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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코딩 메뉴얼 [2] - 녹음진행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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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재즈 세션이 끝나고 프로듀서가 제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모두들 편한 분위기에서 녹음진행이 되어 연주자들이 무척이나 만족했다".. 라는 이야기였습니다.


녹음을 하는데 있어서 많은 경우. 때론 사운드보다 "분위기"가 더 중요할 때도 많은 것 같습니다.

아티스트들이 편한분위기에서 음악과 연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지요.


무엇인가 녹음진행에 문제가 있어서 아티스트들이 기다리게 될때는(예를들어 컴퓨터가 다운된다던가. 시그널이 잘들어오지 않거나.  큐모니터가 잘 되지 않는 등의 여러 기술적인 문제들때문에 녹음이 지연이 되는 경우)

아무리 좋은 소리로 녹음이 잘 되고 있더라도.. 이 소리는 프로듀서와 아티스트들에게는 전혀 들리지 않습니다.

사람들에게 중요한것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문제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기술적인 문제들로 인해서 시간이 지연되면서

본인들의 음악적인 감성이 자꾸 떨어지는 것이 더욱 더 중요한것이지요.

소리의 퀄리티는 그 다음이라 생각합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든지. 일정수준 이상의 소리를 얻을 수 있으면서도 이것을 아주 "빠르고" "정확하게" 일을 진행하는 것은 엔지니어 에게 있어서는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며.

음악의 이해와 더불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간혹 이러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제가 본래 좀 느려서..."

"제가 몸이 피곤해서 지금 잘 집중이 되지 않아서..."


우선 녹음 진행하는데 있어서 프로듀서나 아티스트들에게 "느리다" 라고 인상을 받게 되는것은

바로 그 엔지니어는 사람들에게 "능력이 없는" 것으로 인식이 되게 됩니다.

너무 지나친 비약이라 생각이 들수도 있겠지만.

이것은 엄연한 현실입니다.


아티스트들이 성격이 급해서 그러한것은 아닙니다.

이것은 무조건 우리 엔지니어의 몪입니다.


"몸이 피곤해서 잘 집중이 되지 않아서..."

너무 냉정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어떠한 상황이든 녹음진행에 있어서 문제가 생기지 않고 원활하게 진행을할 수 있도록

스스로의 컨디션을 관리하는것 역시 본인 몪입니다.

회사의 스케줄이 이렇게나 많은데 .. 제대로 쉬지도 못해서 정신이없는데... 등등..

레코딩 처럼 작은 팀일수록 한사람이 담당하는 업무의 무게와 책임이 더욱 더 크게 됩니다.

이렇게 작은 회사일수록 스스로가 본인의 자기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합니다.

제가 너무 딱뿌러지게 냉정한 이야기만 하는것일런지는 모르겠습니다..


*스튜디오에서의 구체적인 녹음 진행 방법.


*음악의 이해

녹음을 하는곡이 내가 잘 모르는 곡이면 미리 음원을 구해서 듣거나.

혹은 아티스트가 녹음 전 최종 리허설을 할때 장소에 방문해서 음악과 각 연주자의 소리를 들어봅니다.

우리는 반드시 녹음전에 음악을 들어보고 미리 준비하고 있습니다.


제가 여러분들께 하고 이야기하고 싶은 녹음진행 방법은 2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철저하게 준비를 해서 녹음 진행하는것.

예를들어 미리 음악과 아티스트의 특성들을 파악을 하고.

악보를 미리 받아서. 세션파일에 각 구성에 대해서 마커를 미리 만들어 둡니다.

아티스트가 펀치로 수정을 할때.

"자 수정할 곳이 여기가 맞는지 한번 들어봐주세요.." 라고 하면서 플레이백을 해서 아티스트나 프로듀서에게 들려두며 확인받는것은 제발하지 맙시다.

기본 녹음이 진행된후.

아티스트가 "어디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다시 녹음하겠습니다.."

라고이야기를 하면 적어도 5초안에

'넵. 녹음전 4마디 이전부터 들려드리겠습니다."

"녹음이 끝난후도 자연스럽게 연결이 될 수있도록 계속 연주해주세요"

라고 5초안에 토크백을 눌러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이것이 아니라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녹음 장소를 확인해보겠습니다."

플레이백 한후

"여기가 맞나요?"

"여기 이전 인가요? 다음 인가요? 지났나요? 죄송하지만 어디인지 잘 모르겠네요..."

라는 단어들은 녹음실에서 듣기 가장 두려운 문장입니다.


아티스트가 녹음 수정부분을 이야기하면.

그 즉시 파악을 해서 바로 진행을 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미리 완벽하게 각 음악과 부분들에 마커를 해놓고 준비하는 방법이 있고

다음 방법으로는 "녹음하면서 음악을 아예 전체를 외워버리는 것 입니다."

이것은 과거 제가 어시스트 엔지니어를 할때 메인엔지니어분께 배운것인데요.

그분은 예를들어 기타솔로를 한번 녹음을 하고 나면 바로 16마디의 기타라인을 외워버려서.

