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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하 디지털 믹서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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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있어서 레코딩엔지니어를 하면서 많은 영향을 준 기기중에 하나가 있다면 바로 야마하의 디지털 믹서였습니다.


글을 쓰기위해서 구글링을 해보니 무엇인가 사정이 있겠지만 제가 기억하던 추억의 사진들이 모두 지금은 사라져 검색이 되지 않아 아쉽네요.


제가 레코딩 스튜디오에 어시스트 엔지니어로 근무를 할때는 아날로그 멀티트랙 레코딩은 더이상 사용하지 않고(하지만 스튜더 A827은 있었습니다) SONY 3348 이라는 16비트 48Khz의 거대한 멀티트랙 레코더와 SSL 4000G 시리즈 콘솔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이후부터 제 핸드폰 번호와 사무실의 뒷번호가 3348로 사용이 되게 되었는데요^^


그당시 국내방송국에서는 아날로그 4분의1인치 릴테입과 DAT를 병행해서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시스트 엔지니어의 주 업무중에 하나가 SSL 콘솔로 믹싱된 DAT의 소리를 스튜더 A807이나 810 등의 레코더로 복사하고 또 길이가 긴 음원은 편집하는 것이었습니다.


레코딩엔지니어를 하고 있지만 변함없이 하이파이 오디오로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당시 도이치그라모폰에서 나왔던 4D 레코딩 이라는 것에 관심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AAD나 DDD가 아닌 4D?


설명을 하면 악기(아티스트) 근처에 마이크프리앰프를 최대한 가깝게 두고 디지털로 연결해서 콘솔로 연결하고(여기까지가 2D. 이후 콘솔에서 멀티트랙으로 디지털 녹음한다음. 최종적으로 2트랙 디지털로 마스터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4D?^^)


이때 거대한 아날로그 콘솔이 아닌 디지털콘솔에 대한 동경의 시작이라 볼 수 있는데요.


바로 사진의 야마하 DMR8 입니다.


독일의 도이치그라포몬 소속의 클래식음악 엔지니어들이 DMR8을 여러 녹음에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 주문자방식의 폴리그램 아날로그 믹서들을 많이 사용하지 않았을까. (데카는 주로 NEVE 콘솔을 사용)_ 물론 그전에는 지멘스나 노이만을 사용했겠지요.


독일 엔지니어들은 왠일인지 그당시 음향제조기기 강국이었던 영국의 기기들을 잘 사용하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이러한 아날로그 세상에서 갑작스레 발견한 야마하 DMR8을 사용한 DG의 4D 레코딩은 사실 그당시 소리가 너무 깨끗하고 좋았습니다.


아날로그에서는 도저히 경험하기 어려운 신세계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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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드디어 야마하의 DMC1000이라는 그당시 정말 있어보이는 디자인의 디지털 믹서를 만나게 됩니다.(90년대 초반)


도이치그라모폰에 하노버 스튜디오에 이 믹서가 설치되었다는 기사와 사진들. 또하나 제가 직접 레코딩엔지니어로써 레이블을 만들게 된 큰 계기가 된곳이 있었는데 한곳은 미국의 텔락이었고. 다른 한곳은 주로 재즈음반을 만들던 DMP 레코드의 TOM JUNG 이었습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DMP_Digital_Music_Products



톰 정의 스튜디오에 설치된 DMC1000 디지털 콘솔과 그 옆에 보이는 첼로의 팔레트라는 아날로그 이퀄라이저는 그당시 저의 꿈의 기기들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당시는 DMP 레코드의 음반이라면 모두 다 구입해서 집에있는 소박한 오디오로 들어보는 것을 좋아했는데요. 다른 음반에서 들어보지 못한 훨씬 더 생생하고 살아있는 느낌의 음반들은 지금다시 들어보아도 사운드가 정말 훌륭합니다.


특히 최근의 음반들처럼 지나치게 높은 볼륨으로 마스터링이 되어있지 않아서 볼륨을 키우고 들으면 정말 좋습니다.


그당시 저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멋진 사진들이 아마도 야마하와의 관계때문인지 지금은 모두 사라져 다시찾을 수 없다는 것이 무척 아쉽네요(DMP에서 SONY와 함께 미국에서 가장 먼저 SACD를 출시하고 PCM 에서 DSD 로 넘어가면서 그렇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이후 DMP 레코드에서 초기제작된 SACD의 그 인상적인 소리도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이당시 DMC1000은 멋진 외관만큼이나 또 엄청난 금액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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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제가 구입한 첫 디지털믹서 야마하 PRO MIX01 이라는 제품이 95년도에 출시됩니다.


