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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쿠스틱 악기의 녹음 [4] 피아노와 성악(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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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4일에 걸쳐서 광화문에 있는 금호아트홀에서 피아노반주에 성악(카운터 테너)앨범을 녹음하였습니다.

금호아트홀은 국내에 있는 클래식 전문 공연장 중에서 가장 좋은 레코딩 기자재들을 보유하고 있는 곳으로.(영자가 설계와 시공을 하였습니다.^^)

게다가 전문 레코딩 엔지니어분이 함께 녹음 세션에 큰 도움을 주셔서 무엇보다도 편하게 작업을 할 수 있는 좋은 곳입니다.


이번 레코딩은 오디오가이 레이블의 신보 발매 예정작으로.

피아노 반주의 성악녹음은 오케스트라의 공연과 함께 국내에서 가장 공연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편성이며.

음반의 레코딩 또한 가장 많이 이루어 지고 있는 구성입니다.(다만 발매되는 음반들은 그리 많지 않은 편입니다.)


그런데 이렇나 피아노 반주에 성악음반(이하 성악음반)은 국내는 물론이고 외국의 뛰어난 엔지니어들이 만든 음반에서도 녹음이 "음향적으로" 우수한 것은 극히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저도 피아노 반주의 성악녹음은 실황녹음을 제외하고는 그리 많이 해본적이 없어서. 그 점이 참으로 더욱 더 의아했습니다.

왜. 성악음반은 좋은 소리가 담긴 음반이 드문 것 일까?

그래서 이번은 금호아트홀의 김일범 레코딩 엔지니어와 함께.

국내 성악 음반의 레퍼런스가 될 만한 사운드로 만들어 보자는 굳은 의지로 세션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녹음 이틀전까지 녹음 방법에 관해 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이미 금호아트홀에서는 여러 재즈 녹음 세션을 통해 상당히 만족스러운 피아노 소리와 보컬 소리를 얻은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스튜디오 레코딩 처럼. 피아노와 성악에 각각 마이크를 사용해서 나중에 믹싱을 하는 방법으로 할지..

아니면 전통적인 클래식 레코딩 방법으로 메인 마이크로 전체 사운드를 집음하고 나머지 부족한 부분은 스팟 마이크를 사용할 지에 관해.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금호아트홀의 김일범 엔지니어가 아주 기막힌 의견을 제안해주었습니다.


항상 풀사이즈의 그랜드 피아노의 반사판을 모두 개방한 상태에서는 성악가의 음량이 피아노에 묻히는 경향이 종종 발생함으로.

이번에는 성악를 단 을 세워서. 단 위에서 노래를 해보게 하자는 취지였습니다.


자세히 설명을 해보면.

그랜드 피아노의 반사판은 약 45도 각도로 소리가 위로 가는 형태로 되어있기 때문에.


마이크를 높게 설치하는 메인 스테레오 마이킹에서는 피아노 소리는 무척 잘 전달이 되지만.

반면에 무대에 그대로 서 있는 성악가의 소리는 마이크에 전달되는 음색과 표현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우선 피아노의 반사판 에서 소리가 나가는 각도와 거리에 맞추어 단 을 만들어 성악가를 세워보게 되었습니다.

성악가의 경우도 메인 마이크와 더욱 더 거리가 가까워 지기 때문에. 피아노에 묻히는 경향도 적을 것 이라 생각이 들었고요.


결과는 ?

우선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욱 만족스러웠습니다.

의외로 성악가의 목소리가 피아노보다 오히려 너무 크게 메인 마이크로 전달이 되어서.

성악가가 그랜드 피아노의 가운데 굴곡면과 대략 30~40cm 정도 밖에 떨어져있지 않을 정도로 피아노와 무척 가까운 거리에서 메인 마이크로 녹음을 하였습니다.

메인으로 사용한 마이크는. 3가지 종류를 시험해 보았습니다.


메인 레코딩은 스페이스드 페어 방법을 사용하기로 결정을 내린 상태였기 때문에.

노이만의 M150페어. DPA 4006 페어. NBHO410 페어.를 시험해 보았습니다.

각 무지향성 마이크의 거리는 50cm정도(최종적으로는 40cm 로 결정이 되어 녹음이 되었습니다.)

