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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싱 - 끝없는 고민의 시간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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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싱에 관한 이야기를 할때면.

언제나 같은 이야기로 시작해서 같은 이야기로만 끝나는 것 같아..

왜 오디오가이의 영자는 맨날 믹싱에 관해서 같은 이야기만 술취한 사람처럼 반복할까..하는 생각을 하실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보다는 이퀄라이저를 어떻게 걸고. 컴프레서를 어떻게 사용하고. 전체볼륨을 어떻게 하면 빵빵하게 키울 수 있는가..에 대해서 더욱 더 실제적으로 궁금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실런지도 모르는데 말이지요.


언제나 그렇듯이 이른 오전부터 늦은 시간.

침대에 누우면 바로 잠이 들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저는 오늘도 변함없이 하루종일 "멍.."한 기운으로 지낼만큼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또 이야기를 하고.. 전화통화를 하고 그렇게 보냈습니다.

하지만 침대에 누워있는데도 왠일인지 잠이 잘 오지를 않네요.


불현듯.. 오디오가이 칼럼에 쓰고 싶은 내용이 생각이 났기 때문입니다.


요즘에는 여러가지 일들때문에 녹음이나 믹싱에 많이 소홀하게 되고.. 늘 생각은 있습니다만 전처럼 최선을 다해서 하는 작업들은 많이 줄어들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믹싱이든 마스터링이든.. 그냥 그냥 쉽게 쉽게.. 약간은 대충대충 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것은 어시스트 시절.

메인엔지니어분을 보면서.. 왜 저분은 최선을 다해서 작업을 하시지 않을 까.. 그러면 정말 좋을텐데..라고 생각했던것을.

어느새 보면 저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영자의 이런 모습을 함께 일하고 있는 오디오가이 가족분들이 어떻게 생각할 까 조금은 챙피하고 미안하기도 합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났던. 그렇지 않던간에.

요즘 믹싱을 하면서 조금은 시선이 달라진 것 이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왠지 소리에 대해서 달관한 사람처럼 느껴질 까봐 조금은 무안하기도 한데요.

이상하게도 요즘은 믹싱을 할때.

소리. 음색. 사운드..음량밸런스..이러한 것들이 눈과 귀에 들어오지가 않습니다.


믹싱할 음악을 들어봅니다.

이전에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음악의 '앙상블'을 듣습니다."

전체적인 음악안에서 각 악기들이 "음악적"으로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이 되는 것인가.

각 악기들의 대선율과 화성은 이러한 부분들이 작곡자나 편곡자. 연주자가 의도한 부분이 제대로 음악적으로 잘 표현이 되고 있는 가..

온통 이 생각만을 한 다음에.

소리(음색)을 생각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믹싱을 하니 가장 먼저 바뀌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여러분들께서도 함께 생각을 해보시지요?

무엇이라 생각하시는 지요?


바로..

"패닝"입니다.


음악은. 그리고 내가 믹싱하는 음악은. 좌우 공간감이 넓고. 깊이감도 깊고..상하감도 넓은 것이 좋다..

라고만 생각해서 인지. 스테레오 악기들의 패닝을 보면 대부분 L/R로 완전히 가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사운드를 거의 생각하지 않고(먼저 생각하지 않고 "앙상블" 다음에 생각한다는 것 입니다.)

믹싱을 해보니. 그동안에 내가 습관적으로 하던 패닝보다는. 조금 다르게 하는 것이

"음악적인 뉘앙스"가 전달이 잘 되고 음악안에 숨어 있는 그 화성과 리듬의 느낌이 왠지모르게 더 잘 표현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정말 뭉뚱그려서 하는 것 같습니다만..

아무튼 그렇습니다..


요즘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은 믹싱을 할때. 정말 음색에 대해서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이 줄어들 었습니다.

제가 직접 녹음한 것들도 있고 다른 스튜디오들에서 녹음이 되어 받은 것들도 있습니다만.

사운드적인 판단을 하기 전에.

먼저 음악적인 생각만 해봅니다.

그래서 그런지 보컬의 경우는 이전보다 오토메이션을 좀더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단순히.. 깔려있는 악기인 패드나 스트링스의 경우도 오토메이션을 믹싱때 더 많이 하게 되는 것 같고요.

무엇보다도 보컬의 경우도.

1절부터 엔딩까지 같은 음색으로만 하면.

왠지 상상하고 있는 분위기가 잘 전달이 되고 있지 않은 것 같아.

1절에서는 제가 원하는 분위기의 보컬로.

2절이나 엔딩에서는 그 반주의 느낌에 어울리는 보컬의 음색으로 각각의 시그널프로세서의 양등도 미묘하게 차이를 주어보기도 합니다.

시간은 아주 많이 들고 노력이 필요하지만 보컬에 있어 결과만큼은 이것이 더 좋은 경우도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경우 소리와 음악을 따로따로 생각하지 않고.

음악의 이부분에 어울리는 음색과 밸런스를 동시에 생각을 하면서 믹싱을 해봅니다.



위에서 잠시 패닝이야기를 했습니다만.

떄로는 패닝을 너무 벌리는 것 보다는 모으는 편이.

음악적으로 전달이 더 잘되고 음악적인 분위기가 더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어떠실런지 모르겠습니다만.

스테레오 악기들의 패닝폭을 작게하는 것은 영자에게는 조금 모험이 필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늘..

좌우로 쫙쫙 벌려진 그러한 "소리가 좋은" 그러한 음반들과 음악들을 머리에 저장하고 지냈으니까 말이지요.

