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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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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지금은 모 전자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만 29세의 청년입니다.
요즘 들어 직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생계수단으로만 보기엔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큰 것 같네요. 취업할 때만 해도 돈만 많이 주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했는데 말이죠.
불행이도 지난 3년 동안 3인1실 기숙사에서 거의 잠만 자다시피 일하면서 돈은 벌었지만 어떠한 보람이나 즐거움도 느낀 적이 없습니다. 없는 중에 굳이 꼽자면 개발 모델이 곧 공장에서 양산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한 10분 정도?
적응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왔지만 별로 달라진 건 없습니다. 나의 10년 후 모습인 과장님, 차장님들을 봐도 이 조직에서 이루고 싶은 꿈이 그려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주변에서는 그냥 참고 다니라고 합니다. 곧 결혼도 하고, 집도 사고, 차도 사려면 이만한 직업도 없다고… 한국사회에서 특히 중요하지 않습니까, “남에게 보여지는 내 모습”, 어쩌면 이것이 모든 불행의 씨앗인지도 모릅니다.
제가 로또 1등보다도 부러운 사람이 자기가 하는 일이 재미있다는 사람입니다. 힘들고 짜증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일은 재미있고 할만하다는 얘기를 들으면 정말 부럽습니다. 어차피 세상에 쉬운 일 하나 없고 남의 돈 먹는 게 만만치 않다면 좀 더 열정을 갖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직업을 택하는 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여기에 글을 남기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지금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내년 초까지 마무리됩니다. 양심상 그때까지는 다녀야 할 것 같습니다. 그 후에 한국에서 기초를 쌓고 유학을 가고 싶습니다. 유학이 꼭 필수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어학이나 다른 문화권에 대한 경험은 앞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올바른 잣대로 판단하고 있는지, 바람직한 방향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이 일을 먼저 시작한 사람으로서, 또는 인생의 선배로서 여러분의 아낌없는 조언 부탁드립니다.

써 놓고 보니까 주저리주저리 잡설이 길었군요. 글을 쓰다 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자꾸 떠올라서 그랬음을 양해바랍니다. 돌이켜 보면 지금까지 너무 무책임하게 살아온 것 같습니다. 분명 내 삶의 주인은 나인데 어떻게 하면 행복하고 즐겁게 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보다는 안정적이고 무난한 길을 택해 왔구요, 그에 대한 벌을 받고 있는 느낌입니다. 지금부터라도 제 삶에 좀 더 치열해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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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usReigns님의 댓글

깨어 있는 분을 만나 반갑습니다 ^ ^

직업이나 진로가 그걸 바꿔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길은 있습니다.

저는 이제 6월에 만으로 마흔이 되는 사람입니다.

2004년, 그러니까.. 님과 같은 아쉬움과 문제를 뒤로하고
뭔가 새로운 꿈을 잡으려 미국에 건너온 1996년으로부터 8년이 되던 때...
아무리 원하던 것을 얻어도... 꿈이란걸 이루어가도...
결국은 제자리 걸음, 내 삶은 원천적으로 바뀔 수 없다는 절망에 사로잡혔을 때.
죽은 것이나 산 것이나 다른 점을 전혀 발견할 수 없던 때에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지만 오직 막연한 두려움만이 나를 하루하루 역겨운 숨을 들이쉬게 하고 있을 때.
그 때 예수님이 절 만나주셨습니다.

그 때 이후, 저는 더 이상 걱정도 염려도, 불안도 초조도, 없고
더 이상 세상에, 그리고 죽음에 종노릇 하며 하루하루를 죽어갈 이유는 사라졌고
이제는 생명의 길을 걸어 진리가 되시는 그분께 달려가는 이 길이 항상 기쁨으로 가득합니다.

예수님만이 생명이시고 길이시고 진리이십니다.
그분을 바라고 구하시면 만나주실 것입니다.

JesusReigns님의 댓글의 댓글

윽.. 72 - -; 72년생이란 뜻입니다.
72세면.. 울 목사님하고 비슷한 연배..
목사님이 오디오가이에..? 움.. 상상이 안갑니다.

