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가이 :: 디지털처럼 정확하고 아날로그처럼 따뜻한 사람들
자유게시판

오늘 고통스러웠다..

페이지 정보

본문

오늘 문득 음향에 대한 뭘 검색하려다가 어떤 블로그에 있는 한 분의 글을 읽고 가슴이 메어져왔

 

다.

 

그분은 힘든 여건속에서도 음향엔지니어의 꿈을 꾸고 지방에서 서울에까지 올라오면서 공부하려는

 

멋진 꿈을 가진 그런 분이셨다...

 

 

 그 글을 읽고 문득 몇년 전 내 모습을 떠올려보았다... 난 얼마전에 특례로 병역복무를 마쳤다. 사

 

실 현역으로 신체검사판정이 났기 때문에 병역특례회사에서 대체복무를 할때 그 의무근무기간

 

이 근 삼년의 기간동안 일을 해야되는데에도 감수하고 병역특례로 일하는 걸 선택했었다. 그 이유

 

는 엔지니어일을 하고 싶어서였다..

 

 그러나 점점 시간이 지나갈수록 내 생각은 바뀌어만 갔다. 엔지니어들의 냉혹한 현실과 대우를 알

 

아가면서이다. 음악계는 점점 장기불황으로 이어져가고 있고 그 여파 또한 음향엔지니어들에게 영

 

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여기도 빈익빈 부익부.. 물론 소위 10%의 상위 엔지니어계열에 들게되면

 

도리어 과도한 작업량으로 밤을 지새우기 일쑤이다...  열심히 하면 그것에 대한 상응한 결과와 대

 

우를 오랜시간뒤에라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꿈을 가지며 특례를 준비하고 했던 삼년도 더 된 시간들이 흘러서 이제 특례도 끝났고 이제 한 남

자로서 ...얽매임이 없는 시간들이 펼쳐져 날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 출발에 있어서 진로에 대한 재결정을 해야되는 나는

 

.. 난 스스로에게 비겁자가 되기로 했다.  적은 가능성에 몸던질 자신이..없었고 .. 두려웠다..  유년

 

시절을 유복하게 보내지 못한 탓인지 모르겠지만 그 일을 선택함에 있어서  오게 될 경제적 어려움

 

을...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직업적 만족만으로 이젠 감수 못할 것만 같았다... 결국 난 현재 다른 길

 

을 준비중에 있다..소위 이 바닥이 굶어도 좋아.. 이 일만 할 수 있다면 .. 이런 마인드를 가지고 있

 

어도 살아남기 힘든데 이런 나약한 생각을 가지고 일에 뛰어들어봤자 도태될 것만 같았다..  스스로

 

의 나약함을 극복하려고 했다기보다 인정하고 도피함에 이렇게 글을 쓰는 내 자신이 부끄러울 따름

 

이다..

 

 그리고 지금 다른 일을 택하고 준비한다고 해서 크게 보장된 삶이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

 

다...

 

 가슴에 맺혀있는 그 응어리같은 아직도 남아있는 그 꿈이란 놈이 점점 과거형으로 희미해져가며

 

잊혀지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오늘 한 엔지니어지망생의 일기를 훔쳐보다가 문득 스스로에게 부끄

 

러워.. 왠지 모를 답답함과 서러움에 눈물이 흘렀다...     

 

 

 그 선택에 있어서는 나이든 노부의 부양이라는 핑계로 스스로에게 당위성을 부여하며 위로했었다

 

그래도 평소의 일상에서 그 '꿈'이란 놈은 불현듯 가슴 속 욕구불만의 응어리가 되어 나를 괴롭힌]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까? 말까?란 선택의 기로에서 방황하는 어지러움의 산통을 하루에도 몇번씩

 

겪는다.

 

그러면 다시 그 '꿈'이란 놈을 현실의 알고리즘속에 여과시켜 억눌러 잠재워본다...

