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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베링거 는 '쏘울' 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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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얼마전 컴프레서 선택에 관해서 또 도움을 입어 일을 잘처리하게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보답하는 마음에서 또 재밌는 글을 번역해 보았습니다.

오디오테크놀로지라는 잡지 편집장과 베링거 회장인 울리 베링거 사이에서 주고받은 이메일

들입니다. 주제는 베링거제품에는 '쏘울' 이없다. 라는것인데요. 참으로 흥미로운

주제가 아닐수 없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베링거라는 회사에대해 참으로 은혜롭다..라는 생각을 하고잇는데요.

물론 몹쓸물건도 좀 존재하긴하지만 대체적으로 쓸만한 제품을 거의 똥값에 공급하는

빛과 소금같은 업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재밌게 보시고 의견도 나누어 보아요!


이 사건(?)의 발단은 호주 잡지 오됴테크놀로지의 편집장이 신축한 베링거 중국 공장에 방문한후
영상일지를 유튜브에 올리면서 시작됐습니다. 거기서 편집장 크리스는 베링거 제품에는 ‘soul’이 없다라는 멘트로 마무리를 지었는데요. 그걸보고 살짝 열받은 베링거 회장 Uli Behringer가 점잔은 항의(?) 메일을 보내는걸로 시작합니다. 지금부터 크리스와 울리가 주고받은 서신입니다.


발신인: 체어맨: 베링거 울리
수신인: 크리스토퍼 홀더

크리스토퍼 씨께

전 막 당신이 올린 유튜브 영상을 보았습니다. 중국까지 와서 공장을 방문해 주심과 영상일지를 만들어 올려주심에 우선감사를 드립니다.

몇마디 적어보자 합니다. 우리 회사가 쏘울이 없다는 당신의 주장은 우리 직원들에게 공정한 처사는 아닌것같습니다. 우선 저희 회사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설명드리겠습니다.

저희는 제품의 구상단계와 개시단계를 철저하게 구분 지으며, 이러한 구분은 다른 어떠한 프로페셔널한 회사들에서도 필수적인 부분입니다. 제품의 구상은 산업, 음향디자인, 기능, 스펙, 등등을 포함한 모든 창조적인 작업들을 관장하는 프로젝트 매니저들에 의해 행하여 집니다. 이들은 사운드를 손보며 제품의 전반적인 구상들을 그들이 완전히 그 제품에 만족을 할때까지 계속합니다. 이단계에서 얼마나 많은 열정과 ‘쏘울’이 존재하는지 알면 당신이 깜짝 놀라실겁니다. 예전 실리콘 밸리에서 처럼 우리는 그들을 일반적인 잡무로부터 보호합니다. 그래야 그들이 그들의 정신을 오직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데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품의 구상단계가 마무리지어지면 우리는 딜러 설문 조사를 시행합니다. 우리의 가장 규모가 크고 건실한 딜러들에게 수요와 제품 분석을 의뢰한 후 반응이 좋고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SOW를 제작합니다 (Statement of workflow). 이 문서는 제품생산을 개시하는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담고있는 것으로서 이것이 생산 라인에 전달되게 됩니다. 그다음 기계적 전기적 디자인, 생산, 문서화, 사후서비스등등의 절차를 밟게 됩니다. 이러한 단계는 많은 열정과 주인의식이 요구되지요 이러한 것은 공정이기 때문에 쏘울이 존재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저희의 의견입니다.
‘공정’이라는 표현이 맘에안드실지는 모르겠지만, 건실하고 디자인이 훌륭한 제품은 오로지 잘 정비된 작업흐름과 책임감에서만 나오는 것입니다. 그런 공정들을 개선시키는 것은 매우 창조적인 작업입니다. Dell 컴퓨터를 보십시오. 그들은 컴퓨터를 발명하지 않았지만, 3000개 이상의 작업공정 관련 특허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 직원들이 자동화 공정을 확장시키고 개발하고자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매우 좋아합니다. 그렇게함으로써 그들이 더욱 지적으로 뿌듯한 작업에 종사할수 있게 되니깐요. 바로거기에 우리의 열정과 자존심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재 배경이요? 저는 프로페셔널한 클래식 콘서트 피아니스트입니다. 저는 재즈에도 열정을 가지고 있고 음향공학에 석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아버지는 핵공학자였고 교회 오르간 주자 입니다. 아마 제 아버지가 저에게 그런 음악적/공학적 뿌리를 제공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저는 자연스레 이 직업을 선택하게 되었죠. 저는 회장을 맡고있음과 동시에 230명의 엔지니어들을 통괄하는 전세계 R&D 부서의 책임자 이기도합니다. 제일큰 부서는 독일에 있고 미국 중국 마닐라에도 지부가 존재합니다. 우리의 R&D 에대한 정열은 최고이며 우리는 20여개의 특허를 자랑스레 소유하고 있습니다. 나는 당신이 생산라인 외에 다른 부서도 방문할 기회를 가졌으면 합니다. 그럼 당신이 찾는 그 ‘쏘울’을 발견 할 수 있을 겁니다. 아 그리고 여담이지만 우리 회사의 사장 마이클 딥씨는 훌륭한 기타리스트이기도 합니다. 그의 연주를 한번 들어보셔야 돼요.

베링거, 울리
베링거 회장



발신인: 크리스토퍼 홀더
수신인: 베링거 울리 (베링거 회장)

안녕하세요 울리

시간을 들여 이메일을 보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당신의 이메일은 제가 몰랐던 몇가지를 일깨워 주었습니다.

당신이 성공한 뮤지션이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마이클 딥씨가 기타 히어로라는건 상상도 못했네요.

저는 제 방문일지가 사람들에게 베링거 기기들이 세심한 주의와 디테일에 대한 노력을 기울여서 탄생된다는 것을 알리고싶었습니다. 제가 공장방문에 의해 느낀 것이 그것이니깐요.

저는 마지막에 거기에 열정이 존재한다라고 말한것같군요. 그리고 당신의이메일에서도 역시 당신과 당신의 회사의 세심한 주의와 배려를 느낄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부언하자면, ‘쏘울’ 이라는 표현은 매우 주관적인 것 입니다. 하지만 분명 어떤 기기들은 생명을 지니고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정의할 수 없는 무언가 말이죠. 강력한 개성 같은 것이랄까..하지만 저는 베링거제품에서는 그런것들을 느낄수가 없다는 말씀을 드린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저의 개인적 의견이지 비판이라고 보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다시한번 감사를드립니다.