Hobeck님의 댓글

저는 만 31세의 청년입니다. 저와 처한 상황이 너무나도 비슷하기에 도움도 못될 글 하나 남깁니다.
정말 안주하면서 그럭저럭 산다면 그럭저럭 무난하게 늙어서까지 살 수는 있겠지만, 남는 여가시간에 간단한 취미삼아 지지부진하게 꿈이라고 부르기에는 민망할 정도의 노력을 하면서, 그럭저럭 즐기며.. 그렇게 집한채 사고, 평수 조금 더 늘리며 노후를 대비하면서... 살아갈 수 있겠지만, 사회에 아무런 기여도 못하고 그저 작은 테두리 안에서 안주하며 인생을 보내는 것 이겠지요. 이런거야 말로 정말 좁은 길, 혹은 편협한 길이 아닐까 하는 고민이 시간이 갈 수록 짙어집니다.

그래도 저는 남는 시간에 지난 4년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꿈을위해서 공부를 하면서 자신을 다져왔고, 앞으로도 더 갈고 닦을 예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년동안의 노력도 모든걸 버리고 노력했더라면 6개월도 걸리지 않았을 일 이란걸 새삼스레 깨닫고 있는 중이지요.

안정적이고 무난한 길을 택했기에 그에대한 벌을 받고 있는 느낌이라고 적으셨는데, 어떠한 선택을 하셨어도 벌은 받을겁니다. 즉, 어려움은 어디에나 산재해 있습니다.

모든걸 던져버리시기 전에, 우선은 자신이 주어진 상황 안에서 좀 더, 아니 지금보다 더욱 더 치열하게 살아가시다가, 그러다가 보면 모든걸 던져버리고 할만하다 여겨지는 그 때가 오리라고 봅니다. 물론 저 역시 6개월도 안걸릴걸 4년동안 해왔습니다만, 그렇다고 해도 그러한 저의 선택에 책임을 지고, 현재의 혼란스러운 고민마저 끌어안으며, 모든걸 던져버릴만하다 여겨지는 그 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주절주절 도움도 못될 이야기 끄적였네요.
진심으로 해드리고 싶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단 한마디는 '화이팅!' 입니다. ^^

오디오가위님의 댓글

저보다 몇 살 어리신데도, 저보다 훨씬 어른스러운 생각을 하시는 것 같네요 멋있습니다^^
제 생각 하나만 말하자면...뜻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도 행복할 자신이 있으시다면 과감하게 움직이시길 바랍니다
제가 겪어온 바로는 끝까지 계속 음악밥 먹고 사시는 분들은
'능력자'와 '비능력자이지만 행복한 사람' 딱 두 부류였던 것 같습니다
잘 생각해보시고 어디에 속하더라도 한 쪽에 속하실 자신이 있으시다면 움직이시길 바랍니다
하시는 일 다 잘되길 바랍니다^^

harry님의 댓글

지금은 work hard 시대가 아닌 think hard 시대라더군요.
"몰입": 삶과 일에 대한 나의 몰입도가 행복을 좌우하는 요소가 된답니다.(황농문 저)
내가 무엇을 하든 자신의 모든 생각을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면
어느 곳에서도 행복감이란 묘연한 단어일 뿐이죠.

자가용을 운행하면서 ebs 라디오를 듣습니다.
어느 날 흘러나온 문장이 갑자기 가슴을 치더군요.

Your time is limited, so don't waste it living someone else's life. Don't let the noise of other's opinions drown out your own inner voice. They somehow already know what you truly want to become. And most important, have the courage to follow your heart and intuition. Everything else is secondary.

당신의 시간은 영원하지 않다. 다른 사람의 삶을 살면서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라. 다른 사람의 의견이 당신의 안에서 말하는 목소리를 사라지도록 하지 말아라. 당신의 가슴과 직관이야말로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고 있다. 당신의 가슴과 직관이 원하는 대로 따라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 밖에 다른 것은 모두 부차적인 문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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