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가이 :: 디지털처럼 정확하고 아날로그처럼 따뜻한 사람들
오디오가이

어쿠스틱 악기의 녹음 [21] 가야금과 생황의 녹음

페이지 정보

본문

칼럼을 남긴지. 두달정도 밖에 되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오디오가이에서 많은 글들을 쓰지 못한탓인지.  늘 이곳에. 무엇인가 어떠한 이야기들을 해야하는데..

지금의 생각들을 글로써 남겨두어야 할텐데..

하는등의 약간의 마음의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여러 녹음 프로젝트들이 있지만 최근에는 무엇인가..딱 아주 집중해서 하고픈 마음이 드는 작업들이 많지 않은지라..

다음주 광주에서 있을 베토벤 현악 삼중주 녹음과 다음달에 마산에서의 모차르트 레퀴엠 녹음에 관한 구상들에만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제는 모처럼만의 스튜디오 녹음.

지난주 목요일과 더불어 오늘도 국악기.

생황과 가야금 듀오의 녹음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가끔씩 녹음을 하게 되니. 오히려 지금까지했던것과는 좀더 다른 방법들을 시도해보기도 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은 참 좋은것 같습니다.



늘 빠듯한 녹음일정들에서만 시간을 보내다 보면.

늘 하는 방법들과 세팅. 기기들의 선택등에서 벗어난다는것이 의외로 어려운 일인것 같더라구요



근래 몇년간 대부분 샘플링레이트를 44.1Khz로만 95%이상 진행한편인데.

이번에는 트랙도 많지 않고 무엇인가 새롭게 해보고 싶어서 샘플링 레이트를 88.2Khz 로 세팅

88.2Khz같은 하이샘플링 레이트는 용량이나 하드의 속도 부분도 그렇지만. 트랙이 많은 경우는 생각만큼 큰 인상을 받지 못했던 기억들이 있는 터라.

최종 cd에 담기는 것과 같은 44.1Khz를 선호해왔는데요.

이번에 녹음한 국악기에는 오히려 88.2Khz가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어찌보면 대부분의 국악기들은 아주 높은 대역대의 배음보다는 중음 위주로 된 소리들이 많다는 선입견이 있는 탓인지.

그리고 하이샘플링레이트로 녹음을 하는것은 왠지모르게 더 높은 고역대 주파수를 더 깨끗하게 녹음이 되지 않을까..하는 기대심리가 있어서인지

(사실 하이샘플링으로 녹음을 해보면 고역이 늘어나거나 하지는 않고 오히려 배음의 표현이 잘 되어서 중역이 더 명확하게 들리는것 같습니다. 제귀에는요..)

국악에는 지금까지 이러한 하이샘플링 레이트로 녹음을 처음해본것이었습니다.

새로운것을 시도하기 좋아하는 제가 스스로 생각해도 참 신기한 일이지요.

그런데 이번에 국악기를 녹음해보니. 앞으로 국악기는 모두 하이샘플링 레이트로..(전 아날로그를 경우하든 디지털에서 완성하든 44.1 아니면 88.2 입니다.^^)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만 16트랙 이상이 되는 프로젝트에서는 88.2를 사용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마이크의 세팅을 해보았습니다.

그랜드 피아노가 함께 있는 부스안에서. 생황과 가야금.

전 이렇게 같은 공간에서 연주자들이 연주하고 제가 녹음하는것이 참 좋아요.

따로따로 방에서 하면 무엇인가 "죽어있는소리"가 나서 답답하게 느껴지고.

이렇게 같은 공간에서 서로 보면서 연주를 하는것이 대부분의 연주자들에게는 연주도 잘 되고.

공간에서 흩날리는 소리들이 각각 서로의 마이크들에도 "자연스런 간섭"을 하는것이 소리가 좋게 들리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 각 소스에 이큐나 컴프레서의 사용의 의미가 거의 없어지게 되지요

어짜피 최종적인 소리는 각 악기마다 설치되어 있는 마이크에 들어오는 직접음과 다른 악기와의 간섭음이 믹스가 되어서 결정이되어지니까요.



