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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음향 [22] - 레코드 제작의 어려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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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탄의 글은 아래에 있습니다.

http://www.audioguy.co.kr/board/bbs/board.php?bo_table=c_audioguy&wr_id=624&page=2


영자가 운영하는 오디오가이 레코드는 곧 여러장의 신보의 발매를 앞두고 있습니다.

올봄 네델란드 성당에서 녹음한 리코더연주자 권민석씨의 고음악 앙상블.

개인적으로도 팬이기도한 바리톤 정록기의 겨울나그네. 볼프가곡 의 2장

권민석 고음악 앙상블과 함께 네델란드에서 녹음한 재즈 베이시스트 전성식 트리오.

프랑스 작곡가겸 마림비스트 에릭샤무의 앨범.

마지막으로 본래는 오디오가이 레코드의 작업이 아닌 단순히 녹음. 믹싱. 마스터링만 의뢰를 받았다가

앨범을 작업하는 동안 음악이 너무 좋아서 오디오가이에서 발매하게 된 "라퍼커션"

모든 앨범의 마스터작업이 끝나서 모두 프레싱공장에 가있고 현재 디자인작업만 완료하면 곧 6장의 앨범이 거의 동시에 나오게됩니다.(지금 곁에도 어제 새롭게 발매된 우리 레이블의 음반박스가 와있네요)



참 올해는 오디오가이 레코드의 작업들을 많이 진행한것 같습니다.

벌써 10월이라는것이 잘 믿겨지지는 않지만 늘 가을만되면 단풍이 물드는것을 잠시 본후. 작업들 하느라 정신없어서 금새 찬바람이 불고 단풍이 거의 떨어져 나가는것만 보면서 안타깝게 지내왔던지라

이렇게 여유로운 10월이 참으로 반갑기도 하고 행복합니다.

마음한편에는 일말의 조금의 불안감이 있기는 하지만요.



우선 내년부터는 저는 외부 녹음 작업은 하지 않고

앞으로는 레이블 작업들에 더욱더 전념하며 집중하기로 하였습니다.

다만 마스터링 작업과 더불어, 오랜시간 제가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부터 묵묵히 저를 믿고 기다리며 함께 작업을 해준 몇몇 프로듀서/아티스트들과의 작업은 그대로 진행한답니다.


갑작스레 이렇게나 큰 결정을 하게 된것은

늘 오디오가이에서 직접 제작하는 음반들의 작업들은 다른 작업들에 뒷전으로 밀려서.

시간도 많이 지연이 되고.

무엇보다도 레코딩 엔지니어가 직접 운영을 하고 있는 레코드회사이니만큼.

그래도 좀더 좋은 소리를 음반에 담고자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만 오히려 그렇게 되지 못하는것에 늘 마음이 무척 무거웠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직접 제작하는 음반들에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들을 기울일 수 있게 되었고요.

이렇게 여러가지 음향에 관한 일들을 하면서

오디오가이 레코드의 음반을 25장이나 만든것이 어찌보면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사실 음반을 직접 제작해야 겠다..라고 할때부터 굳게 마음먹은것.

적어도 40년동안은 레이블을 그만두지 않고 꼭 진행할것이다..

라고 마음을 굳게 먹고 시작을 하였는데 요즘은 문득 두려움이 들기도 합니다.


지금까지는 외부 녹음작업들을 하며 나오는 수익에서 그 전부를 레이블 작업에 투자를 했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앞으로는 레이블에서 나오는 수익을 중심으로 회사가 운영이 되어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바와 같이.

음반제작이라는것은 그 투자하는 시간과 비용에 비해서 돌아오는것은 정말 그리 많지않습니다.



제가 레이블에 더욱 더 집중하는 만큼.

앞으로의 외부 녹음. 믹싱. 마스터링 작업은 함께일하는 남송지씨가 담당을 하게 됩니다.

직접 많은 녹음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것은 송지씨에게도 부담은 되겠지만 무척이나 좋은 기회가 될것이라 생각이 들어요.

늘 어시스트 엔지니어를 할때 보고 듣는것과.

본인이 직접 마이크를 두고. 소리를 듣는것과는 너무도 많은 차이가 있으니까요.



지금 오디오가이에는

오디오가이 라는 회사에 대한 전반적인것을 담당하고 있는 영자.

그리고 어시스트 엔지니어에서 앞으로 레코딩 엔지니어로 올라간 남송지씨.

레이블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정현씨.

그리고 레이블 프로듀서와 음향기기쪽을 담당하고 있는 황현준팀장님.

이렇게 네식구가 늘 통의동의 작은 사무실에서 함께 오밀조밀 화기애애하게 지내고 있답니다.


저희같은 작은 회사는 사무실에 새로운 식구가 들어오면 그 사람으로 인해서 분위기가 확 바뀌는 편인데요.

본래는 저와 남송지씨 외에 1명만 더 충원을 할 계획이었으나.

