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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턱..하니 막히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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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갖는다는건 어찌되었건 기분 좋은 일입니다.

특히나 질풍노도의 시기를 나름 정리하고

이제야 갈피를 잡고 길을 찾았다고 생각할 떄 느끼는 작은 해방감은..


근데 막상 길에 들어서니,

네.. 이제 겨우 한 발자국 걸어 봤을 뿐인데

밖에서 보여지던 환상과는 다른 현실이라는 진실 뿐이군요.


교복을 입던 시절 음악 좀 듣는다고 으쓱했었습니다.

또래들 사이에선 그래도 나름 다른 음악을 듣는 애였지만,

인터넷이 활성화되고 많은 음악 동호회에 가입하면서

나만한 나이, 나보다 어린 나이에도 벌써부터

메탈음악, 재즈음악을 접하는 이들이 많구나 느꼈었죠.

어쨌거나 음악을 들을 때 행복했고,

어떻게든 음악과 인생을 함께 해보고 싶단 마음에

고3때 정했던 길이 음향이였습니다.

저는 악기 하나 다룰 줄 몰랐고, 화성학은 배우다가 관둬버렸고,

악착같이 멋들어진 음악 관련 학과를 찾은 것이 음향제작계열 이였습니다.

많은 아티스트들과 스튜디오에서 만날 수 있는 이 환성적인 직업,

꿈에 젖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잠시의 대학생활..

저는 공부 보다는 동기,선배들과 어울리는데 치중했고 성적은 엉망이였습니다.


집안 사정이 여차저차 하여 지금 현재 미국에 와있고,

어제까지만 해도 '아, 나는 음향을 미국땅에서 배워야지' 하고

마음을 먹고 있었습니다. 오디오 가이를 안 것도 미국에 와서야 였습니다.

미국에 온지 세 달이 되고 오늘 여기 시간으로 밤인 지금

많은 글들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숨이 턱.. 하니 막히더군요.


늘 저 자신이 한심하다 느꼈지만, 아.. 절망적이더군요.

쉽지 않을 거라고는 예상했지만 역시나.. 이렇게 힘들겠구나

단지 글로서만 접했을 뿐인데 눈 앞에 선한 고생길이 라니..

그래도 저 나름은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일" 이라고 정한 길이였는데

두렵고 무서워집니다.

곰곰히 자꾸자꾸 생각을 해봅니다.

정말 내가 음향을 하고 싶은 이유가 무엇인가.

멋져 보여서..? 미국서 공부해가서 폼 좀 잡겠다고 그러는 건가..

네.. 솔직히 말하자면 여기 있는 글들을 읽기 전까진 그런 환상에 빠져있었죠

그런데 누가 인생살이 제 멋대로 그렇게 쉽게 된다던가요.

저는 지금 고개 숙여 반성하고 또 반성 중입니다. 아직 멀었구나 하고..



제 나이 19에. . 아직 변변히 할 줄 아는 거 하나 없습니다.

음악을 듣는 다고 듣지만 아직 멀었고

한국에서 그래도 음향공부 좀 했었지만 제대로 머리 속에 남은 거 하나 없죠

악기.. 피아노 안친지가 10년이 넘었네요.

화성학.. 장3도 완전 4도.. 뭐 딱 이정도만 알죠.

백지상태라고 해야 맞겠네요. 하아.. 막막해집니다.


많은 분들이 제 글을 읽으며

"너는 음향 하면 안되겠다" 꾸짖으실지 모르겠습니다.

달게 받지요. 근데..

자꾸 미련이 남고, 글쎄.. 어떻게든 해보고 싶습니다.

그래도 어리다면 어린 나이고, 지금부터라도 어떻게든 시작해보고 싶습니다.

음향엔지니어 라는 직업. 단순한 매력을 넘어서

이제 저한테는 "한 번 해내보자" 라는 의무감이 생기게 합니다.

한 번 뿐인 인생, 아직 제대로 무엇하나 해내보지 못했던 인생,

많은 것을 버리고 미국땅에 왔으니

잃은 것 이상으로 얻어가고 싶습니다.

어찌되었건 유학을 맘먹었으니 영어가 우선이겠지요.

무엇이든 하나부터 차근차근 해보렵니다.

아.. 여기 시간 새벽 2시 10분이군요.

별안간 새벽이 기분이 뒤숭숭해져서 글이 두서없이 길어졌습니다.

답답한 마음 토로했네요. 하아...죄송합니다( __);;

충고, 꾸짖음 달게 듣고 많이 배워가겠습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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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수님의 댓글

  저도 피아노 못치는데.....
괜찮습니다.

이곳의 글들을 좀 자세히 읽어보시면....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의 고민과 함께 선배들의 조언도 많이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 글들이 아무것도 아닌것 같아도 큰 도움이 되실것이라 생각합니다.

화이팅입니다!!

