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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쿠스틱 악기의 녹음 [2] 클래식 트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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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매일 같이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자그마한 연습실에서 레코딩을 하고 있습니다.

바로 오디오가이 레코드에 2번째 앨범이 될. 카운터테너의 앨범입니다.

작년 9월부터 기획을 해서. 녹음장소를 여러곳 찾아보고.

잠원동 성당을 대관해서 녹음도 해보고 하였습니다만..

이번에는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서(챔발로 악기 렌트문제. 렌트용의 챔발로는 소리가 너무 마음에 들지 않더라구요)

예종의 챔발로 연습실에서 녹음을 하게 되었습니다.

크기는 약 3평정도로. 안에 챔발로가 2대 들어있고. 콘트라 베이스도 서너대 들어있고.

거기서 챔발로. 첼로(바로크첼로), 카운터 테너. 이렇게 트리오 녹음을 하였습니다.


연습실의 음향은 보통 음대 연습실이 다 그렇듯이. 벽면은 타공판으로 되어있고. 상당히 데드한 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나중에 믹싱을 거의 하지 않는 원포인트 녹음을 좋아하는 제 취향과는 조금 다른.

모두 클로즈 마이킹으로만 녹음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다행이 챔발로도 음량이 크지않고. 이번에 사용한 첼로는 바로크 첼로라.

스틸현이 아닌 거트현으로 되어있습니다.(쇠줄이 아닌 가죽줄)

그렇기 때문에 음량이 작고. 여음이 길며. 소리가 더 부드럽습니다.

카운터 테너역시 일반적인 테너나 바리톤처럼 무조건 소리 큰 사람이 장땡이다..식의 지르지 않고 음색을 곱게 뽑아내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녹음하는데 큰 어려움을 없었습니다만.

그래도 역시 3평 정도의 작은 공간이 아주 꽉 차서(거기에 장비들과 엔지니어도 있으니까요)

첼리스트의 오른 팔꿈치가 자꾸 챔발로 마이크 스탠드에 닿을 정도로 협소한 공간이었습니다.

넓은 공간에서도 그렇지만.

작은 공간에서 한번에 여러악기를 녹음할때. 가장 고심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요?

(클래식이니 반주만 먼저 만들어 놓고 더빙할 수도 없지요)

..

그렇습니다. 역시 문제는 간섭음 이겠지요.


이번 칼럼의 주제는 바로 이 "간섭음"에 관한 내용입니다.

아..이렇게 칼럼의 서론을 길게 써본것은 또 처음인듯 하군요.



많은 엔지니어들이 이 간섭음에 관한 일종의 두려움을 지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간섭음은 소리를 탁하게 만드는 주범이다.?

혹은 간섭음이 많으면 믹싱때 원하는 소리를 만들기가 어렵다.?

등의 간섭음에 대한 많이 좋지 않은 이야기가 자주 들려옵니다만..


그래서  많은 엔지니어들이. 과감한 시도를 하지 않는 다는 것이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간섭음 문제로 연주자들을 각방에 떼어놓거나.

아니면 더빙을 종용하는 사태가 아주 자주 있습니다만.

이러한 녹음의 편의성(?) -이것이 과연 편의성 인가는 좀더 두고 볼 문제입니다.- 때문에

연주자들이 녹음하면서 서로 아이콘택트와 호흡을 통한. 음악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처음 녹음 세팅할때 연주자들이 들어옵니다.

모 아티스트 : "저기 어디서 연주하죠?"

오디오가이 영자 : 네. 여러분들이 가장 연주하기 편하신 위치에서 하시면 됩니다.

항상 영자는 이러한 반복된 영자카세트 테이프를 들려줍니다.

그런데 항상 연주자들이 위치를 잡은 후에는 제 마음에 들게 미세하게 위치 조정을 하기도 합니다만..^^


우선 중요한 것중에 하나는 녹음때문에. 연주자들이 연주하기 불편한 상태로 만드는 것은 반드시 지양해야 한 다는 것입니다.

