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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과 믹싱 - 김두수 "열흘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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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요즘 사무실에 있을때는.

"내가 지금 무엇을 해야할까?"

"무엇을 하면 되지?" 라는 생각을 지니며 조금은 허둥대고 있어요

실상은

아무것도 하고 있는것이 없는걸요..


실제적인 녹음과 믹싱. 마스터링은 함께 하는 김현석씨가.

녹음에 관한 어시스트 및 진행부분은 남송지씨가

회사 전반적인 관리는 한영민씨가.

이렇게 세분이 너무나도 잘해주시고 계셔서.


저는 조금은 덩그러니..붕.. 떠있는것 같은 느낌을 받을때도 있어요.


최근에는 녹음들도 직접 하지 않는 프로젝트들이 많으니..녹음때 마다 느끼게 되는 그 흥분과 긴장들

그리고 그러한 감정들을 글로 남기게 되는 이 칼럼도 조용하고요.

요즘같이 지나치게 한가한 경우에는..칼럼에 무슨 이야기를 써야할지도..생각들도 떠오르지 않아요.


사이트의 이름도 오디오가이

영자가 운영하고 있는 레코딩 회사의 이름도 오디오가이.

이곳 오디오가이에는 늘 재즈나 클래식등에 음반 녹음과 믹싱. 마스터링에 대한 의뢰들이 있지만.

요즘에 진행되는 작업들은.

아..이 음악과 아티스트. 음반의 작업에 푹 빠져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드는 음반이 드문 편입니다.

이러한 경우. 저는 녹음을 해도 나중에 분명히 마음에 들지 않는 결과가 많은 편인것 같아요.


다행이 5월과 6월에 아주 재미있는. 그리고 작년부터 상상만 하던 작업들이 구체적으로 계획이 있어. 곧 다시  집중하게 되겠지요.

이렇게 가만히 조용한 시간들을 꿈꾸다가도.

마침 그러한 시기가 찾아오면 왠지모르는 불안감..

하하하.. 참으로 사람의 마음이란 신기하지요?



제작년말.

이제는 벌써 아늑하게 느껴지는 너무너무 많은 추억이 있는 광화문 용비어천가 오피스텔에 사무실에 있었던 작업.

바로 김두수씨의 최근 앨범 "열흘나비" 의 작업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김두수씨는 요즘 오디오가이 사이트에서도 가끔 뵐 수있는 리버맨뮤직님과의 인연으로 "자유혼"앨범의 믹싱을 하게 되면서.

그 이후로 늘 함께 음반작업을 해오고 있답니다.

이 분과 작업을 할때는 정말이지..

음악에. 사람에.. 푹..빠져서 다른것은 잘 주변에 눈도 들어오지 않고 작업을 하는 편이지요.


이 음반작업을 할때는 김두수님 내외분이 침낭을 가지고 오셔서.

용비어천가 오피스텔에서 믹싱을 하는 일주일 동안 계시면서. 함께 작업을 하였어요(본래 댁은 양평)


많은 고민과 생각. 그리고 다시 반복의 시간들이 무수히 지나.

어느날 문득 내 손에 들어오게 되는 내가 작업한 앨범한장.

지금까지 수많은 앨범들 가운데에서도 기억이 가장 많이 남는 아티스트이시지요..

다시 만나기 힘들만큼 존재자체가 참 좋은 분이니까요.


녹음은 양평에 있는 김두수님의 댁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집에는 사람이 한명 겨우들어가서 기타를 들고 마이크스탠드를 딱 설치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사이즈의 이동식 방음부스가 있고요.

마이크프리앰프는 그레이스 101. 레코더는 알레시스 HD24. 모니터스피커는 야마하 NS10M과 알레시스 RA100 파워앰프.

모두 김두수님의 레코딩장비이지요.

이번 녹음에서는 모든 기타. 보컬. 악기더빙에 MG UM930 마이크 단한개.

마이크프리앰프도 그레이스 101 한대

레코더의 컨버터도 HD24.


