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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는 헤드룸 안에서 힘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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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준 님의 책에 써있는 멋진 말씀입니다.

제가 처음으로 음향장비를 나르고 있을 때 그곳 엔지니어는 페이더는 놔두고
게인으로 조정하라고 했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그것이 맞다고 알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다른 엔지니어는 게인으로 피크치까지 받고 페이더로 조정한다고 했습니다.
처음 엔지니어는 라이브였고 뒤에는 레코딩 엔지니어 였습니다.
나중에 시간이 한참 지나고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면서
기계적 원칙이랄까요 음향이론 이랄까요, 그런걸 공부하면서 알게 된 내용은
장호준 님이 매우 강조하시는 레벨 셋팅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제가 이곳 어딘가에도 썼지만 지금은 어느 방법 하나를 고수하지는 않습니다.
마치 무대 모니터스피커에 프리로 줄거냐 포스트로 줄거냐의 문제처럼
상황에 맞게 엔지니어가 판단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일하면서 새삼 느끼는 건데요
라이브하고 레코딩하고 차이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두가지를 겪어보고 지금은 공연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우리 공연장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몇 개 팀이 같이 하는 공연이었습니다. 밴드도 있고 MR로 하는 솔로도 있는...
그걸 투트랙으로 받고 간단히 한곡한곡 잘라서 CD로 구웠습니다.
그걸 제 아내에게 들려주었더니 불만이 터져 나옵니다.

'소리를 더 풀어주면 안돼?,  가수 목소리가 작아, 목소리가 더 뻗어가야 될거
같은데 막혀있는거 같아....'
(제 아내는 음향관계자가 아닙니다.)

오디오가이에서 알게된 음반인 모짜르트 레퀴엠을 구입해서 같이 들은적이 있는데
그것과 비교하면서 '그건 작은 소리는 작게 큰 소리는 크게 잘 들리지 않냐, 악기소리도
뚜럿하고 목소리도 잘 들리지 않냐, 이건 왜 그러냐...'

'..그건 세계수준의 음반이야...' 라고 제가 말했더니 그런건 잘 모르겠고 당신이 일하는
공연장에서 이런 소리가 나오면 안되지 않냐, 당신이 직접 콘솔 잡고 해도 이러냐...
할 말이 없어졌죠. 내가 다른 누구보다 더 잘한다 라는 말을 자신있게 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은 아니니까요.

얘기가 약간 샜는데요,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공연장에서는 소리가 무척 컸습니다.
(저는 인상이 써질 정도였습니다.)
듣기에 좋은건 아니었구요.
보컬 마이크가 몇 대 있었고 그중 대부분 게인값이 9시~10시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게인만 가지고 믹싱을 얘기할 수는 없지만 게인을 좀더 많이 올리고 VCA 나 그밖에
다른 것을 사용하면서 라이브 믹싱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해 봅니다.
소스별로 게인을 조금만 올리고 가야 하는 경우도 있고 음악 성격상 전반적으로 들어오는
게인값을 페이더에 별로 손대지 않고 그대로 내보내는 경우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제가 처음으로 접했던 엔지니어가 항상 페이더를 손대지 않고 믹싱하지는
않았을거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아내와 얘기하면서 문득 떠오른 말이 장호준 님의 책에 있는
"소리는 헤드룸 안에서 힘을 갖는다" 라는 문구였습니다.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말이 잘 정리가 안되네요.

제목 때문에 낚였다고 생각하시는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큰 의미가 있는 말이라고 생각되서 이런저런 얘기를 적었습니다.
[이 게시물은 운영자님에 의해 2010-07-10 13:34:27 자유게시판에서 이동 됨]

관련자료

붉은돼지님의 댓글

저도 실력은 별로 없지만

...

페이더를 놔두고 게인으로 밸런스 잡은뒤에 마스터 아웃단(그룹믹싱을 하지 않은 상태) 레벨을 꽉 채우는건 그리 쉽지만은 않더라고요

물론 제대로 된 믹싱이라는 전제하에서요 ㅠㅠ

매드포사운드님의 댓글

이 글을 읽고 드는 생각이 저의 경험을 되집어 보면

라이브에서 무조건 큰 소리는 좋은 소리가 아니며 다이나믹레이지가 좁은 소리가 좋은 소리도 아니며
음반 수준의 밸런스를 잡는 건 신이 아닌 다음에야 불가능하다.
충분한 리허설을 통해 절충점을 찾을 수는 있어도 연주자나 엔진니어가 100% 만족할 만한 사운드를
얻는 건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 또한 실력이라고 생각하죠.