 

 이십대 청춘의 삶이란 때론 진로선택의 기로에 서서 느끼는 그 고민의 진통과 만남과 헤어짐을 반

복하며 가지게 되는 사랑의  아픔..나와 남 그리고 사회속에서의 관계속에서 성숙한 한 인간으로 세워지기 위한 어리고 여린 自我의 성장통을 겪으며 ...그렇게 한걸음 한걸음씩 어른이 되어나가는 것 같다.

 

내가 그리던 모습은 피터팬의 그것이였지만 지금의 내 모습은 날지 못하는 다 커버린 피터팬인 것 같아 때론 거울 속 내 모습을 보기가 두려워진다..

 

 요즘 응어리가 된 욕구불만을 해소하려 조금이라도 음악적 활동과 봉사와 연계된 일들 예를 들어 일일찻집의 공연에서 섭외와 진행을 맡아서 한다든가 시민단체와 연계한 공연의 진행에 참여,장애인관련 연극제에 참여하기도 하는등의 노력들을 작년에는 했었고 추후로도 쭉 해나갈 생각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아쉬움과 답답함으로 얼룩진 청춘의 오늘이다..

 

관련자료

장호준님의 댓글

  아픔은 당연히 있죠. 그것이 젊은날의 고민 가운데 어떤것이든 간에..
때론 돌아가는것이 정확한 길일 수도 있습니다. 너무 한 길만 뚜러지게 바라보고 가는 엔지니어 지망생들에게 잠깐 쉬어가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나이 삼십넘어서 '어, 아직도 이자리에서 있구나' 하는 절망감으로 남지 않길 바랍니다. 

직업으로써가 어렵다면 취미로도 얼마든 좋은 작업을 할 수 있을테니까요.. 여기 단골이신 김형태교수님같은 예도 있고...

알케미스트님의 댓글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만약 엔지니어가 아닌 다른 직업을 가졌다면... 가령 '잘 나가는 삼*전자의 과장이다.' '억대연봉의 잘나가는 펀드매니저다'하면 그런 사람들은 고민 없이 마냥 행복하기만 할까요?? 말씀하신 고민들이 그냥 우리 음악하는 사람들만이 갖는 그런 고민일까요??

그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나이를 한살 한살 먹어가면서, 사회라는 곳에서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느끼는 '어떻게 살것인가?' 그런 고민, 걱정 기타 등등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람사는거이 누구나 다~아 똑같습니다.

언제 어디서 무얼하든 꿈, 열정만 잊지 않고 산다면 괜찬은 삶인 것 같은데...

자... 자... 힘쫌내시구요. 인수님!!!


이런 광고카피가 생각나네요.

" 세상은 알아갈수록 놀라움이며, 살아갈수록 감동입니다. "

...


(오늘따라 커피맛 쥑이네요...^^*,,)

지상낙원님의 댓글

  공감가는 글이네요....
저도 그런마음으로 이일을 하고 있지만...사실상 경제적어려움에 부딪히는 순간 내 스스로 돈안되도 내가 좋아하는 일이니까 괜찮지 뭐...이렇게 스스로를 위로하곤했죠..

그런데 막상 부딪히는 문제는 그게 아니더군요...내가 좋아하는 일...나의 취미...나의관심거리.. 이것이 직업으로 되어버리는 순간..나의 취미..나의 관심사는 없어지더군요...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풀길이 없어지더라 이겁니다..녹음&믹싱 이런 반복되는 수많은 작업물에 치이다 보면 스트레스받고 짜증남을 풀길이 저로서는 없어지더라구요...
이런상황에서 어쩔땐 음악이 고문으로 다가올때도 있더군요...

제가 다시 수년전으로 돌아간다면..다시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라 스스로 생각하곤 합니다..ㅡㅡ;;
  • RSS
전체 13,804건 / 212페이지

+ 뉴스


+ 최근글


+ 새댓글


통계


  • 현재 접속자 234 명
  • 오늘 방문자 2,901 명
  • 어제 방문자 5,630 명
  • 최대 방문자 15,631 명
  • 전체 방문자 12,764,108 명
  • 오늘 가입자 0 명
  • 어제 가입자 0 명
  • 전체 회원수 37,539 명
  • 전체 게시물 270,156 개
  • 전체 댓글수 193,382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