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좌는 어느날 문득 각 가수별 팬 성향을
분석해보고 싶은 마음이 용솟음쳐서
실행에 옮기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음을 느꼈습니다.

물론 해야할 일은 무지 많았으나,
급함과 급하지 않음을 따지기에 앞서
옳고 그름을 따져야 하는 기로에 섰기 때문에,
당장 계획에 착수 실험에 나섰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결코 할일이 없어서 한게 아니라는 겁니다..(-_-;;)


타겟은 중학생들로 삼았고,
다양한 중학생들이 서로 공존하고 있는
세이클럽을 그 활동 무대로 삼았습니다.


1. god & 신화 팬

저 둘을 묶은 것은, 가수들의 공통적인 성향이나
(하긴 그네들이 무슨 성향이 있겠냐만은)
팬들 사이의 공통분모가 있어서 그러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현상을 살펴보니..

세이클럽 중학생방에서 방을 만들었습니다. 제목은

'god가 왜 붕어인줄 아니?' -_-;;

곧 수많은 인파가 들이닥쳤습니다.
그 중 70%는 당연히 들어와서 알아듣지도 못할
외계인의 언어로 억울함을 토로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왜 울 오빠들이 붕어예횹?'
'울 오빠들이 잘못한게 뭐가 있어횹?' 부터..

'울 오빠들 상처받아요 제발 하지마세요'의 동정애원형

'니가 울 오빠들보다 나은 점이 뭐가 있어?'도 있고

'너 어디야. 찾아가서 죽인다?'의 협박형까지 다양했습니다.


여기서 여러분들은 그럼 나머지 30%가 무엇인지 궁금하실겁니다.
아아.. 그들은 다름이 아닌 신화 팬들이었습니다.
들어와서

'님 말 참 잘하시네'
'솔직히 god는 붕어지요

등등 대동소이한 것들끼리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들어오자마자 저는 신화에 대해선 한마디 언급도 없었건만
'님 신화팬이죠?' 라고 말을 시작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곧 방은 예상치도 못한 방향으로 흘러
날 신화 팬으로 몰아세우더니..
날 옹호하는 신화팬들과, 그 반대의 god팬들이
싸우는 잡다한 방이 되어버렸습니다.

아마도 그들은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는 관계로
한쪽을 욕하면 당연히 반대쪽이려니 하고 생각하는
어이없는 이들이었습니다. 결국엔 대동소이한 것을


2. 무늬중

처음에는 '문희준 니가 Rock이냐' 라고 방을 만들자..
항의가 빗발쳤습니다.
물론 내용은 god 팬들의 항의와 크게 다를게 없었습니다.
아아.. 문희준은 정말 이땅의 락의 화신이 되어있더군요.

조심스레 방제를 바꿔보았습니다.
'문희준이 Rock이면 저는 Kurt Cobain입니다.'
(커트에게 죄송함을 금치 못했습니다. 아직도 사죄중입니다.'

그러자 빗발치던 항의는 단 한건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의아아하게 생각하고 그 현상을 분석해본 결과
아아.. 그들은 Kurt Cobain이 누군질 몰랐던 것입니다.

락의 화신인 문희준을 숭배하고 락을 공부하고 있다던..
아니, 이미 락의 전문가가 되어있는 듯한 말을 하던 그들이
'한국 락은 이래서 발전이 없어'
라고 말하던 그들이..

커트 코베인이 누구인줄 몰랐던 것입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순간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_-;;



정말로 할일이 없어서 이런 일을 한것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를 하고 싶네요..
이들과 함께한 한시간 남짓한 시간은
제게는 또다른 경험이었습니다..-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