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가이 :: 디지털처럼 정확하고 아날로그처럼 따뜻한 사람들
자유게시판

꿈을 가지고 있다는 것...

페이지 정보

본문

이제 막 교제를 시작하려고 하는 여자가 생겼습니다.

아르바이트 하는곳에서 같이 일하는 친구인데

계약직 신분이라 1월이면 백수가 되는 여성입니다.

며칠전에 이친구랑 밥을 먹다가 이런 대화를 했더랬습니다.


  나: 계약 끝나면 뭐 할거예요?

  여자: 글쎄. 공부를 더할지, 다른일자리를 구해야 할지...

  나: 아직까지 그러고 있음 어떡해... 그 소리한지가 벌써 6개월이 다 되가는구만. 이제 한달밖에 안남았어요.

  여자: 그러게. 빨리 정해야 할테데...

  나: 공부를 더하고 싶음 편입준비를 하시던지, 직장을 구할꺼면 포트폴리오라도 만들어 놔야지요.

  여자: 그거 알어? 이바닥은 다 인맥이야. (디자인 쪽 일을 하는 분입니다.)

  나: 그래서 누구 아는 사람이라도 있어?

  여자: 아니... ^^:

  나: 그럼 결국 포트폴리오자나?

  여자: -_-

  나: ....

  여자: 모르겠어

  나: -_-

  여자: 지금은 그냥... 결혼하고 싶어.


여지껏 저희의 상황을 보면 '너랑 결혼하고 싶다' 라는 뉘앙스는 결코 아니었습니다.

그 뒤에 이어지는 말...


  여자: 사실 나... 하고 싶은게 없는거 같아...


'여자나이 스물넷, 하고 싶은게 없다.'

이 무슨 패배주의 적인 말인가!

그말인 즉,

'별로 하고 싶은것도 없고 해서 어떤 돈 많은 놈팽이 만나서 시집이나 가야지'

라는 것 쯤으로 저 나름데로 해석을 했습니다.

저것이 진심이던, 푸념이던 간에 좀 심각하게 다가 오더군요.

사실 전에도 이런 이야기를 종종 주고 받곤 했는데

그때마다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곤 했습니다.

그날 따라 저의 감성이 좀 충만 했던 탓도 있고 더는 이러면 안되겠다 싶기도 해서

조언을 해 준다는 것이 조금 격하게 말을 해 버렸습니다.

  나: 지금 그런 널 어떤 돈많은 놈팽이가 픽업 해 줄거 같어?

  여자: -_-

라는 말을 시작으로 해서...

평소엔 말도 잘 안하는 놈이 그날따라 왠 말발이 그리도 서는지...
 
덕분에 주말내내 연락도 안하고...  뭐 어쨌든.

오늘 슬그머니 연락을 했더니 못 이기는척 받아 주더군요.

다행히 충격을 좀 받은 모양 입니다.





그런 일이 있고나서 '꿈'이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여러분은 어린시절 어떤 꿈을 가지고 계셨나요?

전 어렸을때 장래희망 란에다가 항상 '과학자' 라고 적곤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포괄적인 것인데 어렸을땐 과학자들이 어찌나 멋있어 보이던지...

덕분에 비슷한 라인으로 모대학 전자공학과를 다니게 되었고

썩 멋있는 분야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군대를가고, 전역을 하고, 복학을 하고...

어쩌면 그냥 그렇게 위의 친구처럼 인생을 재미없게 살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다가 정말 우연한 기회에 음향쪽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지금은 세상에 이 직업 밖에 없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푹 빠져 버렸지요.

'과학자' 라고 항상 적던 그시절에 '엔지니어'라는 직업을 알았다면

주저없이 몇백번이고 ㅤㅆㅓㅅ을겁니다.

"제꿈은 '음향엔지니어' 에요." 라고요.








얼마전에 기타리스트 '함춘호'선생님의 세션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틀 연속으로 밤 10시부터 시작되어서 새벽녘에 끝나는 세션이었는데요.