크리스토퍼 홀더
편집장
오됴테크놀로지 잡지




발신인: 베링거 울리
수신인: 크리스토퍼 홀더

크리스씨께

빠른 답변 감사합니다. 당신의 코멘트를 존중하며 우리는 회사로서 어떠한 종류의 비평도 기꺼이 받아드립니다. 사실전 이런종류의 토론을 매우 즐기는 편입니다. 매우 흘미로운 주제가 아닐수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당신이 말하는 바가 정확히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이 살짝 어렵군요. 아시다시피 이건 매우 주관적인 주제이니깐요. 하지만 그럼에도불구하고 논리적으로 우리의 논의를 한번 살펴보고자 합니다. ‘쏘울’ 이라는것은 제품 디자인 단계에서 주입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그것을 사용하는 뮤지션들이 나무조각이나 금속조각으로 음악을 창조할 때 발생하는 것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생산공정에서는 다릅니다. 일률성과 능률 내구성 그리고 전반적인 퀄리티를 달성해야만 애초에 디저이너가 디자인한대로 정확한 제품이 나오는 것이니깐요. 제 의견으로는, 생산공정은 아주 다른 포커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소한 것에까지 신경쓰는것과 주인의식 퀄리티 컨트롤 등등말이죠. ‘쏘울’은 공장에서는 애초에 발견되지 않습니다. 거기서 디자인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니깐요.

제가 우리 프로젝트 매니저 편에서서 말하는 것을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들은 정말 그들의 마음을 담아 디자인을 하고 있으니깐요. 거기엔 정말 많은 ‘쏘울’이 존재하고 만약 당신이 그사람들을 개인적으로 만났다면 매우다른 견해를 내놓았을 것 확신합니다. 대량생산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그제품에 ‘소울’이 없다는 것은 아니겠죠? 수공업으로 제작된 만불짜리 기타만 soulful하다는 것은 아니겠죠?

만약에 당신이 어쿠스틱 악기에 대해 얘기하는 거라면 저는 100프로 동의합니다. 예를 들어 어쿠스틱 피아노의 경우 모든 피아노가 다 소리가 제각각 이니깐요. 우리는 전부 나무에는 ‘쏘울’이 있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당신이 피아노를 산다면 당신이 직접 샾에서 쳐보고 골라야 되겠지요. 하지만 이것은 전자기기에는 해당되지 않는 얘기입니다. 부품의 톨러런스는 더 이상 문젯거리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비전내지는 비밀이라고 하는 많은 디자인들을 봐왔고 또 마케팅의 위력도 알고 있습니다만, 저는 또한 그런 것들에 대해 약간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법도 시간이 가며 배워왔습니다. 제가 이런 말 하긴 뭣하지만 스튜디오 테크놀로지와 전자기기에 대해 좀 아는 바도 있고 말입니다. 저는 블라인드 테스트의 광신자입니다. 만약 응하신다면, 십만불짜리 SSL 콘솔과 우리 Xenyx믹서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봅시다. 약간 건방지게 들리실 지 모르겠지만, 아마 결과를 보면 놀라실겁니다.

존경을 담아
베링거, 울리



발신인: 크리스토퍼 홀더
수신인: 베링거 울리

감사합니다 울리.

당신 정말 토론에 강하시군요!

당신이 말하는것에 동의 합니다. 쏘울은 디자인에 있는것이지 생산공정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쏘울은 오리지널리티 와 개성 그리고 심지어는 괴상함에 대한 것입니다. 기기와 사용자간의 애정을 불러일으키는 디자인을 말하는것이죠. 이 비교가 이상할지 모르지만 애플 OS는 소울이 있고 윈도우는 쏘울이 없습니다. 둘다 잘 작동하지만은 하나는 열정과 로열티를 불러일으키는 반면에 나머지는 전혀 그렇지가 않죠.

그래서 저는 소울이 뭐지를 정의하는 것보다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되어 집니다. 아시다시피 인식이 전부지요. 소울은 바로 그런 유저 자신만의 어떤 무드를 창조한다고 할까요. 아주 초장기의 Notator 는 쏘울이 있었죠. 큐베이스는 반면에 그렇지 않았고요. RNC 도 쏘울이 있죠. 옥타바 마이크도 그렇고요. 많은 소규모 공방 플럭인들도 소울이 있습니다. 이런 예들은 부띠크 제품들은 아니지만 소울이 있는 예들입니다. 저는 당신이 말하신 부띠끄 제품들이 꼭 쏘울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것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입니다.

존경을 담아

크리스토퍼 홀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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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님의 댓글

저는 더 베링거 회장쪽으로 마음이 기우는군요.

애초에 베링거에는 쏘울이없다! 라고 섣부르게 일반화를 한것부터가 잘못이 아닌가 합니다.

분명 베링거 몇몇제품은 저도 쏘울이있다고 느껴지니깐요.


그건그렇고 베링거 회장 정말 똑똑하네요...

eliud님의 댓글

재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다만, 홀더씨가 말하고 있는 소울이라는 주관적인 개념으로 저를 혼란스럽게 만드네요..
OSX에는 소울이 있고 windows에는 소울이 없다? 철학적인데요.

어쿠스틱러브님의 댓글

정말 잼있는 글이네요.^^
두 사람 말에 다들 일리가 있고 만약 만나서 얘기했더라면
더욱 화기애애했을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OSX와 윈도의 비교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오리지널곡과 표절곡의 차이에 비견할만하니깐요.^^

사고차트1순위님의 댓글

말하는거 진짜 예술이네요...

저도 설득당하고있어요...

당한다고 말하니깐 좀 그런데 무튼...와우..

심윤송님의 댓글

잡지나 언론에 있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실수를 홀더라는 사람이 했군요.

제품의 개발이나 생산에 대해 거의 무지한 사람이 수작업 공정 같은건 대단한 정렬이라고 생각하고,

다량 생산 공정은 음향장비라는 분야를 일반 제조품으로 낮춰서 인식해버리는것 같습니다.