생각갔다아서는 케이블도 바꾸어보고 마이크도 바꾸고. 컨버터도 추가하고 그러고 싶은 생각도.

생각만 들었습니다.

생각만..

기기들에 신경을 쓸 시간들에 좀더 다른 더 중요한 부분들에 더욱 더 많은 집중을 하고 싶었지요.


기본적으로 보컬과 기타는 김두수님이 직접 연주와 노래를 하시면서 녹음을 하셨고.

저는 더빙악기들의 마이크 세팅.

이렇게 양평에서 녹음이 이루어졌습니다.


세팅은 말할 수 없이 단순했어요.

첼로나 반도네온. 타악기등을 녹음할때만 UM930의 지향성을 반무지향성으로 바꾼것 정도.

그외에는 너무도 단순한 세팅입니다.

늘 그렇듯이 그레이스 101의 게인을 "적정하게" 조정을 하고요

참 단순하지만 "적정하다"라는것이 어찌보면 전부이기도 한것 같습니다.


이렇게 녹음을 해와서.

이당시 광화문 오디오가이 사무실의 믹싱 세팅은 야마하 DM2000 믹서에 누엔도4.

지금 보니 이 세팅으로 했던 음반들중 마음에 쏙 드는 앨범들이 많네요. 이 앨범도 그렇고. 이정식씨의 Oldies & Memories 도 그렇고요..

컴퓨터의 오디오카드에서 DM2000으로는 AES/EBU로 연결

DM2000에서 타스캄 DVRA1000으로 디지털로 2트랙 믹스다운.

음반을 들어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리버브는 정말이지 거의 사용이 되지 않고.

믹싱시에 이큐나 컴프를 사용하는것도 없습니다.

다만. 수 많은 시간동안(사실 일주일동안 한개의 앨범의 믹싱을 끝내는것이 그리 많은 시간이라고 볼 수 는없지요..) 하는것은

바로 "밸런스" 작업.

어찌보면 영자의 칼럼을 자주 보시는 분들은 이제는 지겨우실런지도 모르겠어요..

잊을말락하고 또 무엇인가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올때 쯤이면 다시 슬금슬금 또 나오는 "밸런스"이야기.


김두수님의 "자유혼"앨범 외에도 중간 여러 컴필레이션 앨범들에서도 함께 여러 녹음. 믹싱작업을 했었기때문에.

서로. 우리가 만드는 음반의 결과물에는 과도한 리버브나 그외 컴프레서 이퀄라이저등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대신. 참으로 섬세하게 밸런스를 잡고 오토메이션을 했어요.

음악의 느낌. 아주 미세한 음량차이. +1.dB 씩 -1dB씩 밸런스를 조정하거나 혹은 이보다 더욱 더 미세하게 조정을 하기도 했었지요.

이 앨범이야 말로 밸런스로 시작해서 밸런스로 끝난 앨범이라고 자신있게 이야기를 할 수 있지요.


그리고 모니터링의 경우는 이 앨범작업을 진행하는 도중 한창 스피커가 바뀔때라

B&W CM1. 686. 685. 등을 니어필드로.

미드필드는 ADAM S3A와 B&W 804S 등이 왔다갔다를 반복했습니다만.

최종적으로는 김두수님 댁에서 사용을 하던 3~4인치 정도의 자작 풀레인지 스피커 하나로 작업을 하였답니다.

재미있게도 이 풀레인지 스피커에 사용한 파워앰프는 스피커의 20배 가격정도 되는 코드의 SOM650 파워앰프..^^

김두수님 댁에서 사용하던 스피커라. 그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색과 밸런스를 명확하게 아티스트가 인지하고 있고.

저역시 소리를 들어보니 아주 작은 음량에서도 밸런스 잡기가 무척이나 좋았답니다.

이 앨범의 믹싱시 평균 모니터링 레벨은 아마도 60dB도 되지 않는 무척 작은 소리로 작업을 했습니다.



최종 마스터링은 일본에서 하였어요.

