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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쿠스틱 악기의 녹음 [27] 신관웅 재즈트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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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저의 사운드에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습니다.

"아..영자님이 또 무슨 기기나 셋업을 바꾼것일까?" 라고 글의 서두를 보자마자 생각하시는분들도 아마도 많이 계시지 않을까 하는데요.

다행이도(?) 최근 기기들의 변화는 거의 없답니다.

변화라고 해도 과거에 여러번 사용했던 기기들을 다시 구입해서 사용하거나.

너무 많아서 잘 관리가 되지 않고있는 기기들을 적당한 가격에 오히려 정리를 하고 있는 편이지요.

아..생각해보니 최근 스피커가 바뀌었고.. 오늘 거기에 단짝으로 사용할 파워앰프가 사무실로 도착하기는 했군요..^^


오늘 밤 10시부터 서초동에 있는 모차르트홀에서 녹음을 하고 새벽 3시가 조금넘어 들어왔는데.

어찌된일인지 잠이 오지 않아 침대에서 잠시 뒤척이다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컴퓨터가 켜있지 않았으면 컴퓨터를 켜고 기다리시는시간이 지루해서 그냥 냉수나 한잔 먹고 잠을 다시 청하려 노력을 했을지도 모르는데요.

스크린세이버로 컴퓨터가 동작하고 있어서 마우스를 좌우로 몇번 흔들고 이렇게 오랫만에 다시 칼럼을 씁니다.



오늘 녹음한것은

아주 스탠다드한 피아노 재즈 트리오.

피아노. 베이스. 드럼.

장소는 서초동에 있는 모차르트홀입니다.

 
오디오가이 가족분이 음향감독님으로 계신곳이라 종종 녹음에 이용하는곳인데요.

클래식공연장이라 거의 매일 공연이 있어 공연끝나고 녹음을 시작하는 바람에. 저와 녹음을 하는 날은 늦게 퇴근하시게 해서 무척이나 죄송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이 함께 듭니다.


이번 연주자는 그동안 오디오가이 칼럼에 종종 등장한 재즈피아니스트 신관웅 선생님.

벌써 영자와는 한 5장정도는 함께 작업을 한것 같은데요.

클래식 녹음도 그렇고. 재즈 녹음도. 그리고 가끔씩 하는 국악녹음도.

최근 저의 녹음에 대한. 세팅에 대한. 모니터에 대한 생각들이 많은 변화가 있었답니다.

 
이러한 변화후.

소리가 정말이지 눈에띄게 좋아졌어요

지금까지 그 어떤 기기들을 바꾸거나 새롭게 사용한것보다도 더 소리가 좋아져서.

최근에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의 완성도가 모두들 무척이나 마음에 들고 나오고 있어서 정말 행복합니다.

먼저 오늘 녹음에 관한 이야기를 진행해보지요.

피아노는 국내에는 귀한 파지올리 풀사이즈.

아주 여성적이면서 이쁘고 깔끔한 소리를 내어주는 피아노로.

공연도 공연이지만 녹음에도 무척 잘 어울리는 제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피아노에는 처음에는 DPA 4011을 설치하였다가.

너무도 클래식적인 음색. 자연스럽기는 하지만 조금은 악센트가 있는 소리가 필요해서

MG M930 으로 바꾸어보았습니다.


마이크 포지션은

최근 오디오가이 피아노 녹음의 스탠다드로 자리잡은 반사판 꼭대기 근처

사실 그동안의 제가 본 피아노 마이킹의 책에서는 잘 보지 못한위치이지만 지난번 티미흐로 녹음 이후로 완전히 사랑하게 된 피아노 마이킹 포지션입니다.

저것보다 조금 높아도. 조금 낮아도 소리가 좋지 않고 딱 저 높이에 저 각도에서의 소리가 정말 좋습니다.

피아노 본체안으로 마이크를 넣지 않기 때문에 페달소리도 전혀들어가지 않고.

고역이 아주 아름답고. 저역은 많이 풍성한편은 아니지만 나올만큼 나오면서 깔끔하게 떨어집니다.

M930 은 늘 XY로 해서 피아노의 해머위에 놓는세팅으로 최근 4년동안 사용해왔었는데.

이 위치에 놓으니 지난번 티미흐로 녹음시의 C414 보다도 훨씬더 피아노 소리가 아름답게 들어옵니다.

 

사실 지난주 월요일밤 같은 장소에서도 녹음을 진행했었는데요.

이때도 포지션은 거의 동일했지만

마이크는 MG M300

둘다 매력있는 소리를 들려주었는데. M930쪽이 조금더 제 취향에서는 마음에 드는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클래식 홀에서 드럼과 함께 녹음을 하는터라.

확실히 대구경 마이크인 M930이 소구경인 M300보다 다른 간섭음이 많이 들어오더군요



다음으로는 콘트라 베이스

콘트라 베이스의 f홀 쪽에는 숍스 MK4를

핑거링하는 현쪽에는 MG M300을 사용해서 믹스하였습니다.

