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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음향 [6] - 레코드제작의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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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자는 좌측 가운데 배너에서 보이다싶히. 오디오가이 레코드라는 작은 음반사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 음향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DMP. 텔락. 체스키 같은 일명 오디오파일 레이블이라고 불리우는 엔지니어가 직접 운영하는 곳에서 나온 음반들을 주로 구입해서 들으면서.

아.. 나도 언젠가는 내가 좋아하는 음악들을 기획해서 직접 음반을 만드리라.. 하고 꿈을 키워왔었지요.


어느덧 오디오가이 레코드의 음반은 10장가까이 나오게 되었고.

어떤 음반은 한국에서 기획을 했는데 영국 레이블로 나오기도 하고. 작년에 만든 앨범중 하나가 올해 한국대중음악상 연주부분을 수상해서 작은 상이지만 참 기뻤습니다.


제작년에 독일을 가서 어떤 한 클래식연주자를 만났습니다.

그는 아르모니아문디라는 음반사와 벌써 20년가까이 함께 일을 해오고 있다고 합니다.

아르모니아문디는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음반사로 음악적인 수준도 높지만 무엇보다도 합창음악이나 실내악에 있어서 음질도 아주 높은 수준으로 만들어내는 곳이라

늘 닮고 싶은 음반사중에 한곳입니다.

이 연주자가 그러더군요.

아르모니아문디의 사장과 그의 아내와는 지금도 아주 친한 친구로 지내며.

앨범을 만들때마다 세심하게 배려해주는 그들이 참 고맙다고요..

이제는 마이너라고 불리울 수 없는 수백장 아니.. 1000장이 넘는 타이틀을 지닌 음반사의 대표가.

지금까지도 처음부터 초창기 그와 함께 시작을 했던 아티스트들과 깊은 인간관계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참으로 놀랍고 대단한 일입니다.


음반을 제작하다보니. 아무래도 그동안 함께 작업을 했던 아티스트이거나.

혹은 작업은 하지 않았더라도 오랫동안 친분을 지내왔던 아티스트들이나 지인들 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참으로 어렵습니다.

오디오가이 레코드는 사실 지금까지 녹음을 한것으로만 생각하면 20장은 넘을텐데.. 그중에 발매된것은 절반수준..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 녹음과 믹싱을 하고 했지만 저와 아티스트가 생각하는 결과처럼 나오지 않는 경우도 많고.

그외 다른 이유때문에 음반이 발매되지 않기도 합니다.



작년에 한번에 6장의 앨범을 동시에 시작을 했다가. 지금까지 단 한장밖에 발매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앨범 발매에 대한 시간이 지연됨에 따라 아티스트들과의 아주 절친했던 관계도 소원해지고.. 때에따라서는 무척 좋지 않게 되는 일도 생기고 있고요.


음반이라는 것이. 그리고 음반을 만든다는 것이.

단순한 친분이나 혹은 지금까지 오랫동안 친해왔던 사람에게 조금이나마 음반으로 인해서 그들의 음악이 세상에 알려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자.. 라고 생각했던 저의 자만심 때문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음반을 제작하면 경제적으로 많은 비용이 듭니다.

아무리 직접 기획. 녹음. 믹싱. 마스터링. 홍보를 진행한다고 해도. 녹음실을 빌리거나. 협연자들에게 세션비를 주거나. 그외 디자인이나 프레싱. 홍보 등등..

그리고 음반을 제작하면서 들어가는 시간때문에 다른 레코딩이나 믹싱작업들을 시간에 쫒기다 하다보니. 결과도 좋지 않게 되고.

저는 지금 이러한 악순환에 빠져있는 것 같습니다.


아주 오랫동안 음반을 만들어온 몇몇의 연주자들은 음반 제작하는 데에 있어 어려움이나 저의 상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묵묵히 기다려주고 또 이러한 상황을 배려해주어 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분위기에서 아직도 좋은 관계로 여러장의 앨범을 꾸준히 만들고 있는 분들도 계시지만.

함께 음반을 만들고 있는 분들가운데에서는 그렇지 않은 분들도 계십니다..



어떻게 제목을 보신 분들은.

음반을 제작해서. 시중에 음반상황이나 경기가 좋지 않아서 제작이 어렵다는 것이겠구나..라고 예상하신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이 듭니다.

물론 오디오가이 레코드에서 만드는 음반은 아직까지 1000장 넘게 팔린 음반이 한 1장뿐으로..

나머지는 500장도 넘지 못한것이 전부랍니다.



하지만 이 음반을 직접 만드는 것은.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고. 그렇다고 해서 거기에 다시 경제적으로 보상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어릴적 음향을 처음 시작할때부터 제가 꿈꾸어 왔던일.

단지 상상만을 하며 행복해왔던 그 때를 생각해서.

그리고 지금역시 변함없는 그 마음을 지니며.

앞으로도 아주 오랫동안 음반을 만들어 나갈것이며. 오디오가이 레코드가 오랜시간이 지난후 제가 아니더라도 다른사람에게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지요?