새로운 두분과도 꼭 일을 함께 하고 싶어서 두분이 모두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사무실에 새로운 식구들도 오고.

앞으로 외부 녹음들 보다는 레이블 작업에 더욱 더 집중을 하게 되고.

제가 지금까지 하던 많은 부분들을 비우면서.

이렇게 칼럼을 자주 쓸 수 있을만큼의 정서적인 여유가 온것은 대단히 행복한 일입니다.


조금전에 사무실에서 이 칼럼을 몇줄 쓰다가.

노트북을 가방에 넣고 근처의 카페로 가서 쓰기 위해서 사무실 문을 나오는데.

문득 생각이 들더군요.

"아..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구나.."

평일오전, 이렇게 한가롭게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것에 말이지요.



하지만 한편에는 그리 마음은 편하지 못하답니다.

얼마전에 그러한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지금까지 25장이 넘는 앨범을 만들고 발매를 했지만. 이 음반들이 얼마나 사람들에게 들려지고 있을까?

단순히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음악을 내가 좋아하는 소리로 만들어서 앨범에 담겨있는 이름을 보면서 잠시 뿌듯해 하는 그 순간만을 위해서 음반을 만드는것은 아닌가?

내가 왜 음반을 만들고 있는것인가?

이렇게 근본적인 물음들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아내는 제가 평소에 너무 생각을 많이 한다고 가끔씩 나무래기도 하지만.

교보문고가 새단장하고 음반매장에 방문을 해보니.

오디오가이 레코드의 음반들을 참으로 찾아보기가 어렵더군요.

물론 유통이 되고는 있습니다. 다만 눈에 보이지 않는곳에 있어서 그렇지요..

눈에 보이지 않는곳에 있다는것은 그만큼 찾는 사람이 없다는것이지요.


오히려 홍대 인디씬에서 만든 음반들은 쉽게 발견을 하고 또 들어볼 수 도 있더군요.

그때 깨달았습니다.

내가 만드는 음반들이야 말로 정말 인디음반들 가운데 가장 인디음반이구나..

내가 만드는 음반들은 사람들에게 거의 이 마음들이 전달이 되고 있지는 않구나..

하는 생각들이 말이지요.

믿고 본인의 음악을 맞겨준 아티스트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들더군요..


25장이 넘게 만들었지만

대부분 판매된 수보다 홍보나 주변에 지인분들에게 선물한 수가 더 많답니다.



앞으로는 오디오가이라는 회사가 음반을 제작을 해서 운영을 해나가야 하는데

이렇게 되서는 앞날이 그리 밝지 않을 것 같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든 남은 30년을 채워서 40년동안. 아니 그 이상 "오디오가이"라는 레코드회사의 이름을 남기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지만.

지금 이대로는 분명히 2년 안에 레코드 제작은 하고 싶어도 할수 없는 능력의 상태가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엄습해왔지요.


무엇인가 내가 만드는.

우리가 만드는 음반들이 많은 사람들과 "소통"을 하지 못하고 우리 스스로 자위하고 있을뿐이라는것을 느끼는데 너무도 많은 시간이 걸린것 같습니다.


생각들을 해보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욱 더많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음악"을 전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한끝에 커다란 테두리 하나를 없애기로 했습니다.

바로 "장르의 구분"


지금까지 오디오가이는 재즈와 클래식 그리고 몇개의 크로스오버 음반을 만들었지만

대부분이 재즈 위주이고 외부에도 재즈레이블로 많이 알려져있지요.

하지만 여기에 더해 앞으로는 먼저 월드뮤직을 더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라퍼커션"과 작업하면서 월드뮤직이 정말 재미있고 멋진 음악이 많다는것을 알게 되었고요.

과거 김두수씨와 작업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포크성향의 보컬음반들도 적극적으로 만들어볼 계획이랍니다.


오디오가이 레코드가 장르의 구분의 벽을 허문다고 해서 갑작스레 TV에서 볼 수 있는 대중음악을 제작하고 만드는것은 아니고요.

저는 변함없이 레코딩엔지니어인 제가 더욱 더 많이 아티스트들과 호흡하며 작업을 할 수 있는 "어쿠스틱 음악"이라는 틀은 마지막까지 없애지 않고 유지할계획입니다.


이것은 처음부터 생각했던 저의 심장이니까요.



내년에는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성향의 아티스트들과의 작업이 있을테지요.

아직 결정된 작업들은 거의 없지만

마음이 설레입니다.


내년에는 그리고 앞으로는 내 마음을 울려주는 또 어떠한 아티스트들을 만나며 함께 작업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들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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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보장수님의 댓글

저도 곡쓰는 사람입장에서 좋은 음악과 옳은 음악에 항상 갈등을 느낌니다.. 그래도 무모하게 진행하고 있잖습니까..
아스팔트보다는 구불구불한 산길이 인생살이에서 더 정겹지 않나요.. 힘내시고 잘 되리라 생각됩니다..
저도 많이 도와주시고요...^^  오늘 장소 계약했어요..나중에 함 모실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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