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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의 선택 - 뵈젠도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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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통의동 오디오가이스튜디오의 피아노,

 

지난 스튜디오에서 함부르크 스타인웨이 D 피아노를 구입하고 60-70대나 되어야 가지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던 피아노를 가질 수 있게 되어 정말 행복했습니다.

 

스타인웨이피아노. 오디오가이에서 녹음하는 프로젝트에서 가장 많이 사용이 되는 피아노이기도 하고(국내의 공연장은 거의 모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스타인웨이 D가 있으니까요) 

 

너무나 좋은,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피아노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러 녹음작업들을 많이 해보면,. 

 

특히 합창. 그리고 성악의 반주에 스타인웨이 D 가 자주 사용이 됩니다.

 

이때마다 저는 늘 어색함을 느낍니다.

 

음량적으로 밸런스가 잘 맞지 않지요. 스타인웨이는 지나치게 소리가 크고 게다가 강렬하면서도 화려하고. 

 

수십명이 부르더라도 섬세한 합창의 아주 작은 피아니시모는 피아노의 피아니시모에 비해서 훨씬 더 작으며.

 

피아노의 반사판을 모두 연 상태에서의 포르테는 어떤 성악가의 음성보다도. 그리고 어지간한 합창단의 포르테 보다도 큰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아노 뚜껑을 조금만 열어놓고 연주를 하는 것이 국내 합창 그리고 성악계에서는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림에서 소리를 모아서 반사판으로 보내서 소리를 폭팔적으로 외부로 내보는 스타인웨이의 특성상 반사판을 닫으면 정말 평범한 소리가 되어버리고 맙니다.(차라리 아예 떼는 편이 더 좋습니다.)

 

 

하지만 스타인웨이의 진정한 소리는 독주 그리고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협주에서 빛을 발하지요. 

 

이경우 정말 너무 좋습니다.

 

아참..실내악의 경우도 저는 스타인웨이의 소리가 너무 크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지금처럼 클래식 음악계에서 수많은 유럽의 피아노회사가 문을 닫고 스타인웨이가 성공한 첫번째의 이유는 많은 분들의 예상과는 달리 "음색"이 아닌 "음량"이었습니다.

 

스타인웨이는 다른 그랜드 피아노에 비해서 강한 장력을 버틸수 있는 림으로 더 큰소리를 모아서 타 피아노들에 비해서 현격하게 큰 음량을 낼 수 있었고.

 

그때까지만 해도 목재재질을 많이 사용하던 프랑스의 에라르나 플레엘 같은 피아노는 자취를 감추어 버리게 됩니다.

 

클래식 음악은 과거에 작은 집안의 살롱이나 궁전등에서보다 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선을 보이게 되었으니까요.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경우는 역시 "음량"이 중요한 요건이었습니다.

 

이렇게 스타인웨이는 전세계 피아노의 시장을 평정하게 되었고. 수 많은 공연장과 아티스트들은 스타인웨이를 주로 연주하게 되었지요(물론 팝음악 계에서는 야마하 C7도 빠질수는 없습니다)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수많은 피아노가 들어가는 녹음은 사실은 독주나 협주곡보다는 반주로 사용이 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실제로 오디오가이에서 진행하는 레코딩작업에서 피아노 독주나 협주보다는 반주의 역할이 압도적으로 높지요.

 

이러한 상황에서 꼭 계속해서 스타인웨이를 고집해야 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후로 여러 피아노들을 찾아보았습니다.

 

그중에 최종적으로 선택한것이 오스트리아 빈에서 만들어는 뵈젠도르퍼. 

 

피아노 제작회사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지만 연주자가 아니라면 사실 실제로 제대로 소리를 많이 들어본경우는 무척 드믄 악기이기도 하지요.

 

 

모든 피아노 제작회사들마다 각자 고유의 음색과 개성이 있지요.

 

뵈젠도르퍼는 임페리얼 그랜드 290 으로 인해서 무언인가 소리가 묵직하고 풍부하고. 

 

게다가 오디오가이 스튜디오의 뵈젠도르퍼는 92건반. 임페리얼 그랜드는 97건반으로 저역의 건반수가 더 많습니다.(일반적인 피아노는 모두 88건반) 

 

이렇게 저역의 현이 확장되어있는 뵈젠도르퍼 몇몇 모델의 특징때문에 사람들은 막연히 뵈젠도르퍼 피아노는 저음이 묵직하다. 풍부하다. 라고 생각을 하고, 소리를 들어보기 전에도 대부분 그러한 이미지들을 지니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오디오가이 스튜디오의 뵈젠도르퍼 피아노의 저음건반. 추가 4개중 흰건반 2개가 연주자들이 헷갈리지 않게 검정색으로 되어있습니다. 

 

저음에 현이 더 있으므로 인해서 피아노의 모습이 스타인웨이의 날렵한 모습에 비해서 저음쪽 현의 모양, 궁둥이가 조금은 펑퍼짐한 듯한 모습을 지니고 있지요. 

 

하지만 단지 이부분 때문이었다면 저는 뵈젠도르퍼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스타인웨이와는 완전히 대극에 있는 설계구조. 

 

피아노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림"을 스타인웨이는 최대한 현의 강한 장력을 잘 받출수 있고 소리를 모아서 크고 선명한 음량으로 확장해서 반사판으로 내보내는 구조(풀사이즈 피아노에서 스타인웨이만이 림을 붙이지 않고 만들고 있고. 다른 피아노들은 붙여서 만듭니다.) 에 비해

 

뵈젠도르퍼는 완전히 반대에. 