같은 악기이지만 정말이지 두 포지션에서는 완전히 낮과 밤의 차이만큼 다른 소리를 들려줍니다.

F홀에서는 낮은 저음과 펀치감이

핑거링하는 현쪽에서는 현과 손톱이 맞닫는 섬세한 배음의 느낌이 나오기 때문에 콘트라 베이스는 꼭 2개의 포지션을 사용하는것을 좋아하는 편인데요.

사실 이번에는 MG M300만 설치하고 숍스는 다른추가악기가 더 있는줄 알고 남겨두었다가

추가악기가 없어서 F홀쪽에 추가로 한것인데.

소리를들어보니 F홀 소리가 없었으면 큰일날뻔했습니다.^^

 
녹음이라는것은 때론 이렇게 우연이 좋은 소리를 만들어 주기도 하는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F홀 정면을 바라보는것으로 설치했다가

너무 초저역이 붕붕거려서 살짝 브릿지쪽으로 이동하니 연주자의 리듬감이 훨씬 더 좋게들리고 소리도 선명하고 깔끔.

사실 처음에는 콘트라베이스에는 꼭 대구경 마이크만 사용해야하는줄 알았는데.

이렇게 오픈된 공간에서 여러악기들과 함께 녹음을 하는 경우는 대구경보다는 소구경이 컨트롤이 훨씬 더 쉬운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변함없이 느꼈지만

숍스마이크의 위력.

사실 DPA는 너무 화려하고.

숍스는 너무 밋밋해서 저는 잘 사용하지 않는 편인데요.

DPA야 그렇다고 해도 숍스는 다른 마이크들은 지니고 있지 않은 어마어마한 장점이 있습니다.

숍스의 소리는 여러마이크들을 함께 사용할때 그 진가가 나타나는데요


"다른 악기들과 아주 잘 섞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정말 놀라우리만치 잘 섞입니다.

또하나 숍스마이크의 놀라운점.

이렇게 오픈된 공간에서 여러악기들과 함께녹음할때

간섭해서 들어오는 소리가 다른 마이크들에 비해서 훨씬 더 "앰비언스"사운드로 들립니다.

 
즉. 간섭음의 소리가 적고. 간섭음의 고역특성이 적어서

한공간에서 여러악기들을 함께 녹음하는경우 간섭음으로 인해서 소리가 탁해지지않고 오히려 투명함을 잃어버리지 않으면서도 공간감을 더해주는것.

이 특별함이 바로 숍스마이크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함께 사용한 MG M300

늘 사용할때마다 100%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약 2%보다는 적은 1.5%정도 부족한 소리를 들려주지만

정말 킥드럼부터. 스네어. 오버헤드. 피아노. 관악기. 보컬에 이르기 까지 어디에나 사용을 해도 수준이상의 소리를 들려주는 신기한 제품입니다.

제가 대단히 좋아하는 뉴욕씬의 재즈엔지니어 제임스파버도 이 M300페어를 드럼 오버헤드에 늘 사용을 한다고 하더군요

전 아직 오버헤드에는 사용해보지는 않았습니다만.

숍스와 M300이 함께해서 만들어진 콘트라베이스 사운드.

아래의 무게감이 있으면서도 핑거링의 느낌이 명확하게 전달이 되었습니다.

 

다음으로는 역시 드럼

구성도 심플한 재즈드럼셋.

노이만 USM69를 XY로 전체 사운드를 집음

그리고 킥드럼에만 얼스워크 SR69를 사용.

킥 드럼에 윈드스크린을 씌우면 하이햇이나 심벌등의 고역 간섭음이 킥드럼으로 거의 전달이 되지 않고 킥 드럼소리만 깨끗하게 얻을 수 있습니다.

드럼의 경우는 소리가 크기 때문에 무대 옆쪽 피아노 를 두는 장소한켠에 설치를 하고

큐모니터는 드러머에게만 주고 피아노와 베이스는 헤드폰없이 연주를 하였습니다.

이렇게 헤드폰 없이 연주를 하는것은 처음에는 낮설지만

적응이 되면 오히려 자신의 소리와 다른 사람의 소리를 더욱 더 섬세하게 들을 수 있고 무엇보다도 공간의 울림을 함께 들으며 연주자가 플레이를 하게 되기 때문에 저는 이편을 아주 좋아하는데요.


일예로. 피아노의 경우도 헤드폰을 쓰고 하게 되면 연주자의 페달링이 훨씬 더 많아지는 방면에

이렇게 헤드폰을 쓰지 않고 연주를 하면 최소한의 페달링만을 사용하게 됩니다.

공간의 울림에서 본인의 피아노소리와 다른 악기소리들이 함께 들리기 때문에 최소한의 페달링으로 피아노 사운드를 자연스레 깨끗하게 만들게 되는것이기 때문이지요.

실제로 신관웅 선생님의 피아노 연주도

헤드폰을 쓰고했던 작년의 녹음들에 비해서 이번 연주의 사운드가 훨씬 더 깨끗하고 좋은 편입니다.