무지의 소치라고 밖에는.... 그런식이라면 대량공정의 라인에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은 소울이 없는 장비.ㅎㅎㅎ

그나저나 예전부터 생각한거지만 베링거 회장은 정말 대단해요.

저런 내공을 가진 사람이 소리에 대한 극한의 욕심이 없다는건 말이 안되죠.

그럼에도 저가형 사업을 한다는것 자체가 대단한거 같습니다.

Samuel님의 댓글

맥키 제품 나오면 고대로 라인업 만들고
심지어는 파이오니어 디제이믹서까지 베끼면서
철학을 논하네요..

마치 지*** 표절 항의를 보는 듯 한

AB님의 댓글

예전에 제가 여기서 베링거는 소울이 없다. 라고 했었는데

외국에서도 저와 완전히 동일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어서 놀랍네요. ^^

EDHS님의 댓글

베링거의 몇몇 아이템들은 소규모 작업실을 구성할때 유용합니다.

특히 4채널짜리 소형믹서는 토크백에 안성맞춤. (중고는 굉장히 저렴)

간단하게 스위치를 만들 수도 있긴 하지만...

도저히 그럴 시간적,정신적 여유가 없을때.. 베링거의 철학은 그야말로 빛을 발합니다.

토크백은 음질이 중요한것도 아니니..

막선들이랑 막마이크 가져다가 연결해서 제대로 되기만 하면 그걸로 大만족.

네.. 전 베링거를 그런 용도로 쓰고 있습니다...(....)

앗, 울리 회장님.. 그 표정은 대체??

제가 귀社의 제품을 어떤 용도로 쓰든, 그건 구매자인 제 맘이잖아요.. ㅠㅠ

강인성님의 댓글

어느 공연장에서...
사운드크라프트에서 작업을 하다가 누군가 베링거를 통해 MR 올리는 것을 듣고는 바로 사운드크라프트로 옮겨줄 것을 지시했었죠.
모두들 깜짝 놀랬고, 놀라는 반응에 저도 놀랬습니다.
보지도 않고 어떻게 베링거인걸 알았는지...
홀더가 말하는 '소울'이 바로 그런 것이 아니었을지...

그래도 저는 베링거를 많이 애용하고, 저비용으로 많은 것을 해결해야 할 때는 베링거를 잊지않고 추천합니다.
SSL과 자사의 제품을 블라인드 테스트하자는 울리 회장의 마음이 와닿는 모양이네요. *^-^*

노주완님의 댓글

그 가격에 그 품질이면 좋죠...ssl 대 베링거는 좀 그렇고 하여간 뮤지션들의
희망을 살려주는 고마운 기업입니다.전 개인적으로 사랑해요~~~

제임스헷필드님의 댓글

표현하는 작곡가, 연주가, 엔지니어에겐 영혼이 있을지 몰라도,
악기에 어떻게 영혼이 있습니까?
악기는 영혼을 표현하는 도구일 뿐이죠.

AB님의 댓글의 댓글

씨디안에 들어있는 음악에는 만든 사람의 소울이 있습니다.

씨디의 자켓에도 소울은 존재하구요.

시디를 재생하는 플레이어 역시 제작자의 소울을 느낄 수 있겠지요.


시디플레이어의 재생버튼을 누르는 사람의 소울은 존재하지만 시디플레이어를 만든 사람의 장인정신은 소울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신건 아니겠지요.


자동차를 만든 사람의 소울은? 오직 자동차를 모는 드라이버의 소울만 존재한다는 말씀인가요?


중국제 자동차엔 소울이 없습니다. 안전성, 운전감, 그런거 다 빼고라도 카피해대는 그런 제품엔 소울이 없지요.

장호준님의 댓글의 댓글

충분히 AB님과 또 원글의 편집장의 의도를 이해합니다.  어떤 의미에서 소울을 의미하는 것인지 충분히 이해를 한다는 이야기이죠. 

문제는 편집장도 유투브의 동영상에서 잠깐 언급한 스위스 시계의 장인에게서 나타나는 소울을 베링거의 생산라인에서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라고 봅니다. 대량생산을 위해 만들어지는 라인에서는 어짜피 생산성이 중요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애플의 생산라인을 보면서 쏘울을 느끼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디자인과 설계에 혼을 불어넣는 소울의 작업은 베링거도 충분히 하고 있으리라 봅니다. 그것이 Mr. 베링거회장의 이야기인 것일거라고 봅니다.

U47마이크의 제작에 소울이 얼마나 있을것 같나요?  그거 제작단계에 있던 분들은 소울과 상관없는 작업이었을 겁입니다. 그냥규칙대로 코일 감고, 다른 회사 생산 라인에서 만들어진 부품들 제작하고..

누가 맞고, 누가 틀리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소울이 없는 장비로 소울을 울리는 음악 만들어내는 사람이 많고, 또 그렇게 되어야 겠죠. ^^

AB님의 댓글의 댓글

장호준님 반갑습니다. 오랜만에 뵙네요.

요즘 제가 기기들을 많이 열어보는데요, 베링거 제품들엔 정말로 소울이 없습니다. 심지어 고장이 나면 지네들도 고칠 수 없게 만들었더군요. 이게 무슨 말이냐면 고장 수리보다 신품교환을 선택한 제작사의 의향을 나타내는 것이지요. 오히려 스와치 시계라면 다른 부분에서 소울을 느낄 수 있습니다... ^^

U47마이크엔 소울이 있었습니다. 쉐매틱에서 지금 만들고 있는 수많은 타사의 튜브마이크에까지 그 영향을 끼친 부분을 발견하고 너무 놀랐습니다. 심지어 납땜의 방식에서도 장인혼이 있더군요.

사용장비의 리스트에서 어떠한 제재를 안받던 비틀즈가 계속해서 변함없이 사용하던 마이크들이 U47이었다고 조지마틴씨께서 언급하고 있더군요. U47은 당시의 가격도 지금처럼 고가였습니다. 그게 뭐냐면, 가격을 생각하지 않고 만들었다는 것이지요.

