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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퍼런스 사운드 [2] ECM 레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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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어쿠스틱 음악을 즐겨듣고. 어쿠스틱 음악만을 녹음하는 영자에게는.

역시 레퍼런스 음반들도 모두들 어쿠스틱음악에 한정되어 질 수 밖에 없는 듯 합니다.

그래서 팝을 좋아하시는 오디오가이 가족분들에게는 조금 죄송한 마음이 들기도 하는군요.


게다가 이번에도 또 "독일 사운드" 인가?

영자는 무슨 독일 추종자인가 하실런지는 모르겠지만.


클래식음악과 마이크로폰의 나라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역시 어쿠스틱음악 녹음에 있어서 독일사운드는 정말 수준이 높다라는 생각을 다시한번 가지게 만듭니다.


잠시 잡담입니다만. 보통 저는 12시전에는 거의 항상 자는 편인데.

오늘은 새벽2시가 넘도록 잠을 청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2가지의 설레임때문인데.

하나는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오디오가이 레이블의 2번째 작품을 내일 공장에서 받기 때문입니다.

이번 앨범은 피아노와 타악기 듀오로 된 음반인데.

클래식과 재즈. 그리고 현대음악의 경계에 있는 아주 독특한 음악입니다.


음악도 신선하며 개성적이고. 무엇보다도 제게는 아주 멋있게 들립니다.

녹음된 상태도 지금까지 영자가 작업한 모든 앨범중에 가장 만족도가 높습니다.

피아노도 영창 그랜드 피아노로 녹음이 되었는 데.

피아노가 영창이라서 음악의 분위기가 해치는 등의 부분은 없습니다.

하지만 스타인웨이였다면 좀더 좋았겠지요.^^



또 하나의 설레임은 지금 듣고 있는 한 음반때문입니다.

작년 하이파이 오디오페어에 가서 수입처인 C&L에서 싸게 팔길래.

직원분에게 하나 추천을 해 달라고 해서 구입한 음반으로.

구입하고 나서는 음악이 너무 난해하고 어려운 듯 해서 거의 듣지 않다가.

오늘 다시 들어보니.

젠장.. 잠을 청할 수가 없게 만드는군요.


영자가 닮고 싶어하는 독일의 ECM 이라는 레이블에서 나온 음반으로.

이 음반을 들으면서 드는 생각입니다만.

ECM에서 제작한 음반들은 음악적으로나 음향적으로나 정말 모든 앨범에서 완성도가 높습니다.

사실 완성도가 들쭉날쭉한 것이 대부분의 음반제작으로.

수백개의 타이틀 모두에서 이렇게나 높은 수준을 유지한 다는 것을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게다가 이 레이블의 사장이자 프로듀서인 만프레드 아이허는.

엔지니어가 누구든 간에. ECM 특유의 독창적인 사운드를 들려줍니다.(대부분 독일엔지니어. 하지만 수석엔지니어는 얀 에릭 콩사욱 이라는 노르웨이 사람입니다.)

ECM은 전반적으로 리버브가 상당히 길고.

소리가 아주 내추럴합니다.

이큐로 고역을 올리는 등의 느낌은 ECM의 모든 음반들에서 전혀 찾아볼 수 없으며.

컴프레션 감 역시 거의 느낄 수 없습니다.

녹음되는 현장 사진을 보니 숍스의 마이크들을 주로 사용하는 것 같더군요.


전반적을 좌우의 펼침과 깊이감이 깊은. 그러면서도 투명함을 잃어버리지 않는.

정말 매혹적인 사운드를 만들어 주는 레이블입니다.

이 레이블이 녹음 사운드를 얼마나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지를 알 수 있는 일례로.

사운드의 확고한 철학을 옅볼 수 있는 ECM레이블의 캐치프레이드에서 알 수 있습니다.


"ECM = 침묵 다음으로 아름다운 소리"


그래서 많은 ECM의 앨범들은 앨범 시작이 1번트랙이 10초정도 지나고 천천히 나오는 경우도 많으며.