이번세팅에 별도의 마이크프리는 가지고 가지 않고

모차르트홀의 야마하 DM2000의 마이크프리를 사용해서 아포지 앙상블에 ADAT로 연결(이 역시 모차르트홀 장비)해서 녹음을 하였습니다.


이전같았으면 피아노에도 훨씬 더 많은 마이크들을 사용하고

마이크프리도 무대로 가지고 가고.

홀의 기기들이 아닌 제가 가지고 있는 새디 LRX-2등의 레코더와 노트북등을 모두 가지고 가고 하였지만

요즘에는 정말 기기들을 최소화해서 단촐하게 가지고 다니는 편인데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늘상 많은 기기들을 가지고 다니며 설치하다보면


아무리 좋은 기기들을 사용해서 좀더 좋은 소리를 얻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기기들 설치하느라 진이 다 빠져버려서 정작 제대로 음악과 소리를 잘 듣지 못하게 되는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대편성 클래식의경우는 더욱 더 그렇고요.

그래서 최근에는 정말 최소한의 마이크들과 녹음기자재들만 가지고 다니며 설치를 하고 있는데요.


설치하는 기기의 수가 적어진만큼

몇CM미터의 마이크의 거리와 각도에도 훨씬 더 섬세하게 들으며 소리를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과거에는 클래식이나 재즈 녹음시 그냥 헤드폰을 들고가서 무대옆이나 적당한곳에서 들었는데요.

이렇게 되면 악기의 실제소리와 녹음하는 소리가 잘 분간이 되지 않을때가 많았는데

이제는 꼭 조금 멀리떨어지더라도 실제 연주하는곳과 소리가 완전히 분리된곳에서 모니터링을 합니다.

 
보다 적은 수의 마이크들을 사용하는대신 미묘한 세팅에 더욱 더 집중을하고

반드시 모니터링은 헤드폰을 듣더라도 연주하는 악기소리와 거의 완벽하게 차음이 된 공간을 찾아서 모니터링을 합니다.


어찌보면 이 단순한 두가지 내용으로 녹음들을 진행하면서

작업하고 있는 앨범들의 퀄리티가 이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정도로 좋아졌습니다.

이전에는 작은 케이블이나 마이크프리의 종류와 신호의 손실을 위한 거리등등. 이러한 것에 신경을 아주 많이 썼는데

지금은 양보할부분은 양보를 하고.

가장 기본인 마이킹에 많은 집중을 합니다.

그리고 역시 가장 중요한 외부소음에 방해되지 않는 모니터링에 많은 주의를 기울입니다.


참으로 기본이되고 단순한것이지요.

며칠전에 진주에 가서 클래식 오케스트라를 녹음을 하였는데

첫날 60명 이상의 심포니 녹음에 노이만 USM69를 MS로 단 2채널로 녹음

그리고 다음날 녹음에는 MG M960 데카트리 무지향성 3개로 녹음.


이날 녹음한 클래식 오케스트라는 제가 지금까지 녹음했던 오케스트라 사운드와 비교할 수 없을만큼 마음에 드는소리.

제가 처음으로 클래식 음악을 LP로 경험했던 그 시절의 추억이 있는 소리를 담을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이보다 훨씬 더 좋은 기기들에

신호손실을 위해서 마이크프리를 무대 가까이 두고.

그리고 메인 마이크들 외에 각 파트별 스팟마이크를 20개 정도 설치하고 등등..

이렇게 스팟 마이크를 설치하는 시간에.

이제는 메인마이크의 높이나 거리. 각도등을 섬세하게 "들으며" 조정을 합니다.

 

어찌보면 저는 지금까지 소리를 듣지않고

그저 눈으로만 보고 녹음을 해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시간은 새벽 5시9분.

하지만 오늘 녹음의 결과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 피곤한 마음도 잊고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엔지니어로써 좋은 소리. 마음에 드는 소리를 찾아나가고 얻을 수 있다는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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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다 마사루님의 댓글

어찌보면 저는 지금까지 소리를 듣지않고

그저 눈으로만 보고 녹음을 해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감명깊은글입니다. 많은사람들이 깨달아야되는문제인거같은데요 일단 저부터 반성해야될듯싶어요

joshua님의 댓글

영자님의 글은 언제나 솔직하시군요.
정직하다고나 할까요?
쉽지않은일인데.
날이 갈수록 영자님의 글을 읽으면서 노련?아니, 고수가 되어가시는 것 같아 부럽습니다.
좋은글 항상 감사합니다.

heavenvoice님의 댓글

어헉~~ 빠찌올리 풀사이즈...
우연찮게 소리 한번들어보고 제 3의 피아노를 발견한냥 기뻐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피아노.. 잘치진 못하지만 돈만 있다면 156 사이즈라도 하나 소장하고 싶은 생각이
후~욱 드네요... 가격이 ㅎㄷㄷ 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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