"소리는 헤드룸 안에서 힘을 갖는다"
제가 일전에 교회 음향을 했을 때 메인 스피커가 싱어의 뒤에서 마이크보다 뒤에서 큰 음압으로 때려야
하는 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 없는 구조에서 아주 고생한 적이 생각 납니다.
당연히 헤드룸은 고사하고 충분한 레벨을 확보하지 못해서 소스의 질도 떨어지고 SN비도 형편없는
말도 안되는 엔지니어링을 하고서 욕은 욕대로 먹었던 기억.. 교회 음향과 성도들 간의 이해관계 속에서
전혀 개선의 여지가 없어서 참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교회음향은 왜 음향 외적인 문제로 휘둘려야 하는지.. 참 안타깝죠.
갑자기 교회음향으로 얘기가 샜는데 장호준님이 일전에 하신 말씀이 기억나서 몇자 적었습니다.

디자이너님의 댓글

"소리는 헤드룸 안에서 힘을 갖는다" ...

좀더 따져 보면 "신호"라는 말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요???

뭐 굳이 따질려고 하는 것은 아니고요...

"소리" 라는 녀석은 마이크부터 시작해서 앰프로 증폭되기 전까지는 그저 신호의 존재로 흘러가게 됩니다...

"신호"라는 존재로서의 소리는 노이즈플로어와 피크 사이의 적정한 레벨... 즉 헤드룸 안에서 흘러갑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라이브 환경에서 "소리"라는 궁극적인 녀석은 스피커로 터져나왔을 때 부터 의미를 갖는다는 것입니다...

신호가 증폭되어 스피커로 방출되고 그 소리가 건축적인 공간에 섞이게 되는 것이 "소리"죠...

반면에 녹음분야는 마이크 부터 시작해서 녹음과 믹싱, 마스터링에 이르기까지 신호의 상태로 계속 존재합니다...

가상의 자연스러운 공간을 컴퓨터와 장비로 잘 매만져 주어서 최상의 퀄리티를 뽑아냅니다...

물론 실제의 공간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한 작업이죠...

암튼간에...

라이브와 녹음은 목적과 환경이 다르고...

이 작업을 동시에 1명이 진행하기엔 너무 힘들다고 생각됩니다...

그렇지 않나요??? (저만 힘들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장호준님의 댓글의 댓글

ㅎㅎ 날카로운 지적이십니다.  소리 신호(Audio Signal)가 정확한 표현이겠지만, 소리라고 한것은 게인이나 이큐와 같은 믹서를 조절할때 우리 귀가 듣는 것이 소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힘이라는 것도 소리의 상태에서 느껴지는 것이구요.  오실로스코프 꼽아놓고, 레벨 확인하는 신호단계가 아니라는 거죠.

이해해주삼..^^

JesusReigns님의 댓글

사실, 라이브에서는 페이더를 0에 놓고 세팅을 하는게 많은 유리한 점이 있습니다.
설령.. 어떤 체널이 적절한 발란스를 감안해 그렇게 해서는 헤드룸까지 들어갈 이유가
별로 없다 하더라도 굳이 헤드룸까지 채우기보다는 페이더 0을 기준으로 게인을
세팅하는게 여러가지로 유리합니다... 특히 아날로그 믹서인 경우에 더 그렇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세팅을 그렇게 했다 하더라도 진행을 해감에 따라 어차피 페이더는 오르락 내리락 하게
되지요..

반대로 헤드룸을 채워서 받은 다음 페이더로 발란스를 맞추는 것도 괜찮을 수 있지만,
운영면에서 손이 더 많이 가고 손이 많이 가야한다면 실수할 여지도 많아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가지 다 시도해봤는데요.. 아무래도 라이브에서는 페이더 0에 놓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했습니다. 더구나 아무리 헤드룸을 꽉채워 받아도 발란스상 줄여야하는 체널이라면
꽉채운 힘이 꼭 필요한 체널이 아닐수도 있구요..

디지탈의 경우 굳이 헤드룸을 꽉채우려고 너무 무리하지 않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날로그 믹서의 경우 헤드룸 영역에는 약간의 비선형적 응답특성도 포함해
어찌보면 그것이 약간의 힘을 더해줬는지 모르겠지만 디지탈은 그런 것이 없습니다.
꽉 채워도 아날로그 믹서와같은 그런 느낌은 얻을 수 없고 오히려 피크가 뜨면 상당히
손해볼 수 밖에 없겠죠.. 일부 타악기의 경우엔 그게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보컬등에는 샘플 하나만 나가도 귀에 많이 거슬릴 수 있습니다..