이장호님의 댓글

  19 이신데 뭐가 두려우셔요?  영어 공부 열심히 하시고 하고 싶은거 즐기면서 하셔요.
젊은 은 다시 돌아 오지 않는답니다.      저도 젊을때는 나이든 사람이 내가 너 나이라면  못할께 없겠다..아니면 다시 20살로 돌아간다면 정말 열심히 하겠다..
라는 말을 들으면 그냥 나이든 사람들의 푸념이라고 생각했읍니다.
근데 이제 저도 불혹을 넘기고 나니 이해가 가더라고요.......
유학 생활이란거  다시는 오지않는 소중한 시간 입니다.  모쪼록 고민도 많이 하시고
좋은 환경에서  즐겁게 공부 하셔요.. 한국 보다 미국이 음악 이나 음향 공부 하기 훨씬 좋다고 생각합니다.  피아노 매일 30분씩 연습 하시면 15년 뒤에는
수준급 연주를 할수 있읍니다.  욕심이 많은 사람은 작은 기쁨을 모르는 법입니다.

이장호님의 댓글

  가슴이 턱..하니 막히는 군요  라고 제목을 적으셨는데
열정이 넘치면 항상 불안 하죠..
열정이 없으면 마음이 꽤 안정적이랍니다...^^    가슴도 안 막혀요..^^^%$&


박상욱님의 댓글

  이제 19살 이시니 희망을 가지세요.
19살 이면... 대통령도 되겠다는 꿈과 희망을 가져도 될만한 나이 랍니다:)
앞으로 다가올 5-6년을 아주 잘~ 맞이해서
5-6년 후에는 내가 후회없이 아주 잘 생활 하고 있구나....
그럴수 있게 열심히 생활 하세요.

버드랜드님의 댓글

  저는 그 나이때 엔지니어라는 것 자체를 몰랐습니다
여기에 회원으로 계시는 장호준님을 장호준님 프로젝트 음반을 통해
그전부터 알고있었는데도 말이죠..
저는 대학4학년때 이 길을 선택하고 공부해왔습니다
나이가 적든, 많든 자기가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가
가장 늦은거 같고, 조바심 날때인거 같습니다만
그만큼 열정적으로 그 일을 준비하기 위해 전념할 수 있는 때인거 같습니다

jazzotheque님의 댓글

  30대 중반으로 접어드는(방송나이 27) 저랑 똑같은 고민을 하고 계시는 군요...그니까 다르게 말하면 님은 저보다 15여년은 빠르신 겁니다...^^
정재용은 말합니다...'순결한 19...어떻게? 순결하게...아...'


안민용님의 댓글

  저는 엔지니어쪽은 아니지만(^^), 일을 하면서 몇 번 크게 좌절한 적이 있습니다. 우선 이 일에 뛰어들어 한 6개월 정도 되었을 때던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현실에 참 답답했어요.

그리고 1년 쯤 되었을 때는 내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내가 너무 모자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제가 너무 부족해보이고 반면 다른 사람들은 너무나 멋지게 일을 하고 있었거든요! (물론 그들이 저보다 훨씬 오래 일했다는 걸 알고서야 조금 진정이 되었지만 ^^)

지금은 어찌어찌하다보니 한 3년 쯤 되었는데 얼마 전에는 내가 이 일을 해서 먹고 살 수 있을까, 하는 것 때문에 고민을 했습니다. 그래도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의 귀착점은 '돈 때문에 한다'가 아니라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니..'잖아요~

저는 앞으로도 고민은 계속 될거라고 생각해요. 과연 내가 이 일을 하면서 얼마나 인정받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제대로 하는 걸까... 등등. 하지만 이런 고민들 때문에 포기하고 싶지는 않아요.설우님도 마찬가지겠죠? 그런 고민들도 언젠가는 하게 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힘내서 맞서 싸우시구요, 시간과 노력은 결코 사람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도 생각하시길 ^^

김경수님의 댓글

  와.. 미국이라 좋으시겠네요ㅠ 저랑 비교 해볼까요?!
저도 님과 비슷한데요, 저는 미국행이 좌절되고, 변변찮은 학교도 못다니고
군대갔다와서 지금 혼자 나와 살고 있답니다.
뭐 하나 되는 것도 없고, 돈 벌긴 힘들구요...
일단 미국이라는 저보다는 나은환경에 계시네요.
일단 영어가 될 수 있잖아요?! 그것도 본인만 마음을 먹는다면야
돈 안들이고 회화에서 부터 출발할 수 있으니...
저는 미국을 정말 가고 싶은데 비행기값만... ㅡㅡ;;;
더 좋지 않은 조건과 환경속에서도 일어서는 사람이 있고,
정말 좋은 환경에서도 좌절하는 사람이 있답니다.
너무 위만 보지 마시고,
저같은 사람도 있다는거... ㅋㅋ
아셔도 되구요~ 그리고 열아홉이면 한창 꿈을 먹고 살 나이인데^^;
일단 주어진 상황에서 뭘 할 수 있는지 냉철하게 판단하시고
한걸음씩 나아가시길...정말 부럽습니다. 집이 미국이라는 조건이...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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