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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락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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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겨울.


이태원 옛 태평극장 자리에 친구 아버님이 국내 최초로 헤비메탈 전문 공연장을 열었습니다.


극장입구에 걸려 있던 대철형의 ‘비쒸리치‘ 기타 모양의 로고에서 뿜어나오는 강력한 포스 !!!


빡빡 머리 고등학생이였던 나는 그곳에서 시나위, 백두산, 부활의 공연에 광분하고 들국화의 공연을 보고 온몸에 전율을 느끼며 열심히 기타를 치고 MSG, Iron maden, Alkatrazz 를 카피하는 밴드연습을 하곤했는데...


오프닝 밴드로 어떻게든 참여해보려고 공연 시작 몇시간 전부터 난방이 꺼져있는 스테이지에서 얼어 있는 손을 호호 불어가며 연습을 했었죠..^^,,,

ㅎ ㅎ ...

하루는 Gary Moore의 'Empty Room'을 연습하다 너무 추워 손가락이 얼어 플레이가 안되자 드럼치던 녀석이 짜증을 내며 나가버려 결국 스테이지에 혼자 남아 틀린 부분을 계속 연습했던 그때가 갑자기 생각나네요....
입에선 하얀 입김이 나오고 콧물인지 눈물인지 훌쩍이다... 혼자서 그 큰 스테이지에 덩그마니 놓여 있던게 어찌나 슬프던지...


...


..


오늘도 연말 저녁 약속이 잡혀 있어 남산쪽으로 향하다 우연히 이태원 길을 지났습니다. 길이 막혀 답답한 맘에 창을 여니 예전 락월드 근처인 것 같더군요. 차에서 내려 동네를 한바퀴 돌아봤습니다. 동네 전체가 지금은 전혀 알아볼 수 없게 변해 버린게... 시간이 참 빠르죠?!!!


추억이라는 거... 참 좋은거 같네요...


내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만들어주니...


갑자기 오래전 같이 밴드했던 친구들이 보고 싶어지네요, 어디서 무얼하구 살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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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ny님의 댓글

1994년 봄에 홍대 산울림 극장 근처에도 락월드 라는 곳이 있었었죠.....

그곳에서 블랙신드롬,사하라,크래쉬등의 동료,선배들과 공연도하고 술도 마시고.....정말 .....

저는 그때 삼수중이라 (ㅋㅋㅋ) 머리는 아주 길었지요...몸무게도 지금의 거의 반밖에 되지않았었구요

올해 여름에 모 놀이동산의 페스티발 음악을 했었는데 옛날 락곡들을 제대로 많이 들을 흔치않은 기회였습니다

그때 한참을 그때 생각하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알케미스트님 글을 읽고 또 그러네요...^^

힘들었지만 지금 그때를 생각하면 너무나 그립군요 ...저역시 그때 친구들과 연락이 안되는 처지라...많이 그립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에도 신촌에서 홍대넘어갈때 그길로만 다닙니다

너무나 동감되는 글이라서.....

망치님의 댓글

80년대..헤비메탈의 전성기였죠...많은 밴드들이 눈앞으로 스치고(?)지나가네요...
가끔은 예전 기억을 더듬어보는거...참 좋을줄 알았는데...
그당시의 새로움과 신비로움을 더이상 느껴보지 못하는거 같아서..울적해지네요..
간만에..예전음악들좀 들어보고싶네요...Grand funk railroad....제가 한때 미치도록 빠져있었던 밴드였는데...잘들살고있는지 원...
정환형님...연락함 주세요...옛날얘기좀 하게요..ㅎ

장호준님의 댓글

몇년전 같이 밴드했던 친구를 찾았는데, Dazed And Confused, 지미페이지의 바이올린 주법을 멋지게 연주하던 놈이.. 음악같지 않은 응원단 반주하라고 하던 선배들 반항하며 기타 던지며 객기 부렸었는데.. 지금은 어디 대학 교수하고 있더구만..  이번에 만나봐야지...

한국행 비행기타기 4시간 전, LA공항 바로앞의 Raddison 호텔에서 별안간 새벽5시부터 깨서 글을 올리고 있슴.

jazzotheque님의 댓글

여담: 얼마전 한국 온 모리스라는 친구를 데리고 이태원을 가는데...'너 이름하고 여기하고 무슨 상관이 있냐?, 왜 발음이 똑같냐?' 고 하길래...'우리나라도 니네 나라의 워싱턴처럼 위대한 사람의 이름을 따서 지역명을 정하곤 한다'고 말해줬습니다...

동맥 PD님의 댓글

92년 광주에서 'dead-point'라는 팀을 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데요....^^ 그리워용~~~

서울에 원정 공연가는게 넘 설레였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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