과거 DMP8과 DMC1000을 동경하던 저는 이 믹서가 출시되자마자 열심히 모아서 구입하게 됩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당시의 MAKIE 의 아날로그 믹서에 비해서 소리가 인상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이때는 MAKIE에서 1604VLZ 라는 16채널 아날로그 믹서를 출시해서 저렴하고. 작고 또 놀라운 음질로 전세계적으로 센세이션 했을때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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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믹스01보다 사이즈도 커지고 한결 소리와 기능이 좋아진 야마하 O2R 디지털 콘솔(1996)


O2R은 디지털콘솔 사용방법을 배우고 또 활용하기에 보다 본격적인 제품이라 여러곳의 학교부터 이때부터 야마하의 콘솔이 레코딩스튜디오의 역사에서 O2R 부터가 라이브 현장에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야마하 디지털 콘솔의 전성기를 만들어준. 지금들어도 정말 훌륭한 콘솔이 출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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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그라모폰의 엔지니어들이 향후 독립해서 만든 에밀베르리너 스튜디오 사진.

야마하와 DG의 엔지니어들은 DM시리즈에서 다시 뭉치게 됩니다. DM2000 디지털 콘솔은 이당시 유럽의 클래식 음악 레코딩 회사들에서 사용하게 되는데 그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지요.

스웨덴의 BIS라던가. 독일의 수많은 레코딩회사들 B#뮤직부터. 트리토너스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클래식 레코딩 스튜디오에서는 야마하 DM2000 그리고 로케이션 레코딩에서는 야마하의 DM1000이라는 보다 작은 사이즈의 믹서가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노이만 마이크의 유럽전시에서도 DM1000에 연결해서 노이만 마이크들의 소리들을 들려주곤 했으니까요.

DM1000과 DM2000은 과거 O2R이나 PROMIX01에 비해서 비교할 수 없을정도로 순수하고 깨끗한 소리의 마이크프리앰프와 훨씬 더 다이나믹레인지가 향상된 AD컨버터. 그리고 정확한 모니터링이 가능한 DA 컨버터부터

다양한 MADI부터 AES.EBU등의 옵션카드까지.

이당시 DM2000의 소리에 대해서 제가 다시한번 생각하게된 경험이 하나있었는데요.

오디오가이 사이트(audioguy.co.kr) 의 부산에 있는 한 분의 스튜디오에서 DM2000의 소리를 듣는데 그당시 생소한 MLAN이라는 방식의 옵션카드를 통해서 컴퓨터와 연결해서 소리를 들어보았는데. 그 소리가 너무 좋아서 속으로 많이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부터 LAN을 통한 음향신호 전송에 대해서 큰 인상을 받고 이후 AES67 방식의 라베나 방식의 전송을 적극적으로 오디오가이 스튜디오에서 도입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가끔 중고장터에서 깨끗한 상태의 DM1000 믹서가 나오면 한대 구입해서 사용해보고 싶은 충동이 들기도 했었습니다.

야마하의 DM 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하는 디지털믹서는 오래전부터 저의 로망중에 하나였으니까요.

하지만 이후 레코딩스튜디오 프로덕션이 프로툴스 DAW를 중심으로 콘솔이 급격하게 사라지게 되면서 야마하 콘솔을 사용하는 인연은 쉽지 않게 되었습니다.

야마하 기기들이 적극적으로 사용되던 유럽의 클래식음악 레코딩씬에서도 RME MICSTASY의 출현 이후로 많은 회사들이 야마하 콘솔은 믹싱용도와 모니터링 정도로만 남겨둔채 마이크프리겸 AD 컨버터는 RME제품으로 교체하게 됩니다.

위에 언급한 대표적인 클래식음악 녹음회사들 모두 RME 의 기기를 지금도 메인으로 사용하고 있고 저희회사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RME 믹스타시 3대 XTC 4대부터 UFX+ 3대와 그밖에 등등등..

어떻게 보면 RME의 소리는 야마하와도 상당히 공통점이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후 야마하 디지털 콘솔은 레코딩스튜디오보다는 라이브현장(PA)에서 메인으로 확장되기 시작합니다.