생산라인이요? 지금(대량생산)과는 상당히 다른 생산라인이었던 사진들을 저는 많이 봤습니다. U47을 열어보시면 프로툴로 믹싱한 엔지니어의 프로젝트를 보는 것처럼 세심하고 정성스러운 그 혼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 역시 맞고 틀리다의 얘기는 아닙니다. 뮤지션의 소울만큼 엔지니어의 소울도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저는 예술가의 소울만큼 붓을 만드는 사람의 소울도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장호준님의 댓글의 댓글

네.. 80년대 이후의 전자제품 개발부서의 원칙 가운데, 제품의 수명 제한을 두게 만든다라는 것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이전에 나온 제품들의 수명이 그 이후보다 훨씬 긴것을 볼 수 있죠.  망가져야 안 망한다는 것 같은거죠.

예전 처음 미국의 중부지역에 토요다가 회사를 만들어서 미제 토요타를 제조했지만, 잘 안팔렸었습니다.  소울의 문제이겠지요.  야마하 피아노도 미국내 공식 판매제품은 다 아틀란타에선가 만듭니다. 일본과 똑같은 생산라인과 기술의 기술자들이 만들긴하지만, 의외로 일제를 선택하여 그레이 마켓이 존재하고 있기도 합니다.  우스운 이야기는,피아노와 같이 목제의 중요성이 심각한 악기는 해당 지역의 온도나 습도를 고려해야만 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일제의 소리를 치는 건....

베링거 제품은 실제 딜러였을때에도 팔기 참 어려운 장비이기도 합니다. 89불짜리 팔아봐야 직원 인건비도 안나오니까.. 게다가 상담해줘야지, 어째야지.. 불량나면 다시 반품하고,, 마진도 얼마 안되는데,,ㅎㅎ

고장나면 버리고 다시 사는것이 당연할겁니다.

AB님의 댓글의 댓글

...맞습니다. 어떤 경우엔 제품의 성향이 결국 사람까지 괴롭히게 되는 걸 보면서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장호준님의 댓글

이미 베링거는 엄청난 음향회사가 되어있습니다.  퀄리티를 논하고 어쩌고 하기 보다는 CEO의 이야기와 같이 자신의 고집으로 정진하고 있는 것이죠.  평가를 하기에는 그 기준이 참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망해서 아티스트에게 근근히 팔려버려 겨우 명목을 유지하는 회사가 더 좋은지, 아님 아예 망해버려서 골동품과 같이 전통이라는 이름만 남아있서, 무수히 많은 복각의 대상이 되어있는 것이 중요한건지.. 플러그인이라는 진짜 무형의 제품으로 성공해버린 회사가 중요한건지..



그냥 이것 저것 생각이 나는군요.  베링거는 이미 음향회사만이 아닙니다. 악기, 조명까지 손대고 있는 그래도 사업적으로는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있는 몇 안되는 업계의 회사입니다.

AB님의 댓글의 댓글

저는 상업적 성공과 실패가 소울과는 그다지 관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니브씨에게 대단한 존경심을 가지고 있는 이유 중에 하나가 다름 아닌,

1073류에서 들리는 7~80년대 음악의 질감과 9098/ISA등에서 들리는 8~90년대의 캐릭터에서 알 수 있는, 시대전반에 걸쳐 음악에 끼친 어떠한 영향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복각의 대상이 되는 것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peanuts님의 댓글

베링거의 대단한점은 고품질이든 저품질이든 음향 제품을 생산하는 어떤 회사보다 이름이 널리 알려져있다는 거 아닐런지... SSL이나 Neve는 모를지라도 베링거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걸요? 비록 저에게는 버린거(?) 라고 불릴지라도요....

EDHS님의 댓글

야마하가 진정 대단한 이유가 바로 이런 점에 있다고 봅니다.

야마하는 수십년 전부터 질적으로나 규모면으로나...

명실상부한 세계 음향업계 No.1의 자리를 고수해 오고 있지요.

야마하가 이윤확보에 철저하게 민감할 수 밖에 없는 거대 주식회사임에도 불구하고,

고품질의 악기/음향장비 제조회사로서의 명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최소한의 브랜드밸류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한 제조철학의 신념을 관통시켰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제품 디자인 차원에서, 음악인들이 악기와 장비에 갖는 심리를 존중했던 것이죠.

베링거처럼 노골적인 저가격/저내구성의 low-coast 정책을 추구하다 보면, 결국은 자멸하게 됩니다.

음악산업이란 것은, 기본적으로 동경과 허영의 산업이기도 하기에,

모두가 값싸게 가질 수 있는 악기라는 것은...

모두가 별로 갖고 싶어하지 않는 악기라는 말과도 같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내구성이나 안정성 같은 경우...프로들의 제작현장에서는, 금방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항상 최전선의 작업을 한다는 것은 그런 것이니까요.

100%의 화력을, 아무런 사고없이 보장해주는게 바로 프로용 장비의 미덕이 아닐까요.

무엇보다 대놓고 타회사의 프로덕트 라인을 흉내내는 행위는.. 악기제조사의 이미지로는 치명적입니다.

기업으로서 이윤은 반드시 내야하는 것이겠지만..

베링거 회장이 진정으로 음악과 음악산업을 사랑한다면, 당장의 거대 이윤을 포기하고서라도...

조금더 '속 깊은' 제작방식을 택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속 깊음' 이... 유저로 하여금 'soul'을 느끼게 할 수 있는 기점이 되는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AB님의 댓글의 댓글

EDHS님께서 언급하신

특히나 대놓고 타회사의 프로덕트 라인을 흉내내는 행위는.. 악기제조사의 이미지로는 치명적입니다.

라는 코멘트에 100% 동의합니다. 제가 베링거에 분노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구요. 사람이 아니라 어린 개로 보입니다, 저에게 베링거는. ^^


대략 음악을 표절하는 행위는 다들 화들을 내시면서 살짝살짝 비켜가면서 카피해대는 이런 치졸한 기업에는 분노를 안느끼시는 것도 저는 참 의아합니다. 저는 베링거를 독일제라고 보지 않습니다. 생산라인과 정신도 같은 곳에 있는 걸로 보입니다.

장호준님의 댓글의 댓글

ㅎㅎ  속깊은 제작방식을 베링거에서 기대하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린것 같습니다.  소형믹서를 천만대 팔아버린지 이미 몇년이 지났습니다. JBL, Soundcraft, AKG,,,등등의 쟁쟁한 업체를 계열사로 가지고 있는 Harman 그룹(골드만 삭스가 사버린 이후 빌빌해졌다는 이야기가 돌지만)의 전체 매출을 넘어선지도 이미 몇년이 지나버렸습니다.  맥기같은 회사는 이미 상대가 안되어 버리고, 이제는 야마하를 노리고 달려가고 있을 거라고 봅니다만 편집장이 동영상에서 중얼거리면서 이야기하던, 중국의 20대 초반 청년들이 아무리 장인정신을 가지게 해서 일하게 한다고 해도 이미 사업적으로 멀리 가버렸죠. 


