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가이 :: 디지털처럼 정확하고 아날로그처럼 따뜻한 사람들
자유게시판

역할극은 사랑이 될 수 없어

페이지 정보

작성자 라이더1
작성일

본문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손웅정 지음 l 난다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손웅정 지음 l 수오서재 한국 축구가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되면서 축구 팬들의 분노가 축구협회를 향하고 있습니다. 클린스만 감독 사태에 이어 이번 파리올림픽 진출 실패까지 축구협회의 무능과 시스템 부재가 대한민국 축구의 절망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손웅정 감독은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독설가다. 전도유망한 축구선수였지만 부상으로 이른 은퇴를 할 수밖에 없었던 그는 기본기와 인성을 가르치는 축구 지도자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했습니다. 대한민국 축구 역사의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월드 클래스 손흥민 선수에게 따라붙는 수식어가 겸손인데 그에게 겸손이라는 미덕을 가르친 사람 역시 아버지 손웅정 감독입니다. 축구에 미친 사람으로 불리는 그가 축구 외에 미친 것이 하나 더 있다면 바로 책입니다. 그는 책을 읽으며 바람직한 부모나 어른 또는 지도자의 모습에 대해 고민했고 책에서 배운 대로 실천하고 있습니다.
세계 무대에서 연거푸 한국 축구가 망신을 당한 가운데 최근 서점가에서는 손웅정 감독의 책 두 권이 화제다. 2010년부터 작성해온 독서 노트를 바탕으로 2023년 3월부터 1년간 김민정 시인과 진행한 인터뷰집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는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2021년 출간된 에세이집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도 함께 다시 순위권에 진입했습니다. 책의 인기를 확인한 온라인 서점은 발 빠르게 두 권을 세트로 묶어 판매하면서 한국 축구의 미래를 걱정하는 축구 팬들의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기본 가정 품격 독서 사색 등 치열한 독서를 통해 발견한 열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하면서 축구와 인생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이야기하는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는 독서에 대한 손 감독의 진심을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사실 저도 운동하고 독서 매일같이 이 둘에 집중하는 삶이 진짜 쉽지만은 않거든요. 그런데 이 힘든 걸 계속하다 보니까요 내 삶이 쉬워지는 거예요. 힘든 운동하고 힘든 독서하고 이 힘든 두 가지를 매일같이 하니까요 내 삶이 진짜 쉬워지는 거예요.
손 감독은 힘들고 어렵고 불편한 것이 노력이고 노력이 좋은 습관을 만든다고 강조합니다. 축구와 독서뿐 아니라 인생에도 변함없이 적용되는 기본자세를 가르쳐준다. 몸으로 익힌 것과 생각으로 깨달은 것은 서로 다르지 않습니다. 손 감독의 책을 읽으면 그가 축구를 통해 배운 것과 책을 읽으며 얻은 것이 아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아버지로서 손흥민 선수에게 어려서부터 무엇을 가르치려고 했는지 교육 철학도 엿볼 수 있습니다. 한 대형서점 의 구매자 분석을 살펴보면 상당히 흥미롭다.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를 가장 많이 구매한 연령층은 30~40대로 구매 비율이 무려 64. 6 였습니다. 특히 자녀교육에 가장 관심이 많은 40대의 경우 남성 보다 여성 의 비율이 훨씬 더 높았습니다. 여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이야기는 군대 이야기 축구 이야기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라는 우스갯소리도 이제 옛말이 된 것 같습니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책거리 아이돌 산업은 흔히 유사연애를 기반으로 한다고 이야기됩니다. 연예인을 좋아하는 일에는 기본적으로 연애 비슷한 감정이 스며 있는데 다양한 장치들을 동원해 팬덤에 유사연애의 효능감을 주는 등 케이팝 산업이 이를 본격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이죠. 오디션 프로그램의 도입 등으로 산업이 더욱 고도화되면서부터는 유사연애가 아닌 유사육아라는 개념까지 제시되기 시작했습니다.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부족한 아이돌 가수가 성장하는 모습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팬덤의 마음이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마음과도 비슷하다는 겁니다.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는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먹어야 해요 우리는 사랑이라는 말을 주로 이성애적 관계에 또 거기에 뿌리내린 혈연관계에 쓰는 데 익숙해져 왔습니다. 누군가에게 매혹되는 일은 주로 이성애적인 결합으로 풀이하고 나이 어린 누군가를 아끼고 돌보는 일은 대개 혈연관계를 전제로 삼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것을 초과해버리는 다채로운 사회적 관계들에 대해서까지 저 오래되고 낡은 가족관계에 뿌리를 둔 딱지를 붙이는 데 익숙해져 버린 것은 아닐까요 사랑으로 팬심과 덕질을 평가하지 말고 오히려 팬심과 덕질을 통해 사랑을 다시 이해해보자. 덕질이 불완전한 사랑이 아니라 사랑이 불충분한 덕질일 수도 있습니다. 케이팝 아이돌 논란을 통해 공론장을 새롭게 바라본 책 망설이는 사랑 에서 봤던 인상 깊은 말을 다시 한번 더듬어 봅니다. 이미 주어진 관계의 형태가 있어서 거기서 일정한 모양의 사랑이 빚어지는 게 아니라 언젠가 어디서엔가 나도 모르게 이미 시작되어 버린 사랑이 비로소 관계의 형태를 만들어 나갑니다.
역할극은 결코 사랑이 될 수 없는 까닭입니다.

회원서명

SIGNATURE

dd

서명 더보기 서명 가리기

관련자료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뉴스


+ 최근글


+ 새댓글


통계


  • 현재 접속자 659(1) 명
  • 오늘 방문자 1,895 명
  • 어제 방문자 6,048 명
  • 최대 방문자 15,631 명
  • 전체 방문자 12,815,184 명
  • 오늘 가입자 0 명
  • 어제 가입자 1 명
  • 전체 회원수 37,545 명
  • 전체 게시물 280,606 개
  • 전체 댓글수 193,391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