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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입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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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잘 지내고 계시지요? 바쁘다는 핑계로 너무 오래간만에 들른것 같습니다.

바쁘기는 다들 마찬가지일텐데...제가 게으른 탓이겠지요. 오늘은 간만에 접속하여 밀렸던 글들도 보고..너무 많아서 읽다가 포기했습니다. 예전엔 글은 잘 못써도 꼭꼭 새로올라온 글들은 챙겨서 보았는데..이것 참..유령회원 안될라믄 조금더 분발해야겠습니다.

원래 12월 부터 2월정도는 상당히 한가한 기간이라서 보통 시간이 많이 남아 개인작업을 하거나 다음해 농사에 대비해 재충전을 하는 시기인데 올 겨울에는 예년과 다르게 세션이 넘쳐나서 눈코 뜰새 없었습니다.

무리한 세션스케줄에 몸을 마구 굴렸더니 몸이 조금 상한것 같더군요. 예전에는 아무리 강행군을 해도 멀쩡했는데..나이 30줄에 접어드니 몸이 확실이 20대때와는 다른것 같습니다. 게다가 어시스턴트로 스튜디오 생활한다는 것이...참..건강에 좋을리야 좋을수 없는 환경이지요.
올해초에 조금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제서야 좀 신경을 쓰기 시작했는데 예전의 상태로 쉽게 돌아가지는 않는것 같습니다. 요즘은 운동도 틈날때 마다 꾸준히 하고 식사도 제대로 된것을 제때 먹을려고 하고(이게 가장 힘든 부분이지요 ^^ )몸에 안좋다는 것들도 많이 줄이고 있습니다. 예전엔 거의 매일 마시던 와인도 일주일에 2~3일로 줄이고(요게 쩝....힘들더만요..아직도 매일밤마다 유혹을 참는중입니다.)

그래도 확 눈에 띄게 컨디션이 좋아지지 않는걸보니...역시 건강은 건강할때 지켜라 라는 말이 진리 있것 같습니다.
하루이틀 무리한다고 확 나빠지는 것도 아니고 하루이틀 신경쓴다고 확 좋아지지도 않는...그래도 요즘은 거의 정상으로 돌아온것 같아요. 한창 안좋을때는 얼굴 누렇게 뜨고, 눈 흰자위가 늘 누렇거나 아님 뻘겋게 충혈되어서 피부도 푸석푸석...입술은 늘 갈라 터져있고...
우울한 얘기는 그만 할랍니다. 우리모두 몸관리 잘 합시다..라는게 요지입니다




얼마전 기분전환도 할 겸 오랜만에 극장에 아내와 들렀습니다. 저희 집 주변에 극장하나가 있는데 여기는 극장입구에 들어갈때만 표 검사를 하고 개별 상영관입구에는 검사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표 하나만 끊고 들어가 기본 두편..때로는 세편까지도 보고 나오곤 하는데, 보통 제가 보고 싶은 것 하나 아내가 보고싶은것 하나 정해서 시간 잘 마추어서 두편을 보곤 하지요.

이번에는 제가 300을 보고 싶었고 아내는 Music and Lyrics(한국에서는 조금 다른 이름으로 개봉을 했다던데...휴 그랜트와 드류 배리모어 나오는 영화입니다..)를 보았습니다.

300은 그저그랬고...music and lyrics보다가 마시던 커피를 앞사람 뒤통수에 뿜을뻔했습니다.
혹시 보신분 계신가 모르겠는데 중간에 보면 휴그랜트가 거기 나오는 스타 여가수랑 녹음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근데 거기 라이브룸이 왠지 낮이 익습니다. 영화의 배경이 뉴욕입니다. 이거 생긴걸로 보아하니 Right Track아니면 Avatar둘중 하난데..설마...하다가 휴그랜트가 컨트롤룸으로 들어올때 뒤로 스쳐지나가는 두명의 엑스트라들...네 바로 제 직장 동료들이더군요... 저보다 오히려 제 아내가 먼저 알아채고.."저기 오빠네 스튜디오 A아냐?"그러길래 긴가민가 했는데..ㅎㅎ 노래부르는 장면이 클로즈업될때 휴 그랜트가 쓰던 U47 에 붙어있는 Right Track스티커... 가끔 스튜디오에 영화도 찍으러 오고 드라마도 찍고..별로 신경 안쓰고 있었고 그당시에 전 다른 세션에서 일하던 때이라 전혀 몰랐죠..