노이만 M150의 경우는 초고역이 너무 지나치게 강조되어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자연스러운 소리를 좋아하는 영자의 취향에는 그리 부합이 되지 않았으며.

무엇보다도 성악가의 목소리가 마치 12khz 대역을 이퀄라이저로 부스트한 듯한 소리가 들어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MBHO 410은 자연스럽기는 하나 너무나도 무난한 소리를 들려주어 매력이 없다는 느낌이 들었고요.

최종적으로 위의 두가지 페어들과는 한차원 다른 수준의 소리를 들려준것은 역시 DPA 4006 페어.

역시 DPA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구입한지 꽤 시간이 지나 베스트 컨디션이 아닌 것으로 추측됨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러우면서도 무엇보다도 고급스러운 음색.

아주 순간만의 비교청취로도 일말의 망설임이 없이 단번에 선택이 되었습니다.


이번 녹음에서는 녹음을 하기 전에 하루는 레코딩을 위한 리허설의 시간으로만 금호아트홀을 부킹해 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세시간 정도 충분히 여유를 가지고 세팅들을 해 보았습니다.

이렇게 리허설 레코딩의 시간을 정하는 것은.

단순히 레코딩에 사용할 마이크나 세팅에 관한 리허설 뿐만 아니라.

성악가는 녹음할 공간에 울림이나 장소에 적응을 해서. 그에 맞는 목소리를 녹음시 할 수 있게 하고.

피아노 반주자 역시.

녹음하는 공간의 피아노의 상태와 음색을 판단해. 그에 맞는 터치를 사용하며.

성악가나 레코딩 스텝들과 마찬가지로 공연장의 음향성격에 따른 미묘한 터치의 변화에 적응을 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메인으로 사용할 마이크가 결정이 된 후는 마이크의 높이와 두 마이크의 간격에 관해 많은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사용한 장비는 녹음기로는 피라믹스와 제넥스 컨버터. 패스 x250 파워앰프와 B&W 노틸러스 802 스피커.

그레이스 디자인의 M904 모니터 시스템과 제네릭 8030A 스피커.

그리고 정전형 헤드폰인 스탁스 시그너쳐 2 헤드폰 시스템.

마이크 프리앰프는 밀레니어 미디어 HV-3. 마이크는 그 예의 DPA 4006 이며.

마이크 케이블은 blue사의 케이블. 마이크프리앰프에 사용한 파워케이블은 후루텍사의 제품이었습니다.


위의 장비들을 사용해서 세팅을 하고 들어보는 데.

제네릭 모니터에서는 크게 느끼기가 어려웠습니다만.

B&W 노틸러스 802에서는 무언가 위상이 좋지 않은 듯한 느낌이 들어.

계속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아해 하다가.

결국은 메인 마이크스탠드를 하나만 사용하고.

스테레오 바를 사용해서 마이크를 설치하는 것으로 바꾸어 보았습니다.


사실 마이크 스탠드 2개를 사용하나. 아니면 스테레오 바를 사용해서 마이크를 2대 설치하나. 꼼꼼히 높이와 위치. 각도를 정확하게 설치하면 크게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해서 지금까지 잘 녹음들을 해 왔으나.

2개의 마이크 스탠드에서 한개로 바꾸로 스테레오바를 사용한 후 소리를 들어보니.

위상이 완전히 정리가 되어 보컬의 정위감도 훨씬 살아나며.

중역의 위상변위로 인해서 부자연스러운 배음을 들려주었던 피아노 소리역시 아주 깨끗하게 변해 있어서 무척이나 놀라웠습니다.


이 녹음이 끝나고 오늘.

사실 오늘은 잠이 잘 오지를 않아. 책을 보고 있다가.

한국의 비올리니스트 리차드 용재 요닐의 음반을 도이치그라모폰의 수석엔지니어가 녹음을 하는 사진들에서.

메인 마이크와 피아노의 스팟 마이크에 사용된 스테레오 바를 보고. 이 칼럼을 쓰기 시작한 것이랍니다.

보니까 메인 마이크를 물론이고 피아노에서도 반드시 스테레오 바를 사용을 하였더군요.

아마도 도이치그라모폰의 엔지니어도 이러한 위상의 이유 때문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앞으로 영자가 하는 거의 모든 스테레오 마이킹에는 무조건 스테레오바가 사용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내일 바로 청계천으로 가서 여러가지 길이의 스테레오 바를 금형집에 가서 주문제작할 예정입니다.