야마하 입장에서는 좋은 판단이었고 꾸준하게 야마하의 디지털콘솔 제작 노하우가 사라지지 않고 전통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부분이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작년 심쿵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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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팩트 디지털 믹싱 콘솔 DM3 시리즈는 다양한 환경에 맞는 다재다능한 성능과 이동성을 갖추고 있어 우수한 사운드 퀄리티, 빠르고 손쉬운 셋업과 운용 그리고 프로페셔널급의 기능들을 제공합니다.
kr.yamaha.com
야마하에서 사라졌던 제게에는 잊을수 없는 단어인 야마하 DM 시리즈가 다시 나온것입니다.

물론 지금은 레코딩스튜디오보다는 공연부터 스트리밍과 설치등 보다 넓은 용도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야마하에서 다시 DM 시리즈를?

DM3 라는 이 콤팩트하고 가벼운 디지털 믹서가 출시된것을 보고. 마이크프리앰프와 AD 컨버터가 20여년전에 출시된 DM1000보다 좋다면 지금 사용하는 RME 기기들을 몽땅 다 정리하고.

회사의 스텝들 1인당 DM3 1대씩 지급해서 이 믹서를 통해서 녹음과 믹싱작업들을 진행하면 어떨까? 혼자 잠시 상상해보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아직도 컴퓨터 내부의 DAW에서 믹싱하는 소리보다 디지털 믹서를 통해서 믹싱하는 소리가 제게는 더 "자연스럽게" 들리거든요.(이유는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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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3 출시이후 나온 상급의 모델 DM7.

이제는 이 콘솔을 보고 레코딩스튜디오에서 사용할 생각을 하는 사람은 아마도 전세계적으로 많지 않겠지만. 최근에 출시된 이 콘솔을 보고 저는 오디오가이 스튜디오에 설치해서 사용하고 싶어지더라구요.

클래식등 어쿠스틱 음악 레코딩에 있어서의 야마하 DM 시리즈의 오랜 협업과 저의 위에서 이야기한 개인적인 추억들.

제가 레코딩 엔지니어(음향엔지니어)라는 직업을 언제까지 하게될런지는 모르겠지만 야마하 콘솔로 이제는 25여년전의 그때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다시한번 작업해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최근에는 클래식 오케스트라와 합창의 공연실황 녹음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확성(PA)를 하는 부분도 점점 늘어나고 있고 - 아마도 오히려 녹음보다도 현장에서 공연음향을 담당하게 되는 일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고요



특히 오디오가이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이머시브사운드(공간음향) 제작에 관해서 야마하에서 AFC라는 기술을 상당히 오래전부터 개발하고 발전시키고 있기 때문에 AFC를 통해서 클래식 공연에서의 관객분들에게 새로운 소리에 대한 경험을 전달해보고 싶다. 라는 생각도 들고요.

어떻게 보면 야마하의 DM시리즈가 클래식음악 녹음게에 참 많은 영향과 변화를 주었다는 부분을 오랜 기억과 함께 생각해보았습니다.

과연 DM7을 구입하게 될것인지. 저 자신도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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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db님의 댓글

재밌는 지식을 잘 풀어주셨네요. 그런데 한가지 질문!
교회에서 음향을 잡아보니 교회 전기사정이 좋지는 않았던것으로 기억하지만 왜 유독 믹서들이 고장이 많은지 지금에와 생각해보니 궁금해집니다. 전기 때문이겠죠? 페이더 하나가 소리가 안난다든지 잔고장이 많았습니다. 대부분의 교회 소리꾼 분들은 공감하실겁니다.

붉은돼지님의 댓글의 댓글

영자님 말씀이 맞는거 같아요... 여러사람이 다루니 조심하지 않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저희 교회도 믹서 근처에서 물포함 음료수 마시지 말라고 해도 전혀 듣지 않고... 가끔씩 페이더 안되서 뜯어보면 안쪽에 쇠로된 귀걸이나 목걸이 장신구 쪼가리가 나올때도 있습니다

페이더나 노브가 먼지에도 취약한데 더스트커버도 없이 그냥 방치되는 경우도 많고... 암튼 그런거 같습니다

붉은돼지님의 댓글

저는 음향 렌탈일을 하고 있지만 조그마한 공연장에 설치되어 있던 O2R을 사용해보고 중고로 구매해 야마하 디지털 믹서에 발을 들였었죠

지금 창고에 있는 야마하 믹서들이 dm1000 두대, dm2000 한대, pm5d-ex 두대, pm1d 한대.... 거기에다 사용하지 않는 my카드들까지 야마하 구형 콘솔들의 무덤입니다. ㅎㅎ

코로나시국으로 이제 슬슬 음향 렌탈일을 접어야 하나 고민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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