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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쿠스틱 악기의 녹음[28] - 피아노와 성악(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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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정말 녹음을 해보고 싶었던 장소중에 하나인 장충동의 경동교회.

영자네 집 근처에 있는 불광동 성당과 같은 건축가 김수근씨의 작품으로 알려져있는 정말 멋진 곳이지요.

두곳의 각기 카톨릭 성당과 개신교 교회가 크기는 다르지만 같은 디자인으로. 위에서 건물을 보면 손을 모아 기도를 하고 있는 모습의 정말 아름다운 건축물인데요.

이 두곳 모두 내부의 음향이 좋기로 소문난 곳이랍니다.


이번 경동교회에서는 피아노에 성악(테너)의 녹음이 오늘부터 시작이 되었습니다.

정말 올해는 오디오가이 레코드의 제작앨범이 너무너무 많은데요. 그중에 올해의 마지막 제작앨범!


피아노와 성악녹음은 합창녹음과 더불어 개인적으로 가장 어렵고 까다롭게 생각하는 구성으로. 참으로 마음에 드는 소리를 얻기가 어려운적이 많았습니다.


이번에는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세팅으로 해보았습니다.

마찬가지로 최근 오디오가이 레이블의 녹음으로 진행했던 바리톤 정록기선생님의 슈베르트 겨울나그네 때는.

메인 DPA 4006 페어

성악가 DPA 4015

피아노 PDA 4011 페어의 세팅으로 진행했는데요

DPA 4015는 스몰다이어프램이지만 근접 마이킹시 라지다이어프램처럼 중저역이 아주 풍부한 소리를 얻을 수 있어서 DPA 본사에서도 보컬녹음으로 강력하게 추천하는 마이크이니만큼

예상외로 아랫까지 쭉~ 떨어지는 저음과 DPA 특유의 광채가 있는 고역이 아름다운 마이크입니다.

그런데 얼마전 아르모니아 문디에서 발매된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의 녹음 DVD를 보니(녹음 장소는 베를린의 텔덱스튜디오)

성악과 피아노의 메인 마이크를 따로 설치하지 않고


성악가 마이크에 노이만 TLM170R을 AB 페어로 하고

피아노에는 DPA(모델명은 모름. 아마도 4011인듯)를 페어로 해서 녹음을 하는것을 보았습니다.

그러니까 메인마이크겸 성악가 마이크로 두개의 단일지향성(추측)으로 TLM170R을 사용한것이지요.


피아노에는 물론 스팟마이크가 있었지만 녹음세팅이 아주 신선했습니다.

전 레코딩세션 DVD들을 보면 늘 기억해 두었다가 시도해보는편인데요.

이번녹음에 이러한 세팅으로 적용해보았습니다.


메인 마이크겸 성악가 마이크로 DPA 4011 페어를 사용.

경동교회가 아무래도 대로변에 있고 약간의 외부소음이 들어오는 터라 무지향성이나 반무지향성을 사용하지 않고 지향성의 4011을 사용하였습니다.

그리고 피아노에는 DPA 3521 콤팩트 마이크를 피아노 안쪽에.

성악의 피아노 마이킹에서 늘 마이크를 피아노의 안으로 넣지 않는 편인데(로케이션 레코딩시)

제가 지금까지 녹음한 성악앨범중에 그래도 가장 마음에 드는 피아노 소리는 피아노 안으로 마이크를 넣은것이라 이번에는 넣어보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들어보니.

지금까지 내가 너무 나만의 공식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구나..하는 생각이 바로 들었습니다.

혼자서 생각하기에는 늘 새로운 세팅을 과감하게 모험하고 시도해보는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그 시도를 하는 범위역시 나만의 테두리안에 같혀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아마 그 녹음세션이 담긴 보너스 DVD를 보지 않았더라면 전 절대로 이 세팅을 알지 못했을 것입니다.(저는 그래서 녹음세션이 담긴 메이킹 필름이나 DVD를 보는것은 너무너무 좋아합니다. 시중에 클래식 음반매장에 가서 녹음세션이 담긴 DVD가 있다고 하면 무조건 구입하는 편이니까요^^)


정말 자연스러운 홀의 앰비언스가 담긴 보컬.