생황은 좀처럼 쉽게 볼수 없는 정말 희한하게 생긴 악기입니다.

이미 오디오가이 레이블에서 피리와 마림바 듀오음반을 출시한적이 있는 피리연주자 강효선씨는 생황도 함께 연주를 하는데요.

생황의 소리는 무엇이랄까..

어찌보면 작은 파이프들이 많이 있어서 오르간같은 소리가 나지 않을까 생각해보기도 하는데요.

전형적인 여러대의 피리를 동시에 부는 느낌이랄까?

오히려 아일랜드의 백파이프의 축소판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국악기를 녹음할때마다 느끼는것이. 동서양의 거의 모든 악기들은 참 많은 공통점들을 지니고 있다는것이 늘 신기하게 생각이 됩니다.

가야금에 비해서 소리가 큰 생황은 역시.

생황에 설치한 마이크보다. 가야금에 설치한 마이크에서 녹음 미터의 레벨이 좀더 높게 뜨는군요^^


가야금이야 원체 미소레벨의 음색과 여음이 중요한 악기라..

가야금의 경우 MG M930 스테레오 페어를 XY로 가야금 위에 설치하고(마이크 프리는 그레이스 디자인 루나텍)

아래 사운드 홀 부분에 최근에 애용하고 있는 EV RE-20을 사용

MG M930 스테레오 페어는 M960과 더불어 동사 마이크 가운데 가장 사용빈도가 높은 제품으로

사진처럼 간단히 XY로 세팅할 수 있고. 그랜드피아노부터 드럼의 오버헤드. 그리고 이렇게 가야금같은 국악기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제품입니다.

중고역이 아주 적당히 화려하고 이쁘게 들리지요.

대신 풍부한 저역은 나오지 않습니다만.  마치 이큐로 불필요한 저역의 공진주파수를 커트한것처럼 들려서 제게는 딱 적당하게 들려옵니다.


마이크라는 것이..

한세트의 페어만으로 완성을 하는것이 아니라면.

마치 마이크 + 내장 이퀄라이저의 개념이라고 할까요?


마이크를 어디에다 두는가? 하는 포지션도 중요하지만 거의 이만큼.

어떤악기에 어떤 마이크를 사용할것인가?를 선택하는것도 아주아주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여러대의 마이크를 동시에 사용을 해서 녹음을 하는 경우.

모든 마이크들이 저역부터 고역까지 플랫하고 넓게 펼쳐지는것 보다는

메인 마이크를 제외하고는 각각의 스팟 마이크들은 그 악기에 어울리는 적당한 주파수 특성과 범위를 지니고 있는 편이.

최종 믹스에서 보다 정확한 음상정위와 더불어 투명하고 깨끗한 소리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야금 위에 설치한 MG M390 스테레오 페어와 더불어

사운드 홀에 RE-20을 사용.

사운드 홀에 설치한것은 사실 나중에 믹싱때 밸런스 조절을 위한 것이 가장 큰 부분으로. 가야금 사운드의 80% 이상은 현위에 설치된 마이크의 소리로 얻습니다.

저는 보통 이곳에 PZM을 사용하는데 이날은 녹음 부스 바닥이 카페트라 PZM을 가지고 가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부스에 세팅을 하고. 프로듀서분에게 말씀을 드렸습니다.

한 공간에서 연주를 하기때문에.

나중에 믹싱때 세밀한 볼륨조정을 하기보다는. 녹음시에 음악적인 다이나믹스를 살려서 연주를 해달라고 했지요.

이덕분에 10분짜리 그것도 상당히 연주가 어려운 현대곡이기는했습니다만.

녹음시간이 거의 2프로를 사용을 하였다는..^^


이러한 어쿠스틱 악기 녹음과 믹싱에는.

나중에 볼륨조절을 해가며 믹싱때 음악을 만들어가는 것도 좋지만.

