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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쿠스틱 악기의 녹음 [3] 보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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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하던. 레코딩엔지니어를 하던.

아마도 가장 먼저 녹음을 하게 되는 것은 보컬이 아닐까 합니다.


영자도 고등학교때. 집에다가 알레시스 ADAT와 알레시스 1622믹서. 그리고 소니 DAT 와 타스캄 카세트 데크로 가끔씩 주변에 있는 친한 선배 작곡가들의 보컬 데모녹음을 방안에서 해주기도 하였었습니다.(고등학생치고 기기들이 많았지요? 정말 잠안자고 아르바이트 해서 기기들 구입했었습니다.)

그때는 노래방 마이크를 믹서에 바로 넣고. 모니터 스피커를 바로 들으면서 리버브만 살짝 주고 녹음을 하는 형식이었는데..


보컬녹음에 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는 것은 10년전 녹음실을 운영하면서.

첫 고객으로 작곡자이자 가수였던 임기훈씨와 와서 녹음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콘트롤룸과 부스의 케이블도 연결해 놓지 않은 상태에서 임기훈씨가 와서.

그냥 고등학교때 처럼. 컨트롤룸에서 마이크를 들고 부르라고 이야기 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실소를 머금을 수 밖에 없는 에피소드 이지요.


이후로 예음스튜디오에 가서 어시스트를 하면서. 프로의 보컬녹음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알게 되었습니다.

다른 많은 어시스트 엔지니어들도 느끼는 것 이었겠지만.

프로스튜디오에서 본 보컬녹음은..

"음.. 생각보다는 별것이 없군. 의외로 쉽군.."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노이만 마이크에 아멕 9098 마이크 프리앰프 그리고  튜브텍 컴프레서의 매칭으로.

10년전 국내 메이저 스튜디오에서는 거의 이 세팅으로 보컬녹음을 많이 하고 있었지요.


이 후로 프리랜서가 되어 녹음을 하면서.

보컬녹음은 왠지 피아노나 드럼의 녹음에 비해 조금은 무게가 가볍게 느껴졌습니다.

오디오가이 포럼에도 영자가 코멘트로 "보컬녹음은 의외로 간단하다."라고 이야기한 글을 보신분들이 계실 것 입니다.


하지만 요즘들어와서는 그 인상이 조금 달라지고 있는 데.

지금까지 보컬사운드가 아주 마음에 쏙 들지 않았던 것을.

너무 가수의 목소리 탓 만 했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요즘에는 오디오가이레이블의 다음 작품으로 여자 재즈 보컬앨범을 진행하고 있는 데.

반주와 보컬 녹음이 90%정도 진행된 상태입니다.


보컬에는 Microtech Gefel UM-900 을 몇번 사용하려고 시도해보았으나.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든. 못하는 사람이든 모두 그 UM-900 특유의 사운드로

보컬의 표현력이 충분히 발휘가 되지 않는 다고 생각해서

MG M940으로 바꾸어서 모든 녹음을 하였습니다.

녹음은 3일에 걸쳐서 8곡이 녹음이 되었는데.

마지막 날의 경우는 아주 깜짝 놀랄만큼 좋은 소리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아..참고로 이번 보컬녹음은 누엔도와 아포지 로제타 컨버터로 녹음하고 있습니다.


3일 모두 보컬의 소리는 아주 많이 다르게 녹음이 되었습니다.

같은 가수에 같은 스튜디오. 엔지니어. 그리고 기기들 인 데 말이지요.


마지막날에 얻은 보컬사운드를 들으면서.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 아.. 그동안 내가 너무 보컬사운드에 부지런하지 못했구나.."

"진직 저것을 생각했었더라면 내가 지금까지 녹음한 보컬 사운드가 훨씬 더 좋아졌을 텐데.."


위에도 이야기 했지만. 정말 그동안은 너무 보컬의 목소리 탓만 한 듯 합니다.

사실은 그것이 아니었는 데 말이지요..


이번 오디오가이 칼럼에 보컬녹음에 관해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은.

사실 거의 대부분의 오디오가이 가족분이라면..

"그게 뭐야.. 그것은 모두들 다 알고 있는 사실이잖아?" 라는 반응을 보일 것입니다.


물론 영자도 그 이전에 분명이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다른 악기들의 녹음에 마이킹을 여러번 바꾸어 보면서.

진작 음악에 있어 가장 중요한 보컬 녹음에서는 그러한 부지런함을 보이지 못했었던 것 같습니다.


영자는 녹음때 부지런한 엔지니어야 말고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고 굳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음스튜디오 어시스트 시절. 정도원 기사님께서도 늘.

"몸이 귀찮고 피곤해야 좋은 사운드를 얻을 수 있다" 라는 말씀을 아주 자주 하였지요.

사실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하다보면.

마음속으로는 "저것은 한번 저렇게 바꾸어 볼까?"라는 마음속의 생각을 하다가도.,

이내 "귀찮다.. 그냥 가지 뭐.,." 하는 생각을 쉽게 해버리게 됩니다.


이때는 몸이 조금 귀찮더라도 직접 가서 머릿속으로 생각한 실험과 방법들을 적용해 보아야 하는 것임에도 말이지요.



이번에 같은 보컬의 녹음에서 드라마틱한 다른 소리를 얻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것은 바로 모든 오디오가이 가족분들이 알고 있는 "마이크의 그 각도"였습니다.

