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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기사 - - - DSD 레코딩에 관한 좌담.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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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음과 재생의 책임은 반반 ]

-지금까지 주로 제작 측의 입장에서 이야기했는데, 재생측에서 보면 SACD를 어떻게 생각할 수 있을까요?

에자키 : 저는 가장 일찍 SACD를 릴리즈 했던 사람 중 하나인데, 재생의 입장에서 보면 처음에는 사실 꽤 낙심했습니다.  녹음 현장에서는 정말 굉장한 소리였는데 디스크로 만들어 재생하면 그 뛰어난 소리를 들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 때 SACD에 상당히 회의가 든 적도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저의 시스템을 포함한 체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고 현장의 소리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그런 뛰어남을 스스로도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플레이어는 물론 앰프, 스피커를 포함해 아직 SACD의 잠재력을 모두 끌어낼 수 있는 것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스피커의 고음역을 신장하는 단순한 방법으로 가능한 것도 아닐 겁니다.  종합적인 시스템에서 SACD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시키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생각하고 있는 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지금은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스가노 : 저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SACD의 뛰어남은 알고 있고 좀 전에 말한 것처럼 긍정적이죠.  단지 이번의 특집을 맞아 SACD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니 제 경우 애청 음반의 대부분이 유감스럽게도 아직 CD더군요.
발매된 타이틀에 현격한 차이가 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녹음이 좋거나 포멧의 스펙이 좋아 애청하느냐 하면 그런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실에서 SACD의 가장 큰 문제점은 소프트에 있다고 말해도 좋을 것입니다.  에자키 씨는 굉장히 애쓰고 있는 여러 명 중 한 분이고 분명 좋은 작품도 제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음악 산업을 둘러싼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알고 있지만 오디오파일로서 SACD 소프트는 아직 부족하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에자키 : 아날로그 시대의 복각 앨범을 포함해 저도 SACD 소프트를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스가노 : 그래서 좀 전에 디지털 질감이라는 말이 나온 것이죠.

에자키 : 네.

스가노 : 사실 그것은 방식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방식에 의한 고유의 소리는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PCM이 빈틈없는 소리를 포착하기 쉽다거나 DSD는 잘 드러난다거나 하는 것 말입니다. 
하지만 아날로그의 질감이 좋다고 해도 그것은 아날로그 고유의 느낌이 재생과 잘 매치된 결과일지 모릅니다. 
그것이 관능적인 소리가 되기도 해 오디오의 독자적인 아름다움으로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대로 들을 수 없는 소리에서 인간이 쾌감을 얻고-그것은 독일지도 모르지만-관능과 직결된 뛰어난 세계가 역사 속에서 만들어 졌죠.  독도 약이라는 식으로요.

에자키 : 그렇군요.

스가노 : 게다가 PCM 디지털 녹음에 의한 CD에서도 때로 상당히 부드러운 질감을 얻을 수 있게 되었죠.  스피커의 성질 혹은 방의 음향적인 성질, 이 모든 것이 복잡하게 연결되어 재생음이 되는 것이므로 단순하게 말할 수 는 없습니다.
녹음과 재생의 책임은 반반이지만 어쩌면 재생 측의 책임 쪽이 무거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SACD라는 것이, 재생 측의 노력으로 같은 디스크에서 지금보다 훨씬 좋은 소리로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될지도 모르죠.

에자키 : 많은 사람이 심하다고 했던 초기의 CD도, 지금 들으면 상당히 좋은 소리를 들려주죠.

스가노 : 그렇습니다.  실은 요즘 1980년대 녹음된 CD를 들을 기회가 많은데 이 역시 좋은 소리가 납니다.

에자키 : 때문에 LP와 CD, SACD도 레코드에 어느 정도의 소리가 들어 있는가는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스가노 : 그렇죠.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앞으로도 쭉 알 수 없을지도 모르죠.  그만큼의 가능성이 레코드 디스크에 잠재되어 있는 것입니다.

에자키 : SACD의 초기 음반을 듣고 회의를 느낀 적이 있는데 어쩌면 그 음반도 언젠가 뛰어난 소리로 들릴지도 모르겠네요.  또 녹음 이야기로 돌아왔지만 아날로그 녹음에서는 테이프 단계에서 제한이 걸렸습니다.

스가노 : 그렇죠.  지금의 디지털에 비하면 다이내믹 레인지에 여유가 없죠.  그리고 오리지널 테이프라는 것은 일종의 프로세스니까요.  최종 상품에서 어떻게 될까 항상 생각하면서 녹음을 했습니다.  거기에 지혜나 경험이 녹아 있는 것이죠.

에자키 : 오리지널 테이프에서 LP가 되기까지 다이내믹 레인지는 더욱 압축되는데, 그것이 오히려 재생에는 유리하게 작용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스가노 : 들을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은 바로 그런 것을 의미하는지도 모릅니다.

에자키 : 그런데 SACD에서는 광대한 다이내믹 레인지를 그대로 수록할 수 있기 때문에 재생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제작 측으로서는 스펙의 뛰어남을 현실의 재생 상황에 맞춰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지혜를 발휘할 필요가 있겠죠.

스가노 : 그렇죠.  그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SACD는 아까 말한 공기감을 포함해 실로 도전하는 보람이 있는 미디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에자키 : 지금 물질감이 없다고 생각되는 디스크에서도 언젠가는 빈틈없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말씀이죠?

스가노 : 그런 때가 오겠죠.  스펙에만 현혹되지 않고 지성에만 기울이지 않고 말이지요.  그렇게 된다면 보다 좋은 오디오 세계가 되지 않을까요.
그러기 위해서도 매력적인 SACD가 많이 나와야 합니다.  동시에 재생 측도 지금부터 갖추어야겠지요.

에자키 : 저희처럼 작은 회사에서 SACD를 계속 만들어 내는 것은 솔직히 힘듭니다.  CD와 비교해 투입되는 비용 규모가 완전히 다르니까요. 
게다가 레코드 숍에서는 SACD를 좀처럼 받아주지 않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최고의 미디어를 계속 제작하는 것은 언젠가 누군가가 그 능력을 충분히 재생할 때, `아, 이 디스크가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해 줄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열심히 녹음을 계속해야 하고, 또 그것이 저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스가노 : 재생 측도 그런 녹음 측의 생각에 맞춰야 합니다.  재생 기기 메이커도 포함해서요.

--- --- --- 끝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얼마 전 모 기사에서 보니 체스키 레코드에서 앞으로 모든 디스크를 SACD 하이브리드로 발매하겠다고 하더군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텐데, 오히려 그렇게 하는 것이 체산성에 맞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팩키지 미디어의 위상은 앞으로 그 느낌조차 찾아보기 힘들게 될지도 모르고, 음악이 네트워크를 따라 돌아 다니는 단순한 데이터 취급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는 ( 저작권의 강화와는 별개의 의미로 ) 생각도 드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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