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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쿠스틱 악기의 녹음 [6]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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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자는 작년부터 열심히 하던 공구를 이제 좀 쉬고.

다시 녹음에 열심히 빠져들고 있습니다.

역시 녹음만큼 재미있는 것은 드문것 같습니다.^^


지금은 오디오가이 회원분의 스튜디오인데요. 영자는 실황녹음이나 콘서트홀등의 외부녹음이 아닌 이상은 대부분을 이곳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하고 있답니다.

이곳은 늘 생각이 듭니다만 정말 부스의 잔향이 참 좋습니다.

고음은 화려하게 각 벽들로 전부 흡음되지 않고 화려하고 깨끗하며.

저음역시 오늘 콘트라베이스와 첼로의 낮은 저음이 들어오는 것을 보니 아주 타이트하면서도 아래로 쭉. 뻗는것이 무척이나 마음에 듭니다.


지금은 9월부터 유니버셜 발레단이 공연할 발레뮤지컬 "심청"의 음악들인데요.

통영국제음악제 상주 앙상블 단체인 TIMF 멤버 분들이 와서 오전 10시부터 지금 12시가 넘은 시간까지. 체임버 오케스트라 녹음을 열심히 진행하고 있답니다.


부스에 피아노와 함께 현악기와 관악기멤버들이 모두 들어가고. 작은 부스에만 타악기 연주자가 독립을 해서 녹음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얼마전에는 과거부터 꿈에 그리던 마이크를 구입하였는데요.

바로 요즘들어 피아노에는 늘 항상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영자의 피아노녹음에 메인 마이크의 자리를 잡고 있는

노이만 USM-69입니다.

바디하나에 노이만 U87에 들어가는 것과 같은 2개의 다이어프램이 들어가있어서 손쉽게 XY나 MS로 녹음할 수 있는 특별한 녀석입니다.

과거 레코딩을 공부하던 시절에 잡지들이나 혹은 도이치그라모폰같은 음반 표지에서 카라얀과 함께 등장해 있는 이 스테레오 마이크를 보고는..

"난 언젠가는 저 마이크를 꼭 내것으로 가지고야 말테야.."라고 마음먹은지 거의 12년이 넘어 구입하게 된 것 같습니다.

요즘들어 아주 가끔씩 드는 생각은

내가 과거에 가지고 싶어했고 동경했던 장비들이 나의 소중한 자식들처럼 하나둘씩 곁에 있는 것을 보면.

정말이지 그렇게나 기분이 좋고 뿌듯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 마이크는 요즘들어 나오는 마이크들처럼 초고역이 화려하게 부스트되어있거나 하지는 않습니다만.

피아노에 클로즈로 사용했을때는 중역의 어택감이 참 좋고.

스트링에 앰비언스나 메인마이크로 사용했을때는 잔향의 소리가 참 부드럽고 이쁘게 들어옵니다.

마이크의 특성이 초고역이 너무 화려하지 않으니. 오히려 앰비언스로 사용할때는 잔향의 음색이 고역이 조금 롤오프된 소리로 부드럽게 들어와 스팟마이크들과 참 자연스럽게 섞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오늘 재미있는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과거에 MBHO를 떠나 이제는 녹음의 90%이상은 MG의 마이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영자가 녹음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MG 마이크는 하이퍼카디오이드의 M940 6대 카디오이드 M930 13대(이중 8대는 스테레오 페어모델이고 5대는 서라운드 모델입니다.)

와이드카디오이드 M950 4대. 외 스몰다이어프램인 M300과 라지다이어프램 UMT-70S과 MT-71S등 정말 무지무지 많은 수의 MG마이크를 가지고 이것으로 녹음을 하고 있는데요.

(그래도 변함없이 MBHO의 604 시리즈들은 사용할때마다 너무 소리가 좋아서 감탄하기도 한답니다.)


오늘 녹음된 소리를 모니터링 하면서 소리는 아주 마음에 들게 잘 되었습니다.

하지만 바이올린 파트에 있는 2개의 스팟마이크 생각을 하며. MG M930을 사용했더니 중고역이 조금 거칠게나오는군..

그냥 U87로 바꿀까..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만.

아침에 새벽부터 비몽사몽으로 정신없이 세팅을 하다보니 바이올린 파트의 2개의 마이크만 U87을 사용하고 메인 스테레오 마이크인 USM69를 제외한 모든 마이크를 MG M930과 M300으로 사용한것을 잠시 착각을 한것입니다.

노이만 U87의 바이올린소리를 들으면서도 그것을 MG M930이라 착각을 한것이지요.

역시 생각이나 선입견은 소리보다 우선하나봅니다.

이렇게 아주 만족스러운 앙상블 녹음을 진행중입니다.

실황녹음으로도 오케스트라 녹음을 상당히 자주 하는편인데요. 전 역시나 실황녹음보다는 이렇게 천천히 마이킹과 마이크에 관해 생각도 해볼 수 있는 녹음들이 더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이곳 스튜디오는 상당히 라이브 한터라.

피아노의 소리가 바로 옆에 있는 바이올린과 메인 마이크로도 피아노의 스팟마이크만큼이나 음량이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것이 소리가 탁해지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오늘 녹음하는 곡들은 스트링스외에도 플룻. 오보에. 클라리넷. 바순. 호른등이 모두 곡마다 솔로들을 연주하기 때문에. 관악기들에도 모두 스팟마이크를 사용했었는데요.