기본적인 음악적인 느낌의 틀은. 연주자들이 녹음시에 그대로 연주를 해서 담아주는것이 좋은것 같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한공간에서 연주할때는 이러한 부분들이 더욱 더 중요하게 되지요



다음으로는 생황입니다.

마이크는 노이만 USM69 를 XY로 세팅.

전 솔로악기를 XY로 녹음하는것을 무척 좋아하는 편입니다.

마이크 한개로 할때와 같은 바로 앞에서 들리는 임팩트는 없지만. 음..뭐랄까.. 소리의 정위도 뚜렷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좌우로 펼쳐지는것 같습니다.

마이크프리앰프는 유니버셜오디오 2-610

처음에는 이 세팅으로 하였습니다.

가야금 소리는 우선 아주 만족스럽게 세팅이 되었고.


생황.

사진에서처럼 많은 사람들이 생황에 마이킹을 하는 윗쪽 사운드홀로 설치를 해보았습니다.

스피커에서 소리를 들어보니.

실제로 귀로 듣는것보다 소리가 조금 얇고 날카로운느낌.

마이크도 초고역이 비교적 롤오프되어있는 USM69에 마이크프리도 진공관의 유니버셜 오디오인데도. 약간 아쉬움이(사실 많은 아쉬움이..^^) 느껴져서 세팅을 바꾸어 보았습니다.



악기의 정면에 마이크를 설치

이편이 나무 악기 특유의 질감이 훨씬 더 표현이 잘 되더군요.


늘 국악기를 녹음할때마다 느끼는것이 있는데.

우리가 흔히 어쿠스틱 악기 녹음에 하는 방식인 "사운드 홀을 중심으로" 라는 편견은

국악기 녹음에서는 전혀 반대의 결과가 나올때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피리를 녹음할때도 저는 피리의 정면보다는.

오히려 측면에 마이크를 설치하는것이 개인적으로 더 마음에 드는 소리를 얻을 수 있더군요


이날 다시한번 느꼈습니다.


어쿠스틱악기의 녹음이라는것은. 늘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반복이구나...


내가 기존에 이 악기의 녹음방법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던것을

때로는 모두 잊고

다시 처음대하는 악기를 녹음하는것처럼 생각하는것이 너무나도 중요한것으로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래도 몇몇의 기본은 늘 바꾸지 못하고 있습니다만.

그러면 더 좋은 방법을 찾아봐야지요^^

아래는 부스의 메인 사진입니다.(생황 마이크 위치를 변경하기 전입니다.)

이 메인사진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사실 어쿠스틱악기의 녹음에 있어서 늘 이곳에서 반복해서 여러번 이야기한것.

바로 연주자의 위치입니다.

서로 마주보는 형태로 위치한것은 서로 얼굴과 손을 보며 음악적인 타이밍을 보다 쉽게 맞출 수 있는것도 있지만

이렇게 세팅을 하는편이.

각 마이크로 들어오는 다른 악기의 소리가 자연스럽게 들립니다.


예를들어

가야금의 설치된 MG M930 XY 에.

패닝을 모두 벌려놓은 상태에서 소리르 들어봅니다.

가야금의 마이크프리의 게인을 아주 높힌편이기 때문에. 생황의 소리가 아주 많이 들어오지요

실제로 녹음된 비율은 가야금 마이크에 들어있는 생황의 소리가 60%이상

40%정도가 생황에 설치한 USM69의 소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야금마이크에서 들려오는 생황의 소리가 아주 중요합니다.


음색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경우 우선 "정위"를 저는 가장 먼저 신경을 씁니다.

가야금 마이크로 간섭해서 들어오는 생황의 소리가

가야금 마이크만 스테레오 들었을때도 정확하게 센터에서 들리도록

두 악기 연주자의 위치를 선정하고 결정합니다.


저는 이부분이 어쿠스틱 악기 녹음에 있어서 너무너무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며.

