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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에 뒤통수 맞은 예술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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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이더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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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지켜보며 목에 걸린 가시처럼 불편했던 게 있었습니다.
과도한 부동산 세금의 폐해를 지적한 대통령의 발언은 틀린 데가 없습니다. 재건축 규제를 풀어 주택 공급이 충분히 이뤄져야 하고 징벌적 과세를 완화해 시장이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에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30억원짜리 주택을 예로 든 부분이 걸립니다. 아마 대통령의 사가 인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아파트 를 떠올린 것 같습니다. 최근 서울의 아파트 매매 중위가격은 9억5000만원입니다. 대통령의 30억원 언급에 위화감을 느끼는 국민이 많았을 것입니다. 미니로그 1주택자 종부세 혼선 벌어졌으나 22대 국회에서 완화책 논의될 듯 서둘지 말고 전체 세제 고민해야 더불어민주당에서 종합부동산세를 둘러싸고 혼선이 빚어졌습니다. 박찬대 원내대표가 실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적용 제외를 언급해 파문이 일자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개인 의견이라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꺼진 불은 아니었습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문제라고 어제 방송에서 말했습니다. 22대 국회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의 종부세 완화론은 그냥 나온 게 아닌 것 같습니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이 올해 초 발간한 『이기는 정치학』에는 종부세에 대한 처절한 반성이 담겨 있습니다. 그는 종부세를 정권교체촉진세라고 불렀습니다. 2005년 노무현 정부가 도입한 종부세는 민감한 이슈였습니다. 당시 부동산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을 도입하고 공시가격을 현실화해 사실상의 증세 효과를 거뒀고 집값이 오르면서 부동산 세금이 폭등했습니다.
2005년 7만 명이던 종부세 납부자가 2007년 48만 명으로 급증했습니다. 결정세액도 같은 기간 6000억원에서 2조8000억원으로 뛰었습니다. 노무현 정부와 민주당 계열 정당은 2006년 지방선거 2007년 대선 2008년 총선에서 잇따라 참패했습니다. 노무현 정부의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무지하게 애쓰던 문재인 정부도 주택정책 실패로 정권을 잃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던 2017년 33만 명이던 주택분 종부세 대상이 2021년엔 95만 명까지 늘어났습니다. 세금은 3878억원에서 5조7000억원으로 급증했습니다. 종부세는 정권교체촉진세였습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전 세계 그 어떤 나라에서 불과 4년 만에 세금을 14. 7배 올리는 사례가 있을까. 서울 지역 아파트의 24. 5 가 종부세 대상자가 됐습니다. 너무 많은 세금을 너무 빨리 너무 부당하게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걷었습니다. 최병천은 민주당은 종부세를 폐지하고 재산세와 통합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합니다. 지금 민주당에서 나오는 1주택자 종부세 완화보다 한참 더 나갑니다. 학계에선 종부세 폐지와 재산세로의 통합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본다. 종부세 수술은 시간을 갖고 전체 세제 개편의 틀 안에서 고민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급할 건 없습니다. 윤석열 정부 들어 1주택자 기본공제액을 1원에서 12억원으로 높이고 공시가격 현실화율도 2020년 수준으로 돌려놓았습니다. 1주택자 적용 제외가 강남 등 똘똘한 한 채의 수요만 늘리고 저가 다주택 소유자와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일리 있습니다. 지난해 공시지가 하락과 세율 인하로 종부세 세수가 2조원 넘게 줄었지만 그래도 4조6000억원을 거뒀다. 올해 예산에도 4조1098억원이 잡혀 있습니다. 재정 걱정이 많다. 세제 합리화를 위해 감세한 부분만큼 새로운 세원 발굴 등으로 증세해 균형을 잡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번 종부세 혼선으로 야당도 느낀 바가 클 것입니다. 세제 당국이나 여당에서 이런 소동이 벌어졌다면 자리보전 못 할 이들이 나왔을 것입니다. 부동산은 신뢰가 중요합니다. 신뢰를 잃은 부동산 정책은 실패합니다. 수권 정당을 꿈꾸는 거대 야당이라면 부동산 발언을 더 책임 있고 신중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창작 도구 산산조각 애플 광고 기존 충성 이용자가 더 반발빅테크가 큰 이유는 영향력 빅브러더로 변신 경계해야 2011년 영화 담당 기자를 했을 때 영화제작자와 영화감독들이 모인 자리에서 기자님은 왜 아이폰을 안 써요 문화부 기자가 참 이상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질문이라기보다는 힐난에 가까웠습니다. 그 뒤에 이어진 말을 들어보니 예술문화 방면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다 아이폰을 쓰는데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취재를 하는 기자가 아이폰을 안 쓰는 건 뭔가 잘못됐다는 취지였습니다. 실제로 그 자리에서 아이폰을 안 쓰는 이는 나 하나였습니다.
