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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 기법 [2] 와 몇가지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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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주일간 독일에 챔발로 녹음 차 잘 다녀왔습니다.

올해 1월 카운터테너 녹음 이후 두번째 독일 녹음 방문이었는데.

바쁘게 지나가는 와중에서도 이번에도 변함없이 많은 생각들이 들었답니다.


특히 평생에 정말 잊지 못할 이야기를 쾰른 음대의 한 교수에게 들었는데요..

이번에 녹음한 챔발로 솔로 앨범은 오디오가이 레코드 에서 발매 예정작인데.

cd와 함께 보너스 dvd를 수록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번 챔발리스트 이경애씨의 스승인 쾰른 음대의 케틸 하우잰즈 교수의 인터뷰를 dvd에 담기위해.

그의 집에 방문했었지요.


그는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챔발리스트이자 교수입니다.

한국에도 작년에 금호아트홀에 와서 독주회를 한 적이 있었고요.


음악외에 다 방면에 무척 관심이 많은데. 60이 가까운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영상활영한 것을 직접 맥으로 편집을 하고(맥을 무척 이나 사랑하더군요)

스스로는 아마추어 사진작가라 하였지만 프로를 방불케 하는 카메라 도구들과.

무엇보다도 취미로 차를 만들고 있었는데.

바로 1968년형 재규어 였습니다.


자신이 직접 부품들을 사오고. 글쎄 자신의 차고에서 차를 만들고 있더라구요.

벌써 50%정도는 제작이 끝나서 엔진룸에 엔진도 들어가있고. 차의 전체적인 형태도 나와있고. 핸들도 직접 아주 멋있게 만들어 놓은 것을 우리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영자가 언제나 생각하던.

역시 대가는 자신만의 분야가 아닌 다방면의 관심과 열정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

자신의 전공분야에 있어서도 높은 성취를 이룰 수 있는 것이겠구나..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었지요.


그의 집은 마인강이 보이는 강에 있는 정말 전망좋고 조용하고 이쁘더군요

참고로 자신의 집도 자기가 지은 것 이랍니다.^^

그는 노르웨이 사람으로. 노르웨이에서 독일까지 노르웨이식 문부터 모두 운송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서 챔발로 솔로 레코딩은 영자도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이미 앨범을 수집장 낸 적이 있는 그에게 챔발로 레코딩에 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영자 : 챔발로 녹음을 어떻게 하면 좋은 소리를 얻을 수 있는지요?


이 질문에 케틸교수가 영자에게 이야기 해 준 몇마디의 단어는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잠시 후에 하기로 하고..^^


챔발로 녹음과 마이크의 위치에 관해. 여러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친한 친구인 톤마이스터가 어떻게 챔발로 녹음을 하는 지도 가르쳐 주더군요.


챌발로와 마이크와의 거리를 찾기전에. 우선 연주자가 챔발로를 연주하면.

주변을 천천히 거닐며 가장 좋은 소리가 나는 곳을 찾는 다고 합니다.

귀가 가장 좋은 마이크로폰이라 표현을 하더군요.


그리고 나서 챔발로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마이크를 설치하고 녹음을 하는 데 이렇게 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고 좋다고 하면서.

자신의 음반 몇장을 들려주며. 언제 어디서 어떻게. 또한 어떠한 기기들로 녹음을 한것인지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더군요.



여러 이야기들을 해주었지만. 지금 이야기 할 한마디가 영자 가슴에 정말 강하게 다가와서.

사실 다른 이야기들은 거의 기억에 남아있지가 않습니다.


그가 이야기 하더군요.

"레코딩 엔지니어

(그는 유럽사람이기 때문에 레코딩 엔지니어라고 하지 않고 톤마이스터라고 표현 하였습니다.)

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농부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렇게 행하는 것이다."



여러분은 이 말의 뜻을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요?

레코딩과 농부가 과연 무슨 상관관계가 있단 말입니까?


그리고 나서 그가 덧붙였습니다.(영자는 영어든 독어든 전혀 못하기 때문에 함께 갔던 아티스트들이 통역을 해주었습니다.)


훌륭한 농부는. 머리가 아닌.


감성과 그 오랜시간의 경험으로.

지금 농작물의 상태가 어떤지. 토질과 날씨. 양수의 상태 등등에 관해 자연스럽게 몸과 그리고 가슴이 기억하고 있다고 합니다.


케틸 하우잰드 : 훌륭한 레코딩이란 바로 이러한 농부의 마음으로 음반을 녹음하는 것이다.


영자가 글을 쓰는 내용이 무슨 뜻인지 잠시 이해가 되시지 않는 분들은.

잠시 눈을 감고.

커다란 초원이나 산과 밭에서 일을 하고 있는 농부들을 떠올려 보십시오.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농사를 짓는지. 가만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영자는 이야기를 듣고. 조금은 막혀있던 가슴이 이내 뻥 뚤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음 날 부터 진행하게 될 녹음에 있어서도. 왠일인지 너무나 자신감이 생기더라구요.


녹음을 할때는 어떻게 해야할지 망설이지 말고. 그리고 지나치게 긴장하지도 말고.

생명력을 지니고 있는 음악을 녹음에 담기 위해.

농부의 마음으로.

경험과 자신만의 느낌을 믿고 그대로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야 말로 좋은 녹음을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건이라는 것이지요.