DPA 4011마이크는 합창녹음에서도 메인으로 늘 사용하는 편인데.

합창의 소리도 밝고 아름다울뿐만 아니라. 메인 마이크로 들어오는 피아노 소리가 아주아주 선명하고 좋기 때문입니다.

성악녹음에서도 마찬가지로 DPA 4011페어의 측면에 피아노가 있었는데. 역시나 자연스러운 울림과 더불어 소리가 어둡지 않고 깨끗하게 들어옵니다.


경동교회 특유의 노출콘크리트의 초기반사가 강한 잔향음이 그대로 자연스럽게 표현이 되어 녹음이 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것보다 성악가분의 음량이 아주 커서 마이크를 상당히 높게하기는 하였습니다만 결과적으로는 지금까지 녹음했던 수 많은 피아노와 성악앨범들 가운데 가장 마음에드는 소리로 녹음을 되었습니다.


함께 세팅한 송지씨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성악가 소리에 잔향이 좀더 들어가도록 위치를 조정하였는데

우리생각에는 이보다 약간의 잔향이 좀더 있으면 좋을것 같다..라고 서로 대화를 하였습니다만.


사실 이것은 그렇지 않습니다.

가끔씩 잔향이 많은 성당들. 특히 유럽의 성당들에서 녹음할때마다 느낀것인데요.

이렇게 잔향이 많은 공간에서는 성악가와 피아노의 공간에 따른

긴 잔향의 소리를 직접 귀로 들었던 잔상이 남아있어서 실제로 녹음된 소리에서는 잔향이 조금 적게들리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귀는 금새 연주(혹은 녹음)했던 공간의 실제적인 잔향음에 익숙해져서.

마이크를 통해서 스피커로 나오는 소리는 생각보다 몸을 감싸는 잔향이 들리지 않기 때문에 조금 드라이하게 들리기도 하는데요.

생각보다 약간 건조하게 하는편이.

한두시간 녹음장소에서 벗어나 산책하고 와서 들어보거나.

혹은 녹음한 다음날 전날 녹음한 테이크들을 들어보면. 대부분 전날에 들었던것보다 잔향이 더 많고 풍부하게 녹음이 되어있구나..하고 느낀적이 무척이나 많았지요^^


그래서 이번에도 송지씨는 조금더 잔향이 있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를 하였지만.

한두시간후 저는 근처에서 바람을  쐬고 쉬는 시간에 사람들이 연주를 하지 않을때 들어와서 녹음된것을 들어보니.

처음들었던 인상보다 역시나 잔향이 훨씬 더 풍부하고. 디테일도 잘들리는것이었습니다.

참 모니터링 그리고 사람의 귀라는것은 신기하다는 생각입니다.



사진에서처럼 본래는 메인마이크의 높이를 2.5미터 정도로 하였으나 중간중간 사운드 체크를 하며 최종적으로는 4M에 가깝게 높게 설치를 하였습니다.

피아노 마이크역시 처음보다 약간 좌우를 넓게 하였더니 훨씬더 자연스러운 소리가 들려왔고요.


이러한 성악과 피아노 녹음에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것은 무엇일까요?

물론 가수의 목소리가 중요합니다.

그 다음은 메인 마이크에 들어오는 피아노의 음색입니다.


최근 평창동 예능교회에서 있었던 선덕원 소녀 합창단의 녹음에서도 DPA 4011 페어를 메인으로

피아노에도 마이크를 설치하기는 했지만 최종적으로는 약 10%정도만 아주 적게 사용이 되었답니다.

메인 마이크 세팅시. 합창의 앙상블이 자연스럽게 들리고 음색이 좋은것과 동시에

피아노의 소리가 좋은 위치를 함께 찾아서 설치를 한것이지요.


이번 성악과 피아노 녹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메인 마이크로 들어오는 피아노의 소리가 음색이 맑고 깨끗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들어오도록 하는것이지요.


이렇게 자연스럽게 간섭음이 들어오게 만드는것에 있어서 가장 기본은 바로 "패닝"

그리고 "녹음레벨'인데요.

메인 마이크의 경우 성악가가 바라보는 시점에서 좌측이 L 우측이 R

피아노의 경우 저음이 L 고음이 R입니다.