하여간에 영화 보다가 극장에서 그토록 흥분하기는 처음이었습니다. 너무 신기해서 마구 떠들다가 뒤통수에 커피 세례를 당할뻔한 앞자리 아가씨가 째려보는 바람에 진정을 했습니다.^^






이것저것 신변잡기만 늘어놓았는데 요즘 일하고 있는 세션 이야기도 잠깐 해 볼까합니다.
요즘 가장 많이 신경이 쓰는 프로젝트가 마리아 슈나이더(Maria Schneider)라는 작곡가의 새 앨범작업입니다. 한국에서는 조금 생소할 수 있는 아티스트입니다. 여기서도 앨범 작업 보다는 라이브 퍼포먼스에 더 치중한 활동을 해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만...스타일은 기본적으로 재즈 빅밴드의 양상을 띈다고 생각하시면 될것 같습니다. 앨범작업이 그다지 많지는 않지만 많은 콘서트로 인해서 상당한 지지도를 가지고 있고 일반 팬들보다는 프로듀서나 작곡가들 사이에서 더욱 대단한 평가를 받는 음악인입니다.
지지난해에는 앨범을 CD로 릴리즈 하지 않았음에도 그래미를 받기도 해었습니다. (왜 CD로 릴리즈 하지 않았는가는 좀 있다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 하려는 얘기의 핵심입니다.)

7900[1].jpg


1월 초부터 시작된 프로젝트가 지금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1월초에 트랙킹을 하고 1월말에 편집을 끝낸후 2월에 트랙킹을 한번 더하고 재 편집...그리고 3월에 3주에 걸쳐서 진행된 믹싱...80%정도 완성하고 이번주 말에 끝내기 믹싱에 들어갑니다. 참...간만에 접하는 long term 프로젝트 입니다.
프로듀서는 마리아 슈나이더 본인 그리고 엔지니어는 제 스승님 Joe Ferla.

오늘은 뭔가 기술적인 얘기...그러니깐 마이크를 뭘 썼고 프리를 뭘썼고 그런 얘기보다는 조금 다른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마리아 슈나이더가 소속되어 있는 레이블이 artistshare(http://artistshare.com)라는 곳입니다.
이곳은 조금 독특한 방식으로 음반 마케팅을 하는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잠깐 간략하게 설명을 드리자면 레이블의 설립자가 요즘같이 다운로드가 활성화된 세상에서는 이젠 더이상 레코드 가게에서 CD를 판매하는것으로는 수익을 올리기 힘들다는 생각과 어떤 아티스트의 음악을 사랑하는 팬의 경우 최종결과물인 음반은 물론이고 음반이 탄생되는 과정까지 사랑하지 않겠는냐..라는 생각이 맞물려 나온 발상으로...기본적으로 일반 CD 가게에서는 CD를 풀지를 않습니다. 대신 아티스트 쉐어 웹페이지에 가입을 하면(당연 유료입니다^^) 여러가지 혜택을 볼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음원의 다운로드는 물론 CD도 받아볼수 있고 제작과정등을 담은 비디오도 볼수 있습니다. 여러가지 스튜디오에서의 에피소드등도 접할수 있고 돈을 좀 심하게 많이 내면 앨범에 executive producer 크레딧도 받을수 있습니다.

상세 정보는 링크를 참조하시면 될것 같습니다
http://www.artistshare.com/artist_project_join.aspx?ProjectID=141&artistID=1&salesTypeID=6

프로듀서 크레딧 받을려면 만팔천불 내면 되는 군요 ㅜㅜ.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누가 이런걸 2천만원 가까운 돈을 내고 하냐..또는 자본주의의 안좋은 면을 보여주는것이 아니냐...라고 상당히 회의적인 입장이었으나. 일종의 기부라고 생각하니 이해는 됩니다.
실제로 미국에는 돈을 어디다 써야할지 고민인 부자들도 많은것 같고 그런사람이 자기가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돈 걱정 없이 작품활동 계속할수 있게 기부를 한다는 것은 상당히 긍정적인 면으로 받아들여지더군요.
실제로 세션중에 기름기가 좔좔 흐르는 갑부같아 보이는 사람들도 종종 나타나서 같이 사진 찍고 마리아에게 격려의 말 한마디씩 적하고...(내가 팍팍 밀어줄테니 돈 걱정 말라는 그련 격려겠지요 ^^)

