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가이 :: 디지털처럼 정확하고 아날로그처럼 따뜻한 사람들
오디오가이

음향 엔지니어를 시작하는 이들에게 [7]

페이지 정보

본문

한동안 글을 쓰지 않다보니. 그리고 특별히 많은 신경을 쓰일만한 것은 아니지만 멀리서 돌아오는 몇몇 이야기를 듣다보니.

왠지모르게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마음이 조금은  편치 않은 것 같습니다.


저는 올해. 정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자신의 페이스를 흐트러트린채. 성격도 바뀌고. 인상도 바뀌고. 얼굴표정도 바뀌고..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정말 모든 여유를 다 잃어버리고 정신없이 지내다가. 이제서야 조금씩 슬슬 정신을 차리고 있습니다.

정신을 차리면서 가장 먼저 시작한것은 역시 "책읽기"입니다.

음향관련 서적이나 잡지야 늘 읽는것이지만.

그렇지 않은 일반도서들은 역시나 시간이 없다라는 핑계로 현대의 많은 사람들이 책을 가까이 보지 않게 되는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정말이지 책이 없는 시간의 흐름은 그냥 잃어버리고 놓혀버리는 것이 참 많을 것 같습니다.


얼마전 야마하홀에서 애덤스애플의 피아니스트 김용은씨의 솔로 피아노레코딩이 끝나고. 바로 앞에 코엑스 전시장에서 도서전을 하고 있어. 그곳에 가서 몇권의 책들을 구입했습니다.

폴오스터의 책 3권.

그리고 과거부터 벼르고 있던 을유문화사에서 나온 아티스트들. 피아졸라. 빌에반스. 글렌굴드. 마일즈데이비스. 앙리까르티에브레송. 피터부룩등등.. 의 전기. 전집을 모두 구입하였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먼저 요즘 읽고 있는 것은 바흐의 골드베르크변주곡이라는  클래식음악계에서 아주 충격적인 앨범을 50년전에 발표한바있는 글렌굴드.

요즘 글렌굴드의 전기를 읽는 재미에 너무나도 푹 빠져서 지내고 있는데요. 정말이지 아티스트들의 전기를 보는것은 참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을 보면서 의외로 놀랐던 것은 글렌굴드가 자신만의 피아노사운드를 위해서 노력하고 연습해나가는 것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는데요. 무엇보다도 레코딩에 관해서도 확실한 자신만의 견해를 아티스트가 이렇게나 자세히 지니고 있었다는 점에 무척이나 놀랐습니다.

실제로 친구와 어릴적부터 직접 녹음기로 녹음을 테스트하기도 하고. 이러면서 자신만의 사운드를. 50년이 지난 지금들어도 너무나도 개성적이고 멋진 자신만의 피아노사운드가 담긴 음반을 남기게 된 것이지요.

이것을 보면서.

정말 좋은 소리. 좋은 음향에 접근하는 것은.

단순히 내가 걷고 있는 한가지 길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글렌굴드처럼 저렇게 접근을 하며 완성해나가는 길도 있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영자는 음향을 하고 있어서 인지. 내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 공부하고 있는 것. 노력하고 있는 것. 등등. 이러한 방법들에 대해서 의구심을 지닌것이 없이. 그냥 이대로 나만의 길로 열심히 노력해나가자..라고만 생각해 왔었는데.

이러한 아티스트입장에서 우리와 같은 맥락에 음향에 대해서 다가서는 관점이 제게는 대단히 흥미롭고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저의 취미중에 하나는 "하이파이오디오"라고 볼 수있을텐데요.(물론 중간에 잠시 소원해진적도 있었습니다만. 요즘 다시 활활 불타고 있습니다.)

각 계절마다 한번씩 나오는 일본의 스테레오사운드의 한국판에 있는 기사중에. "베스트오디오파일 디스크"라는 음반리뷰가 있습니다.

이것은 클래식. 재즈. 팝의 3가지 분류로 나뉘어서 오디오평론가들이 자신이 들은 음질이 좋은 음반에 대해서 소개를 하는 것인데요.

청자입장에서 "좋은 소리라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것에 대한 힌트를 얻기 위해 저는 이들의 리뷰를 대단히 꼼꼼히 읽어보며. 그곳에 나온 음반들을 구입해서 들어보기도 합니다.

참 놀라운것은 이사람들은 단순히 음향뿐만이 아니라 늘 "음악적인 쾌감이 동반하는가"를 좋은 소리와 좋은 음향에 대한 조건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으며. 같은 음반을 듣더라도 제가 듣는것보다 훨씬 더 세밀하고 무엇보다도 신중하고 진지하게 음악을 듣고 평가를 하는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하이파이 잡지들을 보면 간접적으로 녹음이나 음향. 그리고 좋은 소리에 대한 이야기들이 종종 나오는편인데요.

몇년전인가 시내 서점에 가서 앉아서 몇시간동안 단순에 다 읽고 나왔던 바렌보임의 "평행과 역설"책 역시 아티스트가 생각하고 있는 것. 그리고 시선들을 볼 수 있어서 무척이나 흥미로웠습니다.



이번에 글렌굴드의 책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에서도 잠시 이야기 했었습니다만. 우리는 늘 그냥 이대로 우리가 가는 길안에서만 모든 해답을 찾으려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들을 말이지요.