베링거로도 소울 깊은 음악 충분히 만들 수 있읍니다. 

아마, 베링거회장이 조금더 나이가 들어서 진짜로 아마 본인집 거실에 있을 스타인웨이급의 피아노를 밀어내고 베링거 피아노를놓고 싶은때가 오게 되겠죠.  쉽게 스타인웨이사를 사버릴 수도 있겠지만, ㅎㅎ

AB님의 댓글의 댓글

슬픈 얘기네요... ^^

인류에게 큰 은혜가 된 3점식 안전벨트를 최초로 개발한 볼보 역시 이제는 볼보다움이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안전벨트는 남아있죠. 노이만 역시 제나이저로 넘어갔지만 그들이 개발한 마이크의 큰 틀은 지금 새로 나오는 수많은 마이크들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베링거로 소울풀한 음악 만들 수 있겠죠. 지방 깡촌의 소녀가 피곤한 하루에도 불구, 지드래곤의 음악으로 위로를 받 듯...

베링거 회장이 스타인웨이를 사더라도 스타인웨이로 만든 음악이나 남아있는 스타인웨이를 찾아 헤매는 피아니스트의 열정을 빼앗을 순 없을 것 같습니다.

장호준님의 댓글의 댓글

엔지니어로써 그냥 모니터 뚫어지게 보면서 마우스 만지는 것으로 하루를, 일주일을, 몇년을 보내는 것에서 좀더 하늘도바라보고, 세상도 바라보고, 흐름이 어떤지, 신 기술은 어떤지, 하다못해 광석라디오라도 만들어보고,, 그러는 엔지니어가 오디오 가이에 많기를 바랍니다.

AB님, 정준님,,, 등등의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참 좋습니다. 나중에 뭐 하나 같이 할 수 있겠지요?

michael님의 댓글의 댓글

기타잘치는사람은 5만원짜리기타로도 잘치죠 그뿐입니다 저가형 소울을 찾고싶은사람은 찾는거고

아닌사람은 아닌거죠 ^^

네임님의 댓글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좋은 글 ,댓글들 잘 보았습니다.^^ 음향장비 라는것에 대해 항상 고민을 하게됩니다.

그만 고민하자,, 라고 해도 또 어느센가 이물건 저물건 찾아다니고,, 적당히 하자,, 이것이 내 음악의

대세를 결정하는게 아니니까,, 라면서도 뭔가 아쉽고,, 찜찜한 느낌,, 저는 오히려 베링거와 ssl을 블라인드

테스트 할수 있다는 저 배짱! 이 부럽습니다,,^^ 긍정적,부정적 등등의 여러가지 의미에서,,^^

김근채님의 댓글

무언가 많이 써보았다가 다 지워버리고 말았습니다. soul 이란 단어 혹은 의미 자체가 정의하기 힘든 것 같습니다.

저도 soul을 제가 하는 모든것에 담아 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다른것은 잘 모르겠지만 음향이나 방구석 작업의 진입선을 대폭 낮추게 했던 베링거의 역활에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가격이 어떻든 모양 소리 뭐든 어떻든 단 하나만이라도 내 것이 있었으면 했습니다..

용돈을 꽁기꽁기 모아도 반년 가까이 돈을 모아야 장비를 겨우 구입 할 수 있었던 저로서는 가뭄의 단비였던것 같습니다.

열심히 공학을 배우고 있는 저로서는 베링거라는 회사는 판단하기 참 어려운 회사인것 같습니다.

(또 길어지고 말았습니다...)

운영자님의 댓글

최근에 마스터링 스튜디오 셋업을 하면서

여러가지 종류의 OP 앰프들의 소리를 들어보기도 했었지요.

OP앰프들은 몇몇 제조회사들에서 거의 만드는것은 대부분의 음향제조회사들에서 사용을 하고 있는데.

베링거는 자사의 OP 앰프를 사용하더군요

물론 베링거의 OP 앰프의 소리도 들어보았습니다.


저는 이때 나름대로 베링거의 "철학"을 느꼈다고나 해야할까요.

역시나 참 재미있는 회사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AB님의 댓글

댓글들을 다시한번 찬찬히 읽어보았습니다.

여러가지 의견이 있군요...

프로오디오를 업으로 하시는 분이 있는가 하면 음악/음향을 처음 시작하시는 분도 계시네요.

특히 김근채님의 말씀에는 제가 보지 못한 부분이 있었네요. 좋은 의견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좀 생각을 해봐야 할 부분이 많은 것 같구요.

저는 베링거라는 회사의 제품이 특별히 가격이 싸지도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너무나 코스트를 낮춰서 내용물/부품구조/조립상태가 지옥 같아서 사용자의 결과물에 득보다는 해로운 독이 될 수도 있는 걸 많이 봐왔던지라. (오히려 JOEMEEK은 비슷한 가격에 똑같이 중국에서 만들어도 제품의 설계부터 전체적 상태까지 너무나 좋았습니다) 저는 별로 베링거가 싸다고 나쁘다고 한 것도 아니었으나... 뭐 이 얘기도 중요한 건 아닌 것 같구요.

그런데 표절을 해도 오히려 그 표절곡에 소중한 추억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무슨 죄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드네요. ^^ 또한 순간적으로 옛날에 소리바다의 대표가 100분 토론에 나왔을 때 전화연결된 아저씨가 인생이 너무 힘들고 고달픈데 음악이라도 좀 듣게 해달라고 푸념하는걸 봤던 기억도 플래쉬백 되면서...


제가 좀 많이 오해했나봅니다. 저는 오디오가이가 산업수준의 프로오디오를 목표로 하는 주의였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문제는 제가 배려와 초심 같은 걸 잃었던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오디오가이에서 좀 자제해야할 때가 온 것 같다는 생각도 들구요.

EDHS님의 댓글의 댓글

아뇨. 오히려 전 AB님 다운 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AB님 같이 '퀄리티를 추구함에 있어 기준이 확실한' 분이...

