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기사는 전기기사일 뿐입니다.  전기를 이용해서 예술작품을 만든다면 그건 Artist이겠지만,  요즘 난리를 치고 있는 자격증 문제도 이런 시야에서 보면 어떨까 생각해봤습니다.  전기로 예술작품을 만들려면 일단 기본적으로 전기를 알아야 겠죠.  TV의 기본적인 회로나 원리를 모르는 백남준씨를 생각이나 해 볼 수 있는지..

문제는 전기로 예술작품을 만드는 사람이 얼마만큼이나 되겠으며, 또 그 행위를 직종으로 인정해 줄 수 있는지 일 것입니다.  레코딩/라이브 엔지니어는 전기기사와는 다릅니다.  기기를 조작하는 것은 그 다음을 위한 기본일 뿐입니다.  그 기본을 자격증 제도를 만들어서 어느정도 평가는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실제 자격증을 따고 난뒤 전기기사가 실무에서 하는 일과 음향기사가 하는 일은 많이 다릅니다.  전기기사를 우습게 본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미국에서 라이센스 있는 전기기사들이 대접받는 것은 상당합니다.  안전과 관련된 직종이기에..  본인이 Artist라고 생각하는 엔지니어가 대부분인 이 직종에서 그저 사고나지 않게 운전이나 하고 정해진 법대로 설계 시공하는 자격을 인정하기 위한 자격증과 같은 방법으로 만드는 자격증은 어울릴것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미 졸업장이 실력을 말해준다는 것은 어느 곳에서도 인정 받지 않는 다는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아무리 버클리나 Full Sail이라 해도, 미국이건 영국이건 일본이건간에..  어차피 공채를 하건 낙하산을 타건 또는 어떤방법으로 입사했건간에 살아남는 사람은 정해져 있는 무서운 산업의 현장이 이 동네입니다.  그저 실력만이 살아남고 또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빨리 인식하신 많은 후배님들에게 조금 일찍 시작한 선배로써의 아쉬운 마음과 멀리서 답답함을 가지고 글을 올립니다.  한국에 있었다면 와이프가 말려도 깃발들고 돌아다녔겠건만...

모두가 좋은 환경에서 마음껏 일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전체 음악산업의 변혁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지만.... 앨범제작비 1억이면 뮤직비디오 한곡이 3-4억이라죠?  말도 안되는 상황속에서 일하시는 여러분들, 힘내시길...


장호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