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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작업실 신축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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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오디오 게시판을 보시는 분들 모두가 프로는 아닐거라 생각합니다.
아마추어인 제가 이 게시판에 들어와지는 것이 매번 오류가 아니듯이..
오래 된 회원이거나 혹은 프로가 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라 격려하는
차원에서 운영자님의 특별한 배려가 작용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지만 다들 저보다는 프로들이실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아무도 말이 없으니까!
프로들은 원래 말이 없지요. 차라리 넉넉한 웃음으로 이해하고 들어주는
편일런지도. 이게 멋있는 것 같아 저도 말을 아끼다가 요즘엔 아무에게도
전화가 오지 않는 외톨이가 되었습니다.

서울 상경에 대한 갈망을 접으면 부산에서의 안락한 생활과 즐거운 개인 음악
작업을 위한 작업실 구축에 대한 그림이 그려집니다. 간헐적으로 하는 음악 일은
서울에서 오는 일이 아니면 별 돈도 안되고 작품적인 가치도 느껴지지 않는터라
결국 개인적인 음악 작업이 전부라 볼 때 근교에 위치한 독립적인 작업실, 혹은
깊은 산중에 있더라도 이러한 것은 충분히 가능할 것 같습니다.

제가 사는 부산에서는 대략 2억원 정도가 있으면 제대로 된 24~28평형 오피스텔을
신축으로 살 수 있던데요. 참 여러가지 계획과 조건들이 머리를 스쳐지나 갑니다.

추후 프로툴 HDX로 업그레이드도 하고 질리기 시작한 맥프로를 신형으로 바꿀 생각을
하다보면 모든게 돈이라 빠듯한 표정으로 택시비를 깎는 등 쓸데없는 곳에서 인색해지게
됩니다만 그 와중에도 담배는 쉽게 사지요. 부동산 매매를 하거나 그럴 때면 간혹 비싸다고
생각했던 음악 장비들이 한 순간에 저렴하게 느껴집니다.

일반 오피스텔은 딱딱한 사무실들의 집합소인 느낌으로 예술적인 공간과는 거리가
있는 것 같아 싫고, 생활과 삶에 연계되어 있는 '음악'의 제작에는 민생고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일반 아파트가 제격이었습니다만(각종 쓰래기의 손쉬운 처리와 방범,
교통, 난방 문제 등등) 그렇다고 언젠가 다른 음악인과 함께 교류 할지도 모르는 작업실을
온전한 아파트에서 한다는 것도 조금은 맞지 않는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이건 집에서
작업하는 것이나 다름 없는 느낌이라 생활과 조금도 분리된 느낌이 나지 않아 찌글찌글한
느낌이 듭니다. 더구나 저는 집에서 강아지들도 키우고 있는터라 이게 제일 골칫거리.

주차 조건으로는 바이크와 자동차. 그리고 방문자용 자동차 1대 정도를 눈치 안보고
확실하게 주차 할 수 있으면 OK 입니다. 이 정도 주차 조건도 도심에서는 어렵습니다.

지금은 접었습니다만 이전에 운영하던 개인 녹음실을 떠올려 본다면 서비스적인
인테리어, 편의시설 등은 녹음실이나 작업실 운영의 실제 수익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더라는 것이 지배적인 저의 생각이라 배제하려 합니다. 오로지 저만을 위한, 그리고
저를 찾아준 사람들만을 위한 꼭 필요한 것들만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엑스박스와 닌텐도 Wii가 설치 된 50인치 벽걸이 TV처럼 음악인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만 구비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동네 자체가 불특정 유동인구 많지 않은.

예전에 부산 대연동이라는 광안리 주변의 번화가 중심에 제 녹음실이 위치해 있었는데
클럽들이 많아 잠시 편의점이라도 가려치면 얼마나 시끄럽고 상거러웠는지 모릅니다.
외국인들이 떠들고 클러버들이 길에서 춤을 추고 양아치들의 튜닝카나 할리 데이비슨의
배기음이라도 들려올 때면 건물 전체가 배기음에 맞춰 리드미컬하게 진동하였습니다.
아시죠? 방음에 왠만큼 돈 들여가지고는 벽타고 오는 진동은 못잡습니다. 건물 벽 자체도
얇았고. 녹음실이 지하에 있었다면 방음 자체에 큰 돈을 들이지 않아도 되었겠지만.

음 어쨌든...

아는 선배가 야~ 뭐하러 그런 닭장같은 곳에 들어가려고 해! 차라리 바다가 보이는 별장을
사라. 부산 살면서 음악한다는 놈이 그런 생각을 못해? 라고 나무라십니다.

별장같은 작업실.. 별장. 신선한 공기와 바다쪽으로 난 전망, 채광이 핵심일 듯 한데요.
실제로 부산에 살아보시면 바다는 왠만한 경우라면 곧장 30분 내에 바다를 볼 수 있지요.
제 오토바이 역시 스위트지니와 바다를 보기 위해 존재 합니다만 오토바이를 타기 위해
복장을 갖추는 시간이 통상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시간보다 길어 매번 오토바이의 처분을
고려하게 됩니다. 유지비도 생각보다 나갑니다.

