 어떨때는 조금 부끄럽게 여겨지기도 합니다...


이것이 얼마나 소중한것인데도 말이지요..

 

과거 어느글에서도 잠시 쓴적이 있었지만

한국에서 가장 학력컴플렉스에 시달리는 사람은 바로 국내대학 박사출신들이라고들 하지요.

그들은 늘 유학파 박사출신들에 비해서 학력컴플렉스를 느낀다고 합니다..

 

이렇게 꿈을 이룬 스튜디오를 만들게 되었고

생각했던것보다 훨씬 더 스튜디오에서 아주 많은 작업들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애초에 스튜디오를 만들때 가장 큰 계기는 함께 일하는 남송지 엔지니어가. 맨날 외부 스튜디오에서 다른 환경들에서 녹음하는것보다

우리 스튜디오의 환경에서 하는것이 이친구가 지닌 재능을 훨씬 더 잘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한것이었지요.

그래서 생각처럼 남송지 엔지니어도 너무 많은 녹음스케줄에 간혹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도 그녀의 소리에 대한 열정에 그순간을 마음속으로 기록하고 또한 즐기고 있음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렇게 스튜디오를 만든지 6개월밖에 채 되지 않았는데

저는 벌써 스튜디오를 확장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혹은 몇년이 지나면 "우리 동네에 근사한 건물을 직접 지어서 스튜디오를 만들어 보아야지.. " 라는 또하나의 꿈과 목표가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과연 그런다고 해서 지금과 달라지는것은 무엇일까요?


지금보다 더 크고 좋은 곳.

이루고 나서는 이보다 더 크고 좋은 곳.

그리고 그보다 더욱 더 크고 좋은곳!!!


지금도 스튜디오를 만들면서 경제적으로 많은 무리를 한 까닦에 한편으로는 어려운점들도 많습니다.

그 다음의 목표를 혹시나 이루게 되더라도. 지금보다 더 어려운 경제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되겠지요.

그리고 나서는 더욱 더 많은 빛이 생기고.

빛도 재산이라는 정말 말도안되는 이상한 논리에 스스로의 최면을 걸고


또 무엇인가 내가 가지고 있지 못한것을 탐하며.

일등병, 이등병을 고칠생각보다는

더 큰 욕심들만 지내다가.

정작 내게 있어서 중요한 것, 소중한 것, 아름다운것, 간직하고 기억하며. 결코 잊거나 잃어버려서는 안되는 것들에 대해서는 돌아볼 수 있는 것이 더욱더 줄어들게 되고.

낮빛은 검어질테고, 저의 눈빛은 더욱 더 여유가 없이 흔들리는 사람이 되겠지요..

 

내손에 있지 않은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인가를 잡으려고 마음만 조급하게 보내기 보다는

차라리 이 손으로 내가 가지고 있는 그리고 내 주변에 있는 소중한것들을 한번 더 만져보고 쓰다음어 보고.

10년째 보려고 마음만 먹고 아직 책도 구입해놓지 못한

아라비안나이트 와 일리아드 오딧세이아같은 긴책의 페이지를 한장 한장 넘기는데.

마음을 담아 이 손을 사용해야 하겠습니다.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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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HT님의 댓글

지금 가진 것에 감사하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
말은 쉽지만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제 자신을 돌아보게 해주는 글.. 잘 읽었습니다.^^

완소남프로젝트님의 댓글

제가 손 뻗어 닿으려고 하는 것이
'욕심'인지 '목표'인지 저도 항상 햇갈립니다.
저도 영자님 덕에 한번 더 자신을 돌아 보내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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