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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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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우리나라에 새로이 들어온다는 모 커피 브랜드의 한국 사장님과 관계자 분들을 만났습니다...
한국 론칭과 함께 홈페이지도 같이 오픈하는데, 음악이 필요하다고 해서...지인을 통해 접촉했었습니다...
홈페이지 하나 만드는 일이 그렇게 까다롭고 일이 많은지 몰랐습니다...-,.-
의뢰받은 홈페이지 제작 업체에서도 아주 진땀을 흘리고 있더군요...
같이 회의에 들어갔었는데...어찌나 요구사항, 수정사항들이 많던지...

어쨌든 비쥬얼 부분 회의가 끝나고 음악 얘기가 나왔습니다...
제가 소개를 하고 1집 CD를 드렸더니...
보자마자 대뜸 '이게 얼마나 팔렸나요?' 하고 묻더군요...
초면인데...살짝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머,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에...솔직하게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겨우 그것밖에 안 팔렸다는 듯한...무시 반 측은 반의 눈빛을 보내더군요...
'그게 우리나라 재즈음반 판매 챠트에서 3주간 1위를 했던 앨범의 현실이다...' 라고 설명을 드렸지만 아랑곳하지 않더군요...

암튼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렇습니다...
스타벅스에서 케니 G의 음악을 쓰면서 케니 G에게 30%인가?의 지분을 준 비하인드 스토리는 다들 잘 아실거라 생각합니다...그렇게 해서 서로, 말하자면 'win/ win' 한 예를 들어가며...
그정도는 아니지만...제 음악을 홈페이지나 기타 등등의 용도로 사용하는 대신에 매장에서 CD를 판매하거나, 혹은 조금이나마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게 제가 주장한 바고...

그쪽은...'우리가 사실상 전 세계적으로 보면 스타벅스보다도 더 잘나가는 업계 1위이니 당신 앨범 홍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그러니 그냥 쓰게 해달라' 였습니다...

한동안 그런 얘기가 오고가다 제가 분위기를 좀 바꿔볼려고...
머, 이러 것, 저런 것을 떠나서...그럼 일단 음악을 한 번 들어보시고 얘기하자고 하고 스피커도 없는 회의실에서...쬐끄마한 랩탑을 통해 틀어줬습니다...
그랬더니...'이거 머, 케니 G랑 똑같잖아?' 그러더군요...
배에서 '욱'하고 뭔가 올라오는 거 같았지만, '그래, 보통 사람들은 색소폰만 나오면 무조건 케니 G 랑 똑같이 들릴 거다, 케니 G는 세계 최고의 뮤지션 중 하나다...그런 사람의 음악과 비슷하다는 소리를 듣는 건 나에겐 영광이다...그래, 그렇게 생각하자' 하고 참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강조해서 말하더군요...
'우리 브랜드가 업계 1위이기 때문에, 우리가 당신 음악을 써주는 것만으로도 홍보가 되어 당신이 여태껏 판 앨범보다 앞으로 더 많이 나갈거다...그러니 그냥 쓰게 해달라...'
그리고 제 지인을 비롯한, 회의실에 있던 10여명의 눈빛이 저를 압박함을 느꼈습니다...

그건 제가 혼자 결정할 문제가 아니고, 저도 에이젼시가 있으니 의논을 해보고 연락드리겠다고 하고 자릴 피해 나왔습니다...
'머, 조건을 떠나서...음악이 잘 어울리는 게 가장 중요하니 한 번만 더 자세히 들어봐 주십사' 하고 나오는데...자기 와이프가 재즈 전문가니 같이 들어보겠다고 하더군요...나와서 직원분께 사모님께서 혹시 어떤 분이시길래 재즈 전문가시냐고 물었더니...음대 교수라더군요...
나와서 돌아오는 길에...제 지인도...머 그까짓 음악, 홈페이지에 좀 트는 거 가지고 뭘 그렇게 까다롭게 구냐고 하더군요...

쓰다보니 제가 뭘 말하고자 이런 글을 쓰고 있는지도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더불어...'음악'을 왜 하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첨에는 '행복'해 질려고 한 거 같은데...
다른 것도 아니고...그냥 음악을 계속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거 같은데...

눈에 보이는 상품이 아닌, 타인의 창작물은 얼마든지 '무한공유'할 수 있음이 보편화된 나라에서는...

국민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라는...'행복 추구권'이 무시되도 되는 것인가요?

사무실에서 그 브랜드에서 나오는 차를 한 잔 주더군요...
달기로 소문난 브랜드의 차인데...어찌나 그렇게 쓰게 느껴지는지...
이게 '인생의 쓴 맛'인가 했습니다...ㅋ

그저 한 딴따라의 푸념일 뿐입니다...
언제든 지울 수 있게...
리플달지 말아주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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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izeria님의 댓글

제가 뭐라고 할 존재감은 없는놈이지만..
공짜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사람들에게 들려주기위해 개인홈피에 공짜로 올리는것과는 개념이 다른..
그야말로 장사에 공짜로 제공한다는건 분명 뭔가 핀트가 안맞는 느낌이네요.
마치 자신이 스폰해준다는 식으로 장사속을 챙기는건.. 글쎄요. 결국 필요에의함이면서..
저 개인적으로는 이건 아닌거 같네요.

세계 어느곳에서고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너무 보편적인 일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문화 후진국.. 의식.. 이런것들이 부족하다고 늘 얘기하지만...
진실로 우리는 무지하다는 자체를 몰라서 무지한거란 생각이 드네요.

홀리아바님의 댓글

그런 공짜 마인드를 가지고...
비지니스를 한다는 것 자체가 우습게 들립니다.

이런 답변도 좋을 듯 합니다. 말이 좀 안되긴 하지만...

공짜로 커피를 나주어 주는게 어떨까요? 아니면
어차피 업계 1위인데. 그냥 가격도 1/3로 떨어뜨리공....

홈페이지 제작자들도 머리 아프겠군요...
'아, 그 사진 어디 가면 있던데 그냥 퍼와요'
그 사진 작가 홍보가 되고..... 좋지요.
우린 업계 1위인데.....

흐메......

정연학님의 댓글

흠. 이건 정말 인식자체가 잘못되어 있네요..

프로와 아마추어를 구분하지 못하시는 분 같습니다.

프로라면 단돈 100원이라도 받음이 당연하죠.

돈 안받아도 사람들에게 음악을 들려주는게 행복하다..

이 말은 나중에 자선공연등으로 충분할거 같네요

엑스재팬의 토시처럼.. 흠.

박 상욱님의 댓글

새로이 들어온다는 모 커피 브랜드... 불매 운동 합시다~!!!!
아.. 만약이 J 선상님이랑 타협이 잘 되면... 많이 팔아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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