가끔씩.. 아!! 하고 깨닫게 되는 것이 있는 것은 음향서적이 아니라 요즘에는 오히려 그냥 인문서적이나 그러한곳들에서 큰 힌트를 얻게되는 것. 그리고 정말 맑은 정신을 지닌 좋은 아티스트나 좋은 지인들과의 대화에서도 얻게되는 것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음악이나 음향을 하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일반적인 회사를 다니시는 분들보다는 자아가 강하고 자신만의 생각이 확고한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을 합니다.

오히려 지나치게 음악이나 음향에 대해. 특히 자신만의 생각속에만 빠져있다면 그것이 오히려 발전에 가장 "덫"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또한 해봅니다.

이 이야기를 함께 일하는 공은주씨에게 했더니 제게 "타산지석"이라는 문장으로 화답을 주더군요.

정말 이말에 너무나도 동감을 하고 감동을 하였습니다.


아무래도 영자는 오디오가이 사이트로 인해서 많은 분들을 만나게 되고 또 연락을 하게 됩니다.

저도 물론 아직 젊은 나이입니다. 영자의 나이는 32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꼭 제가 지금 음향을 시작하는 분들에게 선배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들을 이렇게. 이렇게 해야한다.. 라는 강요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아무래도 음향을 시작하는 . 그리고 시작하지 얼마되지 않는 많은 분들가운데. 몇몇분들에게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우선 그들은 저보다 젊고. 대단히 재능을 지니고 있고. 이해가 빠르고 자신만의 것으로 소화시켜나가는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빠릅니다.

하지만 음향을 시작하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 사람들에게 제가 종종 느끼는 것은.

"내가 이들에게 해줄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구나.."라는 것입니다.

물론 제가 이들에게 무엇인가를 해줄수 있다. 라고 생각하는 자체가 저의 자만심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다들 자아가 이미 대단히 강해서. 자신만의 확고한 생각들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무엇에 관해 이야기를 하면. 자신의 생각을 과감하게 이야기를 합니다.

"그것은 아닙니다. 틀렸습니다."

물론 이것은 비단 음악이나 음향에관한 이야기만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위에 잠시 이야기한바와같이 음향에 다다르는 길이 여러가지 길이 있는것으로 생각이 되는데.

무조건 자신의 생각은 옳고. 그것만이 유일한 길이다. 라고 생각을 하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저는 그냥 아무말도 하지 못하게 됩니다.

물론 이들은 많은 부분들에 관해서 영자보다 더 많이 알고 있고. 실제로도 잘하는 부분들이 참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그들만의 생각이 있는가 한편.

영자또한 영자가 생각하는 음향이나 음악. 그리고 삶의 시선이 존재합니다.

물론 그것이 다른사람들이 보기에는 자신의 생각과는 다른 그다지 중요한 내용이 아니라 생각이 들런지도 몰라도요.


이러한것들을 서로 교류하거나 나누려하지 않는 모습들을 볼때면 저는 참 할말을 일어버리게 됩니다.

함께 일하고 있는 오디오가이 사무실의 가족들에게 종종.

우리가 함께 일을 하는 것은 단순히 일을 하는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신 인생을 함께 나누는 것이다. 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비단 함께 일을 하고 있는 이들이 아니더라도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는 분명 서로 주고 또한 나눌 수 있는 아주아주 많은 것들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들 자신이 하고싶은 것들만 하려고 하고 그렇지 않은것이나 다른사람의 것. 그리고 놀라운점은 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은 "새로운것"에 대해 잘 받아드리려 하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영자보다 더 젋은 신세대들에게 이러한 느낌을 받는 다는 것은 대단히 역설적인 느낌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제가보기에는 아주 좋은 환경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공부에 관한 다른사람의 탓을 하거나 또는 환경을 탓하는 것을 보게됩니다.


음향에는 정말 여러가지의 길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의 길과 자신앞에 펼쳐진 시선이 마음에 들지 않는 다면 새로운 길을 찾아서 다시 갈수도 있을 것 입니다.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여. 그대로 주저앉어서 가만히 있기 보다는.

때로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함께 걸어가거나. 혹은 다른 길 또한 함께 찾아나갈 수 있는 그런 편안한 시선을 지닌 사람들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이글을 보고 있는 우리 오디오가이 가족분들이시라면요.

마지막으로 "타산지석"의 의미를 우리모두 다시 함께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

관련자료

완츄v님의 댓글

오디오가이에 처음 와서 완전 많은 것을 느낀 글입니다~ 또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네요...

저도 고집을 부리며 한가지만을 고수하려 했던..
보다 넓은 생각을, 돌아볼줄 아는 안목을 갖추지 못했던 모습이 많이 후회가 되네요..

타산지석.. 정말 상황에 맞는 좋은 말 같습니다. ^^

세상의빛님의 댓글

처음으로 글을 남기는 듯....^^

요즘 매일 오디오 가이 출석하면서 칼럼을 읽어 나가고 있습니다.

음향에 대해 이제 관심을 가지고 시작하는 저로서는

영자님의 칼럼을 통해 시작하는 마음가짐부터 잡아 나가는

좋은 나침반이 되는거 같습니다... ^^
  • RSS
전체 324건 / 13페이지

+ 뉴스


+ 최근글


+ 새댓글


통계


  • 현재 접속자 326 명
  • 오늘 방문자 5,909 명
  • 어제 방문자 5,901 명
  • 최대 방문자 15,631 명
  • 전체 방문자 12,703,969 명
  • 오늘 가입자 0 명
  • 어제 가입자 0 명
  • 전체 회원수 37,535 명
  • 전체 게시물 253,918 개
  • 전체 댓글수 193,379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