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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의 LP 세미나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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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진행된 세미나에 관해 말씀드립니다(극히 개인적인 소고입니다).

세미나는 개론적인 것에서 시작하여 현장의 전문가만이 전할 수 있는 내용까지 이어져 흥미로웠습니다.

이 세미나가 단발성으로 끝나는 건지 한 번 더 열리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처음 공지로부터 2회에 걸쳐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인상을 받았으므로 일단 그것에 기반하여 말씀드립니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내용을 간단하기 전할 수 있지만, 혹시 한 번 더 열린다면 일종의 스포일러가 되어 기대감을 경감시킬 수 있으므로 하지 않겠습니다.

동일한 장소에서 동일한 내용으로 다시 진행된다면 꼭 참석해보실 것을 권합니다. 아날로그에 국한된 내용만 나오는 것은 아니니 비닐 디스크에 직접 발을 담구지 않을 분에게도 참고가 될 것이며 엔지니어에게나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나 좋은 배경 지식으로 기능할 것입니다.

동일한 장소를 거론한 것은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닌데) 스튜디오 내부였기 때문에 내용과 잘 어울렸으며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 주셔서 쾌적하도록 배려해 주셨기 때문입니다(개인적으로는 여름 감기 때문에 시종 오한이 나서 좀 혼났지만 말입니다, 코를 훌쩍거리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 . . .  ㅜ.ㅜ; )

그리고 멋대로 프린트물을 기대하며 필기도구만 지참했는데, 본격적인 기록이 가능한 최소한의 준비는 갖추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제가 거론했던 질문에 대해서입니다. 출발 직전까지 시간의 압박으로 참석을 가늠했던 터라 참석자로서의 기본적인 준비를 하지 못했는데, 그런 입장으로 즉흥적인 질문을 하다 보니 내용이 많이 어눌하고 두서가 없었습니다. 다행히 영자님께서 구체적인 설명이 될 질문을 해 주셨는데, 자리에 계셨던 다른 분들에게 의미 전달이 제대로 안 되었을 수 있어 다시 한 번 정리합니다.

하나는 비닐 디스크를 제작하는 것을 전제로 할 경우, 처음부터 그에 합당한 프로세스를 취해야 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어제 (갑자기 떠올라) 예로 든 얄룽 레코드의 음반은 AKG의 마이크로 입력된 신호가 튜브 프리를 거쳐 각각 아날로그 테이프 리코더와 디지털 리코더(24bit)로 전송되었다고 합니다. 전자로는 비닐 디스크, 후자로는 CD가 완성되었죠(린 레코드나 e-Onkyo에 접속하면 마스터 음원이 있습니다. 연주자는 첼리스트 Antonio Lysy입니다). 그 아날로그 음반의 커팅 등이 마스터링 랩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하나 예로 들면 에이티에이츠에서 모 라이브 음반이 발매되었는데, 그것은 비닐 디스크 제작을 전제로 하여(본래 그것 때문인지 순전히 엔지니어의 취향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그 음반은 CD(일반 CD, 글라스 CD)로도 발매되었으니까요) 하프인치 테이프 리코더가 동원되었다고 합니다.

즉, 비닐 디스크를 발매하기로 했을 때 처음부터 어떤 과정을 거치냐 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주로 초기의) CD에 표기되어 있던 AAD나 ADD,  DDD 같은 걸 의미합니다. 비닐 디스크이므로 순수하게 아날로그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을 법하지만,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는 목소리도 있을 겁니다.
결국 그 차이에 대해서는 엔지니어나 제작자 여러분이 직접 체험하여 헤아릴 수 있어야 하겠죠.

또 하나는 (소리를 담을 수 있는 통의 크기가 현재 44.1/16에 비해 비약적으로 향상된 만큼) 비닐 디스크가 마음에 들게 재생되었다고 할 경우, 그것을 하이레졸루션으로 녹음하면 마음에 든 그 비닐 디스크의 소리를 디지털로 포착&재생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것입니다.

사진으로 예를 들면(첫 번째 질문과도 통하는 것인데), 예전에 사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필름을 스캐닝한 결과물을 과연 아날로그 사진이라 할 수 있는가 하는 논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특히 (정보량이 많은) 대형 필름(시트 필름)을 높은 해상도로(고성능 스캐너로) 스캐닝할 경우 필름 라이크한 느낌을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쇄를 해도 (물론 인쇄 품질이 좋아야 합니다) 그 느낌을 알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필름의 종류나 포맷(크기), 인쇄 과정에서의 보정 등, 다양한 요소에 의해 구분하기 힘든 경우도 많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최근 신문 기사에 난 여성들, 보통 사람들보다 어마어마한 정확도로 색을 구별하는 사람들이라면 정말 어떻게 볼지 모르겠습니다).

