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앨범 작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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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급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내일
저녁 세션을 해줄 수 있느냐는...
텍사스 출장 녹음에서 돌아오자 마자
쉴 겨를도 없이 스튜디오로 향했습니다.
스튜디오에 갔더니 프로듀서도 아티스트도
없고 항상 같이 작업하는 바이올린 연주자
혼자 있더군요. "Stack Them Up! project"
라고요.
언제 글을 쓸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바이올린 연주자 혼자 16에서 30번 혹은 그 이상까지
오버더브해서 오케스트라를 흉내내는 황당한
왕노가다 녹음 기법(?)이지요.
누가 프로듀서고 누가 아티스트냐고 물었더니
내쉬빌에서는 꽤 잘 알려진 2명의 프로듀서가
작업하는 것이었고 Avxxxx이라고 크리스챤
계에서는 나름대로 아는 사람들은 알만한
보컬 그룹 작업이라고 하던군요.
"엥???? 그 친구들 앨범 작업이 아직도 안끝나나
보지??? 벌써 똑같은 앨범을 작업한지 몇달이
지났는데??? 아니면 또 다른 앨범을 바로 작업하는
건가?"
하고 물어보니 아니고... 그저 똑같은 앨범에
다른 프로듀서가 작업하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한참 전에 똑같은 앨범에 다른 프로듀서가 작업했던 방식
(Stack Them Up!)의 소리가 좋아서 이 프로듀서도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더 자세한 내용인 즉슨.... 몇달전 동일한 방법으로
S라는 프로듀서 친구에게 Stack Them Up! 방식으로
스트링을 녹음하고 스트링만 2트랙으로 믹싱해서 준
적이 있었는데... Avxxxx의 모든 앨범 믹싱까지 마쳐진
상태에서 마스터링 바로 전날 여러명의 프로듀서들이
각자가 작업한 트랙을 비교해 가며 듣다가 스트링 소리가 너무
차이가 난다고 해서 마스터링 바로 전날 다시 녹음을
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결국은 저녁 6시부터 9시가 넘도록 한곡을 붙잡고
노가다를 뛰다가 집에 와서 졸린 눈을 비비며
에디팅과 서브 믹스를 끝내고... DVD를 구우니
새벽 2-3시더군요. 물론 중간에 다른 일을 하긴
했지만요.
그 다음날 아침 7시 30분에 프로듀서가 저희집에
직접 DVD 가지러 오고... Sound Kitchen에서는
예전 아날로그 콘솔에서 믹싱했던 데이타 열심히
리콜하고... 다른 곡 마스터링 하는 동안...
리콜한 믹싱 데이타에 제가 준 String Submix만
살짝 입혀서 다시 쏴서... 바로 그날 오후에
마스터링을 했다는 소식입니다. 그게 바로 오늘이고요.
물론... 마스터링을 한다음에도 다시 믹스 리콜해서
고치는 경우도 수없이 많이 봤지만... 진짜 빅 오케스트라도
아닌 One Man Orchestra 트랙을 덧 입히기 위해서
돈도 많이 들이고 아날로그 콘솔에서 리콜해서 다시
믹스 쏘는 일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특별히 팝 뮤직에서도 대 그룹의 오케스트라만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들을 생각해 볼때... 좀 아이러니 한
이야기 인 것 같아서 몇 자 적어 봤습니다.
다른 분들도 이와 비슷한 황당한 앨범 작업 이야기들이
있지 않을까 싶네요. 상욱이와 가끔 이런 얘기 하는데...
정말 살다보면 별의 별일들이 다 있는 것 같습니다.
또 늦은 밤에...
내쉬빌에서
신배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