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가이 :: 디지털처럼 정확하고 아날로그처럼 따뜻한 사람들
오디오가이

원포인트 vs 멀티 마이크 녹음

페이지 정보

본문

클래식 음악을 녹음하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넓은 공간안에 울려펴지는 악기와 사람 목소리의 울림.

각 장소마다 같은 음악이라도 전혀 다른 소리를 들려주지요.

그리고 또한 녹음하는 관점과 방법에 따라서도 전혀 다른 소리를 들려주기도 하는데요.

 

원포인트 레코딩 - 메인 스테레오 페어(혹은 데카트리) 만으로 심플하게 녹음하는 것

멀티마이크 레코딩 - 메인 마이크외에도 악기의 각 파트마다 여러대의 마이크를 설치해서(보통 오케스트라 녹음의 경우 24채널 정도) 나중에 믹싱작업을 통해서 밸런스. 음색. 공간감등을 만들어내는 것

 

크게는 이렇게 두가지의 방법으로 나뉩니다.

현재는 대부분 여러대의 마이크를 사용해서 녹음을 해서 후반작업에서 중간중간 볼륨을 수정한다던가. 그리고 프로듀서나 엔지니어가 생각하는 밸런스와 음색대로 정확하게 구현해서 만드는 방법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DG 등의 메이저 레이블에서는 완벽한 프로덕션을 위해서 더더욱 이러한 방법을 선호하지요.

반면에 작은 몇몇의 개성있는 마이너 클래식 레이블들은 원포인트 레코딩을 선호합니다.

원포인트 레코딩은 나중에 후반작업에서 각 악기마다의 음량밸런스를 수정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무엇보다도 음악이 연주 되는 그 공간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달이 된다는 장점이 있지요.

반면에 녹음한 이후 음량밸런스등의 수정작업이 어렵기 때문에. 자칫해서는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애초에 클래식 음악 녹음은 원포인트에서 시작이 되었습니다.

사실상 녹음기의 트랙수가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에 클래식은 물론이고 재즈도 모노시대에는 단 1개의 마이크만으로 재즈앙상블이 녹음되기도 하였으니까요.

 

오케스트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다가 스테레오 시대의 황금기라 일컬어지는 60년대가 되면서 정말 수 많은 스테레오 레코딩 방식들이 개발이 되고. 특히 DECCA의 엔지니어들이 만든 데카트리는 지금도 클래식 오케스트라 녹음에 있어서도 절대적인 신뢰를 얻고 있는 녹음 방법입니다.

http://en.wikipedia.org/wiki/Decca_tree

 
*사진은 2009년 유니버셜 발레단 창작발레 "심청"의 오케스트라 레코딩 - 장소는 고양 아람누리. 연주는 경기필하모닉. 녹음은 오디오가이에서 진행하였습니다.

 

https://www.google.co.kr/search?q=decca+tree&newwindow=1&sa=X&biw=1440&bih=753&tbm=isch&tbo=u&source=univ&ei=7L6cVI0XwambBZj7gKAF&ved=0CCMQsAQ

위 링크에서 보다싶히 정말 수많은 데카트리로 녹음이 되는 사진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참으로 재미있지요? 60년대에 개발된 녹음방법이 50년이 지나서도 이렇게 절대적인 신뢰를 얻고 있다는 것이 말이지요.

저역시 꼭 과거의 녹음방법을 그대로 답습할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그간 참 많은 방법들을 20년간 시도해보았는데 결국은 데카트리 혹은 데카트리를 응용한 무지향성 마이크를 심플하게 3대 놓고 녹음하는 것이 현재 오디오가이의 클래식 녹음의 기본세팅이 되었습니다.

 

 

12월에 헨델 메시아를 2번 녹음하였습니다. - 모두 공연실황 녹음

클래식음악은 이제는 세션 레코딩보다는 공연실황을 음반으로 만드는것이 점점 더 많아지지 않을까 하네요

 

한번은 정동교회에서 카메라타 뮤직 컴퍼니 라는 단체의 연주

다른 한번은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국립합창단과 바흐솔리스텐서울 오케스트라의 연주 입니다.

