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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쿠스틱 악기의 녹음 [18] 일본 오사카 녹음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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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20일부터 27일까지 일본 오사카로 짧지만 긴 여운을 남겨주었던 녹음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저는 보통 아주 길거나 혹은 아주 짧은 호흡으로 글을 쓰는편을 좋아하는데. 이러저러한 컴퓨터의 오류로 쓰던 글을 바짝 날리고 나면 허무해져서 그냥 쓰지 않거나

표현들도 훨씬 더 단촐해져서 짧게 그냥 끝내는 경우도 많은 것같습니다.


이번녹음은 독특하게도 일본어로 불리어지는 찬송가. 저는 개인적으로 참 오랫만에 찬송가를 녹음하게 되어서 이제는 이쪽관련 작업은 하지 않겠다..라고 마음속으로 먹어두었던터라 참으로 오랫만이었습니다.

참.. 이렇게 쓰던글을 잃어버리고 다시 글을 쓰기시작하니.. 다시 처음부터 하는것은 왠지모르게 마음이 내키지 않고..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해야할런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짧지만 서두는 다시 시작이 됩니다.


2월20일 오전에 오사카로 도착을 하여 우리가 머물 제작자분의 댁에서 연습과 함께 레코딩 테스트를 하였습니다.

이음반의 제작자분은 일본에 거주하고 계신 한국분으로 음반의 기획.제작과 더불어 작사와 몇몇곡의 작곡도 함께 담당을 하였습니다.

일본 오사카에서 한적이 떨어져있는 아주아주 조용한 주택가..

골목골목이 참으로 정비가 잘되어있더군요

게다가 집안의 분위기도 아주 깨끗하고.

제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레트로(빈티지)스타일로 집이 꾸며져 있었습니다.

보니까 일본은 여러모로 빈티지의 천국(사실 일본은 거의 모든 문화의 천국인것 같습니다.)이더라구요

이러한 집안의 하나하나 가구와 물건들을 보면서..

아..나는 왜 오래전 물건들을 지금은 거의 다 버리고. 이제는 오히려 오래된 느낌이 나는 새물건을 찾고 있게 된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과거에 아버지가 만드시고 직접 오랜시간 문양을 넣으셨던 장농이나..어릴적 신당동 도깨비시장에서 구입한 깁슨 전자기타. 등등

시간의 흐름과 함께 물건의 가치와 그것을 바라보는 나의 주관적인 시각도 많이 바뀌게 될런지는 이전에는 알지 못했었어요

제작자분 집의 거실에서 간단한 마이크테스트겸 연습이 시작 되었습니다.


그런데 생각외로 거실에서의 소리가 괜찮게 녹음이 되는것이 아니겠습니까?

사진에서 기타를 잡고 노래를 부르고 있는 프로듀서분도


"기타소리가 실제 듣는것보다 더 좋게 녹음이 되는것 같아요."

라고 이야기를 해주어서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렇게 일본에 도착한 날 간단한 연습겸. 저도 준비를 끝내고 다음날부터 바로 녹음이 시작이 되었습니다.

그 첫녹음으로

사실 이번 녹음의 거의 모든 장소들이 그렇지만 조금은 독특한 곳

일본철도회장님 댁. 안에 있는 자그마한 홀입니다.

이곳은 오자와세이지나 이작펄만등이 공연전에 들러 리허설을 하기도 하고. 지인분들과 함께 공연 혹은 때때로 녹음도 이루어지는곳이라고 합니다.

이역시 산 바로 아래에 있는(우리나라로 치면 평창동 같은) 집의 2층에 이러한 공간을 만들어 두셨는데요

내부는 이렇게 생겼답니다.



원래는 무대 턱 바로 앞에는 모두 의자가 있었는데요

마이크세팅을 하고 나서 프로듀서가 모니터링을 하더니..

좀더 공간의 느낌이 마이크에 담겨있으면 좋겠다!라고 코멘트를 해서

잠시 고민을 하던중 프로듀서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영자 : 우리가 조금 노가다를 한번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프로듀서 : 어떤것인가요?

영자 : 여기에 있는 의자들을 모두 치우면 훨씬더 공간의 느낌이 잘 살아날것 같아요

프로듀서 : (단일초의 주저함도 없이) 지금 바로 치웁시다^^


그래서 위와 같은 모습이 되었습니다.