메인 마이크의 R쪽에서 피아노의 레벨이 더욱 더 높게 뜨며.

지향성이 있는 피아노의 중고음역이 메인마이크의 R쪽으로많이 들어오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메인마이크의 R과

피아노 마이크의 R(고음)이 패닝이 동일하게 되는것이지요.

이렇게 되지 않고 좌우가 뒤바뀌게 되면 믹싱을 하지 않은채 투명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소리를 얻기가 어렵다는 점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최근에 저에게 종종 묻습니다.(특히 녹음을 함께 하는 아티스트분들^^)

마이크를 아주 적게 사용하는데. 괜찮은지 하고 물어보시지요.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아주 많은 수의 마이크를 사용해보기도 했었지만.

여러대의 마이크를 사용하면 할수록 각각의 녹음되는 트랙에 대해서 완벽하게 파악을 하면서 녹음하기가 상당히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의경우는 오히려 메인 마이크 위주로 세팅을 해서

메인 마이크로만으로도 밸런스와 음색이 마음에 들도록 어떻게든 세팅을 바꾸어가며 조정을 합니다.

이럴때는 역시 연주자의 위치 선정이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에. 최근 영자의 녹음에서는 아티스트의 의자위치를 조정하는것이 아주 많습니다.

(이것은 믹싱때 페이더를 조정하거나 리버브를 조정하는것과 거의 같은 효과를 주니까요)


너무 많은 수의 마이크들을 사용해서 각각의 포지션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나중에 믹싱에서 어떻게 만들어가는것보다는

적은 수의 마이크.

특히 메인마이크 위주의 세팅을 하면서. 메인마이크의 포지션에 따른 소리에 차이라도 정확하게 파악을 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메인마이크의 위치에 대해서 정확하게 파악을 한뒤에.

그 다음에 스팟마이크를 설치하고 싶어요.


이번에도 메인 마이크의 위치.

좀더 많은 잔향을 얻기 위해서 높이를 높히고. 마이크의 각도와 거리를 조정해서 성악가의 음색과 피아노와의 밸런스. 공간감을 맞추어나갔습니다.

이번 피아노는 가와이.

삼익보다도 녹음에 제가 더 싫어하는 피아노입니다만.

역시나 공간 음향이 좋으니 성악반주에 전혀 부족함이 없을만한 음색으로 녹음이 되었습니다.


녹음이라는것은 역시 하면할수록 정말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내일도 같은 녹음이 있는데 내일은 성악가와 피아노의 위치를 조금 가깝게 해서 조금 세팅을 바꾸어볼 계획인데.

내일은 또 어떠한 소리를 경험할 수 있을지 무척이나 기대가 됩니다.

관련자료

운영자님의 댓글의 댓글

어제는 완전히 다른 세팅으로 녹음을 하였답니다.

내일 또 녹음이 있으니 사진찍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지금은 최근에 상암동 CS뮤직앤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바리톤 정록기선생님의 겨울나그네를 믹싱중인데.

이 역시 소리가 마음에 들게 되었답니다.

메인 DPA 4006 페어

피아노 DPA 4011 페어(피아노 바깥쪽)

피아노 얼스워크 피아노 마이크(피아노 해머위)

성악가 : DPA 4015 로 녹음하였어요.

이 세팅도 사진을 한번 찾아보고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녀사랑님의 댓글의 댓글

감사합니다. 이번에 클래식 성악을 녹음하고 있는데 도움이 많이 되네요. Schubert: Schwanengesang 을 녹음중인데 교수님께 레퍼런스 시디를 요청하니 Dietrich Fischer-Dieskau, Gerald Moore 를 주시더군요. 혹시 다른 레퍼런스 추천 부탁드려도 될까요?

http://www.amazon.com/Schubert-Schwanengesang-Lieder-Dietrich-Fischer-Dieskau/dp/B00005AVMP/ref=sr_1_1?ie=UTF8&s=music&qid=1286393258&sr=1-1

1955년에 녹음된 것 같습니다. 너무 아름답더군요 ㅠ.ㅠ

운영자님의 댓글의 댓글

이번 칼럼 음반은 아니지만 최근 작업하고 있는 성악앨범 파일을 하나 올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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