 

전자는 전공자. 비전공자가 함께 있는 단체라 연주의 퀄리티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만. 같은 헨델 메시아를 원포인트 레코딩 vs 멀티 마이크 레코딩 한 것에 관한 비교를 한번 들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먼저 정동교회

http://www.mediafire.com/listen/f4xz2nostxoun52/Camarata_Track_19.wav

 

여기서는 기본적인 DPA 4006 무지향성 마이크 3개를 L C R로 설치하고

합창에만 AKG C33E 스테레오 마이크를 XY로 살짝 더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원포인트 마이킹에 최소한의 스팟 마이크를 더한 것이고요.

 

국립합창단

http://www.mediafire.com/listen/i5la0ddb9otxsob/국립합창단_Track_19.wav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메인으로 설치되어있는 DPA 4006 데카트리를 메인으로

앰비언스용으로 DPA 4006 AB 페어가 관객석으로 마이크 방향이 향하고 있고

거의 모든 악기 파트마다 스팟마이크가 설치되어있는 세팅입니다.

 

합창에도 4개의 마이크가 사용이 되었고

녹음후 각 마이크의 밸런스와 거기에 리버브를 더해서 믹싱을 하였습니다.

 

두음원을 비교해서 들어보시니 어떠한 차이가 있으신지요?

 

아무래도 멀티 마이크쪽이 각 악기들의 음량을 후반작업에서 섬세하게 콘트롤할 수 있어서 지휘자나 아티스트들을 이부분을 더 선호합니다.

연주때 미처 체크하지 못한 밸런스를 후반작업을 통해서 원하는대로 조정을 할 수 있으니까요.

 

반면에 원포인트로 녹음한 음악은 그것이 불가능하지요

부분적으로 첼로의 음량을 올리거나. 음색을 조정한다던가.  비올라의 음정이 좋지 않은 부분을 볼륨을 좀 내린다던가 하는 등의 수정작업이 어렵습니다.

이러한 완벽한 프로덕션을 위한 불편함을 감수하고라도 원포인트 위주의 세팅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큰 차이점은 원포인트 레코딩은 제가 클래식 녹음에서 추구하는 "음악이 탄생하는 현장 분위기의 재현"이 자연스럽게 됩니다.

반면에 멀티마이크는 악기와 마이크와의 거리가 가까운 스팟마이크를 많이 사용해서 믹싱하기 때문에 공간의 분위기가 잘 표현이 되지 않지요.

녹음되는 곳이 성당이면 돌에서 나오는 반사음 특유의 잔향.

그리고 나무로 이루어진 콘서트홀이라면 고역대의 잔향이 롤오프되어있지만 풍성하고 깊은 느낌

이러한 부분들이 저는 녹음에서 충분히 표현이 되었으면 합니다. 비록 그곳의 음향상태가 그리 좋지 않더라도 말이지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깊이감"

이부분이 원포인트와 멀티마이크의 가장 결정적인 차이라 할 수 있을 것 입니다.

 

위 음원을 들어보시면 오케스트라 뒤에 합창단이 있다는것이 확실하게 깊이감(거리감)이 표현이 되는 것을 들으실 수 있을거에요

그리고 오케스트라 역시 각 악기의 앞과 뒤가 표현이 되고 있지요

하지만 멀티마이크를 사용한쪽은 합창단이 상당히 가깝게(!) 들립니다.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사이의 존재하는 거리감이 제대로 표현이 되지 않는 것이지요.

오케스트라 각 악기들 역시 바이올린에서 목관에 이르기까지의 깊이감이 잘 들어나지 않는 부분이 멀티마이크 녹음에 아쉬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멀티마이크로 녹음한 음악은 소리들이 다 앞으로 확실하게 나와주기때문에 사람에 따라서는 이 소리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분명 많이 있고

후반작업에서 밸런스나 그밖의 편집이 필요한 현대의 클래식 음악 프로덕션에서는 당연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과거 아르모니아 문디 레코딩을 담당했던 뮤지카 님버스의 프로듀서 엔지니어가 원포인트 레코딩을 주로 하는 얄룽레코드 밥 아티야에게 (http://www.yarlungrecords.com/sound.html)

 

"당신은 아티스트를 힘들게 하는 타입의 엔지니어이군요" 라고 약간의 비아냥 거리며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원포인트 레코딩에서 좋은 밸런스와 음색을 얻으려면 마이크의 적절한 위치를 잡는데도 많은 시간이 걸리고

그 이후에도 아티스트들의 위치가 그대로  녹음이 되기 때문에 아티스트들이 수시로 위치를 바꾸어야 하는 경우도 많은 반면- 사실 연주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운드때문에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면 이역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지요. -

멀티마이킹에서는 훨씬 수월하게 리허설부터 바로 녹음을 할 수 있으니까요.