사이즈는 그리 크지 않은 아담한 크기로 나무의 느낌이 매우 따듯한곳입니다.


나중에 실제로 녹음된것을 들어보아도 무척 따듯하고 편안한 소리로 되었더라구요

이번에 사용한 기기는

변함없이 새디의 LRX-2


사실 녹음바로 전날까지는 오디오가이의 한 가족분이 빌려주신 오디오인터페이스를 가지고 가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오디오인터페이스에 마이크프리앰프까지 함께 챙기려 하니 짐을 들고가기가 어려워져서.

저렇게 콤팩트한 사이즈에 의외로 성능이 좋은 마이크프리앰프까지 내장하고 있는 새디 LRX-2를 가지고 갔습니다.

이번녹음에서 보컬마이크 MG UM930

첼로 MG UMT70S

클래식 기타 MG M300

엠비언스 마이크로는 MBHO 648PZM입니다.

본래 메인으로 MBHO 604 무지향성 페어를 함께 사용을 하려고 했으나 가지고 가기가 어렵게 되어 메인이 없이 사용을 하였는데요

이번녹음 내내..

만약 이번에 MBHO 648PZM이 없었다면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라고 생각할만큼

PZM 마이크의 역할이 너무너무 컸습니다.


게다가 이번에는 한곡들마다 녹음장소가 다른.

제작자와 프로듀서가 각 곡의 느낌과 어울리는곳을 어렵게 찾아서 녹음장소로 선택한 만큼. 녹음장소의 느낌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그대로 담는것이 이번 녹음의 목표였으니까요


MG UM930

이번 녹음의 보컬의 대부분이 프로가 아니기 때문에 이 마이크를 선택하였습니다.

이마이크는 개성이 원체 강해서. 특히 초고역이 무척 화려하게 들리는 편이라. 노래의 단점들이 잘 표현되지 않는것이 오히려 가장 큰 장점이랍니다.

너무 자연스러운 마이크를 보컬에 사용할경우 오히려 보컬의 단점들이 너무 적나라하게 표현이 되는경우도 많이 있으니까요.


클래식 기타에 사용한 MG M300

사실 이마이크는 그동안 다른 제가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밀려 사용빈도가 무척 적었던 모델인데요.

이번녹음에서는 거의 메인의 자리를 차지했던 친구입니다.

다른 소구경 마이크들과는 다르게 저역이 자연스럽고 상당히 풍부하게 들어오는 편입니다.

중음. 그리고 낮은 고역에 약간에 요철이 개성적으로 있고요

고역은 자연스럽게 롤오프되는 일반적인 MG의 성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지요.

이날 녹음된것을 다음날 연주자에게 들려주었는데 연주할때 들리는 악기에서의 잡음등이 마이크로 전달되지 않게 아주 감싸주는 소리로 녹음이 되었다고 무척 마음에 들어하더군요

저역시 마음에 드는 소리로 녹음이 되었습니다.


전날 도착하자마자 조금은 피로하기는 했지만 레코딩리허설을 해보며 마이크위치들을 함께 간 김창훈 엔지니어와 함께 이래저래 포지션을 잡아본것이 정말이지 큰 도움이 되었어요



첼로를 연주한 마키오군

약관 20살의 청년으로 사실 이곡과 다음곡의 노래한분의 큰 아들로.

이집은 큰아들 첼로. 둘째 아들 바이올린. 막내 여동생 피아노를 하고 있는 음악가족입니다.

노래하신분은 아사히방송국 아나운서.

이 마키오 군에 대해서는 지금 이야기를 해야할지.. 글을 마무리하는 마지막에 이야기를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마지막에 이야기를 하기로 하고 우선은 녹음에 관한 것부터.


마이크는 MG UMT70S

아주 부드럽고 풍부한 소리를 들려주고 있는 마이크입니다.

녹음된 소리를 다음날 들어본 첼리스트 역시. 자신 악기에서 나오는 지저분한 소리들은 녹음이 되지 않고 아주 깔끔하고 깨끗한 소리로 녹음이 되어 무척 좋다고 하더군요

이 첼리스트의 연주성향와 악기의 음색 자체가 조금은 음량이 크고. 소리역시 강한 현대적인 느낌의 첼로 사운드 였습니다.