다들 잘 아시다시피 AD 플레이어는 그 성능을 충분히&정확히 이끌어내기 위한 세팅이 녹록치 않습니다. 변수도 많고요. 그 변수로 작용되는 세상 돌아가는 겉모습(기후~진동 등 수많은 요소)은 어쨌든 물리적인 변화의 연속이니 그야말로 아날로그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자신의 비닐 디스크를 고해상도로 녹음하여 웹상에 배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용된 디스크의 상태가 어떤지 알 수 없고 동일한 타이틀이 아니므로 단정하기 어렵지만, 정말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할 만큼 최종 결과물(=하이레졸루션 디지털 파일) 품질에 차이가 있습니다.

재생과 관련하여 어제 최윤욱 씨의 책이 언급되었는데, 그 책이 아니더라도 그 어려움은 많이 알고 계실 겁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 중에는 아날로그 특유의 노이즈가 고풍스러운 느낌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아날로그를 좋아한다는 괴변을 늘어놓은데 정말 모르면 용감하다는 걸 입증해 보이고 있죠.

마스터링 랩에서는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의 AD 플레이어가 사용된다고 했는데, 동일한 모델에 동일한 부속품(카트리지 등)을 사용해도 그것은 세팅이나 환경에 따라 각양각색일 겁니다. 그곳에서 사용되는 AD 플레이어는 무척 적확하게 세팅되어 있을 테니까요. 재생된 시기(특히 국내와 같이 기온이나 습기의 변화가 크다면)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을 수 있는 건 말할 필요도 없을테죠.

요즘처럼 고해상도 녹음이 가능한 시대라면 마스터의 소리를 그대로 전하기에 디지털이 더 유리할 겁니다. 어떤 이유에서 아날로그는 사람에게 좋은 소리로 인식될까요. 흔히들 비유하는 진공관 앰프에서의 홀수차 노이즈 이야기도 거론될 수 있겠죠. 인지심리학이 더욱 발전된다면 어떨지 . . . ?!

뭐, 아무튼 질문의 내용은 아날로그에 더 친밀감을 느끼는 이유가 아니라, 잘 재생된(= 자신의 마음에 든) 아날로그 소리를(프리 아웃으로 전송되든, 포노 EQ의 아웃풋으로 전송되든 어쨌든 그 신로를) 높은 해상도의 디지털 녹음으로 포착했을 때, 아날로그의 기분 좋은 느낌을 디지털로도 구현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였습니다.

참석하신 분들은 들으셨겠지만, 대답은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현재로선) 그것을 실현함에 있어 제약이 많다는 것이었죠.

이와 관련된 내용을 찾아보면 정말 여러 주장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비닐 디스크를 제작할 때의 어려움에 비견할 수 있는 복잡한 요소가 재생에도 얽혀 있습니다. 즉 변수가 많다는 것인데, 심지어는 SP를 녹음하기 위해서는 재생부터 녹음에 합당한 스탠스를 취해야 한다고 합니다. 역시 ADC만 달랑 연결해서 될 문제는 아닌가 봅니다. 어렵네요.

이상입니다.

비닐 디스크가 상품화되기 위해서는 여러 궁리가 필요할 겁니다. 죽어가던 재킷 일러스트의 중요성이 다시(&다른 상품과의 연계를 통해 더욱더) 평가될까요?!! 아마 남상욱 씨가 거론하셨던 여러 아이디어가 반드시 필요할 것입니다.

커다란 폭풍처럼 불어 닥치지는 않겠지만, 앞으로의 변화를 기대하며 관계자 여러분의 건투를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관심을 어디에 두는가에 따라 다양하게 얻을 수 있는 세미나라 할 수 있을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디스크에 바늘을 ‘떨어뜨린다’ 라는 표현이 마음에 남는데, 어째서 ‘내린다’가 아니라 ‘떨어뜨린다’라는 격한 표현이 사용되었을까 하는 점입니다. 그 예민한 디스크에 말이죠. 극히 개인적인 관심사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역시 개인적으로 가장 손에 넣고 싶은(=부러운) 것은  ‘듣는 귀’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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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emon님의 댓글

아 그날 아날로그의 느낌이 재현이 가능한가를 질문하셨던 분이신가 봅니다. ^^ 남상욱 감독님이 또 자세히 얘기하시겠지만 그날도 이와 관련된 내용들의 핵심은 얘기가 됬었죠.
vinyl cutting을 위해 꼭 아날로그로 녹음을 해야하는건 아니고 디지털로도 충분히 제작이 가능하며 디지털 마스터시에 피해야할 점들이 얘기가 됐었죠. 그리고 디지털 레코딩시에 포맷은 DSD방식은 지양하는것이 좋고 PCM방식이어도 작업하는 스튜디오의 RF노이즈등의 환경을 고려해 96을 넘는 포맷은 잘 고려해서 하는 것이 좋다구요.
제작여건과 환경에 따라서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것 같습니다.

Me First님의 댓글의 댓글

네, 그런 노이즈는 예상 밖으로 존재할 거라 생각합니다.
일전에 SATA케이블 테스트에 관한 글이 올라왔었는데, 핸드폰을 콘센트에 꽂아 충전해도 영향이 있다는 내용이 있었죠.
많이들 의아해하신 것 같은데, (특히 핸드폰이이고, 더욱이 켜져 있었다면) 전원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충분했을 겁니다. 그 밖에도 다양한 장해 요인이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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