뭐가 정답이다~ 라기보다는 두가지의 장단점을 실재로 경험해보고 자기의 무기로
삼을 수 있으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장호준님의 댓글

요즘 번역중인 '믹싱 오디오'에 아주 중요한 내용이 있습니다. 

믹서의 신호 흐름에서, 레벨을 입력 게인 단계에서 증폭을 하는 것이 페이더에서 더 증폭하는 것보다 유리합니다. 왜냐면, 페이더에서 증폭(실제 저항을 줄이는거겠죠)에는 믹서 자체의 노이즈 레벨도 포함된거라는 거죠.  이큐나 기타 부품들이 입력 게인 이후에 추가되니까, 또 인서트를 통해서 다양한 다이나믹 계열 장비가 더해지기도 하구요.  물론 각각 부품의 퀄리티가 좋은 대형 콘솔에서는 훨씬 덜하겠죠. 

참고하삼^^

무애님의 댓글

렌탈회사 다닐때 모니터 엔지니어 하던 분이 게인에 대해서 한 말이 기억납니다.
연주자들이 소리를 올려달래서 올려주는데 게인을 올려주는 것과 페이더에서
올려주는것에 반응이 다르다는 겁니다.
페이더만 올려주면 소리는 큰데 좀 답답하다고 하더랍니다.
게인을 올려주면 좀 시원하다고 하고...
하이를 더 넣어주어야 할때 그분은 게인을 더 올리고 저음을 깍는 식으로 한다고 했습니다.
사실 라이브할 때 대부분 그러지 않나 싶은데요 저도 그렇게 자주 합니다.
물론 이 방법도 경우에 따라서 다르게 사용됨은 당연하겠지요.

매드포사운드님의 댓글의 댓글

맞습니다. 저도 경험했죠. 저 위에 적은 글처럼 충분한 입력을 받지 못한 결과 모니터 사운드 출력이

아무리 좋아도 좋은 소리가 나올 수가 없었죠. 근본적인 문제는 놔두고 교회 특성상 차선을 선택해야

하는게 한계였습니다.

JesusReigns님의 댓글의 댓글

저두 이거 자주 느끼는건데요..
예전에 PAD 누르면 음색도 바뀌는거 같다.. 는 얘기도 한 적이 있었는데..
저는 SoundCraft MH3를 사용하는데, 이경우 게인을 올리면 고음역이 더 살아나는 듯한 느낌이 납니다.
실지로 측정은 안해봐서 모르겠지만서도 ^ ^
아마도 응답 특성의 전체적인 기울기가 살짝 변하는게 아닐까.. 추측합니다.

근데.. 소리 색은 EQ로 덧칠해서라도 다시 잡겠지만서도..

운영면에서.. 0에 페이더를 놓으면 기억할 게 별로 없어지는점이 아주 편하죠..
소리가 많이 차이난다면야.. 특정 순서를 위한 채널 혹은 믹서 하나를 별도로 설치해도 되는거고..
일일이 페이더 위치를 기억해놓기보다는 리허설때 대략의 발란스가 맞는 선에서 페이더를 모두
0 로 놓고 게인조절을 한다음 가는게 실수의 여지도 적고.. 운영면에서 유리하더라구요..
연극을 진행할때 특히 더 그랬던 느낌..

나눔님의 댓글

저도  장호준 님의 글을 읽고  몇년 지나서 얼마전에  교회에서 한번 모험을 걸었죠...
결과는 대성공...
하우링도 줄고... 음량확보도 아주 잘되더군요...
그동안 뭐 했나 하는생각이 들더군요..^^

ramen님의 댓글

게인을 찌그러지지만 않는다면 최대한 놓는게 SN에서 유리하겠죠...하지만 헤드룸엔 한계가 있기 마련이고 음원의 다이나믹은 정해져 있지 않고 음원이 악기던 보컬이던 상황에 따라 컨디션에 따라 커졌다 작아졌다 하기에 안전하게 가다보면 자연스레 헤드룸 마진 엄청 가진 작은 게인에서 페더를 가지고 조작하게 마련이지요...찌그러지지 않으면서(헤드룸 넘지 않으면서) 게인을 최대한 줄 수 있는 건 엔지니어와 뮤지션 모두 잘 했을때 가능한 얘긴 거 같습니다. 프로일 수록 그 값을 잘 읽어내고 적정치를 사용하게 되구요, 한편으로 엔지니어가 프로래도 음원의 다이나믹이 변하면 꽝이 될 수 있으니 뮤지션도 리허설과 실제, 그리고 실제로 연주/노래할 때의 레밸이 들쭉날쭉하지 않다면 최고겠지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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