이런 프로-오디오 커뮤니티에선 매우 필요한거거든요.

전 오디오가이 홈페이지가...

결코 특권의식이 아닌, 업계의 프론티어들로서의 자부심이 숨쉬고 있는...

한국의 거의 유일한 양질의 프로페셔널 오디오 엔지니어링 커뮤니티라고 생각해서요.

솔직히 일정수준 이상의 퀄리티를 지켜갔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물론 배려도 좋지만... 준프로 필드의 커뮤니티는 이미 다른곳에 많이 있잖아요?

부디 자제하지 마시고, 앞으로도 수준있는 고견을 올려주시길 바라는 바입니다..^^

운영자님의 댓글의 댓글

EDHS님의 의견에 많은 부분 공감합니다.

AB님의 의견과 많은 고민의 시간이 지난후의 생각과 시선들.

앞으로도 꼭 듣고 싶습니다.^^

Cradle Of Filth님의 댓글

저는 베링거라는 회사는 쏘울이 있는가 없는가를 볼 만한 내공은 없습니다.

하지만 제 기준에 확실한것은... 베링거사.. 속된말로 곤조는 없는것 같습니다.(좋은 의미로..)
고등학교 국어책(확실하지 않습니다)에 나왔던 방망이 깍는 노인네 처럼 장인정신(속된 말로 곤조)이 듬뿍담긴 제품은 아니라도..

적어도 죽어도 음악은 하고 싶고, 돈은 털어짜봐야 푼돈과 먼지 밖에 안나오는 주머니 사정에서 베링거란 제품은 참...
아름다운 제품일때도 많은것 같습니다. 프롤레탈리아도 음악의 길을 나름 열어 주지 않습니까?
독기 품은 프롤레타리아가 베링거를 가지고 만드는 음악이 배부르고 등따쓰게 SSL에서 녹음한것을 이길 수도 있겠다 싶은데요. ㅎㅎ 물론 배부르고 등따스게 음악하는 사람이 지구상에 몇 되겠냐 마는요..

모 전시회를 갔다가 기타 베이스 부터 스피커까지 모든 제품을 베링거로 만 만든 베링거 부스에서 4인조 펑키밴드의 공연을 본적이 있습니다..  케 감동이었습니다. ㅡ,.ㅜ

AB님의 댓글

RNC는 제품의 좋은 부분과 쓰레기 같은 부분을 확실하고 귀염성 있게 서술했습니다. 아주 솔직한거죠. 오히려 퀄리티도 좋은데... 가격이요? 베링거보다 저렴합니다.

애플은 최신 운영체제인 스노우 레오파드를 애플코리아에서 4만5천원에 판매중입니다. MS의 가격이 궁금하네요. 더 저렴하진 않을 듯 합니다. 뭐 이건 퀄리티 언급안하겠습니다.

옥타바 마이크는 아직도 구소련의 공장에서 옛날과 동일한 방식으로 조금씩 만들어 팔고 있습니다. 대량생산의 의지도 보이지 않구요. 요즘 중국제 카피본이 나돌아서 구입시 주의해야 할 듯 합니다.

베링거는 마치 프로오디오 현장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 것처럼 홍보중인데, 내부를 보면 배선들을 글루건을 사용, 너무나 귀찮다는 기분을 보여주는 형태로 얼기설기 붙여놨습니다. 네, 여자애들 머리핀의 리본이나 인형 눈을 붙이는, 열받으면 흘러내리는 바로 그 글루건으로요... 자기들이 만들어내는 제품에 대한 어떠한 존경심도 보이지 않습니다.

만일 베링거가 자동차를 만든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저 회장은 알거지가 되도록 소송에 걸려서 패가망신할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다른 분들은 어떠신지 모르겠지만, 이런 기기들의 문제가 저에게는 운전만큼 즐기며, 목숨걸며, 진지하게 하는 그 음악이란 부분에 결정적으로 실망스런 부분을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제가 자꾸 글을 쓰면서 억울해 하는 부분이 바로 이런 부분들입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프라이드를 가지고 어떻게든 좋은 제품을 많이 공유하게 하고 싶어서 노력한다면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습니다. 불가능하리 만큼 퀄리티를 떨어뜨리면서 마치 그렇지 않은 듯 꼼수를 피웁니다.

저에겐 자사의 제품과 SSL을 블라인드 테스트해보자고 하는 것 자체가 속이 시커먼 걸로 밖에 안보입니다. 마치 표절을 해서까지 수십만장 팔아놓고 퀄리티로 전혀 문제없으니까 포플레이와 한번 맞짱 떠보자고 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뭐 팬클럽 애들 다 모아서 공연하면 포플레이가 반드시 질 껍니다. 차라리 이런 태도까지는 안보여 주는 표절뮤지션이 오히려 착하게 보이네요.

또한 바람 다 빠진 축구공으로도 호나우딩요는 마법을 보여줄껍니다. 그리고 다 뿌러져가는 기타로도 브라질리언은 너무나 눈물나는 음악을 만들어내겠죠. 하지만 지금 이 이야기의 주제는 그런 MBC인간극장에서나 볼 수 있는 훈훈한 얘기가 아닙니다.

답글을 달면서 저는 회원님들과 완전히 다른 언어로 얘기하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제가 유연성도 없고 지독한 고집장이가 아닐까 하는 의심도 많이 해봤구요... 노땅이 되서 그런거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그냥 이제좀 조용히 닥치고 음악이나 해야 될 듯 합니다.

EDHS님의 댓글

기본적으로, 저는 AB님과 같은 입장인 것 같네요.

우리가 보통 일컫는 "좋은 소리" 라는 것....

엔지니어적 관점에서는 "스펙이 높은 소리" 가 좋은 소리이겠고

뮤지션적 관점에서는 "음악적이고 감각있는 소리" 가 좋은 소리이겠지요.

그렇다면 뮤지션이자 엔지니어인 사람(음악인이라면 거의 대부분 다 이런 사람들이겠지요)의 관점에서는 당연히,

"음악적이고, 동시에 스펙도 높은 소리" 가 좋은 소리일 것이며...

그것을 추구하고, 탐하는 것은 프로 음악인의 덕목이자 의무인것은 자명한 것일 텐데요.