위의 경우는 좀 극단적인 경우이고 실제로 일반적인 사람들도 그녀의 팬인경우 평균 50불 정도의 돈으로 가입해서 음원을 다운받거나 CD를 구입하고 앨범작업 현장을 영상물로 구경하는..일종의 참여의식을 가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티스트 쉐어 웹페이지의 마리아 슈나이더 섹션에 가보면 살짝 맛뵈기로 사진이나 비디오, 인터뷰 등을 볼수 있는 코너가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앨범에서 이러한 방식을 처음 사용했는데 상당한 흑자를 보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뮤지션들도 자금의 압박에서 어느정도 벗어나 작품에 전력투구 할수 있는 점도 있구요.

이것이 디지털 시대에 음악활동의 대안이 될수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먹힐지는 의문이구요. 하지만 확실한것은 더이상 CD만 팔아서는 힘들다는 것이겠죠. 이래저래 모두에게 힘든 시기입니다.

아래의 사진은 위에서 말씀드린 아티스트 쉐어 웹페이지에 있는 맛뵈기 사진중의 하나입니다. 사이트에 방문하시면 더 많은 사진 보실수 있습니다.


pic01.jpg


왼쪽부터 퍼커션담당했던 존이란 사람, 그리고 엔지니어 조 펄라(영자님이 지난번에 조 펠라가 아니냐고 하셨죠? 실제로는 조 "퍼(를)라"같이 들린답니다. 저도 처음에 펠라라고 했다가 아무도 못알아듣길래 좌절했었죠ㅜㅜ 아직도 제가 Pearl 드럼얘기하면 얘네들 잘 못알아 듣더라구요. r과 l이 겹쳐있는 것은 힘듭니다.) 그 오른쪽은 어시스턴트 프로듀서인 라이언이란 친구, 그리고 반쪽밖에 안나왔지만 컴퓨터 앞에서 프로툴 열심히 굴리던 저..입니다.

이번주말 마지막 믹싱 마무리 잘하고 담에 또 흥미있는 얘기가지고 돌아오겠습니다.

모두 건강하십시오.



PS)이게 참...이렇게 한번에 올리는 글의 분량이 많으니 글쓰는게 게을러지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짧게 자주 올려야 겠습니다.
[이 게시물은 운영자님에 의해 2008-11-25 20:05:14 자유게시판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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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훈님의 댓글

와~ 효민님 안녕하세요?
너무 멋지십니다!!
근데 효민님께서 인사이드 스토리 바통을 이어받기로 하신것 아니었나요?
이런 좋은 글이 자유게시판에 있는것이 좀 아쉬워서요.. 그 전에 남기신 글들도 그렇고..
암튼 좋은 글 너무 잘 보았습니다~^-^
넓은 미국땅이지만 언젠가 한번 뵐 날이 오겠지요?
그때까지 열심히 달리고 있겠습니다^-^
믹싱 마무리도 화이팅입니다!!

Praiseworks님의 댓글

효민님...이제서야...글 남기네요ㅠ,.ㅠ 죄송합니다. 저 강영규입니다....사람의 인생은 한치앞도 모른다고 하더니만
저...몸이 아파서 지금 와이프랑 한국에 들어와 있슴돠...^^* 맨날 밥산다구 말루만 그러다가....뵙지도 못하구
급하게 들어오게 되었네요....^^*  자세한 얘긴 전화로 통화할께요.....가끔 효민님 집근처 씨푸드랜드가 생각난다는
ㅋㅋㅋ

노효민님의 댓글

저와 이름이 같아 반가운 마음에.^^;; 글을 읽었는데.. 너무 좋은 글입니다.
멋져 보이고 분위기도 좋아 보이는 스튜디오 사람들이네요..ㅎㅎ

토토로님의 댓글

강효민님 팻메스니와 멜다우 앨범 듣다가 너무 좋아서 일면식도 없지만 인사드립니다...

웹 검색해보니 이렇게 좋은 사이트도 알게되고...^^

앞으로도 더 좋은 작품 남기시고 좋은소식 많이 알려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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