음향은. 우선 음악이 최상의 상태로 들려오면. 그것을 바로 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음향때문에. 음악이 최상의 상태가 되지 못한다면. 그것은 아주 커다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영자가 처음 이 간섭음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과거 어떠한 칼럼에서 알슈미트 이야기에서도 나왔겠지만..


여기서 잠시 알슈미트 이야기로 삼천포로 다녀오겠습니다.

영자는 물론이고 정말 많은 엔지니어들이 존경하는 사람으로 알슈미트를 손꼽는 사람이 정말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아주 이상한 현상들을 보고 있습니다.

요즘 음향을 공부하는 사람들 중에서 알슈미트를 아는 사람이 100명에 한명도 되지 않는 것 같더라구요.

알슈미트가 힙합이나 댄스뮤직을 작업을 하지 않아서 그런가 했더니..

요즘 음향을 공부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외국 음향엔지니어에 대해서 동경이라던가.. 아니면 관심이 별로 없는 듯 하더군요.

영자는 과거에 알슈미트라던가. 부르스스웨디언. 밥클리어마운틴. 휴퍼잼 등.

어쩌다가 중고음반 가게 같은 곳에서 구입한 앨범에. 위 엔지니어의 이름이 있으면. 세상을 다 얻은 것 처럼 기뻐했던 시절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만..

요즘은 이러한 것들은 많이 사라져가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런데 미국도 10년전이나 지금이나. 탑 엔지니어들은 정말 거의 변화가 없는 듯 하던데..^^



다시 간섭음. 이야기로 돌아가겠습니다.

위의 삼천포 가기 전에 글 처럼. 믹스지에서(믹스지를 모르시는 분. 혹은 한번도 보시지 않은 분들도 요즘은 대부분이더라구요.ㅜ.ㅜ..) 알슈미트 인터뷰를 보았습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도 변함없이.

어쿠스틱 악기 녹음에 관해서는 세계 최고의 엔지니어인 알슈미트의 어쿠스틱 악기 녹음에 관한 간섭음의 이야기가 저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알슈미트 : 간섭음을 너무 두려워하거나 싫어하지 말라.

원음이 좋으면 간섭음도 좋으며. 그리고 좋은 마이크로 녹음을 하면. 간섭음의 퀄리티 역시 높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될 수 없다.


이전까지 영자는 간섭음은 아예 신경을 딱. 끉고.

필요없는 것. 귀찮은 것.. 으로 규정하고 있다가.

좋은 마이크로 녹음을 하면 간섭음의 퀄리티도 높다는 것에. 깜짝 놀랐습니다.

여기서 알슈미트는 M149를 지칭하며 이야기를 했었습니다만..(M149는 개인적으로 사용하기가 불편할만큼 감도가 너무 높다고 생각됩니다)


그 이후로 간섭음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생기기는 하였지만.

역시나 녹음이나 믹스에 있어서. 간섭음은 최대한 배재하는 것을 기본으로 작업 하던 때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 됩니다.


지난번 재즈 트리오 녹음도 그렇고. 이번 클래식 녹음도 그렇고.

이러한 어쿠스틱 악기 녹음에 있어서.

"간섭음"이란. 그 동안 내가 잊고 있던 중요한 소리의 핵심이라는 것을 요즘 들어서 느끼고 있습니다.

이번 클래식 녹음도 그렇습니다만.

마이크가 좋아서 그런지^^

간섭음의 소리가 너무나도 자연스럽습니다.

첼로 마이크에 챔발로 소리가 아주 많이 들어갑니다만.

작은 공간이지만. 딱 챔발로에 모노 리버브가 걸린 소리가 첼로 마이크에서 납니다.

모노 리버브 소리인 이유는. 첼로 마이크는 하나이니까요.


자..그럼 여기서 바로 이번 칼럼의 핵심을 바로 도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첼로마이크의 챔발로 소리가 자연스럽고.