중간에 펀치 인 아웃을 하더라도 완벽하게 진행하시는것을 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이렇게 음악을 외우는능력은 녹음뿐만 아니라 믹싱할때 정말 필요합니다.

페이더로 오토메이션을 하면서. 음악을 외우면 다음에 어떠한 선율와 화성으로 나올지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더자연스럽게 음악적인 페이더 오토메이션을 할 수 있습니다.


"음악을 외우는 것이 말처럼 쉬울까?" 라고 생각을하실런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쉽습니다.

아주 쉽습니다.

우리가 녹음중에 음악을 유심히 들으며 외우려고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십시오.

녹음에 따라서 한프로에 같은 곡을 수십번 이상 듣는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렇게나 같은 곡을 반복해서 수십번 이상 듣는데.. 누구라도 외울 수있는 것입니다.

바로 방법과 관점의 차이입니다.


*음악을 외우는 방법

대부분의 아티스트가 녹음세팅후 첫테이크는 끝까지 한번 연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반드시 음악의 구성별로 마커를 찍어주세요.

전주.  A파트.B파트. 반복. 간주. 후주 등등..

이때 마커를 찍으면서는 우선은 음악의 구성에 대해서 기억을 하세요.

처음부터 중요한 테마를 제외한 다른 멜로디등은 외우려고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다음에는 대부분 전주를 지나 간주 이전까지 녹음을 하게 되는경우가 많습니다.

전주 간주 후주는 누구든지 쉽게 외울수 있으므로.

가장 중요한것은 "메인테마"를 기억하고 그에 관한 변화가 나오는 B파트의 멜로디 정도만 기억을 하면 됩니다.

다음은 A파트 메인테마의 반복이 많습니다.


"음악을 외운다"라는 것에 지레 부담을 느끼는 경우를 보아왔는데

이것은 음악인 재능이나 그러한것과는 크게 관계가 없습니다.


먼저 음악을 외우려는 생각을 하지않는 것이 첫번째.

다음으로는 외우는 방법을 모르기때문입니다.


위의 방법으로 녹음시 음악을파악하고 외워주세요.


그러면 내가 마커로 미리 표기를 해놓지 않은 경우라도. 아티스트가 어디부분을 이야기하면 그 즉시 그 부분을 찾을 수있을것입니다.


저는 2마디마다 다 마커를 하고 악보에 타임체크를 하는것보다는 음악을 외우는것을 더 추천하고 싶습니다만.

역시나 안전한것은 음악의구성별로 마커를 찍어놓고.

그리고 중요마디마다 타임 체크를 해두는것이 가장 중요하겠지요.


*대부분 우리는 새로운 아티스트들과의 작업들도 많지만. 늘 오랜시간 함께 하는 프로듀서와 아티스트들과의 작업이 많습니다.

이 경우는 이 프로듀서와 아티스트의 성향과 그러한 부분들을 알고 있습니다.

이 경우는 이렇게 되도록 합시다.

녹음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티스트가 열심히 수정을합니다.

그리고는 당신께 이야기를 합니다.

"아..그부분 다시하겠습니다..^^"


그러면 당신은 고개만 조금 끄덕이거나 아이콘택트로만 답변을 하며. 그저 말없이 음악을 플레이 하고.

그곳에 녹음을 해주세요.

그리고 나서 이제서야 토브백 버튼을 누릅니다.

"지금 수정하신곳 들어보세요"

빠른곡이거나 솔로거나 하면 2마디 이전부터 들려주시고

느린곡이거나 곡의 흐름이중요하게 생각되는 부분이라면 새로 수정된 4마디 이전부터 들려주세요.


제가 아티스트라면 전 반드시 이런 엔지니어에게 제 녹음을 맞깁니다.

나는 그냥 음악에만 집중을 할수 있으니까요.


펀치를 다시 할때마다 여기가 맞다 틀리다. 연결이 자연스러운지 아닌지 확인할 필요도 없이.

그냥

눈빛만으로 서로 대화를 하고..

최대한 짧은 문장으로만 함께 녹음을진행하는 것입니다.


때로는 침묵이 가장 아름다운 음악이자 소리가 되는 것처럼

녹음의 진행역시.

여러가지 상황을 주절주절 변명하는 것이 아닌.


불안해하지 않고 자신감 있는 눈빛.

그리고 녹음실 안에서 만큼은 아티스트와 같은 생각을 해주는 엔지니어..


우리 팀은 모두 이러한 엔지니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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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ehann님의 댓글

이런저런 기술보다 어떤자세와 태도로 임해야하는가. 이런것들이 아티스트에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는 충분히 생각해 보아야하는것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선 배우지 못한것들이었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다음글도 기대됩니다.

순대국사줘님의 댓글

정말 생각지도 못한 부분이었는데 너무 감사드립니다. 가끔 저도 "여기가 맞나요?" 라고 물으면서 뭔가가 이상하다고 느꼈는데... 앞으로 외우는 습관을 키워야겠습니다. 우왓!!!

팬더매니아님의 댓글

와 연주자들을 편안하게 만들어주실라는 노력.. 글만 읽었을 뿐인데도 훈훈해지는 군요.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진정 프로시네요. ^ ^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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