물론 멀티마이킹에서도 메인 마이크의 포지션이 무척 중요하고 대부분의 멀티마이킹 녹음에서도 거의 절반이상의 사운드는 메인마이크로 이루어 지게 됩니다만

순수한 원포인트만이 지니고 있는 원근감의 매력은 무시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늘 녹음을 한후 모니터 CD를 만들어서 집에서 아내와 함께 듣는데 아내는 이번 멀티마이킹 쪽이 오케스트라의 사운드가 힘차고 좋은 것 같다. 라고 이야기를 하기도 하는데요.

아무래도 원포인트 레코딩은 콘트라베이스나 첼로등이 거리감있게 들리는 반면 멀티마이킹은 앞에서 박진감 넘치게 들리기도 하니까요

어떤것이 좋은지는 듣는 사람에게 맞겨야 하겠지요?

 

전 지금은 원포인트가 좋습니다.  여기서 정말 아주 살짝 스팟마이크를 더한소리

스피커 바깥으로도 녹음한 장소의 공기감이 "사운드 스테이지"로 형성되는 것, 저는 이 소리를 참 좋고 더 찾고 싶습니다.^^

 

 

관련자료

유니007님의 댓글

잘 들었습니다.
국립합창단의 소리가 좀 더 깨끗하고 깔끔한 느낌이긴 합니다.
정동교회는 공간감이 좀 더 깊게 표현되는 것 같은데, 저역이 국립합창단에 비해 많기 때문에 저역의 양을 비슷하게 해서 들어 보면 더 확실한 비교가 될 것 같네요..

운영자님의 댓글의 댓글

아..역시 멀티마이킹쪽이 많은 분들에게는 듣기가 좋은가 봅니다.

내년부터는 저도 좀더 다른 시각으로 작업들을 해보아야 겠습니다!

의견 정말 감사합니다.

유니007님의 댓글의 댓글

공간의 차이도 있지 않을까요?
마이크간 Leakage 같은, 멀티마이크가 가지는 약점도 분명 있을 텐데요..
동일한 공간에서 동일한 연주를 싱글과 멀티 마이크로 잡아서 비교해 봐야 변수를 줄일 수 있고 정확한 비교가 되지 않을까요?

운영자님의 댓글의 댓글

네 맞습니다.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이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같이 아주 큰 공연장의 경우

멀티마이크를 사용했을때 서로 간섭음이 훨씬 더 자연스럽게 들어옵니다.

아무래도 작은 공간에서는 멀티마이크를 사용했을때. 간섭음이 지나치게 가깝게 들어오는 경우도 있지요.

그래서 공간이 큰 곳에서는 스팟마이크를 조금 멀게

공간이 작은곳에서는 스팟마이크를 상당히 가깝게 설치하는 것을 저는 좋아합니다.


그런데 동일한 공간에서 원포인트로만 할때와.

멀티로 할때가, 메인 마이크의 포지션이 달라서. 말씀하신 비교가 가능할런지 모르겠습니다^^

Celibidache님의 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가상악기의 스팟마이크나 앰비언스마이크 시뮬레이션을 말씀하신 원포인트마이킹에 스팟포인트정도의 아이디어처럼 믹싱을 해봐야겠네요

운영자님의 댓글의 댓글

아.. 가상악기에서도 충분히 재미있게 믹싱해볼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때론 앰비언스에 컴프레서를 강하게 걸어서 소리를 앞으로 나오게 해봐도 무척 재미있는 사운드가 될때도 많은 것 같습니다!
  • RSS
전체 324건 / 7페이지

+ 뉴스


+ 최근글


+ 새댓글


통계


  • 현재 접속자 255(1) 명
  • 오늘 방문자 3,929 명
  • 어제 방문자 4,957 명
  • 최대 방문자 15,631 명
  • 전체 방문자 12,661,048 명
  • 오늘 가입자 0 명
  • 어제 가입자 1 명
  • 전체 회원수 37,533 명
  • 전체 게시물 247,727 개
  • 전체 댓글수 193,360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