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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녹음여행기 3 - 전성식 재즈 트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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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녹음여행기의 마지막.

네델란드의 짜이스트스튜디오라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우리가 머물고 있던 숙소와는 차로 한시간반 정도의 거리로. 재즈 베이시스트 마리우스라는 분이 운영하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아주 한적한 교외. 고급주택단지.

자신의 집의 한곳은 생활하고 다른 한곳은 스튜디오로 만들어져 있었는데요.

이곳에서 수백장의 재즈음반이 나온 곳. 바로 이전의 피아니스트 허대욱씨 녹음한 스튜디오와 마찬가지로. 스튜디오의 환경이나 기기들에서는 크게 눈에 띄이는 점은 없었지만

다만 마이크들은 좋은 것들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더군요.

이번 유럽녹음여행에서 개인적으로는 가장 아쉬움이 많이 남아서 조금 두려운 마음에 아직 스튜디오에 와서 들어보지도 못하고 있는데요.

베이스. 피아노. 색소폰의 트리오. 음량이 커서 한공간에서 녹음할때 조금은 까다로운 드럼도 없고.

색소폰의 경우는 과거의 공부를 했던 경험으로 개인적으로 가장 자신있게 녹음할 수 있는 유일한 악기라 생각하고 있고.

피아노 녹음은 최근에 나름대로 나만의 녹음방법이 정리가 되어있다고 생각한탓인지.

녹음에 대해서 마음속에서 조금 자만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미리 음악도 제대로 들어보지도 않고. 프로듀서인 지현군이 리허설에 갈때. 함께 가서 들어보지 않고.

바로 녹음실에서 아티스트와 만나 녹음을 시작하였습니다.

베이시스트인 전성식씨와는 여러번 녹음작업을 함께 한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리 걱정을 하지는 않았는데. 막상 피아노와 색소폰 연주자의 소리나 특성을 파악하기도 전에. 기본적으로 늘 사용하는 마이크위치를 두고 바로 소리를 들어보았는데.

아티스트들도 듣자마자 소리가 너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다른 세팅으로 바꾸어달라고 하더군요.

물론 저도 마이크세팅을 한후 첫테이크를 바로 녹음한터라. 이래저래 수정을 좀 해야겠구나.. 소리가 내가 생각했던것과는 전혀 다르게 들리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티스트가 사운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라는 이야기를 세팅해서 첫테스트 녹음을 플레이백 하자마자 하니 조금은 당황스러웠습니다.ㅜ.ㅜ

사실 재즈음악 녹음을 하면서 최근 몇년동안은 아티스트에게 이러한 이야기를 거의 들어본적이 없는터라.. 제가 생각해도 소리가 이상하기는 하였지만 아티스트가 분명하게 그 이야기를 하니.

오히려 더 당황이 되어서. 세팅을 수정하고 하는데 좀더 헤맨것 같습니다..ㅜ.ㅜ


피아노 사운드만 거의 1시간 넘게 세팅을 바꾸어 보았는데도 마음에 드는 소리가 나오지 않아.. 피아니스트도 지쳐서. 그냥 녹음합시다.. 라고 이야기를 할무렵.

스튜디오 주인장인 마리우스씨에게 SOS를 청했습니다.

아무래도 이곳에서 늘 녹음을 하고 있고. 이 스튜디오를 사용하는 다른 재즈음악 레코딩 엔지니어들의 세팅도 잘 알고 있으니. 그의 도움과 의견을 들어보기로 했는데요.

제가 해둔 피아노 세팅을 보더니. 이것은 클래시컬 뮤직의 녹음방법이니. 본인의 스튜디오. 그리고 재즈음악 녹음의 피아노 사운드는 이 포지션이 좋다.. 라고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포지션은 아래와 같습니다.

사진에서 보다 싶히. 피아노 녹음의 다양함이 아무리 그 수가 많다고 해도

나름대로 어느정도의 정리된 방법은 있는 것 같습니다.

스튜디오 주인장이 추천한 위치는 바로 저곳. 해머위.

저는 DPA 4015를 사용했고. 스튜디오에서는 노이만 KM184 를 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스튜디오에 있던 드럼 오버헤드용 스탠드가 있어서 제가 원하는 위치인 해머 바로 위에 까지 마이크를 설치할 수있었습니다.

이 상태로 두고 피아니스트에게 소리를 들려주니. 그때야 가서 소리가 마음에 든다고 하더군요^^

2곡정도 녹음한 상태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있어서 같은 포지션에서 높이만 5cm 올려보았는데 5cm로는 상상할 수 없는 훨씬 더 공간감이 풍부하면서도 명료한 소리를 들려주어. 결과적으로는 어찌어찌 괜찮게는 녹음이 된것 같습니다.

제가 만든 소리를 두고 저 바로 앞에서 누군가에게 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라는 이야기를 참으로 오랫만에 들으니 저도 평소보다 더 당황을 해서 그저 늘 하던대로. 차분하게 세팅을 했으면 되었을텐데.

아티스트들이 조금 닥달을 하니 저의 경우는 오히려 더 잘 못하겠더군요

사실 이것은 아티스트의 성격이나 문제가 아닌.

