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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음향 [8] - 기술과 예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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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짧고 빠르고 급해져만 가는 세상의 흐름속에서

무엇이든지 짧고. 간단명료하고. 또한 조금은 자극적인것이 우선순위가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인터넷 포탈에서 자극적인 제목일 수록 조회수가 높고. 신문기사에서도 그러한 제목의 글에 먼저 시선이 가고..

오디오가이 칼럼에서도 이렇게 "기술과 예술"같이 딱딱한 글이나 제목의 내용은 그다지 많은 분들에게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싸움구경하는 것을 참 좋아한다고 하지요.

비단 그것은 오프라인에서 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그렇게 자극적인 것을 찾는 것은 아마도 우리들의 본능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갈수록 몸은 편리하게 변해가는 세상속에서.

어쩌면 인간의 본능은 더욱 더 오히려 과거로 퇴화하고 있는 것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 글을 쓰면서.

제목을 "기술과 예술"로 할지. 이니면 새로운 "음향엔지니어를 시작하는 이들에게"시리즈에 추가할지 잠시 망설이기도 했었습니다만,

이렇게 망설일때의 선택방법으로는 순간일지라도 그저 처음의 생각과 결정을 따르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전 그저. 지금의 우리의 현실. 음악계에서 음향엔지니어의 현실에 대해서 좀더 가깝게 생각을 하고.

비단 나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 한번쯤은 생각하고 고민하고 또 가능하다면 실행을 해볼 수있는 것이 무엇인가가 있지 않을 까 하는 생각에서.

먼저 우리들의 기본적인 "정체성"을 찾아나가고 확립하자는 취지로 "기술과 예술"이라는 제목의 내용을 쓰게 되었는데요.

참..쓰고 보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제가 무슨 큰일이라도 할 수 있는 것 마냥 거창합니다만.

혼자 쓰는 글이라는 것이 이럴때는 참 편한것 같습니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글에서도 분명 존재하지만.

현재 가지고 있지 못한것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 또한 글 이 지니고 있는 마음 이니까요.


영자는 가요음반들의 작업은 거의 의뢰가 들어오지 않습니다.

가요음반들 작업을 거의 떠나다 싶히 한것이 98년도이니 아마도 당연하다는 생각입니다만.

그래서 요즘 레코딩 스튜디오의 분위기를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런데 음향엔지니어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음향엔지니어들(특히 어시스트엔지니어)에게 하는 대우가 무척 좋지 않다는 소문만을 들을 뿐입니다.

더욱 더 비참한것은 자신과 함께 일을 하고 있는 어시스트 엔지니어가 프로듀서나 세션맨들에게 이렇게 좋지 않은 대우와 취급을 받고 있는 것을 그저 곁에서 지켜보고 아무말도 하지 못하는 메인엔지니어가 아닐까 합니다.

원체 레코딩엔지니어를 하는 사람들이나 스튜디오들은 너무너무 많고.

상대적으로 이제는 과거에 비해서 그 필요성을 그리 크게 느끼지 못해 직접 녹음. 믹싱. 마스터링을 하는 분들이 많은 요즘.

단지 녹음과 믹싱만 하는 레코딩 엔지니어나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그저 이렇나 좋지 못한 대우를 받아도 아무말도 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주변에 널린것이 스튜디오이고 엔지니어이니.

꼭 그사람이 다음에는 자신의 스튜디오나 자신이 아닌 다른 스튜디오나 엔지니어에게 갈수도 있고.

그로인해서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아마도 너무 크기때문에 그러한 것일까요?



지난 기술과 예술 [1]편에서 잠시 이야기를 한적이 있었지요.

마침 어제 천안의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아주 인상적인 전시를 보고 그 도록을 구입했는데 아라리오 갤러리의 큐레이터가 작가를 소개하는 서두에 쓴 글이 눈에 확 들어오더군요.


"서양에서 예술의 일컫는 "아트(art)" 라는 말은 라틴어인 "아르스(ars)"에서 나왔고 아르스는 고대 그리스어인 "테크네(techne)" 에서 온것이다.

테크네는 예술과 기술을 분리하지 않았던 고대 그리스 시대의 예술관을 그대로 드러낸다.

고전적인 예술의 개념은 그것의 산물과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산출해내는 행휘. 특히 그것들을 산출해낼 수 있는 능력과 관계가 있었다."



위의 인용은 2000년전의 이야기를 하자는 것은 아닙니다만..

어떻게 보면 영자와 생각이나 입장이 다른 분들이 보시기에는.

제가 "기술이 곧 예술이다" 혹은 "엔지니어가 하는 일도 모두 예술이다.." 라고 목소리 높혀 자신의 현재 주변의 어려운 상황을 타파하고자 발악을 하는 것처럼 보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

사실 전 음향엔지니어가 할 수 있는 그리고 하고 있는 일 자체에 관해서는 조금 담담한 편입니다.

내가 10년동안 미친듯이 죽어라고 하면서 만든 결과물과. 한 일이년 어느 누군가가 그저 아무 공부도 없이 그냥 만들어지는 결과물과 비교했을때 큰 차이가 없는 경우도 아주 많이 느낀적이 있었으며.

그것을 보며.. 참 내가하고 있는일이 정말 아무것도 아니구나..

