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영 뉴욕 특파원저분은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 아닌가요지난 5일 오전 오프닝 벨 이 울릴 무렵에 뉴욕증권거래소 를 찾은 한경 글로벌 마켓 콘퍼런스 2024 참석자 한 명이 물었습니다.
NYSE에 자리 잡은 CNBC 방송 부스에서 겐슬러 위원장이 앵커들과 대담을 나누고 있었습니다. 이날 겐슬러 위원장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적절한 규제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최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현물 상장지수펀드 를 승인했지만 여전히 투자자 보호 제도가 부족하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SEC 위원장 인텔 CEO 한자리에같은 날 NYSE에서 클로징 벨 이 울릴 때는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 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6월 상장 10주년을 맞은 빅데이터 기업 아리스타네트웍스 가 이날 클로징 벨의 주인공이었고 겔싱어 CEO도 이 자리에 함께했습니다. 인텔은 아리스타네트웍스에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미국 금융 당국자와 상장사 CEO를 비롯한 경영진이 공개 석상에 나와 기업에 대한 실적 분석과 전망을 하는 경우는 이외에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엔 미국 완성차 업체 CEO들이 시장과 적극 소통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들이 언급하는 주된 주제는 둔화하는 전기차 시장입니다. 실적에 부정적인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는 국내 CEO와 다른 모습입니다.
짐 팔리 포드 CEO는 최근 전기차 시장과 관련해 고객들이 전기차에 프리미엄을 지불할 의사가 없다며 충전의 어려움과 고가의 보험료를 예로 들었습니다. 미국의 자동차 정보 사이트 켈리블루북에 따르면 올 1분기 미국에서 26만9000여 대의 전기차가 판매됐습니다. 전 분기 대비 15. 2 감소한 수치다. 마침 이날 인공지능 반도체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가 종가 기준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3조달러를 넘어서며 애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2위 자리에 올랐습니다. AI 기술이 발전하고 시장에서 AI 반도체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엔비디아 주가도 계속해서 오르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독보적인 AI 반도체 기술력과 시장 점유율 덕분입니다. 시장과 소통하는 젠슨 황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탁월한 의사소통 능력도 주가 상승 요인으로 거론됩니다. 부산장안지구 디에트르 디 오션 엔비디아의 질주가 계속될수록 시장 한편에선 AI 투자 버블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2000년 무렵 닷컴 버블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옵니다.
이에 대해 젠슨 황 CEO는 AI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다며 시장을 안심시키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4일 대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 를 납품하기 위한 인증 테스트에 실패한 적이 없다며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국내 삼성전자 투자자들이 엔비디아 CEO의 발언을 통해 투자 관련 정보를 알게 된 것입니다. 10일 자 한국경제신문 1면엔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유 금액이 82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국내 기업들도 좀 더 적극적으로 시장과 소통하며 투자자들을 붙잡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국장 대신 미장 으로. 코로나19 이후 주식시장에 입문했던 이른바 동학개미들이 깃발을 내리고 서학개미로 바뀌는 모습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6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유 금액은 8249만 달러 로 사상 처음 80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말만 해도 84억 달러 정도였는데 4년 반 만에 10배로 늘었습니다.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3위인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전부 사고도 30조 원이 남을 만큼 엄청난 규모다.
▷서학개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엔비디아를 필두로 한 인공지능 관련주다. 엔비디아는 올해 들어서만 147 오르는 등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국내 주식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주식은 엔비디아 테슬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순입니다. 요즘엔 주식을 1주 미만으로 거래하는 소수점 거래를 통해 소액으로 꾸준하게 해외 주식을 사 모으는 청년들이 늘고 있습니다. 상속과 증여 목적으로 유망 종목을 골라 장기 투자하는 부모도 많다.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에 자산을 많이 보유한 것을 전적으로 나쁘게만 볼 일은 아니지만 문제는 지지부진한 국내 주식시장입니다. 올해 들어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유액이 150억 달러 늘어나는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11조5000억 원을 순매도했습니다. 개미들이 국내 증시를 외면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률입니다. 올해 들어 이달 7일까지 미국 S P500지수는 12. 74 상승했지만 코스피는 2.
54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한국은 AI발 글로벌 증시 랠리에서 소외돼 있는 데다 지난해 증시를 이끈 2차전지 관련주도 주춤해 마땅한 주도주가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수익률은 낮은데 배당을 많이 주는 것도 아니고 변동성은 심합니다. 테마주 주가 조작 등이 판을 치면서 도박판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 미국 투자 상위 상품은 배당테크 관련인 데 반해 국내 상품은 단기 투자 성격의 레버리지 상품에 쏠려 있습니다. ▷올해 4월 한 온라인 재테크 커뮤니티가 2030세대 투자자 593명에게 물어보니 5명 중 4명 은 현재 한국 주식에 투자하고 있지 않거나 앞으로 투자 비중을 줄이겠다고 답했습니다. 기업들의 주된 자금 조달 통로인 주식시장의 물길이 마르면 기업과 한국 경제의 성장에도 제동이 걸리게 됩니다. 기업의 체질 개선을 통해 실적을 높이고 후진적 자본시장을 업그레이드하지 못하면 한국 증시를 버리고 미국으로 향하는 서학개미의 마음을 붙잡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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