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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Air감은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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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joshua님의 글은 제가 가끔씩 생각하게 되는 것을 다시 돌아보게 해 주시네요.

우리가 무언가를 표현함에 있어 그것을 구체적으로, 혹은 간략하더라도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가 없는가 하는 것은 개인의 인식에 있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주의입니다.

아래 게시물의 말씀에 관련해서 . . .

일단 국내에서 많이 사용되는 말은 '공기감'이 되겠습니다. 그저 일반적인 사용이라고 해야 하겠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표현을 고수하는 편입니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음향관련어에는 일본에서  차용된 표현이 많습니다, 거의 상당 수가 그렇습니다. 개중에는 억지스러운 것도 있긴 하지만, 한자 문화권의 언어로 생각해보면 적절한 표현 역시 많습니다. 그들도 그 표현을 만들어냄에 있어 많은 고심을 했을 것이며 공감을 얻을 수 없는 표현이라면 곧 사장되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에어를 공기감으로 옮기는 것에는 (거의 직역이므로) 별 어려움이 없었으리라 생각되지만 . . .

그런데 이와 관련해서의 문제는 . . . 표현을 최초로 사용한 사람과 그것을 옮기는 사람, 그리고 옮겨진 글을 읽는 사람 사이에 괴리감이 있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공기감이라는 표현에는 그것 자체보다 그것으로 연상될 수 있는 많은 관련어가 있는데 그것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것을 확인함에 있어서는 같은 상황에서 같은 음반을 듣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는데(혹은 그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로 가늠해 보는 것), 아무튼 그 전달의 과정에서 거리가 크게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옮기는 사람의 신중한 재고가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음향을 말하는 언어에는 서로 겹치는 내용, 혹은 서로 상반되는 내용, 상반되는 듯하면서도 공존할 수 있는 표현이 있기 때문에 어려운 것 같습니다.

보통 공기감이라고 하면 앰비언스와 함께 사용되기도 합니다만 좀 더 Air 자체를 강조한 말입니다. 스튜디오의, 혹은 공연장의 에어를 그대로 옮긴 것 같은 ~ 이라는 표현도 흔히 사용되는데, 이 경우 생생하다는 표현은 딱 부합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보통 우리가 느끼는 생생함에는 자연스로운 생생함이 있고 강렬한(조금은 과장된) 생생함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말장난으로 생각될 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당연하게 생각됩니다). 전자의 경우라면 Air와 상응하는 말이지만, 후자의 경우는 강렬함과 더 잘 맞는 생생함입니다. 이 경우는 Vivid가 많이 사용될 것입니다. 온마이크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살려 보컬의 음상을 생생하고 실체감 있게 잡는 경우가 있지만, 실제 라이브 공간에서 그렇게 들리지는 않는 경우와 비슷하다고 할까요.

실제로 공간에 울리고 있는 노래를 적당히 떨어져서 들을 경우의 'Air' 라면 앰비언스와 함께 사용될 때 의미가 잘 전달될 수 있을 것입니다. 라이브를 2ch로 그대로 담는 경우가 이런 느낌을 잘 담아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M.A 리코딩스의 보컬에서 'Air'를 곰곰히 생각한 일이 있습니다. 아마 M.A리코딩스의 토드 씨에게 'Air'란 말과 '쿠우키칸(공기감)'이라고 말하면 무엇을 의미하는지 쉽게 알아들을 거라고 예상됩니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공기감은 위에서 거론한 대로 일본쪽 표현에서 차용된 것인데(물론 그들도 Air를 설명한 것입니다), 특히 일본에서 사용될 경우에는 '전망감'이라는 의미와도 관계가 있습니다, '조망감' 이라는 말이 보조적으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전망감'과 '조망감'도 구분해서 사용되어야 할 말입니다(물론 생생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만, 생생함 중에서는 위에서 말한 전자의 경우입니다).