괜히 혼나는 기분이 들어서 우물쭈물 변명하듯 얘기했습니다. 아이폰엔 통화 녹음 기능이 없기 때문에 기자가 쓰기 힘들다고. 아이폰을 쓰지 않는 문화부 기자라는 이유로 왜요 의외네요라는 말을 그 후에도 종종 들었습니다. 가짜 문화부 기자 취급을 받는 것 같아 억울했지만 그들을 이해 못 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애플 제품은 유독 창작자와 문화예술계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습니다. 애플의 소프트웨어는 작곡이나 영상 편집 등 창작 활동에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심미안을 자부하는 사람들은 애플 제품을 두고 황금 비율을 운운했습니다. 폐쇄적인 운영체제나 이용자에게 불리한 수리 정책은 문제 될 게 없었습니다. 굳이 다른 모든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어떤 특정한 면을 반드시 필요로 하는 그런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애플이었습니다. 전 과목에서 90점 이상을 받는 무난한 모범생이 아니라 다른 과목은 50점을 맞아도 수학과 미술은 100점만 맞는 외골수 천재 같달까. 창작자와 예술가 혹은 그런 이들을 동경하는 사용자에게 애플은 나를 이해하는 쿨하고 예쁜 친구였습니다. 지난주 애플이 크러쉬라는 제목의 새 아이패드 광고를 내놨을 때 이들은 그렇게 좋아하던 친구한테 뒤통수를 세게 맞은 기분이 들었을 것입니다. 악기와 페인트 레코드 플레이어 카메라 등 창작에 필요한 모든 도구를 한데 모아 놓고 거대한 압착기로 눌러서 부순 뒤 얇은 아이패드를 그 자리에 등장시킨다. 예전 같았으면 파격적인 광고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지금이 어느 시대인가. 생성형 인공지능 이 음악도 짓고 그림도 그리면서 영화까지 만들 수 있다는 소식에 누구보다 분노하고 두려워하는 이들이 바로 창작자와 예술가다.
그들은 산산조각이 난 피아노와 캔버스를 보면서 자신의 뼈가 으스러지고 피가 튀는 느낌이 들었을 것입니다. 애플이 더 이상 쿨하고 똑똑한데 예쁘기도 한 친구가 아니라 창작자를 옥죌 수 있는 권력을 가진 빅테크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창작자들의 거센 항의에 애플은 48시간 만에 광고를 내리고 사과문을 냈습니다. ㄷ광고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애플로서는 어안이 벙벙하지 않았을까. 애플은 1984년 맥을 출시하면서 당시 PC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IBM을 겨냥한 광고를 했습니다. 한 여성이 IBM을 상징하는 독재자가 나오는 스크린에 창을 던져 산산조각을 내는 장면은 지금까지도 최고의 광고로 꼽힙니다. 당시가 1984년이란 점을 감안해 IBM이 조지 오웰의 소설 1984′ 속 빅브러더라고 짚어주기까지 했습니다. 같은 산산조각이지만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립니다. 그때 언더도그에 불과했던 애플이 지금은 40년 전의 IBM보다 더 커진 비거브러더다. 언더도그가 때려부수는 건 들이받는 것이고 저항이지만 빅브러더가 한다면 그것은 찍어누르기이자 폭압입니다. 빅브러더에게 빅이 붙는 것은 덩치 때문이 아니듯 빅테크에 빅이 붙는 것도 단지 매출 높고 회사 규모가 커서는 아닙니다. 문화적 영향력과 사회적 책임도 그만큼 크기 때문입니다. 애플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성공한 기술 기업들은 대부분 스타트업과 같은 언더도그에서 시작해 빅테크로 향해간다.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고려하지 않는다면 빅브러더이자 독재자로도 변할 것입니다. 이들에게 창을 겨눌 언더도그 반항아가 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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