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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의 클래식 녹음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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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랫만에 올리는 칼럼입니다.

점점 갈 수록. 이렇게 컴퓨터 앞에 한두시간 씩 앉아 있기가 점점 어려워 지는 듯 합니다.


올해는 1월1일 새벽부터 녹음을 위해 독일로 떠났습니다.

새롭게 오디오가이 레이블에서 나올 카운터테너. 류트. 챔발로의 녹음을 독일의 성당에서 하게 된 것입니다.

연주자들은 모두 한국 사람이지만. 독일에서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오디오가이의 장비들을 가지고. 함께 일하는 설상훈군과 같이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올해부터는 외부 의뢰되는 작업들 보다는 오디오가이 레이블의 음반들 작업에 더욱 더 집중해보려고 합니다.

외부 의뢰 작업들은 일년에 5~6개 정도로 줄이고. 외부 작업은 주로 마스터링을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미국에 Z-system 의 디지털 이퀄라이저. WAVES의 새로나온 아웃보드형 컴프레서/리미터. 아포지의 빅벤 클럭 제네레이터등을 주문하였습니다.

앞으로는 하나둘 마스터링 장비들을 구매해 보려고 합니다.

이번에 새롭게 주문한 디지털 기기에 관한 이야기는 디지털과 아날로그에 관한 칼럼을 기회가 되면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10시간 비행기를 타고 독일 에 내려 하루 쉬고 다음 날 부터 녹음을 하였습니다.

한국에 있는 성당에서도 정말 많은 녹음세션들을 진행해 보았지만.

독일의 성당의 음향은 정말 기대했던 것 보다도 훨씬 더 좋더군요.

머릿속으로 상상하던 그 이상의 음향을 들려주었습니다.


메인 스테레오 마이크를 기본으로 카운터 테너와 각 악기들 마다 스팟마이크를 사용하려고 장비들을 50kg넘게 독일로 가져갔습니다만.

최종적으로는 스테레오 페어로 원포인트 녹음으로 모두 마쳤습니다.

성당의 음향이 너무 좋아서. 아주 작은 소리들도 성당안의 공간에 멀리까지 잘 들리기 때문에.

연주자들의 위치에 따른 밸런스로 최종 밸런스를 조정하였습니다.

이렇게 되면 거의 녹음과 함께 믹싱이 되는 것이지요.

아니. 별도의 믹싱작업이 필요가 없게 되는 것 이지요.


보통 이러한 원포인트 녹음의 경우 세팅을 한두시간을 넘기는 것은 기본입니다.

어떨때는 하루는 레코딩 리허설의 시간을 가지고. 여러가지 세팅을 하며. 아주 조금씩이라도 소리가 더 좋아질 수 있도록. 세팅을 이렇게 저렇게 바꾸어 봅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마이크 세팅을 10분정도만에 완료하였습니다.


성당 어느곳에 마이크를 두어도 모두 지금까지 제가 녹음한 그 어떠한 음반들보다 좋은 소리를 들려주었기 때문이지요.

마이크의 높이도 그렇게 높게 가지 않았습니다. 2M 정도.

음원과의 거리도 2M정도.


단지 마이크의 거리와 높이로 원음과 잔향의 비율만 조절하면 될 뿐 이었습니다.


이렇게 세팅을 마치고 첫번째 테이크를 녹음하고나서. 헤드폰으로 모니터링을 하면서.

약간의 질투심이 마음속으로 밀려나왔습니다.

"외국 사람들은 지금까지 이렇게나 좋은 환경에서 녹음을 해 왔단 말인 가?"

요 아래 칼럼에 잠시 이야기를 하였지만. 외국 엔지니어들의 실력은 정말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외국 엔지니어들의 환경과 비슷한 환경에서 녹음을 해보니.

외국음반에서 듣는 소리와 전혀 차이가 없는 소리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영자가 녹음하는 방법이 특별한 것은 아닙니다.

장인석 선생님. 정도원 기사님에게 배운 레코딩과 마음과. 그리고 오디오가이에서 배운 방법들.

다른 국내의 클래식 레코딩 엔지니어들이 하는 것과 100% 같은 방법으로 녹음을 하였습니다만. 녹음 환경이 주는 잇점은 최종 결과물에 이렇게나 많은 차이를 들려주었습니다.

이번에는 연주자도 모두 한국 사람이었습니다.



사실 이번 녹음에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성당의 멋진 잔향이 아니라.

독일 클래식 레코딩 엔지니어들의 레코딩 세션의 진행 내용이었습니다.

독일에서는 톤마이스터라고 해서.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레코딩 프로듀서/엔지니어로 보면 됩니다.

그런데 톤마이스터는 단순한 녹음과 디렉터만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독일의 아티스트들은 톤마이스터에게 앨범에 관한 거의 모든 권한을 줍니다.

지휘자와 대등하거나 혹은 그 이상의 권한. 음향적인 것은 물론이고 음악적인 것에 관해서도 세션의 진행은 100% 톤마이스터가 진행을 하게 됩니다.