CD에서 SACD로 넘어가던 때에 잘 사용되던 말이기도 했습니다(뚜렷한 음상이라는 의미의 실체감과는 서로 부딪치는 개념으로 사용되기도 했는데, 제 일천한 경험으로 말하면 정말 그런 면이 있었습니다).

음향을, 그것에 대한 감상을 하나의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만, 간단 명료하게 이해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표현한 사람과 받아들이는 사람의 경험에 큰 차이가 없어야 할 것이며 적절하게 사용되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으로 Air라고 한다면, 실제 녹음이 이루어진 공간의 앰비언스로 머릿속에 그려지곤 합니다. JBL의 43시리즈 같이 소리를 앞으로 밀어내는 타입의 스피커라면 Air가 잘 표현된 녹음을 재생하기에 잘 맞지 않는다고 이야기되는 경우도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음장 공간을 양옆이나 배후로 넓게 재현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주 예전에 녹턴이라는 곳에서 발매된 에디 루이스의 음반으로 스피커 양쪽으로 훨씬 더 퍼지는(정말로 눈을 감고 있으면 좌우의 벽이 없기라도 한 것처럼) 곡을 경험했지만, 신시사이저와 전자 악기가 다용된 음악이 스튜디오웍으로 완성된 것이므로 이런 경우에는 Air를 느끼기 힘듭니다.  눈 앞에서 운지법이 보일 것 같은 콘트라베이스의 소리도(브라이언 브롬버그의 신작 같은) Air와는 거리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관련있는 이 표현, 저 표현이 섞여서 그 문장 하나만으로는 애매한 경우도 많습니다. 그 경우에는 앞,뒤의 문장(글의 전체적인 내용)과 세부 정보(재생 모니터나 음반, 곡목 등)이 빠질 수 없겠지요.

혹자는 음향을 표현하는 관용어가 전부 허황된 것처럼 말하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극히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이 그렇게 느끼지 못하거나 공감할 수 있는 적절한 글을 보지 못했기 때문인지 . . .

한 사람에게는 극히 당연한 서술이 타인에게는 아무 의미없는 단어의 나열일 수도 있지만, 그것을 부정하는가, 그것에서 가능성을 타진하는가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말을 머릿속에 그림으로써 소리를 확인할 때에 그 인지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부정을 하게 되면 아무 발견도, 발전도 얻을 수 없습니다.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께서 좋은 표현으로 제3자에게 바람직한 간접 경험을 전함으로써 문화적 발전과, 더 나아가서는 상호의 이해를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문제를 가끔씩 생각하다가 최근에 다시 생각하게 되어 joshua님의 글에서 많이 벗어난 말까지 장황하게 떠들게 되었습니다. 게시물 작성자나 글을 남기신 분들께서는 이미 잘 알고 계실 내용인데, 특정인을 대상으로 쓴 것은 아니니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좋은 글 옮김을 하는 분들께서 좋은 책을 많이 만들어 주셨으면 합니다.

한 가지 더 부탁드리면 영어에 까막눈인 사람(저 같은)을 위해 모국어로 번역된 수식어에는 괄호를 사용하여 원어 표현을 덧붙여 주시는 것도 생각해 주십시오. 옮긴이의 적극적인 주석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배경 지식이 부족한 사람도 전문서를 읽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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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hua님의 댓글

아..
정말 장문의 글을 써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역시.그래도. 말로표현하는것은 느낌이 잘 와닿지 않네요.ㅠㅠ.

음...
전. 개인적으로 이 언어를 사용하는 현지인들?이 Air라는 말을쓰면서
서로 갖게 되는 공통된 느낌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그게 어떻게 우리에게 와닿게 표현될까
생각했습니다. 그게 궁금했고요.--결국, Air가 우리말로 뭔지.??? ㅋㅋㅋ--

관심가져주시고 답글써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Me First님의 댓글의 댓글

주절 주절 쓰고 나니 역시 글 쓰는 데는 영 재주가 없다는 재차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근년에는 말로 표현하는 소리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되어 정신 사나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장호준님의 댓글

ㅎㅎ 장문의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어떤 의미인지 충분히 알았구요.