다시 이번 성악 음반 레코딩 이야기로 들어가서.

스테레오 바를 설치하고 나서도 음상정위가 잘 정리되기는 했지만. 좀더 보컬의 안정적인 음상정위를 얻기 위해서.

두 마이크의 거리를 처음에는 60cm로 했다가 나중에는 50cm.

최종적으로는 40cm로 한것을 확정지게 되었습니다.


무지향성 마이크이기는 하지만 역시 중음과 고음에서는 방향성을 명확하게 인지를 하기 때문에.

이러한 10cm씩 움직이는 두 마이크의 거리차이에 따른 소리는 배호님의 표현을 빌어 밤과 낮의 차이가 있습니다.^^


최근들어 과도한 스테레오 이미지에 관해 음악적으로 과연 그것이 바람직한 가 하고 약간의 의문을 지니고 있었던 터라.

전반적인 사운드(특히 피아노)의 스테레오 이미지가 조금 좁아지더라도.

주인공인 성악의 목소리가 더욱 더 정확하게 표현이 되고 감정과 가사가 전달이 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40cm 거리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피아노느 적절한 스테레오 이미지를 가지며.

고음과 저음에 따른 명확한 방향성 또한 보여주는 것에 조금은 놀라웠습니다.

스테레오 이미지는 무조건 두 마이크가 떨어져 있어야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 또한 이번 녹음을 통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메인 마이크의 높이는 정확하게 3M로 확정이 되었습니다.

높이가 높으면 소리의 공간감을 생기고 고음은 맑아지기는 하지만 보컬의 음상이 옅어지고.

높이가 너무 낮으면 소리가 어두워 지기 때문에.

이번 녹음을 한 금호아트홀과 피아노의 위치와 성악가의 위치에서는 마이크의 높이가 3미터가 적절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이번 레코딩의 경우는 피아노의 위치를 약간 다르게 설치하였는데. 이것은 글로 표현이 조금 어려움으로. 나중에 사진을 올려놓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메인 마이크만을 사용해서 1일의 레코딩 세션이 끝났습니다.

다음날 쉬고 와서 들어보니. 무언가 약간의 아쉬움이 느껴져서. 피아노에 스팟마이크를 사용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먼저 스팟마이크는 2가지 종류와 세팅으로.

XY방법으로 그랜드피아노의 꼬리에서 80cm정도 떨어진 거리에 노이만 KM184를 설치하고.

DPA사의 미니어쳐 마이크 2대를 피아노의 리드 안쪽에 테이프로 붙여놓는 방법을 함께 사용해 보았습니다.

예상대로 노이만 페어에서는 아래로 깔리는 풍부한 소리를.

그리고 리드에 붙인 DPA사의 미니어쳐 마이크로폰(반드시 무지향성이어야 합니다.)은 피아노의 존재감을 강조해주는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피아노 리드(반사판)에 미니어쳐 마이크를 붙이는 방법은 비단 레코딩 뿐만 아니라 SR에서도 대단히 유요한 방법으로.

PZM마이크의 구조를 생각해보시면 사용 방법과 용도가 쉽게 이해가 되실 것입니다.


다만 여기서 메인 마이크의 비중은 90%이상으로 사운드 메이킹의 거의 전부를 차지하며.

스팟마이크의 비중은 최대 10%미만으로 무척 적습니다.


역시 원포인트 레코딩의 경우가 음상정위가 자연스러우며. 무엇보다도 소리가 깨끗한편입니다.

여기에 스팟 마이크를 섞으면 음색과 시간차등로 인한 위상변위에 의한 음색의 투명도가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아주 재미있게 좋은 경험을 하며 레코딩을 하기는 했지만. 편집을 위해 집에서 들어보니 결과가 아주 마음에 쏙 들지는 않습니다만.

최종적으로 약간의 믹싱을 진행해 본후. 결과를 다시 한번 검토할 예정입니다.

이번 음반은 녹음때의 광경을 2틀에 걸쳐 영상 촬영을 하였기 때문에.

음반으로 만들때는 녹음 영상이 있는 DVD를 스페셜로 첨부할 예정입니다.


최종 믹싱과 마스터링을 한 후에 또다시 느끼는 점이 있으면. 이 글에 보충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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