저의 녹음방식중에서는 녹음레벨에 밸런스를 잡아서 하는것과 더불어 거의 전부나 다름없는 부분입니다.



마지막으로 메인 사진 하나더

이 자리에서 보면 가야금의 설치된 마이크가

이글을 첫번째 사진에 배해서 가야금의 정중앙쪽으로 좀더 이동한것을 볼 수 있는데요.

우선 아래의 사운드 홀에 설치한 RE-20의 경우는 위상 반전은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같은 선상에 마이크를 두는편이. 위상이 좀더 깨끗하게 들리는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야금의 소리도

손으로 연주하는 부분에서 조금 마이크가 떨어진 편이. 밸런스가 훨씬 더 좋게 들리는것 같습니다..



글이라는것이 한번 쓸때. 집중해서 계속 써야하는데..

어젯밤 늦은 시간에 시작해서. 다음날 점심식사 끝난 오후에 완성을 하니.

중간중간 들이 많이 비어버리는군요.

또 시간들은 많이 있으니까요.

모처럼만의 어쿠스틱 악기의 녹음 칼럼이었습니다.

벌써 스물한번째가 되었네요.

관련자료

함주나님의 댓글

낯익은듯한 녹음실이네요^^ 혹 포이동 고사장님댁 녹음실인가요?

저도 작년에 가야금녹음을 한적이있는 곳이네요^^

운영자님의 댓글

넵 사운드고 녹음실입니다.

연주자 분들과 친한 교류가 있는 곳이라. 연주자분들이 이곳으로 녹음실을 정하셨더라구요

직립나님의 댓글

아.. 가야금을 저렇게...!!! 감사합니다 실장님...ㅠ.ㅠ
보통은 연주자가 앉아서 연주하니까 가야금 소리가 작아 녹음하기 무척 힘들었는데 저런 방법이 있었군요.

함주나님의 댓글

요즘엔 가야금연주하시는분들이 저런 가야금스탠드를 많이들 사용하시던데요^^

주로 젊으신분들이 많이들 사용하는거 같습니다.

신동철님의 댓글

아  가야금도 이렇게 스텐드에 올리놓고 연주하는 군요~

항상 TV에서 바닦에서 연주하는 것만 본 제게는 재미있네요 ^.^

영자님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가끔 먹는 외식처럼,

즐겁고 맛있습니다.

악보장수님의 댓글

앗.. 직장 식구들이네요.... 요즘은 영자님께 연락도 못드리고 살고있네요...ㅎㅎㅎ
저도 요즘 사운드고에서 녹음하고 있습니다...

악보장수님의 댓글

실장님요 ?  ㅋㅋ  밀린일 하나하나 정리하고.. 이제 좀 정신차리겠네요...
요즘은 사운드고 ,덕윤 왔다 갔다하네요...죄송해요.자주 못뵈서요..
6월은  오케스트라 뮤지컬 편곡이 있어  어떻게 지나갈지 모르겠네요...

윤태수님의 댓글

25현 개량가야금입니다.

아... 다시 세보니 18현 개량가야금이네요 ^^

가야금은 12현 고전 가야금, 18현과 25현으로 구성되어 있는 개량가야금이 있습니다.

개량 가야금은 대부분 저렇게 스탠드에 놓고 합니다.
서서 연주할 때 사용하는 스탠드도 있답니다 ^^

그리고 12현 고전 가야금도 최근에는 스탠드에 올려놓고 하기도 하지요.
  • RSS
전체 324건 / 11페이지

+ 뉴스


+ 최근글


+ 새댓글


통계


  • 현재 접속자 277 명
  • 오늘 방문자 2,214 명
  • 어제 방문자 4,957 명
  • 최대 방문자 15,631 명
  • 전체 방문자 12,659,333 명
  • 오늘 가입자 0 명
  • 어제 가입자 1 명
  • 전체 회원수 37,533 명
  • 전체 게시물 247,544 개
  • 전체 댓글수 193,360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