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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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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는 이곳에선
종종 '비얌'을 볼 수 있습니다.


제 기억속에
실제 뱀을 본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같은데요,
물론 강화에 와서도 직접 본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누가 봤다더라' '인부 아저씨들이 잡고선 좋아하더라'라는 등의 얘기만 들었을 뿐이죠.


게다가 원래 이곳이 봄에는
걷다 채이는게 뱀이라는 얘기를 듣고는
지난 겨울부터 근무하게 되면서
마음 한 구석에 작은 근심(?)으로까정 자리잡게 되었더랬죠.


헌데
봄이 다 가도록
실뱀 한 마리 보이질 않는겁니다.
이곳에서 17년가까이 일하시던 분 얘기인즉슨,
이눔의 뱀들이 겨울잠을 깨어보니
예년과 다르게 쿵쾅거리는 중장비들 하며,
몇 십명씩 되는 사람들 발소리가 울리다보니
다들 다른 곳으로 옮겨 갔는 모양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후론,
뱀에 대해서 별로 걱정하질 않았더랬죠.


그런데 며칠 전,
동료 직원이 숙소 문 앞에서 봤다지 뭡니까.
극도로 뱀을 혐오스러워하는 저는
겉으로 드러내지는 못하면서
그 날부터 바깥에 나갈 땐
항상 발 밑을 조심하게 되었지요.
해 떨어지면
정말 조심하면서 한 발 한 발 내딛었지요.
(나중에 알고보니 밤엔 뱀들이 돌아댕기지 않는다더군요..ㅠㅠ)


그러구선 한 열흘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에도 동료 직원은 두 번쯤인가 더 봤다던데요..
오히려 제겐 한 번도 보이질 않았으니
그 두려움은 커져만 갔습니다.
어제 밤에는
열린 문 틈 사이로 스륵 기어들어와
이불 속으로 들어오는 '꿈'까정 꾸었을 정도니 말예요...
(복권을 샀어야 되는건가요?ㅋ)



헌데 퍼뜩 그 얘기가 떠올랐습니다.
해골바가지에 담긴 물 이야기.



어차피 내가 직접 본게 한 마리도 없으니
제 맘 속엔
'이 곳엔 뱀이 없다'는게 진실이었던겁니다.
그런데
동료 직원이 뱀을 봤다는 말을 듣는 순간
그 없던 뱀이 제 마음속에선
'있는'것으로 되어버리게됐죠.
그것 때문에 마음 졸이고.



뱀은 여전히 있거나, 혹은 없거나 인데,
제 마음이 평온했다가 불안했다가 하게 된거죠.




마음 먹기에 달린 겁니다.
그 옛날, 그 유명한 스님은
해골바가지에 담긴 물을 마시고는
그걸 깨달았던거죠.
음...





그렇지만 여전히 뱀은 만나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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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성전건축은 잘 되어가시는지? 언제 서울 나오실때 한번 연락 주시지요.

영자집에 놀러오셔도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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