게다가 공간이 협소하고 데드한 곳인데도 불구하고. 리버브같은 공간감 있는 소리가 들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마이크들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on axis 특성에만 집중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on axis : 마이크의 근접. 그리고 정면에서의 주파수특성)

하지만 마이크에는 on axis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off axis의 음색과 특성도 존재합니다.

많은 엔지니어들이 off axis 에는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주 많은 마이크 제조회사들에서는 on & off axis 특성 그래프를 항상 함께 보여주고 있습니다.

별로 대단치도 않고 중요하지도 않은 것을 마이크 제조회사에서는 번거롭게 항상 그렇게 표기를 하는 것이 일까요?

항상 보던 한개의 원에서. 이제는 그 옆에 있는 다른 원. 혹은 원 안의 울퉁불퉁한 그래프들에도 관심을 가져 보시기 바랍니다.(이 문구가 이해가 되시지 않는 분들은 마이크 사이트들에서 그림들을 많이 보시다 보면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실 것입니다.^^)


그럼 다시. 같은 문장을 사용해서.

첼로마이크의 챔발로 소리가 자연스럽고.

게다가 공간이 협소하고 데드한 곳인데도 불구하고. 리버브같은 공간감 있는 소리가 들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정답은 바로 첼로마이크의 of axis 된 소리가 챔발로의 리버브 같은 소리를 들려주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우리가 그토록 두려워 하는 "간섭음"이.

어쿠스틱 악기 녹음에 있어서 중요한 공간감과 함께. 가장 잃어버려서는 안되는 "생명력"을 부여한다고 믿습니다.


잘 들어보십시오.

어쿠스틱 악기들을 클로즈로 솔로로 녹음을 해보면.

무언가 소리가 어색합니다.

왠지 답답하고. 생생하지 못한 소리가 납니다. 그래서 왠지 이큐로 고음도 부스트 해보지만. 그렇게 하면 소리만 얇아질 뿐. 음악성은 더 없어지고 소리도 나빠집니다.


어쿠스틱 악기 녹음을 했을 때. 왠지 실제 악기 소리를 듣는 것 과 같은 "생생함'이 부족함을 느끼신 분들은.

이제 연주자들을 부스에서 다 나오라고 하시고.

그리고 연주자 머리위에 무겁게 씌어져 있는 헤드폰은 벗어던지고(더빙할 필요가 줄어들테니까요)

부스든. 콘트롤 룸이든. 연습실이든. 강당이든. 교실로 모두 나오라고 하십시오.

그리고 그곳에서.

실제 악기를 연주하는 아티스트들의 그 "생생함'을 마이크로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간. 섭. 음" 과 함께.





덧쓰기 : 그림은 영자가 이번 레코딩에 사용한 마이크의 폴라패턴 그림입니다.(단일지향성)



이번에 사용한 마이크는 챔발로 MBHO 440(ORTF) 그리고 첼로와 카운터 테너 모두 MBHO 440 입니다.

MBHO 440은 정말 저렴함 가격에 숍스와 전혀 구분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소리를 들려주는.

손바닥이 부르트도록 박수를 쳐 주어도 아깝지 않은 마이크 입니다.



덧쓰기 2 : 리버브에 대해서도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리버브의 주파수 특성.(초고역은 거의 없고. 중저역이 리버브. 공간음.의 대부분을 차지 합니다.

이유는? 고음은 공간에서 흡음이 되기 때문에.

우리가 실제로 공간에서듣는 자연 리버브 역시. 고음이 롤 오프된 중저역 위주의 소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귀와 뇌는.

공간감을 느끼는 리버브에 대한 소리는. 고역보다는. 중저역이라고. "청각지각함수"가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이 리버브에 관한 것도 쓰기 시작하면 길어져 글이 처질 것 같으니.

리버브와 주파수 특성. 그리고 마이크의 폴라패턴등을 자세히 보시고.

거기서 근접 마이킹과 그리고 이번 칼럼 주제의 "간섭음"의 차이 등.

여러가지 새로운 발견들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분명. 오디오가이 가족분들께  유용한 부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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