 

글쎄 피아노의 림안에 바이올린처럼 울림판이 들어있는 것입니다.

 

피아노의 림안이 중간중간 비어있고. 림에서 소리를 최대한 모아서 반사판으로 보내는것이 아닌

 

피아노의 림이 마치 현악기처럼 울림통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스타인웨이에 비해서 강렬한 어택은 확실히 덜하지만. 페달을 밝지 않아도 정말 한없이 길게 울리는 그 여운,.

 

그 소리에 반해 뵈젠도르퍼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오디오가이 뵈젠도르퍼의 내부.

 

 

많은 사람들의 선입견과는 달리 뵈젠도르퍼는 소리가 저음이 풍부하기 보다는 "울림이 풍부하다" 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낮은 저음도 스타인웨이는 확실히 더 빠른 저음을 들려주는것에 비해. 뵈젠도르퍼는 저음에서도 피아노 내부에서의 은은한 울림을 동반한 고급스러움이 있습니다.

 

때로는 이것이 너무 평범하게 들리기도 하지요. 

 

지금의 많은 사람들은 글도 짧게. 대화도 짧게. 음악과 소리도 짧게 듣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소리의 시작만 듣고 판단하지. 

 

소리가 사라지는 그 긴 시간과 여운까지 즐기는 사람은 많지 않으니까요.

 

 

 

작년엔가 제작년에 ECM에서 발매되었던 정명훈 선생님의 피아노 솔로 음반을 듣고. 

 

처음에는 어..소리가 왜이러지..하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은 차갑고 날카로운 ECM 특유의 청명하고 서늘함이 느껴지는 소리와는 다른. 

 

너무 피아노 소리가 뭉뚝하고 답답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내지에서 레코딩 엔지니어의 이름을 확인해보니 최근 ECM 음반의 녹음을 많이 하는 스테파노 아메리오(이탈리아)가 아닌. 

 

제가 피아노 녹음에 있어서 만큼은 세계 제일이라고 생각하는 독일 에밀베르리너 스튜디오의 라이너 마리아르 였습니다

 

전 이사람이 녹음한 윤디리의 리스트 음반을 듣고.

 

와..세상에 피아노라는 악기를 이토록 생생하게도 녹음을 할 수 있는 것이구나..하고 굉장한 충격을 받았었는데요.

 

 

이 음반을 조금 시간이 지나서 차분히 들어보니. 

 

스타인웨이가 아닌 뵈젠도르퍼의 소리였습니다.

 

소리의 첫음은 스타인웨이처럼 강하지 않지만 뒤로 사라지는 여음이 조금씩 밀려들어오는 것을 들을 수 있었지요(그래도 라이너 마리아르의 녹음치고는 아쉽긴합니다.) 

 

 

음악,. 그리고 소리의 첫음이 리듬이라면. 

 

소리가 사라지는 것은 바로 감정을 가장 많이 포함하고 있는 순간이라 할 수있지요. 

 

 

뵈젠도르퍼는 제가 생각하는 소리가 사라지는 이 감정. 이 매혹적입니다.

 

생각보다 고역의 소리는 금속성의 소리가 적어서 그렇지 그렇게 어둡지 않습니다(스타인웨이는 내부에 고역쪽에 금속적인 광채(컬러)를 더하기 위해 작은 종 같은것이 들어있지요.

 

피아노라는 악기의 소리를 너무 강하게 우리의 귀로 들으라고 강요하지 않는.

 

은은한 울림과 매력의 뵈젠도르퍼 피아노의 소리가 저는 참 좋습니다.

 

특히나 성악반주에 가수 뒤를 감싸주는 음색과 트리오에서도 함께하는 바이올린과 첼로의 음색까지 더 돋보이게 만들어 줍니다.

 

스타인웨이에서는 아주 연주와 앙상블이 좋은 실내악팀이 아닌 이상은 각 악기가 따로 노는 경우도 상당히 많지요.

 

 

음량이 너무 크다 싶으면 반사판을 내리거나. 아예 덮어도 소리 차이가 적습니다.

 

피아노 몸체안에서 소리가 머무는 시간이 길기 때문이지요.

 

또는 피아노의 뚜껑 자체를 떼고 녹음해도 역시나 충분한 울림이 그 안에 담겨있습니다. 

 

 

지금 스튜디오에서 14시간째 피아노 솔로를 녹음하고 있는데. 그래도 귀의 피로함이 덜하네요. 

 

앞으로 이 우아하고 섬세한 피아노와 함께할 녹음들이 정말 기대가 됩니다.

 

 

오디오가이 스튜디오에서 연주하시는 피아니스트분들은 피아노에 적응하랴. 

 

울림이 너무 많은 공간에 적응하랴 고생을 하시겠습니다만.

 

아름다운 소리가 들려주는 결과가 아티스트. 프로듀서. 엔지니어. 모두의 마음을 행복하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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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영e님의 댓글

라이브 엔지니어인 저에게는 생소한 브랜드이네요^^
글에서 영자님이  늘 노력하시는 모습을 한편으로는 배우면서 반성도 같이 하게 되네요 ^^
저도 소리한번 들어보고 싶네요ㅎㅎ 늘 좋은 활동 좋은 앨범 기대하고 응원하겠습니다 ^^

운영자님의 댓글의 댓글

네 국내에는 참 생소한 피아노이기도 합니다.

피아노 소리와 녹음이 참으로 재미있으니 이래저래 많은 연구들을 하게되는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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