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가이 :: 디지털처럼 정확하고 아날로그처럼 따뜻한 사람들
오디오가이

밴드음악의 믹싱

페이지 정보

본문

클래식. 재즈. 국악녹음만을 하는 영자의 칼럼에서 갑자기 왠 밴드음악 이야기가? 하고 의아하게 생각하시는분들이 계실것 같습니다만 최근에는 어떤사람의 포크락음반의 믹싱을 하고 있습니다.

오랫만에 밴드음악 믹싱을 하니 클래식과 재즈와는 따르게 여러가지 시선에 대한 생각들이 들어 짧게 한번 남겨보고자 합니다.


우선 믹싱을 하며 기본적인 생각이 든것이 있습니다.

우선 "내가 익숙한 소리에서 탈피하자"

자연스럽게 스네어에 약간의 꼬리가 달린 리버브를 걸고. 킥의 중심을 낮추고. 킥과 베이스가 잘 묻게 하고. 패드계열은 공간감을 주어 뒤로 밀고. 보컬은 중고역을 살짝 올려서 앞에서 들리게 하고 하는 등등.

기본적으로 지금까지 제가 해오던 믹싱의 "관점"을 조금 바꾸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우리는 우리자신도 모르게 우리가 익숙한 소리를 만들어 갑니다.

저는 여기서 믹싱에 참 중요한 핵심이 있다고 생각해요.


늘 들어서 익숙한 소리.

나에게 익숙한 소리는 다른사람에게도 익숙한 소리일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믹싱을 하며. 가장 나에게 있어서 생소한 소리.

내가 평상시에 잘 들어보지 못한 "개성적인 소리"로 만들어보자! 하는것에 가장 큰 중점을 두었습니다.


예를들어 제가 믹싱했던 김두수님의 포크계열 음악의 경우.

믹싱시 컴프. 이큐. 심지어 리버브조차 사용하지 않고 그냥 담담하게 믹싱을 하니.

잔뜩 이펙터 처리가 되어있는 음악들 사이에서 오히려 이렇게 심심한 음악이 더 튀는 소리로 들리기도 하는 세상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음악외에도 건축과 미술. 디자인에 아주 관심이 많은 편인데. 디자인도 갈수록 점점 더 화려하고 짧은 순간에 사람들에게 인상을 남길수 있는 "팝"한 요란한 디자인이 참 많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요란한 디자인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기본에 충실한 "수수한"디자인이 더 눈에 잘띄이게 되는것과 비슷한 이치라고도 생각합니다.


이번 음반에서는 늘 모든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일반적인 가요음반들에서의 느낌과는 조금 다른 관점으로소리를 만들며 믹싱을 해보았습니다.


먼저 드럼.

보통 팝음악에서의 비중보다 재즈를 작업하는 탓인지 역시 오버헤드의 비중을 높게하고. 탐탐 스팟마이크는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드러머의 실력이 좋아서 오버헤드의 밸런스가 아주 좋았기 때문이고 탐의 경우도 오버헤드로 부족함이 없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드럼사운드는 오버헤드를 60-70%로

여기에 킥을 10-20% 정도

스네어를 20%-30%정도 더합니다.

오버헤드는 고역을 올려보기도 했으니 애초부터 밝은 성향의 마이크로 녹음을 하였기 때문에 대부분 이큐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짧은 룸리버브(750msec 정도)를 걸어 소리에 개성을 더하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롱리버브보다는 룸리버브의 사용이 적은 것 같은데 2초이상의 긴 리버브가 들어가면 왠지 느낌이 상투적으로 되는것 같아 룸리버브 사운드 위주로 이번 음반의 믹싱을 하였는데요.

킥의 경우는 리버브를 더하지 않고. 킥의 에너지감만 더하는정도로 살짝 더해주고.

사실 오버헤드에서의 킥 밸런스도 충분했지만 킥이 조금 뒤에서 들려서 좀더 킥이 가깝게 들리는 용도로 해보았습니다.

여기서 주의할점은 빵빵한 사운드를 만든다고 킥의 밸런스를 너무올리면 아무리 락음악이라 하더라도 드러머의 "바운스감"이 떨어집니다.

사운드도 중요하지만 아티스트가 연주한 느낌을 너무 벗어나서 전혀 다르게 들리는 드럼 밸런스는 개인적으로는 선호하지않는 편입니다.


다음은 스네어.

많은 사람들이 스네어사운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데요.

저는 스네어에 이큐를 걸기전에 스네어 마이크를 무조건 역상을 한번 걸어보시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전 최근 녹음에서는 스네어의 탑 마이크를 거의 90% 마이크프리에서 역상을 걸고 녹음합니다.