대부분의 보컬녹음에 있어서.

보컬의 입술과의 거리는 15cm~30cm 정도.

마이크는 보컬의 입술의 약간 위에서 15도 정도 각도를 주는 것이 교과서적인 일반적인 보컬 녹음입니다.

하지만 영자는 그동안 마이크의 각도를 주지 않고 보컬의 입술과 일직선으로 마이크를 설치하고.

거리또한 15cm 정도로.. 가깝게 하는 방법을 선호하였습니다.

이편이 한국사람 특유의 중역에서의 피크감을 없애주고. 더 풍부하고 따듯한 소리로 녹음을 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보컬 녹음시 마다 항상 보컬들에게.. 콘트롤룸에서 큐를 누르며.

"마이크에 가까이 가면 갈 수록 더욱 더 아름다운 소리가 녹음이 됩니다." 라고 앵무새 처럼 반복해 왔습니다.

마치 오디오가이에 새로운 분께서 가입인사글을 올리시면.

"반갑습니다. 앞으로 자주 오셔서 많은 이야기 나눌 수 있으면 좋습니다."라고 항상 같은 이야기만을 하는 것 처럼 말이지요^^


이번에도 역시 이틀 동안은 같은 방법으로 녹음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보컬이 너무 부드럽고 조금은 답답하게 들리더군요.

하지만 이것이 원래 보컬의 목소리 여니..라고 생각해 그대로 두었습니다.


그리고 3일 째 녹음을 하러가는 차 안에서. 문득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보컬의 소리가 너무 부드럽고 어둡게 들리니 마이크를 조금 띄우고 각도를 한번 줘 볼까? 라는 생각을하였지요.

마치 현악기 녹음때 마이크를 높일 수록 고음이 더 잘 들어가는 것 에 착안해서 말입니다.


그리고 나서 보컬녹음에 마이크를 약간 띄우고 각도를 줘 보았습니다.

하지만 거리는 역시 15cm정도도 가까운 소리를 영자는 아주 좋아하기 때문에. 가깝게 하였고요.


녹음되는 보컬사운드를 들어보았습니다.

놀랍더군요. 낮게 깔리는 저역부터. 화려하게 뻗는 고음역까지.

딱 내가 원하고 있는.. 아니 상상했던 소리 이상의 보컬 사운드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다른 악기들의 녹음에 있어서는 마이크의 높이. 위치. 거리등에 그렇게 민감하게 세팅을 하면서도.

정작 보컬은 너무나도 대강대강 녹음해 왔던 것 입니다.

이렇게 약간의 변화로도 드라마틱한 변화와 더불어. 전체사운드의 70%이상 을 차지하는 보컬사운드의 향상으로 인한.

전체 음악의 수준이 올라가는 것 역시 그동안 잊고 지내왔던 것 입니다.


그러나 이 칼럼을 보고 여러분들 역시 보컬은 역시 마이크를 약간 띄우고. 각도를 주는 것이 제일이군.. 하는 생각을 하신다면 이 칼럼의 취지가 잘 못 전달이 된 것입니다.

영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자신만의 확립된 보컬 녹음 방법이 있더라도.

지금 녹음하고 있는 보컬 사운드가 마음에들지 않으면.

그것은 보컬 탓이나 다른 기기탓을 하지 말고. 자신 스스로가 몸을 움직여.

마이크의 위치를 다르게 바꾸어 보라고 하는 것 입니다.

그러면 정말 우연하게 혹은 운이 좋게 그동안 자신이 녹음해왔던 보컬 사운드와는 한차원 다른 소리를 녹음할 수 있게 될수 있을런지도 모릅니다.


사실 이번에 영자와 함께 작업을하고 있는 보컬은 아주 좋은 보컬입니다.

하루에 한두곡을 너끈히 소화해 내기도하고.

그제의 보컬녹음에서는 4곡이나 하루에 하였습니다.


이번것은 영자가 프로듀서를 함께 겸하고 있는 것 입니다만.

영자는 좋은 가수들의 경우는 녹음시 처음과 그 다음것 이상의 것은 100번을 불러도 다시 나오기 어렵다.. 라는 생각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보컬녹음을 아주 빠르게 진행하는 편입니다.

이번에 느낀 사실입니다만.

역시 엔지니어는 좋은 보컬들과 녹음작업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할 듯 합니다.

이렇게 미묘한 마이크의 변화로도 드라마틱한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것은 훌륭한 보컬들의 녹음에 해당합니다.

기본이 되어 있지 않은 가수들의 녹음에서는 어떠한 마이크나 마이크 테크닉도효력을 발휘가기가 어려울 수 가 있지요..

...

네... 그렇습니다.  보컬이 좋아야 합니다.

....


....


영자의 의견에 동감하십니까?

그렇다면 이번 칼럼에서 영자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은 것입니다.


이제는 좋지 않은 보컬 사운드에 있어서.

가수의 탓 만 하는 것은 정말 버려야 합니다.


노래를 잘 하든 잘 하지 못하든.

항상 같은 방법의 보컬녹음에서 탈피해서.

조금 귀찮더라도 자신의 몸을 움직여서 세팅을 바꾸어 보고.

또 마이크를 바꾸어 보십시오.


좋은 사운드를 만들고 싶다. 라는 마음속의 욕망은.

이렇게 몸을 움직여야만 현실로 이룰 수 있는 것 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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