마스터링시의 코멘트도 "믹싱때 음악적인 밸런스가 바뀌지 않도록" 이라고 코멘트를 했지요.


최근에 하는 작업들에서는 믹싱시에 이렇게 섬세하게 부분부분 오토메이션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이에요.

전 다시 기다리고 있는지 모르지요..

이렇게 순간에 스쳐가는 한음 한음에도. 비록 누가 알아주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내 자신이 다시 푹 빠져서.. 작업을 할 수 있는

음악과 음반과.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러한 아티스트들을 말이지요...


새삼스럽게 느껴지네요.

엔지니어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직업이었나봐요.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플레이어에 걸어놓은 "열흘나비"앨범이 이제 막 6번트랙이 나오고 있을 뿐인데...

무엇인가 더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참으로 적네요.



아.. 그사이에 마지막 트랙을 들으면서 생각이 난것인데요.

이 앨범의 수록곡중 2곡은.

믹싱 모니터cd를 만든것에서 발췌를 하였답니다.

하루에 한곡 믹싱을 하고 다음날 오전에 전날것을 수정하고 또 새로운 곡을 하는 방법으로 하였는데요.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물론 밸런스)를 수정하였다가.. 다시 되돌렸는데도 모니터 CD때의 음악적인느낌이 다시 돌아오지않아.

4배속이이었는지 8배속이었는지.. 그냥 모니터CD로 구운것을 마스터로 사용한 곡들도 있어요~

관련자료

신동철님의 댓글

그레이스 101와 알레시스 HD24로만....

저는 언제나 철이 들까요?

항상 좋은 장비만 보면...

눈과 마음이...ㅎㅎ

Riverman Music님의 댓글

'김두수님 댁에서 사용을 하던 3~4인치 정도의 자작 풀레인지 스피커'
---> 제 동생이 취미로 만들어준 스피커입니다. 그게 아직도 사용되고 있다니,
김두수 씨는 정말이지 아나바다의 달인입니다. 소박 그 자체.

Cradle Of Filth님의 댓글

글을 읽을때 마다 느끼는 것인데, 영자님 내공이 보통이 아닐듯. 불행히도, 아직 영자님의 작업물을 아직 접해보지 못했지만(워낙 메탈 메니아라는 핑계를 조심스레^^*), 글에서 느껴지는 무언가가 항상 많은 무언가를 제게 전해주시는듯.

가령이를테면, 밸런스에 관한 문제.. 이건 100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것같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숙제로 드라이 믹스를 했더랍니다. 제게 있어 다이나믹 계열의 이펙터와 공간계열 이펙터가 없는 믹스란 상상하기 힘들었기에 원하는 음색을 단지 이큐와 패닝 그리고 페이더 만으로 표현하기가 너무 힌들었다고나할까요?

사실 원래 보컬에 딜레이와 리버브를 살짝 걸어서 냈더니 가차없이 빠꾸당하고, 갈굼 좀 당하고 다시 했더랬습니다. 도저히 너무 힘들어서 중간에 반쯤 포기하고 그냥 냈더니 선생님 말로는 이번것이 훨씬 좋다고는 하셨지만, 아무리 봐도 저는 도무지 성에 차지 않았더랍니다. 그래도 베리 프로페셔널 믹스 라는 그래이드를 받긴 했지만 ^^*

한번 뺑이쳐 보니 저도 조금씩 알것 같습니다. 의외로 페이더의 미세조작으로 무척 다양한 뉘앙스의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이게다 영자님의 반복 주입덕인듯~ ^^*)

그리고 엔지니어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직업이라는 말은 제가 머리속에 퍼가겠습니다.ㅡ,.ㅡ

슬아빠님의 댓글

발란스....
그렇치요 가장 중요하고 강조하고 강조해서 부족하지 않은...
광화문의 그 오피스텔 기억납니다. 횡한 빌딩사이에 마치 다른 세계에
존재하는듯했던...
늦게 나마 결혼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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