스네어탑 마이크가 역상이 되어야 오버헤드와 위상이 잘 맞는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스네어 탑 마이크의 역상을 건것만으로 스네어 소리가 훨씬더 앞으로 튀어나오게 됩니다.

이번 녹음에서는 스네어 버텀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스네어에도 2.4초 정도의 긴 리버브를 걸어보았지만 이 역시 조금은 상투적인 사운드가 되는것 같아.

마찬가지 짧은 룸리버브를 걸고. 곡에 따라서 쉘빙으로 3.5K에서 위로 쭉 올렸습니다.



이퀄라이저를 사용하는 경우.

저는 피킹보다는 쉘빙을 더 많이 사용해보시라고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쉘빙이 원하는 소리가 피크감없이 더 자연스럽게 동작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믹싱시 반드시 해보아야 하는것.

드럼 오버헤드. 킥. 스네어. 베이스등에 이큐를 건다음에. 드럼 그룹을 들으면서 이큐를 반드시 바이패스해서 한번 들어보세요

그래픽 믹싱세대인 우리는 이큐의 그래프를 보고 그냥 눈과 생각만으로 소리가 저렇게 바뀔것이다..라고 생각만 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이큐로 고역을 올렸는데 바이패스 해보면 오히려 고역이 더 잘들리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어떤 한 악기에 고역을 올리면 그 소리가 다른 악기소리의 고역을 마스킹을 하기 때문입니다.


스네어 사운드의 좀더 이야기를 해보면

스네어의 고역을 좀더 밝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스네피소리가 좀더 시원하게 들렸으면 해서요.

이경우 오버헤드에서 쉘빙으로올리거나.

가장 간단한 방법은 스네어 마이크에서 고역을 올리는 방법이 있지만.

포크락음반에서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어쿠스틱 기타 스트로크.

기타 스트로크에서 올렸던 고역을 내려서 기타 소리를 자연스럽게 만들어 보았습니다.

이렇게 하니 스네피의 울림이 훨씬 더 잘들리고 소리가 시원합니다.


모든 소리들을 밝고 선명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해서

스네어에 고역을 올리고

스트로크 기타의 고역을 올리면 그것이 과연 소리가 밝아질까요?

오히려 이경우 이큐를 만지지 말고 그대로 두어보셔요.

그리고 스트로크 기타의 패닝을 스네어 사운드와 겹치지 않게 살짝만 비틀어 보셔요


각 악기들의 배음이 섬세하게 잘 들리고. 오히려 전체적인 사운드의 분리도와 선명도도 좋아지게 됩니다.

스네어 사운드를 조정하는데 역시 베이스 사운드를 조정하였습니다

베이스기타 사운드의 조정은 왠지 킥드럼하고만 연관이 있을 것 같지만 베이스기타의 저역 콘트롤과 밸런스가 전반적인 사운드의 색채감에 큰 영향을 줍니다.

베이스를 앞에서 들리게 할것인지 조금 뒤에서 들리게 할것인지. 저음의 양등에 따라서 드럼의 전반적인 사운드가 완전히 달라지게 됩니다.

드럼 그룹의 사운드를 마음에 드는데로 만들어두었다면 거기에 베이스 사운드를 더했을때 내가 생각하는 드럼의 사운드가 베이스와 함께 울려도 변함이 없는지 유심히 들어보아야 합니다.

드럼에 베이스를 더했을때 드럼사운드가 싹 탁해진다면 드럼 사운드를 손보는것이 아니라 베이스사운드를 조정해야 합니다.

어찌보면 드럼사운드를 위해서 베이스사운드를 조정하는것으로 보면 됩니다.

전체적으로 소리를 들어보면서 베이스사운드의 이큐를 조정할때. 베이스의 음색 뿐만 아니라. 드럼사운드의 음색도 함께 들으면서 조정을 하는것이지요.

이렇게 음악의 근간이 되는 드럼사운드의 조정은 단순히 드럼의 소리를 만드는데 끝나지 않고 다른 악기들과 믹싱이 끝날때까지 계속해서 연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모든 악기들이 서로 보이지 않는 끈으로 이어져 있는 것.

하지만 서로에게는 엄청난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

이것이 바로 믹싱인것 같습니다.


다음은 기타사운드.

기타 사운드를 만들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기타는 녹음상태에서 최대한 좋은 소리로 녹음을 한후.

믹싱에서 억지로 고역을 늘리거나. 저음현의 튀는 저음을 커트하지 않고 두는것이 중요한것 같습니다.

모든 믹싱이 다 마찬가지이겠지만 역시 녹음때 원하는 음색은 충분히 그대로 담아두고

믹싱때는 서로 악기들과의 유기적인 연관관계를 생각하며 음악적인 밸런스와 음향적인 음색밸런스를 조정하는것.

