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분과의 저녁식사
페이지 정보
본문
오늘 저녁 아주 특별한 분과 저녁식사를 나누었습니다.
제가 다니는 미국 교회의 음악 목사가 소개시켜 주었다며
저를 만나고 싶어한다는 전화를 받고 약 한달만에야 직접 만난셈이네요.
1961년부터 약 25년 가까이 한국에 선교사로 다녀온 목사님의 아내로
80이 넘으신 할머니와 한국에서 입양된 50세된 딸과의 식사시간이었습니다.
새끼줄, 하얀 고무신, 삿갓등... 40의 나이를 훌쩍 넘어버린 제게도 잊혀져 가고 있는
한국에 대한 기억들과 추억들이 담긴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그 분의
한국 사랑이 물씬 느껴지더군요.
서울에는 이미 교회가 많다고 일부러 대전에서 여러 교회들의 설립을 도와주셨다는
이야기 속에서는 추운 겨울 플라스틱 판자집의 기억들도
이미 따뜻한 추억이 되어 있음을 알수 있었습니다.
그 할머님에게는 2명의 딸이 있는데 모두다 한국에서 입양해서 겉모습은 완연한 한국인입니다.
현재 58세인 첫째딸은 한국/백인의 혼혈아로 태어나 한국에서 가족들에게 버림을 받고...
길기리의 부랑아들과 다리밑에서 생활하다가 아이들이 마구 때려서 추운 겨울 날 쓰레기통에 버려진 것을
월드비전 복지사가 발견해서 기사회생한 4-5살짜리의 여자 아이였답니다. 지금은 남편과 일본 선교사로
20여년을 보내고 미국에 돌아와, 현재는 아프리카 고아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하고요.
할머님과 같이 나온 50세의 딸은 생후 1년 6개월이 되었는데도 영양실조로 삐짝 꼴아서
주위 사람들이 이 아이는 회복된다 하더라도 저능아가 될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를 하던
여자 아이였답니다. 어릴때의 극심한 영양실조로 비록 어른이 된 지금도 상당히 작은 키를 가진
분이지만... 지금은 키가 180이 넘는 미국인과 결혼해서 3명의 아이들도 있고,
미국의 유명한 크리스찬 라디오 방송국의 매니저의 아내로 어머님의 좋은 친구가 되어 있더군요. ^^
목사님은 이미 천국에 가셨지만 한국땅에 묻히고 싶다는
그 분의 유언대로 그 분의 무덤은 전라남도 여수의 바닷가 근처에 있답니다.
여수의 어느 산위에서 아직도 자신이 태어난 미국땅을 향해 펼쳐진 태평양을 바라보며
아직도 그의 한국 사랑을 실천하고 계시더군요. 겉모습은 미국인이였지만 한국말도 잘하고
속은 완연한 한국인이었다는 그의 아내의 증언이... 그 분의 삶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올해로 한국에 간지 50주년이 되는 해라고 딸들이 어머님을 한국에 보내드리고 싶어
하더군요. ^^
이 분들의 삶이 단순히 크리스챤으로 뿐만 아니라...
어찌보면 한국에 대한 사랑을 한국에서 태어난 한국인인 저보다 더 크게
몸소 실천 하신 분들인 것 같아서...
쌀쌀한 겨울 날, 이런 삶... 이런 인생... 도 있다고 나누고 싶었습니다.
우리 주위가 이런 이야기들로 더 훈훈해지고 따뜻해지면 좋겠다는 바램으로요. ^^
내쉬빌에서
신배호 드림.
관련자료
-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