이번녹음에서 특별히 더 크게 느낀 한가지가 있는데요.

각 공간에서 실제 악기들의 소리를 듣고. 녹음을 하고 녹음된것을 그날 바로 듣는것과.

다음날 혹은 조금시간이 지나서 듣는것과는 상당히 많은 차이를 들려주는것에 저 뿐만이 아니라 모두들 놀라워했는데요

시간이 조금 지나고 듣는편이 그때의 공간에 따른 울림이 훨씬 더 잘 느껴지는것이었습니다.

아무래도 그 공간의 울리는 악기들의 실제소리를 들으면서 그 소리에 금새 우리귀가 적응이 되어버리나봐요

녹음공간에서 들었던 느낌보다

다음날 새롭게 녹음할 공간에서 들어본 이전일 녹음의 소리가 더욱 더 잘 느껴졌고


그 다음날 들으면 공간의 느낌이 더욱 더 잘 느껴지는것이 참으로 신기했습니다.

이날의 녹음은 나무의 따듯하고 풍부한 울림이 그대로 전달이 된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요즈음의 화려한 소리와는 조금 거리가 있을런지는 몰라도 이번 음악을 표현하는데 있어서는 제가 생각하는 소리에 가깝게 된것 같아 기쁩니다.

아.. 그리고 이집에는 여러대의 뵈르젠도르퍼 피아노가 있었는데요

아쉽게도 다른 피아노의 소리는 들어보지 못했지만 홀에 있던 뵈르젠도르퍼는. 제가 그동안 이 피아노 제작사에 지니고 있던 조금은 둔하고 무거운 울림의 소리. 라는 것을 완전히 탈피한.

아주 맑고 깨끗하면서도 화려하고 이쁜 뵈르젠도르퍼 소리에 참 놀랐습니다.


이집의 1층거실에는 포르쉐에서 디자인과 제작을 해준 뵈르젠도르퍼가 한대 있었는데

이것은 바디가 메탈로 되어있고 스위치로 피아노 반사판이 열린다고 하더군요^^


이날 첫녹음을 만족스럽게 잘 끝내고 다음날 바로 새로운곳에서 녹음을 하였습니다.

오사카에서 차로 두시간 넘게 고베로 가서.

"구겐하임하우스"라는 곳에서 녹음을 하였는데요

혹시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유명한 페기구겐하임? 인가 했더니 그 구겐하임은 아닌. 일본에 100년전에 살던 무역상 구겐하임이 살던 집인데. 지금은 이렇게 보존을 해서

전시나 공연등으로 사용을 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옆이 신칸센을 포함한 여러종류의 기차들이 몇분 간격으로 지나는것때문에 기차소리가 녹음중간중간에 여럿 함께 녹음이 되었습니다만

이번녹음에서는 그러한것을 크게 연연하지 않고. 오히려 녹음을 하는 공간의 주변의 소리도 함께 마이크에 담아보자! 라는 의견도 서로 함께 나누기도 하였었답니다.

이 동네는 이러한 오래된 서양식 주택들이 참 많이 보존이 되어있더군요

녹음하다가 동네 구석구석을 조용히 산책을 하기도 하였고요


내부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사진에서 보여지는 느낌처럼

마치 수세기전에 집안에서 하는 살롱음악회가 자연스레 연상이 되더군요

사실 최초의 클래식 레코딩도 한 음반제작사가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성악가 엔리코카루소를 설득해서 호텔방에서 녹음을 한것이 시작이니까요.

늘 하는 큰 규모의 클래식 공연장들에서의 녹음과는 또 다른 아주 신선한 느낌이었습니다.

잔향의 경우도 아무래도 벽이 석재로 되어있기 때문에 전날 녹음을 했던곳보다 좀더 긴편이었고요

잔향의 성향자체로 나무의 울림과는 전혀 다른.

조금은 차갑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생동감있는 소리를 들려주는 공간이었습니다.


일층과 2층이 있었는데 우리는 우선 2층에 세팅을 하였습니다.

녹음 세팅은 전달과 같았습니다.