개인적으로 직장과, 수업과, 개인 프로젝트가 겹쳐서 그간 피로가 좀 누적 되어 있었습니다.

스튜디오와 학교의 거리도 좀 있어서 차가 없는 저로서는 세션 끝나고 밤새고 첫차타고 출근하고...

뭐 이런 시스템으로 며칠이 흘렀습니다.

그렇습니다.

정말 피곤해서 죽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 한 것은 이렇게 힘들고 몸이 피곤하여도

요새가 더없이 행복 합니다.

비단 '함춘호'선생닝의 세션 이어서 그랬던건 아닙니다.

신기하게도

스피커 쌓고, 케이블 깔고, 악기셋업하고, 허무하게 하나하나 해체하고, 이런 반복적인 일들도...

멜로다인으로 친구가 엉망으로 불러놓은 가이드 보컬을 에디팅 하는

그 지루한 작업을 할때 조차도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습니다.


글을 쓰면서 이런 생각이 드네요.

'일년전의 나라면 행복 하다고 이토록 자신있게 말 할 수 있었을까'






'꿈을 가지고 있다는것'

이 당연한 주제가 이렇게 중요한 명제인지

예전엔 왜 몰랐을까요?

'꿈'이라는게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은 행복 하신가요? ^^

관련자료

QJ님의 댓글

아주 어릴적부터 저는 음반 프로듀서가 되고 싶다.
라는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책을사서 내장사운드인 GM소스를 이용해서 케이크워크를 아무것도 모른채로 혹은
플루티룹스로 비트를 찍어보기도 했었죠.
중학교1학년때로군요...^^
그 후로부터 작년인 고등학교 3학년때까지 가사만 쭈우우우욱 써왔습니다.
피아노를 배우면서 나름대로 보컬곡,건반곡도 하나하나 쓰면서 즐거웠고..
대학은 보컬전공이었구요^^(자퇴)
악기를 처음엔 미디인터페이스,믹서,모니터스피커만 구입했습니다.
건반과 오디오카드는 지인에게 빌려서 쓰구요^^
그렇게 시작했고 대학에서 배우는것들에 불만이 생기길래
자퇴하고 악기를 사버렸죠...ㅋㅋ(오디오카드,컨버터,건반)
한치의 후회도 없습니다.
차라리 나이가 많이 들더라도 돈많이 벌어서 나중엔 버클리음대에 가겠다는 포부를..^^
그리고 지금은 능력이 있지도 못하지만,
꿈에 가장 근접했다 라는 자부심으로 하나하나 공부하고 있습니다.
한때는 작은 기획사의 전속 작곡가 제의를 받고 자만에 빠졌던적도 있으나,
지금은 엔지니어 공부를 하며 너무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건 생각이지만 그 다음으로 중요한건 실천이라고 생각합니다.
몸소 실천해보지 아니한사실을 어이 가장 즐겁다고 할 수 있을까요.
실천할 수 있다면 꿈이 아니고 목표가 아닐까 싶군요..
그러기에 오디오가이 여러분들이 아름답습니다!

박 상욱님의 댓글

꿈을 가지는거 정말 멋지고 가슴벅찬 일입니다.
중요한건.... 현실 이라는 무지막지한놈이 꿈을 박살내려할때
쓰러지지 않고 잘 버티는거죠.
화이팅 입니다!
  • RSS
전체 8건 / 1페이지

+ 뉴스


+ 최근글


+ 새댓글


통계


  • 현재 접속자 342 명
  • 오늘 방문자 3,947 명
  • 어제 방문자 5,630 명
  • 최대 방문자 15,631 명
  • 전체 방문자 12,765,154 명
  • 오늘 가입자 0 명
  • 어제 가입자 0 명
  • 전체 회원수 37,539 명
  • 전체 게시물 270,429 개
  • 전체 댓글수 193,382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