하지만 그러한 제가 좋아하는 레퍼런스 음반들에서.

단순히 사운드가 아닌.

각 악기들이나 반주와 보컬과의 유기적인 "앙상블"에 관해서는 제가 지금까지 얼마나 주의깊게 들었었나..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언제나 "소리"를 듣고 시작을 해서 "소리"로 믹싱을 끝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가끔씩 엔지니어보다 프로듀서가 믹싱한 것이 더 결과가 좋다..라는 이야기를 가끔 들을 때가 있습니다만.

이러한 것이 바로 프로듀서와 엔지니어의 차이점이 아닐 까 싶습니다.



이러한 "앙상블"은 믹싱뿐만 아니라 녹음을 할때도 요즘 영자는 가장 주위깊에 듣고 조정하는 편입니다.

이미 마이크는 내가 좋아하는 것. 마이크프리앰프 역시 늘 어떠한 환경에 사용해도 내가 원하는 소리에 가까운 녀석들을 지니고 있으니.

마이크나 프리앰프의 종류에 대한 고민이나 생각은 거의 하지 않습니다.


예를들어 최근에는 첼리스트 홍성흔씨의 크로스오버 음반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녹음을 할때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한 것은.

악기가 연주하는 공간..이 바람직한가.

그 다음은 마이크를 통해서 녹음 된 소리에 관해 음색에 관해서는 거의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이 마이크프리와 이 마이크를 사용하면 늘 안심감 있는 소리를 들려준다는 것을 믿고 신뢰하고 있기 떄문이겠지만.

지금은 첼로 마이킹을 한다면.

"내가 현재 마이크를 둔 포지션에서. 첼로 각 현의 밸런스가 일정하게 잘 들리는가?" 하는 것 입니다.

때론 어쿠스틱 악기 녹음에서 마이크위치가 잘 못 된경우.

음색은 어떠한 포지션에서는 괜찮은 소리가 나옵니다만. 또 다른 옥타브나 포지션. 혹은 악기의 다른 현 에서는 부밍이 생기거나 음색이 좋지 않게 들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영자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마이크위치를 수정하는 것입니다.

마이크위치의 수정이 단순히 녹음하는 악기의 음색의 좋고 나쁨을 떠나서.

우선 아티스트가 연주하는 자신의 악기의 밸런스와 앙상블 그대로 레코딩이 되는지를 가장 먼저 생각하고 또 이부분에 가장 집중을 합니다.

콘트라에베이스를 녹음할때도 마찬가지이고. 피아노를 녹음할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좀더 자세히 이야기를 하면 첼로나 콘트라베이스같은 현악기는 마이크를 너무 악기와 가깝게 설치하면

특정 주파수의 공진이 생기는데 이것은 각 현의 밸런스와 음색이 달라지게 됩니다.

이러한 경우는 단순히 마이크의 위치를 조금 띄우기만 해도 각 현의 밸런스를 훨씬 더 좋아집니다.

(참고로 요즘 영자는 레코딩을 무지향성이나 혹은 와이드카디오이드로 주로 녹음을 합니다.)

무지향성과 와이드 카디오이드를 최근 레코딩에서 선호하는 이유 역시.

일반적인 단일지향성에 비해서 무지향성이나 와이드 카디오이드는 좀더 녹음하는 악기의 밸런스의 표현이 마이크를 통해서 크게 가감이 없게 들리기 떄문입니다.


먼저 이러한 부분이 해결이 되고 나서야. 음색에 대해서 판단을 하고 듣게되는 것 같습니다.


피아노의 경우도. 믹스지같은 잡지를 가끔 보면. 외국 엔지니어들은 피아노에 여러개의 마이크를 사용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단순히 생각했었을 떄는 2개의 스테레오 페어 마이크만으로도 훌륭한 밸런스와 음색을 얻을 수 있는데

왜 이렇게 피아노 녹음에 많은 마이크가 필요한 것일까..라고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클로즈마이킹에 적합한 음색이 녹음하는 음악에 부합되는 경우.

좀더 많은 수의 마이크가 필요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마이크의 수가 많은 것은 음색을 보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피아노의 각 현의 밸런스와 앙상블을 맞추기 위해서"가 아닐 까 하는 조심스러운 추측을 해보기도 하고요.


녹음할떄부터 이러한 생각으로 녹음을 하다보니

믹싱할때는 정말이지 온통 "앙상블"생각 뿐입니다.


물론 음악적인 앙상블도 좋고 소리도 좋으면 좋겠습니다만.

솔직히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조금 한다면.

그동안은 내가 믹싱을 하면서 "소리"에 대한 불안감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어쩌면 이것은 영자 뿐만 아니라 많은 엔지니어분들 모두 공통적으로 생각하시고 계실런지도 모르겠는데요.


"내가 믹싱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선 이 음악의 사운드가 아티스트나 프로듀서가 마음에 들어야 한다" 라는 일종의 강박관념 같은 것 말이지요.

영자도 믹싱떄는 늘. 음향적인 밸런스와 머릿속에 있는 얄팍한 음향지식들을 더듬어 내며 믹싱을 하였습니다만.

앞으로는 한번 바꾸어 보려고 합니다.

소리는 음악적인 것을 정말 해치는 수준이 아닌 이상은.

소리에 집중하는 시간보다는.

음악안에서 "각 악기들이 좀더 춤추고 놀게 만드는데"에 더욱 더 많은 시간들을 보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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