최종적으로는 호른과 클라리넷에는 스팟을 사용하지않고 메인과 다른 마이크들에 "간섭음"으로 들어오는 소리를 사용했습니다.

이럴때는 역시나 연주자의 의자를 메인마이크에 조금 가깝게 둔다던가.

혹은 조금 뒤로 두는 것 만으로도 스팟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도 적절한 이미지와 밸런스를 얻을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영자의 주특기인..이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는 것.

최근들어서는 정말로 피아노녹음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코바 끝나자 마자 야마하홀에서의 피아노솔로녹음 이후로도.

이 스튜디오에서의 크로스오버프로젝트와 지금하는 발레음악 녹음등.

그동안 개인적으로 녹음에 있어서 가장 많이 고심을 하고 생각을 또한 많이 한것이 제게 있어서는 역시 그랜드피아노라고 볼수 있을 것 입니다만.

이제서야 슬슬 조금씩 마음에 드는 피아노 소리를 얻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도이치그라모폰이나 그외 개성적이면서도 번뜩임이 느껴질만큼 멋진 소리로 녹음된 피아노음반을 들을때마다..

"아..저것은 과연 어떻게 하면 저러한 소리를 얻을 수 있는 것인가.." 하고.

정말이지 또 고민하고 또 생각하고 또 고민하는 여러시간들을 보내왔습니다만. 시간이 자연스럽게 해결해준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랜드피아노는 마이크2개로는 영자가 생각하고 머릿속에서 꿈꾸고 있는 소리는 지금으로서는 얻기 힘들구나..하는 것 입니다.

기본적으로 피아노는 많은 유럽의 엔지니어들이 이야기 하듯이.

피아노의 리드를 연 상태에서 리드 안으로 마이크를 넣지않고 리드가 열리는 정도 부분에서 160CM 나 좀더 위에 마이크를 설치하는 것이 가장 좋은 피아노소리를 얻을 수 있다..라고들 하는데요.

영자역시 이곳이나 좀더 높게 마이크를 설치하고

(이부분에 설치한 마이크는 이곳에서는 피아노의 높은 배음들을 집음할 수 있습니다.)

다른 4개의 마이크중 피아노 안쪽 해머근처에 2개.

(이것은 기본적으로 영자의 피아노 마이킹에 있어서 메인마이크로서 전체 사운드의 60%정도의 비율을 차지합니다.)

다른 두개는 고음현과 저음현에 와이드카디오이드나 무지향성으로 클로즈해서 2개를 두는 것입니다.

(이것의 용도는 좌우의 넓은 스테레오이미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솔로 피아노의 경우는 이렇게 6개의 마이크로 제가 원하는 이상향에 가까운 소리를 녹음할 수 있었습니다.


이 칼럼을 쓰기 시작한지가 이틀전으로. 그동안 비밀글로만 남겨두었다가 오늘 다시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하면서 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만..

지금 녹음하고 있는 것은 가야금. 25현 가야금으로..

다른 국악기도 마찬가지이지만.. 가야금의 녹음만큼은 정말이지 잘해보고 싶습니다.

영자는 피아노녹음도 잘하고 싶고.. 가야금녹음도 잘하고 싶고..욕심이 너무 많은가요?^^


녹음하기전. 가야금연주자에게 어떠한 소리가 좋았고.. 녹음하면 어떻게 소리가 들렸는가에 관해 잠시 이야기를 해보니.

자신은 마치 하프처럼 녹음된 가야금소리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실제로는 울림과 농현이 풍부한 소리가 들리는데. 녹음을 하면 마치 하프처럼 농현보다는 곱고 이쁜소리로만 들리는경우가 많다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녹음할때는 울림이 아주 많은 악기를 가져오고. 반대로 공연때는 울림이 조금 적은 악기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영자역시 지금껏 가야금 녹음을 할때. 그냥 아무생각없이 가야금 위에 스페이스드 페어세팅으로.

하프처럼 이쁜(?) 가야금소리를 들으며..

"아..가야금소리 조~~오타!!" 라고 혼자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한국사람이면서. 그리고 한국에 있는 레코딩엔지니어이면서.

내가 국악기를 잘 모르고 녹음또한 만족스럽게 하지 못한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참 창피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가끔 국악기를 녹음할때마다 드는 생각은.

역시 국악기는 서양악기들에 비해서 소리가 가는 길이.. 참 많이 다르다는 생각입니다.

국악녹음에 관해 좀더 많은 경험을 쌓고. 오디오가이 칼럼에 영자도 좀 속시원~~하게 국악기 녹음에 관해서 명확한 의견을 피력할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아직까지도 일본엔지니어나 독일엔지니어가 녹음한 우리의 국악의 음반의 소리가.

제가 녹음한것보다 놀라우리만치 생생하고 에너지가 담겨있는것을 볼때마다 더욱 더 그러한 생각이 들기도하고요..


변함없이 녹음은 참 재미있는 작업입니다.

연주자의 손끝이나 입술에서 시작해. 악기의 울림과 공간을 통해 전해지는 소리가 마이크에 담겨서.

스피커로 우리가 소리를 듣는다는 것.

어떻게 보면 십년넘게 늘 해오고 있는 일이지만.

이러한 일상이 새롭고 또한 경이롭게 느껴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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