곡 사이의 간격도 상당히 긴 편입니다.

레이블의 사장이나 프로듀서인 만프레드 아이허는.

"침묵"이야 말로 가장 아름다운 소리 라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참고로 ECM 레이블의 수석엔지니어인 얀 에릭 콩사욱은 엔지니어 하기 전에 베를린필하모닉의 첼리스트였고.

얼마전에 ECM레이블로 어쿠스틱 기타 음반(클래식이 아닌 재즈로..)를 본인이 직접 연주하고 작곡해서 발표했는 데.

역시나 음악적인 수준도 높더군요. 소리야 말할 것이 있겠습니까만은...

만프레드 아이허도 베를린필인가..정확치는 않습니다만 과거에 연주자 였다고 들은 것 같습니다만..


이들 음악인 출신 프로듀서와 엔지니어가 만들어는 내는 사운드는.

라디오에서 모르는 음악의 몇소절만 들어도.

'아.. 저것은 ECM에서 나온 음반이구나.."라고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을 정도로.

그들은 자신들만의 사운드를 철저하게 "브랜드화"시키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자꾸 여담으로만 흘러갑니다만. ECM 앨범의 커버는 가히 최고수준의 현대미술 작품들을 보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LP 시절에.

국내에 한 음반사에서 ECM사의 LP를 라이센스화. 시키고 싶다고 ECM에 이야기를 했었는데.

ECM에서는 그때까지는 한국의 LP 인쇄기술이 부족해서. 자신들의 커버는 꼭 자신들이 직접 감리. 인쇄해야. 퀄리티를 유지할 수 있다며.

라이센스를 주지 않았다는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이 음반을 들으며 잠을 청하지 못하는 것은.

역시 피아노 소리에 의한 영향이 큽니다.

개인적으로 바이올린이나 첼로등의 현악기 보다는 피아노가 좋은 녹음을 하기가 훨씬 더 어렵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앨범을 들으면서. 영자가 얼마전에 녹음한 피아노 소리를 들어보면.

확실히 영자는 피아노의 마이킹을 너무 가깝게 한 소리가 나며.

ECM의 피아노 소리는 보다 자연스럽고.

보다 투명하며. 게다가 무척이나 아름답습니다.

마이크가 피아노의 해머와는 멀지감치 떨어져 있는 듯 한 소리로.

고음역의 투명함은 정말 대단합니다.

이러한 투명한 소리를 이큐가 아닌. 마이크와 믹싱만으로 만들어 내는.

ECM의 사운드는.

음향 엔지니어를 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 관심있게 들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물론 과거. 지금처럼 ECM레이블의 위상이 높지 않을 때에는.

국내의 한 평론가는.

"ECM의 사운드는 잔향이 너무 길고 눅눅해서 싫다" 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어떻게 보면 이 또 한 아주 예리한 표현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ECM음반들은 대부분 잔향이 길고. 게다가 잔향 성분 역시. 악기와 인위적으로 배합될 만한 고음성분이 거의 없는. 낮은 중역대와 저음 성분만을 지닌 잔향소리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의 그 어떤 레이블에서 조차.

ECM 레이블만큼 음악과 사운드에서의 캐릭터감이 강하며.

두 존재가 이처럼 절묘하게 블랜딩 된 케이스는 정말 찾아보기가 어렵다고 생각이 듭니다.


얼핏들으면 평범한 듯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개성적이고 매혹적인 소리를 만드는 레이블.

ECM.


관련자료

cynicalbomb님의 댓글

재즈를 전공했던 사람으로서 ECM 레이블의 재즈 앨범이나 재즈 아티스트들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앨범의 커버까지.. 정말 공감이가는 글이네요 ECM의 대표적인 아티스트인 Keith Jarrett 좋지만,
ECM 사운드의 독특한 음악을 찾으시는 분이라면 Oud 연주자인 Anouar Brahem 의 앨범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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