얼마전에는 함께 작업하는 스위트지니와 주상복합 오피스텔을 알아보러 다녔습니다.
운이 좋게도 테라스가 있는 24평형 주상복합 아파트가 나왔습니다. 테라스가 있습니다!
그리고 방향도 정남쪽입니다. 무조건 정남향이어야만 합니다. 그런데 얘기치 않게 테라스가
있다면 왠지 그것을 활용한 아기자기한 휴계시설을 작업실에 갖추고 싶다는 욕심이 듭니다.

간단한 칵테일을 제조할 수 있고 고즈넉하게 음악을 감상 할 수 있는 Wine Bar..?
벽에는 미술 작품이 한 두점 걸려 있어야 간지가 납니다. 카피본이라면 가능한 비싼 것으로,
미술 전시회에 가면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괜찮은 가격에 구하는 경로가 있습니다.

한 낮에 하늘을 보며 독서와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썬베드와 파라솔. 바베큐 그릴.
푸른 밤하늘 별과 남의 집 창문도 엿볼 수 있는 천체 망원경? 흠...

아!! 레이지보이 쇼파는 있어야 합니다. 흔들 의자 기능이나 안마 기능은 필요없구요.

작업대는 거실로 잡고 작은 방 한칸은 녹음 부스로만 사용할 생각입니다. 녹음 부스실에는
참바(ㅋㅋ)와 미러볼 멍개를 설치해 두어 간혹 스위트지니와 고함지르며 춤추는 노래방으로..?

이동식 부스를 중고로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한대 사서 사용해 본 바,
어쩔 수 없겠지만 답답해서 가수가 제대로 노래하기가 힘들 것 같아 이번에는 에어컨 설치
때처럼 콘크리트 벽에 구멍을 뚫어 각종 케이블을 오가게 하여 제대로 된 방을 녹음 부스로
사용하려 합니다. 그랜드 피아노 한대 둘 수 있으면 최고입니다만 그럴 수 없을테니 야마하
프래그 쉽 디지털 피아노로. 조율도 불필요하고 필요시엔 디지털 피아노에서 나오는 소리를
피아노처럼 마이크로 녹음해 보는 겁니다. 귀로 듣는 야마하 프래그 쉽의 음은 무척 좋았습
니다만 해봐서 안좋으면 라인으로 받던가. 좀 불필요한가 싶기도 한데 클래식 연주자들이 자꾸
예민하게 굴다보니 피아노 녹음을 하기 위해서는 피아노 모양으로 생긴 거라도 있긴 있어야
할 듯 합니다. 물론 이러한 프래그 쉽 모델(1천만원 정도)을 구입하여 피아노 녹음으로
수지타산을 맞출 생각은 없습니다. 하나도 장사 안됩니다. 부산에서는. 결국 사치품이긴
합니다. 쓰던가 말던가.

또한 수면이나 생활을 위한 방과 각종 안쓰는 장비나 쌓여가는 악기 박스를 보관할 창고용
공간도 있어야겠구요. 정서적인 안정을 위해 요즘 유행하는 가짜 나무도 거실에 한 그루 심고.

어디 인터넷에서 죽여주는 작업실 사진이 없을까 하고 찾아보고 있었습니다만 장비 소개를
위한 사진들은 많은데 개인 작업실로써 끝내주는 곳.. 나의 삶을 평안한 음악인의 삶으로
인도해 줄 공간, 보고만 있어도 여러 장르의 음악이 나올 듯한, 작업이 즐겁고 즐거울 수 밖에
없는, 보고만 있어도 프로툴스러운 정결한 믹싱 결과물이 탄생할 수 밖에 없을 듯한. 그러한
작업실 사진은 좀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있다해도 주인이 보여주기 싫은 걸지도! 좀 아늑하다
싶으면 작업 장비가 별거 없거나(클래식에 가까운 할아버지 작곡가의 방), 좁은 공간에 장비가
많으면 터지도록 빈티지 SF의 우주선 조종석 사진이 되어버렸거나.

메인터넌스에 자신의 일생을 바쳐야 할 듯한 컨트롤룸의 라지 콘솔 앞에서 엔지니어 아저씨가
랙 장비를 배경으로 한 채 찍은 사진 자체는 사실상 볼만한게 아니잖아요?

음악하는 곳이 예술적인 느낌이 아닌 공장, 혹은 폐인 서식처와 같은 느낌. 케이블들의 사투를
보는 처절한 전쟁터 같은 느낌들. 한때는 낭만으로 생각 했습니다만 이젠 점점 싫어집니다.
그런 공간은 방 하나 정도만 살짝 있어도 충분합니다. 늘 만들고 구상하는 것은 일렉트로니카
같은 음악입니다만 정작 큰 돈내고 듣는 음악은 오페라와 이름 모를 실내악입니다.
물론 가요와 팝을 더 많이 듣지요.