보컬에는 MG UM930

(뒤에 헤드폰을 쓰고 모니터를 하고 있는 분은 이번 녹음을 함께 진행한 김창훈 엔지니어입니다.^^)

잔향이 조금더 있는 만큼 전날 녹음보다 보컬마이크의 거리를 좀더 멀게 하였습니다.

기타는 역시 MG M300

이번에 새롭게 그 가치를 깨닫게 된 녀석이지요.

첼로도 변함없이 MG UMT70S


오디오가이의 어쿠스틱 악기 녹음에 있어서 절대적인 존재

MBHO의 PZM 마이크로폰.


이번 녹음을 함께 진행한 김창훈 엔지니어도. 제가 그동안 칼럼에서 이 마이크에 관해 왜 그토록 극찬을 했는지 직접 소리를 들어보니 알겠다고 하더군요

이 마이크가 없이는 이번녹음이 완성될 수 없다는것에 우리 모두 완벽하게 동의를 하였습니다.

위 사진은 구겐하임 하우스의 2층에서 세팅한 사진인데요

첼리스트가 본인의 첼로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서 연주가 조금 어렵다고 해서 잔향이 조금 적은 아래층에서 최종적으로 녹음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은 좀더 연주에 집중이 잘 될것 같은 분위기. 게다가 피아노도 놓여져 있어요


1층에서 다시 연주를 해보고 있는 두 연주자.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는 2층에서 녹음한 사운드가 훨씬 더 마음에 들었지만 연주자들이 편하게 연주를 할 수 있는 장소로 하는것으로 택하였습니다.


위는 최종 녹음사진인데요

사실 전날의 녹음도 최종적으로는 보컬이 두 연주자를 바라보는 형태로 세팅을 하였답니다.

아무래도 서로 눈빛을 보면서 연주를 하면 훨씬 더 느낌이 좋으니까요.


녹음에는 사진이 없지만 녹음시 비가 내려서 비가 오는 소리를 BGM으로 담기 위해 창문과 입구의 문을 열고 연주도 해보았습니다만

이것은 우선 추워서 연주를 하기가 힘들고

녹음된것을 들어보니 빗소리에 찻소리. 기차소리가 마치 쏴아~~ 하는 노이즈처럼 들려서 그만두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첫날 녹음한 나무의 느낌보다는

좀더 생동감있는 소리의 이곳의 녹음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세팅에 관해서는 위의 첫날과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특별히 내용이 없네요

다음으로는 어찌보면 이번 일본녹음여행에 클라이막스라고도 할 수 있는


산장에서의 녹음

오사카로 차로 두세시간. 전화기도 되지 않는 산속의 산장(펜션)에서의 녹음과. 그리고 이곳에서 하루를 묵었습니다.

이번에는 악기 구성이 같지만 보컬이 이번 일본 녹음에서는 유일하게 프로페셔널한 가수.

게다가 이번 프로젝트의 프로듀서를 함께 담당하고 있는 분입니다.

이번에는 조금 다르게 녹음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앞선 이틀의 녹음이 우선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도 더욱 더 잘되어서 조금 더 욕심이 났어요

이틀동안 같은 세팅으로 했는데 이번에도 또 같은 세팅으로 녹음을 하는것은 무엇인가 그리 재미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보컬뿐만 아니라 이미 기타와 첼로 연주자역시 3일동안 함께 매일같이 동고동록하면서 함께 온천도 다녀온 사이^^

호흡도 훨씬 더 잘맞아가고 있었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함께 하는 아티스트들이 나를 믿어주는것처럼 나 역시 이들을 믿고 좀더 과감하게 해보자.


별도의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MG M300 XY로 전체 보컬, 어쿠스틱기타. 첼로를 녹음을 하였습니다.

XY방식의 특성상 좌우의 스테레오 이미지가 그리 넓은 편이 아니므로. 산장의 2층 작은 복도에 MBHO PZM을 사용하였고요


정말이지 흔히 말하는 원포인트 녹음

하지만 정통 클래식이 아닌 이러한 공간과 구성에서는 드문편이지요

(사실 몇년전 한대수씨의 "상처"앨범때도 이러한 방식으로 2곡 녹음을 한적이 있기도 했었어요)


녹음시 연주자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조명을어둡게 해서 사진도 어둡게 나왔답니다.