저는 음악하는 사람들이..

좋은 소리에 대한 자신의 의무적 욕구와 순수한 속물의식을 부끄러워 하지 말아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같이 노트북 하나로도 일정수준은 되는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시대에-

한술더떠 크랙 시퀀서와 크랙 가상악기 수십개를 워크스테이션에 깔아놓고 뿌듯해 하는 이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프로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정성을 갖춘 제품을 묵묵히 만들어내는 메이커의 악기를 보고,

악기에 소울이란게 도대체 있냐? 고 얘기하는 것은 몰상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그 어떤 물건이든, 만든이의 감수성인 제작혼(소울) 이란게 서려있는 법입니다.

단지...그 제작혼의 포커스가 어디에 맞춰져 있는지의 차이가 있겠지요. (퀄리티? vs 수익률?)

비록 우리가 사는 세상이 냉혹한 자본주의의 세계이지만...

소형믹서를 글루건으로 찍어팔아 만들어낸 거대자본의 힘으로도 결코 잠식할 수 없는

'그 어떤 것' 이 음악업계에는 분명 있을거라고 전 생각해서요.^^

hans님의 댓글

읽다보니...말씀하시는 부분들에대한 생각이 좀 많아지게 되는군요...

그런데...

블라인드 테스트는 꼭 해보고싶습니다....^^ (알겠던데......해봤는데 알겠던데...ㅎ...베링거회장님의 저 자신감은 어떤의미를 가지는 것인지 매우 궁금합니다...^^;;)

오디오가위님의 댓글

결국 문제는 단어 의미의 정립과 관계가 있는게 아닐까요...
위 케이스에서 '소울=장인정신'이라면 악기에도 소울이 있는것이 분명하지만
저는 '소울=장인정신'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전 악기에 장인정신은 있을지라도 소울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두고 몰상식하다고 말씀하실수도 있겠지만 반대입장에선 단어선택도 못한다고 비난할수도 있습니다
소울이 있다고 하시는 분들의 의미는 충분히 공감하기에 거기에 대한 반감은 없지만
그렇지 않다는 사람들을 몰상식하다고 하는 말에는 반감이 생기네요

EDHS님의 댓글의 댓글

'소울'이란 단어를 음악적 감성으로서의 의미만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네요.

영혼(soul)이란 단어가 특정 카테고리하의 전문용어는 결코 아닌걸로 압니다.

장인정신(匠人精神)도 그냥 포괄적인 혼(魂=soul)의 의미로 편하게 생각하시면 될텐데...^^

정신(精神)이란 단어 역시 음악적 감성의 뜻으로 쓰이기도 하잖아요? (ex: Rock spirit)

아 그리고.. 몰상식이란 표현은 제가 좀 까칠했네요. 사과합니다.

오디오가위님의 댓글의 댓글

잘 아시겠지만, 특정 카테고리의 전문용어가 결코 아니기에 단어구분이 필요한것입니다
남을 비난할때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크리스토퍼란 사람은 전 세계인이 다 볼 수 있는 유튜브에 특정업체의 비난글을 올리며
소울이란 두리뭉실한 단어를 쓰며 은근슬적 한발만 담그고 있었고
제가 보기엔 그냥 덩치 큰 악플러에 지나지 않아 보였습니다
수많은 댓글의 담론들도 사실은 크리스토퍼란 사람에게 낚인거란 생각이고요
그 본인도 본문에서 소울은 주관적인 의미라고 발뺌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싫어지더군요
남을 깔땐 자기도 까일 각오는 해야죠 고작 한다는 말이 '당신 토론 잘하네'...
이런 이유들로 이런 사안들,특히 뭔가에 대한 비판,비난에서만큼은 단어선택/구분은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edhs님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신가요
편하게 생각하는것도 좋지만 그게 옳은거란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타이가님의 댓글의 댓글

오디오가위님의 이 덧글에 한표~
논란이 시작된 것은
오디오테크놀로지 매거진 기자가 아무리 봐도 비난으로 보이는 멘트를
구체적인 근거도 없이 했다는 것에 있지
베링거의 가격대 성능비나 퀄리티가 아닌거 같습니다~

베린거의 상업 정책을 가지고 소울이 있고 없고를 따질 수 있는 것은 아닌것 같은데
마찬가지로 다른 회사가 퀄리티, 내구성 높은 제품을
가격 높게 책정해서 내놓았다고 해서
그 회사에 소울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까?

근거도 없이 누군가가 "니 음악/믹싱엔 소울이 없어" 라고 한다면
"그것도 일리 있는 이야기로세"하고 껄껄 웃어 넘겨야만 되는건 아니잖아요?ㅎ

유튜브 덧글중에
No soul to it - regardless of manufacturer. It's a place where you work and punch a time clock. The narrator of this piece needs to simply deal with it. I don't think he makes any point at all....
회장이 자신의 편지에서 누누히 한 얘기지만
걍 베린거에 일하는 사람들에게 실례를 범한 것 뿐이라고 생각되네요

칼잡이님의 댓글

역사를 보다보면, 반드시 역사라는 것이 일직선상의 발전구도속에서 진행되어 가는 것이 아닌 것을 볼 때, 문득 겁이 날적이 많습니다.

자본과 힘앞에 굴복당해 시간이 지나면 그 이전 시대에는 뭐가 있었는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죠. 기록만이 남았을 뿐 체험 할 수 있는 기회들이 없어지면 그냥 스쳐갈 뿐입니다.
벌써 많은 것들이 그런식으로 경험 되어 지고 있죠. 프로 오디오까지 올 필요도 없습니다. 요새 10대 엔지니어 지망생들 중에 LP 안들어본 사람이 부지기수잖아요?

베링거가 팔리는 건 상관이 없는데, 베링거와 같은 마인드의 제품들이 모든 프로오디오 시장을 정복하는 끔찍한 사태는 안 왔으면 좋겠습니다.

운영자님의 댓글의 댓글

"베링거가 팔리는 건 상관이 없는데, 베링거와 같은 마인드의 제품들이 모든 프로오디오 시장을 정복하는 끔찍한 사태는 안 왔으면 좋겠습니다. "

칼잡이님의 이 마지막 문단에 완전 공감합니다.