이제는 그냥 누구나 다 나만큼의 불필요한 시간을 쏟지 않아도.. 그럭저럭 나와 비슷한 결과물들을 만들어낼수 있게 되는것이구나.. 라는 생각들 종종 하기도 한답니다.


지난 글에서와 마찬가지로. 예술을 담는 그릇인 기술을 다른 음향엔지니어에 관해주변에서의 생각이 갈수록 좋지 않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로인해 자신만의 생각과 자부심들도 점점 더 잃어버리고 있는 것 같고요.


장인석선생님께서 얼마전에 그러시더라구요.

"지금 음향엔지니어들이 힘든것은 음악계가 무너져서가 아니라.

우리나라가(우리들이) 이제 선진화되어가면서 더욱 더 높은 경쟁력을 가지기 위한 과정이다." 라는 말씀이셨지요.

이 말씀역시 참 많은 공감이 되었습니다.



영자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음향과 예술의 관계에 관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하나"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예술은  남과 비교를 하지 않습니다.

그 자체로 의의를 지니고 있지요.

예술에 있어서 "독창성"의 중요성은 아마도 이루 말하지 못할 만큼 중요할 것 입니다.


지난 2월부터 음향레슨을 하고 있는데.

전 앵무새처럼 늘 똑같은 이야기만 반복합니다.

"자신만의 시각과 세계가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자신만의 사운드. 곧 독창성과 개성이 있어야 합니다."

사람들은 이보다 실제의 컴프레서사용법이나 리버브 사용법등을 더욱 더 궁금해 할런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전 절절히 이 이야기만을 함께 공부하고 있는 분들에게 꼭 전달해주고 싶은 마음이 크기에.

늘 같은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전에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나이드신분들이나 선배들이 똑 같은 이야기만 반복해서 하는 것이 참 싫었지요.

한번만 이야기 해도 머리좋은 나는 금방 이해하는 데. 왜 시간아깝게 반복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


그것은 내가 아직 내것을 그것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이러한 나의 모습이 내 자신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나를 보는 선배분들의 시선에서는 보였기 때문에.

그렇게나 늘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하였다는 것을.

그만큼 나는 아무렇지않게 생각했던 그것이 정말 중요한것이 었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던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생각들과 이야기에 관해.

마지막에는 늘 그렇듯이 빛이 반짝거리는. 그리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좋은 이야기로 끝내고 싶습니다.

음악의 상업성과는 관계가 없이. 엔지니어가 하는 음향은 소중하다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존재의의가 있는 것이라고..


하지만 글을 그렇게 끝맺음을 하지 못하겠습니다.

주변에 여러가지 일들도 생기고. 좋은사람들도 많이 떠나가고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마도 오해일수도 있겠지만..

소중한 친구가 세상을 떠난 것은.

바로 지금의 이 우리의 "환경" 때문이 아닐까..하는것을 말이지요..



음악이 너무도 좋아. 음향을 시작한 많은 사람들이 정말 좌절을 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10년이 넘게 또는 20년가까이나 이 길을 한결같이 걸어오고 있는 선배분들도 오랫만에 만나면 영자에게 미소를 선물해주시기는 하지만 왠지모르게 쓸쓸함과 더불어 어두운 모습들을 순간순간 느끼게 됩니다.

무엇이 이토록 우리들을 힘들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내용없는 글에서 누군가를. 그리고 이렇게 된 환경을 탓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저도 이유를 모르니까요..


주변상황이 좋지 않고 환경이 아무리 힘들더라도 저는 그저..

어릴적의 꿈들을 모두다 놓아버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내 자신의 꿈보다 더 소중한 "가족"이 생기면서 또한 가족에게서 새로운 행복감을 얻고. 또 한편의 자신은 꿈과 여러가지 머릿속의 산산히 부서진 생각의 조각들을 맞추고 싶어하지만.

이미 현실은 잠시 뒤를 돌아보면 꿈에서는 점점 더 멀어져만 가고 있는 것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껏 정신적인 허영에 빠져있던 20대 초반과 중반에 늘 마음속에 담아두어서 누군가 앞에서 꺼내어보기를 좋아했던 화두가 하나있습니다.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


네! 전 행복합니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것이 참 많고.

그것이 때론 갈수록 멀어져만 가는것 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것이 이 세상에 존재함으로 인해서.

내가 존재를 하고.

나만의 무엇인가를 만들고 또 남길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합니다...

...

이렇게 혼자 숨을 크게 쉬며 마음속에 있는것을 꺼내는 순간.

기술과 예술의 차이는 존재하지 않게 되지 않을 까 합니다.

그저 음악만이.

그리고 거기에 담긴 우리의 정신만이 남을 뿐입니다.

...
[이 게시물은 운영자님에 의해 2009-04-22 14:08:01 기초음향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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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agapao™님의 댓글

영자님, 지난 가을 레슨 들었던 최상협입니다. ^^
오랫만에 인사드리네요.

참 좋은 글 읽고 갑니다.
많은 힘이 되네요.
감사합니다.

바이론님의 댓글

자신만의 사운드.. 독창성 개성.. 참 와닿네요^^

언제나 그렇지만 칼럼 재미잇게 보고 있습니다
여러번 읽어본것두 있구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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