내가 사랑하는 음악과 아티스트들을 직접 만나고 기획해서. 게다가 녹음과 믹싱도 직접 합니다.

상상만 해도 얼마나 두근거리지 않습니까?



잠시 글을 쓰다가 온 문자에 회람을 보내고 다시 창을 바라보니.

제가 음반을 만드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생각하면 그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렇게 지금도 변함없이 음반을 만들 수 있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이제 갓 열장정도밖에 음반을 만들어 보지도 않았는데 마치 글은 수백장이상. 그것도 수십년동안 음반을 만들어본 사람처럼 이야기가 되는 것아 조금은 쑥쓰럽습니다.

하지만 그저. 지금 제마음속에 있는 것 들이랍니다.



오래전에 녹음과 믹싱을 끝내놓고 아직도 발매되지 못한 음반들이 많습니다.

이로인해 마음이 참 무겁도 또한편으로는 짐이 되어 어서 이 음반들을 만들어 나를 믿어준 아티스트들에게 음반의 완성본을 건네주고 싶은데.. 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오디오가이 레코드 제작외에도 다른 많은 아티스트들의 녹음이나 믹싱 마스터링을 하고.

그외에 음향기기나 공간의 컨설팅과 설계등.

이러한 일들을 하면서 음반제작을 또 함께 하다보니.

마음의 짐은 마음대로 무겁고

또 그러면서도 직접 제작하는 음반들에 시간을 보내지 못해 음반이 미결상태로 완성되지 않아 아티스트들에게 미안한 마음만 커지는 것 같습니다.

내가 어릴적부터 그렇게나 하고 싶었고 지금도 좋아하는 이 일을 하고 있는데.


너무 지나친 욕심을 많이 부린탓일까요?

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데 그저 욱하는 마음에 일부터 시작하고 말부터 앞서간 다 저의 욕심 때문이 아니었을 까 합니다.


사실 지금까지 끝내지 못한 앨범도 많으면서.

앞으로 하고 싶은 제작들이 많이 머릿속에 떠오르기도 한답니다.


하지만 이제는 새로운 작업들 보다는.

지금까지 하던 작업들을 정성껏 마무리를 하고. 음반을 발매하고. 홍보에 노력하면서.

어서 마음의 짐들을 하나 둘 털어내고 있습니다.

가슴 한 가운데 남아있는 이 응어리를 말이지요..



문득 느껴집니다.

사람들이 모두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것과 내가 잘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라고요..


저는 아직까지는 음반을 제작하고 만드는것을 잘해내고 있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변함없이. 오랜시간 동안 걸어갈 것 입니다.


왜냐면 이것은 저의 소중한 꿈 이니까요.
[이 게시물은 운영자님에 의해 2009-04-22 14:07:31 기초음향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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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밀님의 댓글

제가 무슨 인생많이 살아본 사람도 아니고, 건방진 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제가 본 삶이 라는건 마치 '금강산 일만 이천봉' 같아서  뛰어가면 뛰어갈수록 힘들고, 숨차고, 끝은 안보이고
ㅋ..그렇더라고요..

조금쯤... 여유를 가지시고, 주변도 살피고, '경치'도 구경하고 유유자적하게  '삶'의 고개를 오르시는 어떨까요^^?

저도... 이 분야는 아니지만, 다른 분야에서 '몸부림'을 좀 치면서 애태웠는데, 잠시 손을 좀 놓고, 제 삼자 같은 마음으로 그걸 바라봤습니다. 맘이 한결 편해지더군요.  좀 정리도 되고, 방향도 다잡게 되고요.....

그렇게 느긋한 맘으로 환원하시어,  지긋시 한땀 한땀  오르시다 보면, 언젠가 '소중한 꿈'이 라는 봉우리에도 오르지않을까요^^

늘상, 이런 커뮤니티를 만들어주신것에 감사하는 맘을 가지고 있습니다.
조금 맥빠져 하시는것 같아, 안타깝네요..

영자님. 힘네세요!! 파팅!!

독무진혼곡님의 댓글

한장도 제대로 만들어본적이 없는 사람도 부지기수 입니다.

저는 그럼 작업의 일련 순서도 잘 모르는 초보 입니다.

하지만 이런일을 하다보면 언젠가는 1천장발매 밀리언셀러 팔매등의 일이 생기지 않을까요...

힘내세요~!

김대희님의 댓글

전 제목만 보고도 무슨내용인지 알았습니다.
요즘 제마음도 ... 더이상 얘기하지 않아도 아시죠..그냥 괜히 동료애가 느껴져서......

영자님은 표현을 아주 잘하시는거 같아요.맘에 팍팍 와 닿는 느낌...
전 이제 시작인데..벌써 삐걱거리네요...
이럴땐 참...외롭네요^^ 누구보다 주변에 사람은 많은데...친구,동료,가족...

아무래도 혼자 여행좀 다녀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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