대화를 글로 옮기고 영자의 느낌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라.

조금은 만족스럽지는 않습니다만.

몇마디 표현들 가운데서. 오디오가이 가족분들도. 영자가 그러했던 것 처럼.

가슴이 시원하게 뚤리는 경험을 하실 수 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그리고 나서 마지막으로 케틸교수가 농담으로.

케틸하우잰드 : 에이~~ 사실은 다 알고 있는 것 이면서.. 하면서 웃음을 선물하더군요.



케틸교수를 방문하기 전날.

녹음장소에 있는 챔발로 연주를 연주자에게 부탁하고  대략 어떻게 녹음을 할지 생각해 두었었지요.

하지만 내 생각대로 이렇게 하면 정말 좋은 녹음을 할 수 있을 까 했던 그 불안감은. 그를 만나고 나서 모두 다 사라져버렸습니다.

실제로 녹음은 지금까지 나온 그 어떤 챔발로 음반들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을 만큼 너무너무 좋은 음질로 잘 되었습니다.


MBHO의 플래그쉽 모델인 604 바디에 무지향성 캡슐 를 사용해서 스페이스드 페어로 설치하였고.

가지고 갔던 아포지 MINI MP의 상태가 만족스럽지 않아서.

그냥 타스캄 HD-P2에 장착되어 있는 마이크 프리앰프를 사용하였습니다.



그럼 이제 프로듀서 기법이라는 제목의 내용으로 다시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역시 영자가 프로듀서를 겸하고 있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이번에는 음반을 만드는 프로듀서로써 영자의 능력 부족에 관해 많은 생각이 들고 창피함까지 감추지 못했었습니다.


자신이 프로듀서를 할 수 있는 역량도 많이 부족한데. 내가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 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역시 음반 프로듀서라면.

음악을 많이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영자는 클래식 음악에 있어서. 함꼐 레코딩 하는 아티스트들에 비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음악적 지식에 먼 발치도 쫒아가기 힘들만큼 음악적 지식이 부족합니다.


음반작업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상호간의 신뢰라고 한다면.

신뢰를 서로 주고 받을 수 있는 것도 아티스트와 프로듀서. 엔지니어간의 서로 어느정도 수준이 비슷해야 하거나.

아니면 아티스트보다 프로듀서 엔지니어가 좀더 수준이 높아야.

아티스트의 능력을 십분 발휘해서 음반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면에서 이번에는 영자의 부족한 점을 정말 많이 깨닫고 왔다고 볼 수있었습니다.

단순히 앨범 녹음들을 여러차례 오랜시간 진행해 왔다고 해서.

그리고 녹음 진행 상황들에 관해서 아티스트들 보다 조금 더 알고 있다는 것이.

프로듀서의 일의 전부가 아닌 이것은 아주 사소한 일부분이라는 것.


프로듀서는 어디까지나 함께 작업을 하고 있는 아티스트의 가장 가깝고 큰 "음악적 동반자" 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실제도 프로듀서의 역량에 따라.

음반의 음악적인 퀄리티는 무척 많은 변화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음반 녹음은 큰 문제없이 잘 끝났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최대한 아티스트의 입장에서. 아티스트의 마음을 헤아릴줄 아는 것이 프로듀서의 큰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단순히 아티스트에게 좋은 연주만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어떻게 하면 좋은 연주가 아티스트에게서 나올 수 있는 지 진지하게 고민을 하고 생각을 해야 합니다.

그러러면 아티스트의 음악적인 성향외에도 연주할때의 습관이라던과 성격부분 적인 것 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합니다.


영자가 생각하는 프로듀서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합리적인 시간안에 아티스트의 음악성을 최대한 발휘해서 녹음에 담는 것이니까요.


클래식이든 팝이든 녹음은 이제 여러 테이크들을 하고 나중에 편집을 하거나. 중간에 편집을 하면서 녹음을 합니다.

프로듀서는 여기에서 지금의 테이크가 가장 좋은 것인지. 아니면 다른 테이크들과 함꼐 사용해서 편집을 하면 좋은 음악으로 완성 시킬 수 있는 지 고민과 함께 과감하고도 빠른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녹음작업이라는 것은 아무리 베테랑 아티스트라고 하더라도 큰 부담을 지니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영자가 케틸 교수를 만나고 와서 편안한 마음으로 녹음을 해서 아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처럼.

프로듀서 역시.

경직된 녹음세션의 분위기 안에서도 아티스트가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음악에 집중을 하고 연주를 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 하는 것. 이것 또한 프로듀서가 할 일입니다.

그리고 케틸 교수가 제게 그 한마디를 던져준 것 처럼.

프로듀서는 아티스트에게 이러한 내용이 담긴 한 마디를 전해 줄 필요도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도 아티스트가 음악에 집중할 수 있고

현실적으로 그렇게 만들어 주는 것.

이것이야 말고 프로듀서의 가장 큰 요건일 것입니다.


단순하게 짧은 말이지만 이 안에는 위에 열거한 내용들 외에 정말 많은 내용들이 포함될 것입니다.

그것들은 여러분들께서 세션을 진행하시면서 그 순간 순간에 하나씩 발견하고 또 배우시게 될 것입니다.

마치 농부가 농사의 경험에서 배우게 되는 것 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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