공기감이라고 말하는것이 나쁜것은 아닌 방법입니다만, 16 kHz이상의 부분만을 공기감이라고 말하기는 좀 애매하다라는 느낌이 더 있네요.  원저자의 표현도, 그리고 여러 회사가 표현하는 AIR 의 부분이 그 대역대를 말하는 것이지만, 이미 우리가 인지할 수 있는 대역 이상과 이하의 소리들이 다 공기를 사용하고 있기에..

그냥 고민하다가 에어(AIR)라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Joshua님의 여러가지 단어 나열들은 다 비슷한 표현의 한국어로 바꾸었구요.  물론 Boing 같은 말은 참 어렵습니다.  그냥 의성어로 통통 튀다 정도의 의미라..


엔지니어들이나 프로듀서의 표현력이 실제 말도 안되지만, 전달이 되는 경우가 많이 있거든요.  예를 들어 '리버브를 달밤에 구름이 달을 약간 가린듯 해달라.. ' 이런거.. ㅋㅋ

Me First님의 댓글의 댓글

'리버브를 달밤에 구름이 달을 약간 가린듯 해달라.. ' 충분한 표현입니다  .ㅎ.ㅎ. . 최소한 '이런 건가, 저런 건가' 하고 머릿속에 담아 두면 언젠가 그런 소리를 들을 때 떠올릴 수 있습니다. 그 때 정말로 마음에 와 닿으면 무릎을 한 번 탁 치면 되니까요 ^^.

함부로 말하면 남에게 큰 실례가 되겠지만, 뭐~ 있는 그대로 말하면 상상력이 부족한 사람이거나 엉뚱한 생각을 잘 못하는 사람들이 창의성이 떨어집니다, 그런 디자이너는 틀에 박히거나 뻔한 디자인만 해대고 . . . .  이런 수식어를 받아들임에도 무척 비판적이거나 아예 이해를 못합니다(물론 위에서 거론한 상상력이란 소위 '판타지 소설 쓰고 앉아 있네~'라는 상상력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에 근거하여 가설로서 가정을 세울 수 있는 상상력을 의미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초고역이 고역을 죽인다~' 라는 표현도 와 닿았고요.

장호준님 말씀하신 그 에어라면 AIR로 가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에 찬성합니다. 그 부분에 대해 앞뒤의 문장에서 보충이 되고 있다면(되고 있겠지요), 공기감으로도 의미의 전달이 됩니다(제 정신 사나운 글에서 말씀드렸듯이 겹치는 관련 표현이 많으므로 역시 앞뒤의 문장으로 진의를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론했듯이 '생생함'도 일반적인 의미로서의 리얼리티인지, 하이퍼 리얼리티인지를 구분하는 것처럼).

그 대역(특히 잔향 같은 역상 성분)을 담고 재현함에 있어 과거의 기자재는 S/N이 좋지 않아 소리가 틀어박히게 되었지만, 녹음법과 재생기기의 신호대잡음 비율이 좋아짐에 따라 그런 녹음을 적극적으로 살린다는 내용이 제 머릿속에 담겨 있는 최근의 내용입니다. 저는 순전히 글을 읽어 두었다가 차후에 확인하는 타입인데, 흥리롭게 본 글이어서 기억하고 있습니다(60년대에 Air를 살리기 위한 녹음을 하려 하면 선배에게 등짝을 한 대 맞았다는 모 엔지니어의 농담 반 진담 반 말도 세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

소리에 관해서는 백견불여일청이겠지만, 그것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문장이라면 의미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시 전달이 안 되더라도 의문을 품었다가 차후에 확인하도록 하는 것에서 이미 역할의 반은 했다고 생각하는데, 사용하는 사람조차 생각없이 쓰거나 지나치게 관념적인 말을 사용하기도 해서 부정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표현하는 사람, 옮기는 사람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바입니다, 호준님께서 좋은 옮김 작업을 해 주시리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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