단 2개의 마이크로 전체 사운드 특히 각 악기의 밸런스까지 조절하는것이기 때문에

보컬을 메인으로 음량이 큰 첼로는 조금 뒤에.

음량이 작은 어쿠스틱 기타는 조금 가까이에 위치를 하였어요

소리를 들어보면서 어쿠스틱 기타의 위치는 조금씩 조정을 해서 위 위치로 최종 선정을 하였고요

위에서 보이는것처럼 패닝도 자연스럽게 연주자들의 위치 그대로 모니터가 된답니다.

게다가 이때는 보컬뿐만 아니라 모두들 연주가 너무너무 좋아서

단 몇테이크로 바로 녹음이 끝나고 조금은 여유있게 이야기를 하며 쉬었답니다.

메인마이크와 보컬과의 거리.

처음에는 높게 멀리 했다가 점점 가깝게 설치를 해서 위와 같이 되었답니다.

메인 마이크의 높이와 보컬과의 거리를 여러번 수정을 하였어요


2층 복도에 설치된 PZM

녹음되고 들어보니 PZM만으로도 충분히 개성적이고 독특한 소리를 들려주더군요

혹시 나중에 오디오가이 사무실에 들리시는 분이 계시면 이날 녹음된 음원을 한번 들려드리고 싶네요^^


다음으로 4일째

이날도 역시 산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이역시 전화도 되지 않고 다다미방에 이곳은 난방도 되지 않아 직접 불을 피워 난방을 하고 커다란 가마솥에 물을 넣고 불을 지펴 목욕을 하는 정말 일본 전통적인 곳.

딱 건물만 보아도 분위기가..^^

불을 지피느라 연기가 아주 많이 나서 다음날 까지 녹음장비들에 연기냄새가 한동한 배여 있었답니다.

그래서 중간에 마이크들은 이불로 덮어두기도 했었어요

사진에서처럼 대청마루같은곳에서 연주를 해보기도 하고.

공간의 모든 공간에서 다 연주를 해보고. 또 마이크를 설치를 해서 소리를 들어보았는데

정말 저도 이러한 경험은 처음이었습니다.

어떤 장소에 어떻게 마이크를 설치해도 소리가 크게 바뀌지 않더군요

많이 아쉬움이 남는 소리였습니다.

최종 선택이 된것은 아래의 세팅

전날 MG M300 XY 원포인트에 감동이 아직 가시지 않은 탓인지 다음날도 비슷하게 세팅을 해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첼로가 빠진 보컬과 기타의 듀오

마이크의 높이를 낮추는 편이 보컬의 목소리가 좀더 풍부하게 들려서 이렇게 낮게 설치를 하였습니다만

결국 이곳에서의 테이크는 사용하지 않고 나중에 한국에서 다시 녹음을 하게 되었답니다.

역시나 제가 마음에 들지 않는 소리이니 프로듀서도 듣더니 소리에 대해서 아쉽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정말이지 이 공간은 방은 나뉘어 있어도 천정은 모두 트여져 있는 탓인지 마이크의 개성이 크게 나타나지도 않고 세팅에 따라서도 크게 바뀌지 않는것을 보고 많이 놀랐던곳입니다.

이렇게까지나 공간이 개성을 지닐수 있다는것이 참 신기하더라구요


다음은

이번 일본녹음의 마지막 여행지

다시 고베로 가서

고베 쇼인여자대학교안 교회입니다.

크기는 웅장한 성당들에 비하면 그리 크지 않은 편입니다.

약 700석 정도 되어보이더군요

안으로 들어가보았습니다.


사진만 보아도 왠지모르게 공간이 좋아보이지 않나요?*^^*

입구에 보니 떡 하니 공연 포스터에 바로 2월24일 제가 일본 클래식 단체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세계적인 앙상블 바흐콜레기움재팬(스즈키마사키)의 공연이 이곳에서 있었더군요

포스터를 보니 콜레기움재팬의 녹음도 이곳에서 진행을 하였더라구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일본 고베의 모 여자대학안에 음향이 기가막히게 좋은 곳이 있다는 소문을 오래전부터 들은적이 있었는데

바로 이곳이었던것 입니다.ㅜ.ㅜ

제가 상상만 하던 그곳에서 직접 녹음을 하게될줄이야..