전적으로 미리 음악이나 아티스트의 특성. 본인이 좋아하는 소리 등에 관해서 대화를 나누지 않은 저의 책임이 전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상 지금까지 제가 진행하는 거의 모든 녹음들은 미리 음악도 듣고. 소리도 듣고. 아티스트들과 이야기도 하는데.

이번에는 너무 익숙한 악기들의 녹음이라. 제가 너무 쉽게 생각했다가 큰코다칠뻔하며 좋은경험한것이지요^^


다음으로는 색소폰.

소프라노 색소폰으로만 연주하기 때문에 저는 소프라노 색소폰의 녹음으로는 벨 부분에 1개. 키 부분에 1개 2개의 마이크를 믹스해서 사용을 하는데요.

처음에는 TLM170R(스튜디오 보유 마이크)를 벨에 사용하고

제 DPA 4015를 키 부분에 사용을 해서 녹음된 소리를 들어보니

소리가 너무 겹치는 듯한 느낌에 두 마이크의 소리가 전혀 믹스가 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소프라노 색소폰의 녹음에서 이러한 경험은 처음이었는데요.

아티스트가 소리를 듣더니. 그냥 1개의 마이크만 사용해달라고 하더군요.

그리고서는 노이만 TLM170을 사용했는데 음의 선명도에서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들어서 동사의 TLM103으로 설치를 하고 녹음을 하고 들어보니.

아티스트가 먼저 소리가 너무너무 마음에 든다고 하더군요.

그제서야 저는 다시 연주자의 소리를 들어보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참으로 큰 실수를 한것 같습니다.

녹음하기 전에 아티스트가 가지고 있는 소리조차 제대로 들어보지 않고. 그냥 늘 세팅하는 곳에 마이크를 둔것이지요.

소프라노 색소폰으로만 이번 음반에서는 연주를 했는데.

삐~~ 하고 소리가 나지 않고

빠아~~ 하고 소리가 납니다.

음량이 정말 엄청 크고. 소프라노색소폰이 아닌 마치 테너색소폰처럼 꽉차고 풍부한 소리가 전체로 울리기 때문에.

2개의 마이크가 전혀 필요가 없고. 오히려 1개의 마이크를 어디 포지션에 두더라도. 그 사람이 지니고 있는 소리의 개성이 그대로 표현이 되더군요.

TLM103이 상당히 고역이 밝은 편이라. 연주자가 가지고 있는 꽉차고 풍성한 울림에 밝은 소리를 더해주어서 딱 어울렸습니다.

사진상의 CAD 마이크는 사용이 되지 않는 스튜디오에 있는 제품인데 치워두지 않은것입니다.^^

이 사진과 같이 이 스튜디오는 커다란 부스가 하나 있고. 거기에 각각의 고보를 두고 녹음을 합니다.

색소폰 녹음하고 있는 곳 바로 앞 고보가 드럼을 녹음하는 곳인데 저는 이곳에서 베이스를 세팅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프로젝트의 리더인 베이시스트 전성식씨의 세팅.

제가 기본적으로 미리 생각해둔 세팅은 DPA 4006을 브릿지에 꼽고. 4015를 현에 사용을 하는것이었는데.

이곳 스튜디오의 주인이 베이스연주자이기 때문에 이사람의 베이스 녹음에 관한 의견을 물어보니 아래와 같이 직접 세팅을 해주었습니다.

베이스 녹음에 정말 좋은 마이크가 있다고 하고 꺼내서 제게 보여주었을때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과거에 사랑했던 MBHO사의 마이크.(지금은 DPA에 푹 빠져있습니다.) 라지다이어프램의 608 모델이었던 것 입니다.

이 사람은 단일지향성으로 위와 같이 세팅을 해서 베이스의 몸통의 소리를 얻고.

현쪽 바깥에는 노이만 TLM170을 사용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도 그렇게 설치를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연주자의 주법이 다른탓인지 그리 만족스러운 소리가 나지 않아. 나중에는 현쪽 마이크는 MG M300을 아주 근접하게 설치를 해서 녹음을 하였습니다.

처음 계획대로 DPA4006을 브릿지에 넣어서 하는 편이 훨씬 더 좋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색소폰과 피아노 사운드 조절하느라 2시간이상 소비를 한터라. 기다리고 있는 연주자들에게 "이제는 베이스 소리를 조정해야 합니다" 라는 이야기를 꺼내기가 무척이나 어려워서.. 아쉽게도 우선은 녹음을 하게 되었습니다.

근래 진행한 녹음들 중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소리로 우선 녹음을 해두고 나중에 믹싱에서 조정을 하자..라는 것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참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데요.

브릿지에 설치한 608을 단일지향성이 아닌 무지향성으로 했으면 더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두고두고 남았습니다.

하지만 전성식씨가 직접 작곡한 곡도 좋고.

연주자들의 연주가 너무 좋아서 사운드의 약간의 아쉬움은 금새 잊혀지고 음악에 빠지게 만드는 그러한 시간들이었던것 같습니다.


이로써 이번 유럽녹음여행기를 마칩니다.

모두 오디오가이 레코드에서 발매되는 앨범으로 5.6.7월 차근차근 발매가 될 예정입니다.

이번에 멀리가서 열심히 만들어온 음반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잘 만들어서. 좋은 음반으로 남길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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