이것이 믹싱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기타의 음색을 밝게하면 스네어의 소리가 순식간에 어둡게 들리기도 하기 때문에 이부분을 유심히 들어보며 기타의 음색을 조정해야 합니다.

기타의 음색을 조정할때도. 기타의 음색으로 인해서 드럼사운드가 어떻게 바뀌는지.

기타의 음색으로 인해서 보컬사운드가 어떻게 바뀌는지 유심히 들어보아야 합니다.


패닝이라는 것이 얼마나 음악적으로 들리게 하는것을 결정하는것도 있지만

악기들이 모두 함께 나올때 얼마나 서로의 음색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고 있는지를 결정하는 대단히 중요한 작업이라 생각합니다.


*컴프레서.

이러한 락음악에서 컴프레서의 용도는

"음량을 고르게 해서 음악 중간에 음량이 들쭉날쭉해서 존재감이 없어지지 않도록 컴프로 존재감을 유지"

"소리의 어택을 살리거나 어택을 눌러서 다른 악기들과의 앞뒤의 공간감을 만드는것.

어찌보면 팬이 좌우의 악기의 위치를 정하는 것이라면

볼륨과 컴프레서는 악기의 앞과 뒤의 위치를 정하는 것입니다.


킥의 소리가 좀더 분명하고 잘 들리게 하고 싶다면 베이스 기타의 컴프레서의 어택타임을 아주 짧게 해서 컴프를 -6dB이상 걸어보아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의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모든 악기들이 다 함께 나올때가 컴프레서의 세팅을 가장 꼼꼼히 챙겨야하는 시간이라 생각합니다.

클라미막스에서 악기들이 정신없게 막 나오고 왠지 믹싱이 잘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때는 컴프레서의 파라미터를 아주 과감하게 조정해보세요

여러가지 악기가 많이 나올때 어떤 악기는 컴프를 아주 많이 걸리고.

또 다른 악기는 그저 피크만 살짝 누르는 정도로 컴프를 먹게 하는것입니다.

얼마전 칼럼에서 이야기했던 "대비" 가 되도록 말이지요.



마지막으로 보컬.

보컬은 역시 가사가 잘 들리게 합시다.

그리고 음악안에서 보컬이 확연하게 분리가 되도록 들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보컬역시 리버브를 완전히 빼보고 들어보세요.

분명히 리버브 없이도 악기가 녹음당시에 녹음과함께 담겨있는 공간감과 컴프레서로 만든 공간감으로 리버브없이 오히려 더 독창적인 소리를 들려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컬의 이퀄라이저 역시

늘 우리가 듣는 소리가 아닌 지금까지 많이 듣지 못했던 생소한 소리가 되도록 한번 만들어보는것도 참 좋은것 같습니다.


오랫만에 락계열 음악 믹싱을 해보니 조금 알겠더군요.

믹싱이라는 것

소리라는것은 정말 끝없이 내 마음속 그리고 아티스트들의 마음속을 향해서 떠나는 깊숙한 여행인것을 말이지요.

관련자료

청룡열차님의 댓글

어찌보면 이 일은 (믹싱 등) 요리와 같은 것 같습니다. 조미료를 과하게 쳐버리면 오히려 본연의 맛을 잃어버리는..

참 좋은 글, 잘 봤습니다.

adda님의 댓글

정말 정말 잘 봤습니다~
요즘 믹싱은 할 수록 어려운 듯 하여 고민이 많았는데, 오디오 가이 칼럼을 보면서 많이 느끼고 배우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성인님의 댓글

영자님의 글은 항상 새로운 창의적인 감성을 자극하여
다시 도전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lois님의 댓글

이 글을 여러번 읽어보며 궁금점이 있어 글 남겨 봅니다.
악기들이 서로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서로 영향을 미친다고 하셨는데.
만약 개별적으로 들었을때 그저 그렇거나  별로인 톤이 다른악기와 합쳐지고 소리가 좋아진다면
이것도 무방한 것일까요?
애시당초 최대한 좋은소리로 녹음을 받는다 말씀하셨는데..엉뚱한 질문 죄송합니다.
  • RSS
전체 324건 / 9페이지

+ 뉴스


+ 최근글


+ 새댓글


통계


  • 현재 접속자 263 명
  • 오늘 방문자 3,400 명
  • 어제 방문자 4,957 명
  • 최대 방문자 15,631 명
  • 전체 방문자 12,660,519 명
  • 오늘 가입자 0 명
  • 어제 가입자 1 명
  • 전체 회원수 37,533 명
  • 전체 게시물 247,666 개
  • 전체 댓글수 193,360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