지니어하님의 댓글

참..  원문과 댓글들을 보면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아깝지는 않군요 ^^

어느정도의 퀼리티에 만족하느냐? 라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그동안 많은 베링거 제품을 사용했었지만 만족? 했었던 기억은........

여하튼... 오늘도 한번더 생각하고 갑니다.

이런 글들이 있는 오디오가이가 좋습니다 ^^

김대희님의 댓글

역시 오디오가이에는  '소울'이 있습니다.

음악하는 엔지니어의 소울은 ...

돈이 없어서 베링거를 쓰는건 괜찮지만
엄한데 돈쓰면서 돈없어서 베링거 제품만 쓰는 그런 사람에겐 없구요...

좋은 장비로 좋은 소리를 들었을때 마누라 몰래 마이너스통장 만들어서라도
그 장비사서 음악 만드는 사람에겐 소울이 있습니다.

여보 미안ㅎ...

서로가 서로의 소울을 한번쯤 생각해보는 좋은 시간이 된듯합니다.

모두에게 감사드려요^^

soundart79님의 댓글

이것과는 다른 이야기지만 일전에 야구심판분중에서

자기는 스트라잌이 들어와도 혼이 실리지 않은 스트라잌은 스트라잌으로 주지 않는다던요.

참 주관적인 문제이지만 공감이 가기도 하는거 같습니다.

이정준님의 댓글

지난 달에 인천 악기쑈에 거래처 사장님들 뵐겸 갔다가 이런저런 이야기 들었습니다만... 사실 뮤직 비지니스 쪽에서 큰 돈을 벌 수 있는 시장은 역시나 싸고 저렴한 싸구려를 대충 만들어서 파는 시장이라는 점을 또 한번 실감을 해봤습니다...  그 많은 출품업체 중에 오카리나 업자들이 어찌나 많던지요... 거 대충 진흙 게어서 궈다가 칠해서 돈만원 이만원 받고 파는 악긴데... 이건 튜닝이 제대로 나는게 거의 없더라구요... 옆에서 듣고 있자면 참... 곤욕스러울 정도로 말이죠...  그건 그렇고, 불과 몇년 전만해도 그냥 영세한 사업채 사장님에 불과했던 모 업체 사장님이 저가에 대량생산 라인에 대박이 나서 BMW750을 끌고다니시면서 머리 뽀마드 기름 바르고 정장입고 전시회 오셨다며, 다들 약간의 경외심반 질투반으로 화두를 삼았는데... 역시 싸구려를 만들어서 대박을 내야한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사실, 저 인터뷰의 저의는 이렇다고 봅니다...
싸구려 팔아서 돈 억수로 벌기 시작한 베링거회장의 입장에서는 저런 비판이나 네거티브에 대해서 사실 감정적으로 큰 반감은 없을 수도 있구요. 그저 대외적인 이미지 때문에 걱정할 듯 합니다...
인터뷰를 남긴 분의 의도는 베링거가 어떤 실질적인 소울을 조금이라도 갖기를 바란다는 거였겠지만, 베링거 사장은 그냥 회사 이미지에 네거티브가 되지 않기 위한 방어적인 차원에서 대외적인 쇼를 하는 것 쯤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돈은 그렇지 않아도 열심히 벌고 있기 때문에... 강요되고 있는 그 쏘울인지  뭔지가, 그런 건 고려대상이 아닐 듯 생각이 됩니다...

삼송텔레이젼에 테크놀로지는 있지만 쏘울이 없는게 저는 아직도 못 마땅한 편입니다. 소니 테레비는 같은 LCD를 갖다가 만들어도 색감이 어찌나 자연스러운지 모르겠습니다만......비싼게 흠이지만...
일전에 아이팟이 대박이 터졌을때, 수원삼성전자 부근이 교통이 마비가 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삼성임원이라는 지인의 말에 의하면 그때, 삼성전자 사장님이 임원및 간부 전직원을 긴급호출을 해서.. 야이 개XX들아, 연봉을 세계최고급으로 주는데 왜 너희는 이런걸 못만드냐며 집합을 하셨다고 하던데... 이번에 삼성에서 카메라시장을 문두드린다고 합니다만... 과연 쏘울이 있는 제품을 만들지 약간 의문이 됩니다....

지난 주였던 거 같내요...모 장터에  빈티지 EMT 240 플레이트 리버브가 싼 가격에 나왔길래, 약간 고민을 하다가 제가 구입을 했습니다...(약간 재정적으로 버거웠습니다만..) 판매를 하셨던 분도 어떤 정도의 고장인지에 대해서 파악이 않된는 상황이고 어쨌든, 아주 저렴한 가격에 양도를 해주셔서 살짝 분해를 해서 대충 원인을 파악하고 한가할때 수리를 할 생각인데... 이 60키로 정도 나가는 아날로그 리버브 유니트의 만듬새를 보면... EMT 턴테이블의 명성이 가지고 있는 그 쏘울이 어떤 건지 충분히 짐작이 갈 만큼... 정말로 대단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손으로 일일이 꼬아서 연결해 놓은 배션하며...휴~~~ TR시대 초기에도 이렇게 제품을 만들었으니...
대충 인터넷에서 사운드 셈플을 들어봤는데, M7류의 아날로그 기재에는 없는 기가 살아있는 음색이 확연하게 느껴지내요... (이건 그냥 사야겠다는 생각이 그때 들더군요......)

아... 이런 정성으로 만들어진 장비들을 사용하는 사용자라면 이 쏘울이 있고 없고는 정말로 큰 의미가 있을거라 생각을 해보게됩니다... 

악기에도 쏘울이 있고 사람에게도 쏘울이 있고... 음악에도 쏘울이 있고... 오래된 허름한 골목길에도 쏘울이 있다고 생각을 해봅니다...

박병철님의 댓글의 댓글

그 삼성전자 사장님은 쏘울이 있는 거랑 돈버는 거랑은 전혀 다른 개념의 일이라는 걸 모르는 듯합니다.
만약, 쏘울이 있는 제품이 돈이 되기 시작한다면 삼성전자는 쏘울이 있는 척 흉내내는 제품도 잘 만들어 낼껍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장비쪽 프로그래머인데 회사에서 추구하는 돈과 관계된 일에는
  빠른 일정에 적당한 퀄리티와
  완벽한 퀄리티 사이에는 직장의 마인드를 따라갈 수 밖엔 없습니다.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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