오디오가이 레이블의 작품이기 때문에. 영자가 레코딩 프로듀서/엔지니어를 함께 겸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서로 함께 악보를 보고. 녹음을 하면서. 녹음의 시작과 끝은 모두 레코딩 프로듀서가 정합니다.

그리고 노래나 연주에 관한 세세한 코멘트. 펀치 인 하거나 편집할 포인 트 등.

사실상 연주자들은 연주만 할 뿐. 녹음과 그에 따른 결과물에 관한 것은 모두 톤마이스터에게 맞기고 그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이번 세션에서 2곡정도는 듀엣곡이 있어서 독일인 메조 소프라노가 함께 하였는데.

세션중에 그녀도 의아하게 생각하더군요.

레코딩 프로듀서가 녹음 진행과 결과에 따른 코멘트가 적다고요.

또한 녹음을 참관왔던 만프레드 침버만이라는 유명한 아티스트 역시. 어느 한곡의 경우는 악보가 미리 준비되지 않아. 제가 악보를 가지고 있지 못하였었는데.

악보가 없이 어떻게 녹음 진행이 되는 지에 관해 의문을 제기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여러 상황들에서 일반적인 국내 레코딩의 상황과는 상당히 다른 부분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녹음중에 한 아티스트가 그러더군요.

"이것은 당신의 작품이다."

"우리는 연주만 할 뿐 이다."

라는 이야기를 말입니다..


그만큼 결과에 대한 책임은 레코딩 프로듀서/엔지니어에게 모두 다 돌아올런지는 모르겠으나.

정말 독일은 레코딩 프로듀서/엔지니어에 대한 대우나 예우가 국내와는 정말 많이 다른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독일의 많은 톤마이스터 들은 이러한 연주자들과의 음악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중요도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직접 프로수준으로 악기들을 다룰 수 있다고 합니다.

거의 음악가 혹은 지휘자가 레코딩 엔지니어를 하는 것 이지요.


그들이 생각하고 있는 레코딩에 관한 시선과 그리고 진지함에서 정말 많은 것을 느끼며.

나 스스로의 무딘 음악성을 질책하며. 앞으로는 더욱 더 음악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들은 "대화"를 대단히 중요시 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음악. 음반 작업 자체가 서로 음악을 가지고. 소리를 가지고. 그리고 악보를 가지고 대화를 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으니까요.


올해 4월 그리고 가을. 내년 1월에도. 그리고 그 이후로 몇년동안 독일에서 레코딩 작업이 계획되어있습니다.

다음에 독일에 갈때는 음악적으로 그리고 중요한 언어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생각입니다.


이번 녹음에 사용한 기자재는

IBM 노트북에 sata 하드디스크. 맥키 오닉스 400F 오디오인터페이스(마이크 프리도 오닉스의 것을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MG의 마이크 뿐 입니다.

그리 비싼 기기들도 아니지만. 훌륭한 녹음. 그리고 음악적인 녹음을 하는데 있어서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로나온 음향기기에 관심이 가는 것은 오디오가이 가족분들이라면 누구나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새로운 악기의 메뉴얼을 보는 것보다는.

화성학이라던가. 청음. 악기 연습. 작곡가의 이해. 악기론 등에 더욱 더 많은 시간들을 두어야 하지 않을 까 합니다.

비단 영자 뿐만 아니라 오디오가이 가족분들 모두 도 마찬가지로 말입니다.



녹음에 관한 이야기를 좀더 하자면.

사실 이번 음반의 녹음은 스테레오도 아닌. 모노.

그렇습니다. 무지향성 마이크 1개로만 녹음을 하였습니다.


지금이 스테레오가 나오기 전인 1950년대도 아닌 데 말이지요.

사운드는 물론 스테레오 쪽이 더 좋았습니다.

하지만 영자귀에는 모노 쪽이. 아티스트의 앙상블이 더 좋게 들리더군요.

그리고 모노 사운드라고 해서 아티스트의 음악성의 표현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좀더 음악적인 전달이 더 잘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것은 모든 음악에서 모노가 음악성이 좋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번에 녹음한 환경. 음악 에서 였다는 것이지요.


자꾸만 레코딩 엔지니어를 할 수록. 사운드만을 듣게 됩니다.

하지만 언제나 영자의 칼럼에서 반복해서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만.

우리가 손과 귀와 눈과 마음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소리 이전에 "음악"이라는 것을.

오디오가이 가족분들께서 소리를 만지실 때 유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독일의 톤마이스터들 역시. 소리 이전에 음악을 먼저 보고. 그리고 나서 소리를 봅니다.


올해 2006년은 이렇게 컴퓨터 앞에 앉아. 저 자신도 머리를 정리하며.

오디오가이 칼럼도 자주 올릴 수 있는 시간들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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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아범님의 댓글

독일 라우렌치우스 대성당에서  카운터테너에 양동철, 테오르베에 진철호님!이었군요..^^
음반 구입은 어디에서 가능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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