두꺼운 벽에 온통 단색 차음재로 둘러쌓인 공간은 싫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오디오가이의
운영자님께서 작업 공간에 미술 작품을 둔다거나, 혹은 골동품 오디오, 서적 등의 조화로
정서적인 측면을 많이 고려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게 정말 그 사람의 정서와 수준을 대변하고
있는 겁니다. 게다가 그는 한옥집에 살고 있고 자식도 있고 부인도 미인이죠. 엄청난 겁니다.

무엇이건 한가지라도 잘하는 것이 있는 사람이면 좋겠지만 음악이라는 이 넓은 바운더리에서
대놓고 당신은 음악을 잘합니까? 라는 질문에서 자유롭지 못할 바엔 차라리 전인적인 사람으로
써의 삶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자칫하다간 음악도 못하고 돈도 없고 취미는 커녕 결혼도
못하고 자식도 없고. 제가 이렇게 될까봐 조마조마 합니다. 물론 음악과 결혼하여 작품으로
자식을 거느리는 분들도 계시지만 두 가지 경우 모두 자식은 잘되고 봐야겠지요. 결혼도 하고
음악도 잘하고 자식도 잘 기르면 최고!

한번은 이 곳 오디오가이의 회원이신 박종희님의 옛날 작업실 사진을 보았습니다. 당연히
부럽지요. 그 분의 블로그를 둘러본 바, 아니나 다를까. 그런 작업실을 만들만한 분이더군요.
사진도 찍으시고. 아! 그러고 보니 작업실에 자신의 사진 작품을 걸어 갤러리처럼 전시하는
것도 좋겠네요. 물론 그게 유화나 그림이면 더 좋겠지만..

얼마전까지는 저도 가장 이상적이라 생각하고 있던 마당있는 3층 가정집을 구입하여 주차도
하고 1층에는 세를 주고 2층은 집으로 살면서 3층을 작업실 겸 녹음실로 재오픈 할까도 구상
하였습니다만 일이 너무 커지기도 하고, 집과 녹음실이 분리되어 있지 않다면 미친 선거철이나
녹음 일거리가 많아 타인과 섞이며 작업하게 되는 시기에는 얼마나 사생활 공개가 많아지겠습
니까. 이사하기도 힘들어지고. 말이 음악인이고 클라이언트이지 제 정신이 아닌 사람들도
얼마나 많은데.

경매로 나오는 정원있는 주택은 외지로 갈 수록 가격이 좋아 무척 끌립니다만 방범이 약해서
도둑님을 위한 큰 개라도 키워야 할 것 같구요.

작업실이 오피스텔처럼 깨끗하면서도 집처럼 편안할 수 있고, 결혼을 하면 와이프와 별장처럼
놀 수 있는. 필요시엔 진짜 자기 집에 가서 쉬다오면 되니까. 뭔가 그런 아주 적절한 공간이
어서 찾아지면 좋겠습니다. 물론 그 전에 많은 생각으로 계획을 짜 두어야겠지요.

최근에 프로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만 어쨋거나 일단 프로라면 프로다운 작업
공간이 있고 놀러 온 정상적인 여성이 코트를 벗고 기분이 좋아진 채 접근해 올 수 있는 깨끗한
곳으로 유지되고 있으신지요. 주변 여건이나 작업 환경 모두 마음에 들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전세 계약에 비싼 월세나 유지비를 감당하다 못해 사실상 몇 년 후에 나갈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으신지요. 그렇다면 대비하는 차원에서 생각하시는 마련법이나 구상이 있으신지요.
그저 망상이 아닌, 각자가 이룰 수 있는 현실적인 테두리에서 바라는 요건을 갖춘...
바로, 꿈의 작업실 신축 계획을 말 입니다. 후후후...

올해에는 좋은 일들로 바쁜 한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오디오가이 프로님들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__^

[이 게시물은 Quincy님에 의해 2014-11-16 22:06:18 프로오디오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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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수님의 댓글

저 역시 지금은 홍대 부근의 누추한 곳에 있지만,
멋지고 운치 있는 곳에 전용 마스터링 스튜디오와 레이블을 갖는 게 꿈입니다.
그런 준비 단계로 일단 소형 마스터링 스튜디오를 만들어보았구요.
3~5년 후에 윤곽이 잡히리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게 비지니스가 잘 되어야 실행할 수 있겠죠.

김성재님의 댓글

예산과 이상의 차가 많이크면 클수록 고민이 더 많아지는거 같습니다.
뭐든지 결국은 돈이 문제이죠^^;; 적당히 타협하고 양보해서
마음만 편하다면 그보다 더 좋은 작업실은 없다고 생각 합니다. 다들 2013년에는 대박 나세요!

어쿠스틱러브님의 댓글

꿈같은 이야기네요^^ 근데 이렇게 얘기하다보면 이뤄지는게 꿈이기도 하더라구요.
저도 주절주절 바다가 보이는 넓은 창을 가진 스튜디오를 갖고 싶다며 떠벌리고 다니고 있는중입니다.
혹시 아나요 몇 년 후 덜컥 가지게 될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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