이 공간안에 들어선 순간 저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너무너무 멋지고 아름다운 잔향에 약간은 기분이 업 되는것을 보고

저는 마음속 내내 표현하지 않고 오히려 침착하게 가만히 있었습니다.

괜시리 저까지 흥분하면 혹시나 실수가 생길것 같아서요^^

공간이 그리 크지는 않았습니다만.. 소리는 뭐..

정말 끝내주었습니다.

이런 공간에서는 음향기기의 수준이나 그러한것이 조금은 초라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세팅에 따라 굉장히 민감하게 다른소리들을 들려주어 여러번 세팅을 바꾸었는데요

이번에도 역시 MG M300 XY를 마지막 끝까지 밀고 갔습니다.

본래는 사진보다 훨씬 더 높이 설치했었는데. 결국에는 좀더 낮은 높이로 하였습니다.

이번에는 어린 남자아이가 노래를 하고 반주는 기타.

사진의 옆에서 지휘를 하시고 계신분은 노래하는 아이의 선생님입니다.

녹음때 멀리까지 오셔서 이런저런 좋은 말씀과 함께 지도를 해주시고

게다가 아이가 노래를 잘 할 수 있도록 반주없이 노래를 한곡 선물해주셨는데 듣고 너무 감동했습니다.

"첫사랑"이라는 일본의 아주 유명한 노래인데. 이곡은 다음주에 꼭 사무실가서 음원 파일을 첨부하도록 하겠습니다

반면에  연주자 뒷편에 예배를 드리는 공간 바닥에 MBHO PZM을 설치해서 공간음을 받았고요

회벽돌로 되어있는 벽면

음을 깔끔하고 멋지게 확산시켜줍니다.

이렇게 일본녹음여행을 마쳤답니다.



사실 이번에는 녹음여행과 더불어 미각여행도 함께 떠나서 사진을 많이 찍어오기도 했지만

이렇게 칼럼에 많은 사진을 올리는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사진들만 올리는대도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리네요.

늘..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녹음을 한다는것은 참으로 재미있고 좋은 일입니다.

이번녹음에서는 음향적인것들 외에도 정말이지 많은 저의 감정의 변화또한있었는데요

평소에 사람들과 녹음을 할때는 그리 말수도 적고 조용하게 제 할일만 하는 편인데. 이때는 사람들과 일주일간 함께 지내면서 아주 밝고 또 즐겁게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매일매일이 이른 오전부터 이동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는 무척 피곤하고 힘들기도 하였지만.

사람들과의 "인연"이 얼마나 우리네 삶에 있어서 소중한 것인가..

이렇게나 마음속 깊히 깨달았던 적은 처음이었던것 같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함께 했던 사람들. 그리고 오디오가이를 통해서 만나고 또 연락을 했던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들에 관해서

너무 일상적으로만 했던것이 아니었나..하는 생각들도 들더라구요

이번 녹음이 아니었으면 아마도 서로를 이렇게나 자세히 알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녹음의 종반이 되면서 저는 왠지모르게 마음이 차분해 지더군요

그리고 소중하게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지금 이분들과 함께 한 시간들이.

또 앞으로 만나게 될 여러분들과의 시간들이

일상적인것이면서도 너무너무 소중한것이라는것을 말이지요


내가 좋아하는 음악과 음향일을 한다고 해서 나 자신의 감정만 생각하는것이 아닌

더욱 더 진실로 함께 시간을 나누는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을 말이지요..


마지막으로 이번녹음을 함께 했던 모두둘. 그중에서도 특히 김창훈님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렇게나 좋은 경험의 기회를 선물해준것.

그리고 이보다도 서로 이렇게 진실을 담아 함께 할 수 있던 시간들이 있었다는것에 말이지요..



*덧쓰기 : 창훈님은 영화 동시녹음을 하시는 분으로 저를 이번녹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프로듀서분에게 적극 추천해주었답니다.

물론 오디오가이 가족분이시고요.

아래는 이틀째 녹음장소였던 구겐하임 하우스에서 외부음을 채집하고 있는 모습을 한컷

이번녹음에서는 음악외에도 우리가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들도 함께 소리로 담았답니다.

******************************

사진들은 우선 제 블로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audioguy1.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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